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712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711화
아이들이 처음에 선택한 부동의 인기 원톱은 서예현이었다.
어린애들도 잘생긴 얼굴은 기가 막히게 잘 알아보았다. 애들이 더 얼굴을 밝힌다더니.
서예현이야 뭐, 남녀노소 불문하고 잘 먹히는 얼굴이니까. 반면 나는,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긴 하지만 취향이 타는 얼굴이었다.
서예현이 물건을 정리하고 돌아다니면 아이들은 그런 서예현만 졸졸 따라다니며 놀아 달라고 성화였다.
그러니까 서예현은 키즈카페 관리와 아이들 놀아 주기까지, 노동을 대략 두 배 정도 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그러니 나는 나름 서예현에 비해서 꿀 빨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불행히도 그 인기도는 점점 반전되기 시작했다.
시작은 스포츠 존이었다.
나 어릴 적도 그랬듯이 어린 나이부터 공놀이에 환장하는 아이들은 항상 존재했고, 나는 내 어릴 적을 떠올리게 만드는 녀석들과 향수도 느낄 겸 기꺼이 녀석들의 축구 놀이에 어울려 주었다.
골키퍼도 뭐도 없이 그냥 공 하나를 가지고 서로 발로 차 대겠다는 녀석들에게 진정한 축구의 룰과 즐거움도 알려줄 겸 말이다.
“너희들이 하는 건 진짜 축구가 아니야! 쌤이 가르쳐 줄 테니까 나중에 친구들끼리 할 때 이렇게 하자고 전파하면 너희는 이제 친구들 사이에서 신문물의 전파자가 되는 거다. 알았냐?”
“네!”
처음에는 초등학교 미취학 녀석들을 상대로 아주 최선을 다해 양학을 해 주다가, 승부욕이 아주 강해 보이던 애 한 명의 눈에 눈물이 고인 걸 발견하고 즉시 모두가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패스 축구로 방식을 변경했다.
차례로 공을 골에 넣게 해 주자 신난 아이들은 미쳐 날뛰기 시작했고, 스포츠존에서의 기분 째지는 비명을 들은 다른 아이들도 스포츠존을 기웃거리다가 한 명 나가면 한 명 들어오는 식으로 어린이 무한 리필을 시전했다.
애들은 체력도 미친 수준이었다. 매일 운동하는 나보다 더 좋은 것 같았다. 그냥 애들끼리 노잼으로 놀게 놔둘 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었다.
“자자, 이제 선생님 없이 너희들끼리 공 주고받으면서 서로 골대에 차 보자. 알았지?”
진이 빠지기 전, 애들끼리 경쟁을 붙여 놓고 겨우 스포츠 존을 탈출했다.
나를 찍는 카메라를 향해 힘없이 중얼거렸다.
“애들 체력이 저보다 더 좋은 거 같은데요… 어떻게 맨날 유산소 하는 나보다 체력이 더 좋을 수가 있지…”
애들이 어지럽혀 놓은 것들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우뚝 서 있는 카메라맨이 있는 구역까지 오게 되었다.
요리 존이었다. 카메라맨이 있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었지만, 서예현이 아이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우와, 너무 맛있다.”
장난감 음식을 받아먹는 시늉을 하는 서예현이 매우 뻣뻣한 리액션을 선보였다. 당연히 그 리액션은 아이들의 만족도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거 그렇게 먹는 거 아닌데.”
“맛없나 봐.”
실망한 아이들의 눈빛을 버티다 못한 서예현이 내게 무언의 SOS를 보냈다. 내가 식탁에 앉자 서예현이 슬그머니 일어나 다른 구역을 청소하러 떠났다.
“예현 쌤 갔어…”
처음에는 서예현이 떠난 걸 섭섭해하던 아이들은 내 최선을 다한 리액션에 매우 만족해하며 배고프다는 내 말을 들은 외할머니처럼 내게 음식 모형을 계속해서 가져다주기 시작했다.
“얘들아, 쌤 이제 배부르다. 배 터질 거 같다니까.”
“이것만 먹으면 보내 줄게요! 이거도!”
