C742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741화
일단 그때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 주는 걸 1차적인 의미로도 성공하긴 했다.
키가 그때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물론 겉보기로는 잘 보이지 않고 키를 재 봐야지 6회차 견하준에게 내 새로운 키를 보여 줄 수 있었다.
키를 측정한 게 나와 있는 가장 최근 건강검진 검진표를 찾아 휴대폰을 뒤지고 있자 견하준이 말했다.
“확실히 음악은 그때보다 더 성장한 것 같네. 이번 노래 진짜 좋더라.”
언제 들었나 했더니, 생각해 보니까 연습하면서 실컷 들었겠구나.
“그러면 랑 도 들었냐?”
기대감을 가득 담아 물어보자 견하준이 당황했는지 눈동자가 흔들렸다.
“랑 도 있어?”
“준아, 그것들을 안 듣고 만 듣고선 내 음악의 세계가 성장했다고 하는 건 후르츠칵테일의 체리만 먹고 체리 맛을 안다고 하는 거랑 똑같은 거다.”
이왕 말이 나온 거, 내 확실한 음악적 성장을 보여 줄 겸 당장 작업실 컴퓨터를 켜고 와 을 차례로 들려 주고, 의 멜로디 코드를 보여 주며 메이킹 과정 설명에 들어갔다.
“이 두 곡의 메인 멜로디를 겹치듯이 합성해서 제3의 감정선을 만들어 내는 게 목적이었는데, 이게 난점이 뭐였냐면 선율이 충돌하면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두 곡이 키랑 도수 포인트가 다르니까 공통분모 찾기가 쉽지 않았거든. 그리고 호흡 길이도 불일치하고. 그러니까 단순히 겹치는 게 불가능했다 이 말이야. 그래서 내가 어떻게 했냐면, 일단 공통 피벗 코드를 설정해서 두 곡이 동시에 지나갈 때 부딪히지 않는 중간 화성 축을 먼저 고정시켰지. 그리고 이제 보컬로 잡았고. 그게 네 파트야. 그래서 이번 곡에 네 역할이 엄청 중요해. 그리고 음역을 분리해서…”
30분 동안 내 설명을 경청하던 6회차 견하준은 30분이 지나자 슬슬 그 특유의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서 경청하는 척하기 미소 말이다.
어쨌건 저 견하준도 본질은 견하준이었으니, 고유 특기는 변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도 30분 동안이나 경청해 주는 자세가 나름 감동이긴 했다. 현재 견하준도 한 10분 듣고 일명 ‘경청의 미소’를 선보였을 텐데 말이다.
“작곡이 다시 네게 즐거운 게 되어서 다행이다…”
그 말을 중얼거리는 견하준의 얼굴이 정말로 한시름 놓은 듯한 표정이라 기분이 묘해졌다.
잠깐 몇 달 겪었던 슬럼프만으로도 미칠 지경이었는데, 과거의 나는 대체 음악을 애증하며 어떻게 버틴 건가 싶어서.
저 6회차 견하준은 그 세월을 꾸역꾸역 버티고 있던 나를 지켜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쌍방 아련으로 인해 급격하게 차분해지다 못해 지하를 뚫고 들어가는 분위기에, 환기도 시킬 겸 견하준의 눈앞에 건강검진 검진표의 키와 몸무게를 들이밀었다.
그걸 본 견하준의 표정에서 아련함이 싹 가시고 황당함만이 남았다.
“성장했다는 게 이 성장이었어?”
“이것도 있고, 다른 것들도 있고. 아, 맞다. 나 이제 회오리오믈렛 원툴이 아니라 김치볶음밥도 할 줄 안다?”
“그, 그래. 많이 성장했네.”
내가 말한 성장이 이런 류의 성장이라는 걸 전혀 예측하지 못했는지 견하준이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건 차차 보고, 일단 늦었으니까 숙소 다시 돌아가서 눈 좀 붙이자. 내일은 아침부터 스케줄 있으니 컨디션 조절해야지.”
