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70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69화
[친할아버지- 50만 원] 오후 9:10
[친할아버지- 우승해서 20만 원 더 얹어 줬다] 오후 9:12
“엥? 50만 원? 겨우?”
“50만 원이 뉘집 개 이름도 아니고. 돈은 예선전부터 시청하게 만든 네가 드려야 하는 거 아니야? 혈압과 시간 보상금으로?”
내 예상보다 턱없이 적은 세뱃돈 최종 액수에 불만을 토로하자 서예현이 혀를 차며 지나갔다.
이걸 예선전에서 깎였던 3만 원보다는 올랐다고 좋아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300만 원으로 오르긴커녕 현상 유지 수준만 겨우 된 걸 아쉬워해야 하는 건지.
“제가 봤을 때는 형 초반에 간수인 거 안 밝혀졌을 때 300원으로 깎였다가 간수 시점 나오고 30만 원으로 다시 올라간 거예요. 그리고 우승 기념으로 20만 원 더 얹어 주신 거고.”
진지한 표정을 한 채로 김도빈이 손가락을 하나씩 꼽아 보았다.
“그러면 몇 배가 뛴 거지? 10, 100, 1000… 헐, 무려 일천 배가 뛴 거예요!”
“야, 도빈아.”
“형의 활약이 세뱃돈을 일천 배나 뻥튀기시킬 급이라는 소리인 거죠.”
“겠냐?”
눈썹을 치키며 반박하자 이번에는 류재희가 김도빈을 서포트했다.
“왜요? 도빈이 형 추리도 말이 되는 것 같은데. 형이 어쨌건 반전 서사로 인상 깊게 활약한 건 맞잖아요. 천 배 정도는 뛸 만하죠.”
“막내야, 윤이든이 본인 업적에 겸손한 잣대를 적용했을 거 같아? 저건 지금 자기가 한 게 세뱃돈이 천 배 정도 오를 만한 활약은 아니라고 겸손 떠는 게 아니라, 300원으로 깎일 일이 어디 있냐고 부정하는 거야.”
서예현이 뭐라고 옆에서 막 시끄럽게 말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눈을 부릅뜬 채로 내 활약을 축소시키는 막내 라인에게 반박했다.
“뭐가 말이 돼?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끝내주는 활약을 선보였는데, 300원으로 깎일 만한 일이 어디 있었다고 그래, 어?”
“와, 예현이 형. 이쯤 되면 돗자리 깔아야 할 듯요.”
“너희들이 윤이든을 정상인의 마음으로 이해해 보려는 마음가짐만 버리면 너희들도 충분히 이 정도 해석쯤은 할 수 있어.”
나를 비정상인으로 만드는 서예현을 띠꺼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자, 류재희가 해명을 시도했다.
“아니, 그러니까 형은 이제 사실상 처음부터 끝까지 활약했는데도, 방송에선 형이 초반엔 머리 쓸 생각도 안 하고 몸만 쓰는 사람처럼 편집됐잖아요. 그러니까 형 할아버지께서도 그걸 보고 초반엔 좀 실망하신 거죠. 형도 직접 봤잖아요. 초반에 형이 어떻게 나왔는지.”
물론 그 해명도 이해는 되지 않았다.
“잘 나왔던데? 나 처음부터 엄청 활약하지 않았냐? 막내야, 너 혹시 나랑 다른 방송 봤냐?”
아닌데? 나란히 앉아서 봤으니까 우리가 같은 방송을 본 건 맞을 텐데? 볼을 긁적이며 묻자 류재희가 떨떠름한 얼굴로 대꾸했다.
“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인데요.”
그래, 활약의 관점이 다른 모양이다. 그럴 수도 있지, 암암.
[엥 500만원을 잘못 적으신거 아니고요?] 오후 9:17
[친할아버지- 잔머리만 썼는데 500만 원은 무슨 얼어 죽을 500만 원] 오후 9:20
[친할아버지- 500만 원 받고 싶으면 공부머리 쓰는 곳에서 1등 해라 도전 골든벨, 우리말 나들이 이런 데에서] 오후 9:24
“쩝, 도전 골든벨은 나이 커트라인 걸려서 못 나가는데. 아, 아깝다! 내가 나이만 여섯 살만 더 어렸어도 더블 우승으로 천만 원 벌 수 있었는데!”
“그쵸. 그건 학생들 대상이죠. 혹시 형 할아버지께서 스타 골든벨 말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건 진작 종영했는데.”
“할배 연예인들 나오는 건 안 봤을걸? 도전 골든벨밖에 모를 거 같은데.”
“도전 골든벨 아직도 해? 우리 고등학교 도전 골든벨 나갔잖아. 나보다 한 학년 위 선배들 나갔었는데 골든벨 울렸어. 그때 골든벨 울린 선배 서울대 갔다니까.”
“아, 진짜?”
전혀 궁금하지 않은 TMI를 술술 늘어놓는 서예현의 말에 나도 모르게 동태눈깔 금지어로 대꾸해 버렸다. 물론 초심도는 깎이지 않았다.
그렇지, 아버지(혈육X 레브O)를 덕질할 수는 없지.