“이야, 이건 르꼬르동 블루 출신 요리사도 못 따라오는 맛이다. 케이크만 한 100년 만든 장인도 못 따라오는 손맛이네. 너 요리 진짜 잘한다. 나중에 요리사 해도 되겠다.”
아이들은 대충 뭔가 있어 보이는 호칭과 100년이라는 숫자만 넣어서 칭찬해 줘도 만족했다. 거기에 이제 리얼한 시식 흉내와 물개박수를 더한.
그 후로도 트램펄린 존에 갔다가 아이들의 점프 높이가 시원찮아 같이 뛰어 주면서 애들을 높게 날려 주다가 또 소식 듣고 계속 리필되는 아이들을 30분이나 쉬지 않고 뛰며 상대한 일, 내가 미끄럼틀 밀어주면 빨리 내려간다고 줄을 쫙 선 아이들을 열심히 밀어주는 일 등이 반복되었다.
“숨 좀… 숨 좀 돌릴 만한 구역이…”
“이든 쌤! 축구해요!”
“쌤, 미끄럼틀 밀어 주세요!”
“쩜프해 줘요!”
스포츠 존과 트램펄린 존, 미끄럼틀 존에 가고 싶은 아이들이 나를 데리고 가려 치열한 알력싸움을 벌이는 걸 뒤로한 채, 마치 좀비처럼 키즈카페를 누비고 다니다가 드디어 쉴 수 있을 만한 구역을 발견했다.
내가 또 그림은 기막히게 잘 그려 줄 자신이 있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턱 앉자, 바로 그림 신청이 들어왔다.
“아파토사우르스 그려주세요.”
“아파트사우르스? 아파트공룡이야?”
“아파토사우르스요.”
“쌤은 티라노사우르스밖에 몰라.”
“트리케라톱스!”
“걔가 그… 박치기 공룡이지?”
“그건 파키케팔로사우루스고요, 트리케라톱스는 이렇게 뿔 세 개 있고 이렇게 똥그랗게 목도리 있는 공룡이에요.”
“그렇구나…”
“신X아파트 강림 그려줘요.”
“아파트가 강림하는 걸 그려달라고?”
“아아니이, X비아파트 강림! 쌤은 최강림도 몰라요?”
“그러는 너는 고길동 알아?”
나와 대략 20년 정도의 텀이 있는 아이들의 니즈는 내게 너무나도 어려웠다.
아이들의 한심&실망이 섞인 눈초리를 버티다 못해 결국 그림 그려주는 건 포기하고 종이접기로 종목을 바꾸었다.
“짠, 다리 있는 학. 이렇게 접는 거 쉽지 않다. 이거 가질 사람?”
“우와아! 저요!”
“공 신청한 사람 누구냐? 공 받아 가라.”
“우와, 공이다!”
“매미랑 개구리 가질 사람 있냐? 개구리로는 누가 멀리 가나 경쟁도 붙일 수 있거든?”
“저요! 저요!”
“쌤, 칼 만들어 줘요! 칼 만들 줄 알아요?”
종이접기 책이 있었기에 아이들이 요구한 것도 웬만하면 다 접어 줄 수 있었다.
결과물을 두 눈으로 보고, 소식을 듣고 온 아이들로 인해 종이접기 구역도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종이접기 머신이 되어 책을 보며 기계적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걸 접어 주고 있는 내 눈에 드디어 한숨 돌린다는 해방감 넘치는 표정의 서예현이 들어왔다.
몇 시간 만에 서예현과 나의 인기도와 입장이 완전히 반전되었다.
서예현이 상대하고 있는 건 낯 가리고 얌전한 소녀들뿐. 반면 나는 온몸으로 아이들을 놀아 줘야 했다.
이런 젠장! 얼굴 버프가 몇 시간을 못 가다니!
손마디가 아리도록 종이접기를 하다가 드디어 탈출 타이밍을 재고, 튀는 걸 성공했다.