견하준이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하리란 걱정은 딱히 들지 않았다. 회귀 전과 조금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어쨌건 레브였으니까.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다가 문득 든 생각에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잠깐만, 그러고 보니까 너 잠들면 다시 돌아가는 거 아니냐?”
그때는 현재 견하준이 깨어나며 6회차 견하준이 다시 들어갔지만, 이제 반대가 된 셈이니 6회차 견하준이 잠들면 어떻게 되는 건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사람이 언제까지나 잠을 아예 자지 않고 버틸 수는 없었다.
지금이 휴식기도 아니고 활동 도중이니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라면 더더욱.
“잠이라… 잠을 잔 게 언제인지 이제 기억도 가물가물하네.”
견하준이 눈꼬리를 내리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건 대가리 박으라는 말을 돌려 말하는 건가. 설마 과거의 내가 잠도 못 자고 기억 조뻉이돌아야 하는 걸 알면서도 견하준에게 떠맡아 달라고 한 건 아니겠지?
내가 그렇게까지 쓰레기 새끼는 아니라고 믿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한계까지 몰린 놈에게 과연 그게 문제로 느껴질까 싶었다.
“그래도 계속 깨어 있으면 힘들지 않겠냐? 여차하면 기절 아이템도 있으니까 힘들면 눈 좀 붙이든가. 어쨌든 우리가 대화라는 걸 하긴 해야 하거든.”
기절 아이템이라는 말을 듣자 견하준이 경계심을 담은 눈을 깜빡였다. 전기충격기 정도로 생각하는 거 같았다.
그거보다 약한 전기 충격과 백초크의 고통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눈물 짜고 한밤중에 멤버들 모과테스트나 하는 미친놈이 된 내 사회적 체면을 생각하면 견하준의 눈에 경계심이 아니라 감동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마 내가 기절 아이템으로 본인을 보내 버리고 현재 견하준을 데려오려고 한다고 생각해서 경계하겠어?
차분한 얼굴로 미소 지으며 견하준이 손을 내저었다.
“괜찮아. 나한테는 오히려 이게 휴식인걸?”
하긴, 기억의 파편 하나씩 풀릴 때마다 내가 봐도 환장할 기억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는데 그걸 6년간 보고 있으면 사람이 돌아 버릴 만도 했다.
“그래, 그럼 숙소로 돌아가자. 숙소 구경은 내일 본격적으로 시켜 줄까?”
“괜찮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실컷 했어.”
우리가 이런 숙소로 이사할 만큼 성공했다고 숙소 구경 시켜 주면서 마음껏 떵떵거릴 예정이었는데, 그거 참 아쉽게 됐다.
숙소로 돌아오자, 늦은 시간이라 서예현은 칼같이 수면에 돌입했으며 류재희도 별일은 없을 거라고 판단한 건지 거실에서 사라져 있었다. 아마 본인 방에서 자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견하준의 방으로 6회차 견하준을 떠밀고 나도 방으로 들어가려던 그때.
이 시간대에 깨어 있는 게 딱히 이상하지 않은 김도빈이 2층 난간에서 나를 향해 다급하게 손짓했다.
저게 지금 무슨 동네 똥개 부르듯이 형을 부르냐.
요새 너무 풀어 준 거 같아서 다시 나를 향한 예의를 심어 주기 위해 인상을 험악하게 구기며 성큼성큼 계단을 오르자, 눈동자를 굴리던 김도빈이 잽싸게 본인 방으로 달려가 방문을 닫았다.
“뭐하냐?”
문이 굳게 닫히기 직전 한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휙 당기자, 손잡이를 양손으로 부여잡은 김도빈이 힘없이 문짝과 함께 끌려왔다. 사람 몸이 뭔 놈의 종잇장도 아니고.
“아하하… 순간 멧돼지가 돌진하는 환각이 보여서 저도 모르게 그만.”