그러고 보니 내가 예선전에서 유일한 플러스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무려 5년 전부터 금지어 피하기 선행 학습을 했던 셈이군.
비록 방송에서는 금지어를 몰랐지만 학습된 본능이 금지어를 회피하는 데에 한몫한 모양이었다.
내가 예선전의 금지어 룰과 초심도 시스템의 금지어 룰 상관 관계를 고찰하는 사이, 견하준이 말을 거들었다.
“그럼 500만 원 받으려면 우리말 나들이밖에 답이 없네.”
“아, 어쩌냐. 한 번 나가 봐? 그렇잖아도 우리 팬분들이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데, 또 나가서 내 두뇌를 증명하고 와?”
“내일 내가 영진 형한테 문자 넣어 줄까? 이든이 네가 우리말 나들이 나가고 싶어 한다고?”
킬킬거리며 견하준과 실없는 대화를 하고 있는데 김도빈이 끼어들어 찬물을 부어댔다.
“우리말 나들이 문제 난이도 미쳤던데요. 현직 국어쌤들도 막 탈락하던데요. 아마 형이 절대 우승 못 할 거 알아서 액수 막 던지신 거 아니에여?”
“야, 내가 제8회 우승자인데 우리말 나들이 우승 하나 못 하겠냐?”
이미 내 머릿속에서는 우리말 나들이 우승자가 되어 500만 원을 세뱃돈으로 받는 내 모습이 재생되고 있었다.
류재희가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글렀어. 지금 저 형은 메인프레임 우승뽕이 제대로 찼어. 일주일 내로 머리 뒈지게 써야 할 일이 생겨야 해. 그래야지 이든이 형한테 씌인 저 우승뽕을 퇴마할 수 있어.”
우승뽕이 악귀냐. 퇴마하게.
[친할아버지- 내년 구정에는 일 없느냐?] 오후 9:30
내년 설에 오냐는 말을 슬쩍 돌려 묻는 할아버지의 문자에 뒷머리를 쓸어올렸다.
그래도 처음으로 사촌들이랑 똑같이 50만 원을 받는 기념비적인 날인데 당연히 시간을 쪼개서라도 가서 세배하고 와야 하지 않겠나. 투어만 안 돌면 충분히 가능했다.
그런데 두뇌 싸움 예능 1등이 최종 학력 대학이랑 금액이 똑같아도 되는 거? 누가 봐도 전자가 더 많이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솔직히 지식을 썼다기보다는 음모와 배신과 임기응변과 정치질의 향연이었는데, 용돈 액수를 올려주신 걸 보니까 너희 조부님도 내심 이게 마음에 들긴 하셨나 보네?”
나의 치열하기 그지없던 두뇌 싸움을 음모, 배신, 임기응변, 정치질 네 단어로 간단 요약해 버리는 서예현을 향해 친절하게 내가 추측한 이유를 말해 주었다. 아마 할아버지도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죄수로 승리를 쟁취했으면 탈옥이라는 위법 행위를 했다고 용돈을 더 깎았겠지. 하지만 나는 간수로서 탈옥하는 죄수들을 막는 적법 행위를 했기 때문에, 법조계에 몸 담았던 할아버지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법의 정의로운 철퇴를 죄수들한테 맛보여 주려는 내가 자랑스러웠던 거지.”
“…뭐라는 거야?”
이 쉬운 설명도 알아듣지 못하다니. 서예현이 예선전에서 1위를 해서 본선전에 진출했으면 아주 큰일 날 뻔했다. 내가 본선전 진출을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엄마, 봤어? 진짜 봤어? 우승 기념 트로피 본가에 가져다 놓을까? 아아니, 엄마 예전에 고모한테 윤현호가 수학 올림피아드인가 뭔가 트로피 받은 거 자랑 듣고 부러워했잖아. 이걸로 한풀이 겸 자랑하라고. 그런데 아빠도 봤어? 일 있어서 못 봤다고? 와, 이건 좀. 재방송이라도 꼭 보라고 하쇼.”
엄마한테도 전화해서 두뇌 싸움 서바이벌 예능 최종 우승을 실컷 자랑하고 나서, SNS를 돌아다니며 아버지한테 보낼 영상을 찾을 겸 나의 개쩌는 활약도 겸사겸사 다시 감상했다.
“이야, 다시 봐도 후반부 진짜 잘 뽑혔네.”
무대 박살 내고 오겠다는 다짐을 상대를 박살 내 버리겠다는 개싸가지 발언으로 악편하는 덥넷만 겪다가, 10의 활약을 100으로 과대 포장해 주는 천사의 편집을 겪으니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세뱃돈을 250만 원 덜 받게 된 건 아쉽긴 하지만, 뭐.
* * *
[On Air] MAINFRAME 촬영 비하인드!
“아, 저희도 이든이 형이랑 똑같은 자소서 받았어요. 저희 중에 누가 올라갔어도 이든이 형처럼 간수 역할을 했을 거예요.”
“그럼 다들 뭐라고 답변 썼냐? 과연 우리 중에서 나만큼이나 위기를 잘 헤쳐 나갈 수 있었을 사람이 있었는지 좀 찾아 보자.”