병원놀이 구역에 널브러진 장난감들을 물티슈로 닦고 정리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스포츠 존과 트램펄린 존, 미끄럼틀 존, 아트 존 중 하나로 가자고 조르러 온 건가 싶어 잠시 경계 모드에 들어갔지만, 다행히도 아이들은 나를 힐긋 보고는 자기들끼리 병원놀이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덕분에 마음이 놓여 편하게 나머지 장난감들을 정리하고 있자, 이제는 서로 환자 하기 싫다고 미루는 아이들의 치열한 알력싸움이 귀에 들려왔다.
어린 나이에 벌써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다니, 크게 될 녀석들이군. 끄덕거리다가 순간 어떠한 깨달음이 벼락처럼 내 머리를 스쳐 갔다.
‘기회다.’
환자는 누워 있을 수 있다! 저 놀이에 참여하면 나는 누워 있을 수 있는 거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어, 한껏 무해한 눈웃음을 지으며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얘들아, 아무도 환자 하기 싫으면 쌤이 환자 해 줄까?”
시선을 교환하던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승낙이 떨어지자마자 편하게 드러누웠다. 그 주변으로 우르르 앉은 아이들이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았다.
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건 환자보다는 어떠한 불법 실험을 앞둔 실험체에 더 가까운 구도였다.
“환자분, 어디가 아파서 오셔써요?”
“양심이…”
업무 시간에 이렇게 편하게 드러누워 있어도 되는 건가 싶어 양심이 찔려 사실대로 대답하자 천진난만한 물음이 돌아왔다.
“양시미가 어디예요?”
덕분에 양심이 더 찔려 왔다.
아이들이 청진기 장난감을 들고 가슴팍에 마구 대고, 뭉툭한 주사기로 내 팔을 마구 찔러 댔다. 주사기를 이만큼 찌르면 파상풍으로 환자 보내 버릴 거 같은데.
귓구멍에도 무언가가 불쑥 들어왔다. 내 입에 저 병원놀이 장난감을 집어넣지 않는 것만으로도 참 고마웠다.
예상했던 것과 달리 전혀 편안하지 않은 환자 역할에, 눈을 감으며 엄숙하게 셀프 사망선고를 내렸다.
“사망하셨습니다.”
“허억!”
“주것써!”
충격 먹은 아이들이 우르르 나갔다. 나는 그 틈을 타 아이들의 터치 없이 누워서 편히 쉴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바바요! 죽었어요!”
“애들이 죽었다고 해서 식겁했네, 진짜! 너 안 일어나? 애들이 최선을 다해서 치료해 줬는데 네가 죽으면 어떡해!”
아이들은 서예현을 데려왔다. 실눈을 뜨고 저를 보고 있는 내게 서예현이 타박을 쏟아부었다.
“시체는 일어날 수 없어.”
“시체가 말은 어떻게 하냐?”
서예현이 호기롭게 제가 환자 역할을 해 준다고, 나를 밀어내고 누웠다.
하지만 몇 분 뒤.
“사망하셨습니다…”
병원놀이인지 인체실험놀이인지를 버티지 못한 서예현 역시 셀프 사망신고를 내리며 눈을 스르륵 감았다.
“일어나, 형. 일하러 가야지.”
“시체놀이 하자고 할까… 시체가 벌떡…”
“애들 노는 곳에서 술게임 노래를 불러도 되는 거냐고, 인간아.”
하지만 이것은 직업체험 예능이었고, 농땡이 부리는 모습이 길게 잡히면 직업체험 하러 와서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다고 시청자들한테 욕먹기 딱 좋은 모습이었기에 우리는 짧디짧았지만 꿀 같았던 휴식을 뒤로한 채로 다시 일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 키즈카페에는 대망의 파티 타임이 있었다.
파티 타임이 뭐냐면, 동요 틀어놓고 신나게 노는 거였다. 쉽게 말하면 어린이용 클럽 개장이었다.
그러면 우리가 파티타임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이냐.
앞에서 마이크 쥐고 동요 선창하며 흥 올리기였다. 아니, 래퍼라인 불러놓고 음 존나 높은 동요를 부르라고 해도 되는 거냐고! 이럴 거면 류재희랑 견하준을 섭외했어야지!
하지만 앞에는 우리를 찍는 카메라가 있었고, 우리는 무대를 업으로 삼은 아이돌이었다.
끄덕-
마이크를 쥔 채로 서예현과 시선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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