김도빈이 멋쩍게 웃었다. 이제 김도빈마저도 서예현의 멧돼지라이팅에 넘어간 모양이었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요. 악귀? 하준이 형?이랑 이야기해 봤어요? 찐 하준이 형은 어디 있대요? 왜 왔대요?”
“악귀 아니라고, 인마.”
30분이나 메이킹 과정 이야기를 진심으로 경청해 준 세인트하준에게 어딜 악귀 같은 걸 가져다 붙여.
“그럼 뭔데요?”
“어엄, 해리성 인격 장애 비슷한 거?”
이전에 시스템이 말했던 대로 기억이 세계를, 그리고 그 사람을 구성하는 중요 요인이라면 6회차 견하준과 현재 견하준은 다른 사람인가, 같은 사람인가.
“그러면 형은 왜 하준이 형 병원 가야 한다고 난동 안 부려요?”
김도빈이 제법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비슷한 거라니까.”
“그럼 악귀는 아니더라도 악귀 비슷한 건 맞지 않아요?”
하지만 김도빈에게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선 1회차 이야기부터 꺼내야 했기에 그냥 대충 그렇게 이해하라고 손을 내저었다.
못 미더워도 6회차 견하준을 커버하기 위해선 김도빈의 도움이 필요했다.
김도빈은 악귀 들린 서른 살 롤백 윤이든도 커버한 전적이 있었으므로. 덕분에 김도빈을 다시 보게 됐지. 비록 타투는 막지 못했지만.
“야, 도빈아.”
“네?”
“재희랑 셋이서 파우스트 뮤지컬 보고 온 날 기억하냐?”
“쓰읍, 기억이 날 것 같기도 하고 안 날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해하는 표정으로 기억을 뒤지는 김도빈에게 본론을 말해 주었다.
“그때 네가 말했던 만화 있잖냐, 계속 일주일이 반복된다고 했던? 그래서 주인공 친구가 갇히고 주인공이 나가서 루프를 끝냈댔나?”
“아, 그거요? 형도 그 만화 관심 생겼어요? 그거 요즘 머글픽 되긴 했던데 형까지 관심 생길 정도면 완전 대중픽된 거 아니에요?”
머글픽이고 대중픽이고까지는 관심 없었다. 내가 알고 싶은 건 딱 하나였다.
“그러면 루프에 갇힌 그 친구는 어떻게 됐냐?”
“나중에 주인공이 루프 다시 들어가서 미쳐 가는 친구에게 안식 선서한다고 영원히 잠재워 줘요. 데리고 나가는 건 불가능하니까. 참고로 죽인 거 아니고 잠재운 거예요. 죽이면 주인공이 루프 남아야 해서 죽일 수는 없어요. 그리고 나중에 그 기억을 루프 밖 친구에게 이식하려고 시도하는 것까지 나왔어요. 기억이 사람의 자아를 이루니까, 기억만 되살리면 루프 안 친구가 바깥으로 나오는 거나 다름없잖아요.”
견하준과 내 이야기로 대입해 보면 생각할 게 제법 많은 이야기였다.
“알았다. 휴대폰 적당히 하고 자라. 막내나 예현이 형이 이상함 느끼면 그때처럼 네가 커버해 주고. 알았지?”
김도빈의 방 불을 끄고 나와 견하준의 방 문을 가볍게 노크한 후 벌컥 열었다.
잠들지 않고 휴대폰을 보며 침대에 누워 있던 견하준이 나를 올려다보았다.
“궁금한 게 많긴 한데, 하루에 하나씩만 물어보려고.”
“나는 또, 확인하러 온 줄 알았네.”
“겸사겸사.”
그러면 6회차 견하준이 계속 있을 만한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질문이 모두 끝나기 전까지 저 견하준이 불안해하는 것도 덜하지 않을까 싶었다.
고르고 골라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입 밖으로 꺼냈다.
“너한테 기억을 떠넘긴 나를 원망하냐?”
차마 그때는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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