“이건 아무리 봐도 대표님 포카와 제 포카의 가호가 발현된 결과라니까요.”
“자소서 쓸 때는 그거 안 가지고 있었다고.”
“1번 질문이 코드네임이었죠. 저는 햄스터라고 썼어요.”
“아, 나도 윤이든이랑 겹치는데. 나도 007이라고 했어.”
“우와, 저도 007이라고 했어요. 이쯤 되면 저희 셋 운명 아니에요?”
“그냥 단순한 거 아닐까? 나는 J라고 썼는데.”
“진짜요? SB가 아니고요?”
“그건 좀 잊어 주라, 도빈아….”
-007만 세 명인거 왜 이렇게 뻘하게 웃기냨ㅋㅋㅋㅋ
-SB?? 그거 너튜브 스마일제이 채널에 난입했던 이든이 별명 아니야?
“2번 질문, 내가 내가 선택했던 최고의 결정은? 이라네요. 저는 LnL 들어와서 우리 멤버들을 만난 거, 라고 썼어요.”
“죄수용 질문이 ‘내가 포기했던 일 중 지금도 생각나는 건?’이지? 이야, 막내 여기에서 간수인 거 들켰다.”
“감동을 하라고요, 감동을! 간수인 거 들키는지 아닌지 판단 하지 말고!”
“나도 들켰겠다. 나도 데뷔 포기하지 않은 거라고 썼거든.”
“와, 하준이 형… 이렇게 명분을 한 번 더 선사를…”
“전 이미 방송 볼 때 형들이랑 막내한테 밝혔어요! 레브로 데뷔한 거!”
“나는 이거 안 들켰을 수도 있겠는데? 학업 포기라고 썼거든? 이거 잘만 비비면 학업에 미련 있다는 식으로 유도 가능하지 않아?”
-낙하산 뒈져 낙하산 뒈져 낙하산 뒈져 낙하산 뒈져
-다들 답변 감동이다ㅠ 레브로 데뷔한 게 다들 최고의 결정이었다는 소리잖아ㅠㅠㅠ
“3번 질문이… 내가 가장 듣기 민망한 칭찬은? 저는 이거 천재 보컬이라고 썼어요. 천재 소리 들으면 보이스 레거시 파이널 무대 생각나면서 쫌 민망해요. 그런데 들으면 기분 좋긴 해요, 솔직히. 약간 얼굴이 화끈거려서 그렇지.”
“죄수용 질문이 ‘가장 좋아하는 칭찬’이었으니까 막내 살았다.”
“나는 얼굴 천재.”
“가장 좋아하는 칭찬이라고 하면 재수 없긴 해도 솔직히 부정할 수는 없어서 예현 형도 간수 의심 안 받고 무사히 넘어갔을 듯?”
“배우상 얼굴…이라고 했을걸, 아마.”
“준아, 이건 너도 프리패스다.”
“저는 팀 내 최단신 귀요미요.”
“…응?”
“도빈아, 대체 누가 너한테 그런 칭찬을 하디? 진짜 금시초문인데.”
“형, 혹시 꿈에서 들은 거 아니야?”
“이건 솔직히 간수 의심을 받거나, 머리를 의심 받거나 둘 중 하나야, 내가 봤을 때.”
-누구야 누가 대체 도빈이한테 팀내 최단신 귀요미라 그랬어 빨리 자백해라
-이제 팬싸가면 이든이 국힙원탑이라고 엄지 세워주고 예현이 얼굴천재라고 꼬박꼬박 부르고 하준이 배우상얼굴이라고 주접떨고 재희한테 보컬천재 햄찌라고 말해주고 도빈이한테 최단신 귀요미라고 하면 되는거지?
“4번 질문, 내가 자주 실수하는 행동이 있다면? 저는 포트에 물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 안 하고 포트 켜기- 라고 썼어요.”
“죄수용 질문이 ‘무의식적인 습관은?’ 이었지? 막내야, 탈락이다. 최소 의심. 내가 봤을 때, 이걸 무사히 넘어갈 수는 없어.”
“머리 세팅 다 된 상태에서 만지기. 어, 이거 좀 비빌 만하지 않아?”
“이제 예현이 형은 간수용 질문이 나올 때까지 코디 혹사시킨다고 욕을 먹겠죠.”
“나는 딱히 자주 실수하는 게 생각이 안 나서, 그냥 휴대폰 충전 타이밍 놓치기라고 썼어. 간수인 거 들켰겠지…?”
“저는 폰 떨어뜨리기라고 적었거든요. 이거 휴대폰을 혹사하는 취미가 있다고 우기면 죄수용 해명 가능하지 않을까요?”
“전혀.”
“지금까지 살아남은 거 나밖에 없어? 나도 본선전 갔으면 안 들켰겠는데?”
-무의식적인 습관이 폰 떨어뜨리기면 돈지랄 아니니…ㅋㅋㅋㅋ
-아니 예현이도 답변 운빨 장난 아니었는데??
“아, 마지막! 이든이 형이 최대 위기를 맞았던 5번 질문! 여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