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60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59화
분명히 네 명은 같은 질문을 받았을 텐데, 이렇게 답변이 중구난방일 수가 있나?
네 명의 죄수들이 서로를 힐긋힐긋 보는 얼굴에도 서로를 향한 의심이 한가득 서려 있었다.
그중에서도 윙크 연습이라는 제일 생뚱 맞은 답변을 써 놓은 나한테 의심의 눈초리가 제일 많이 향했다.
어떻게든 이 중구난방인 답변 속에서 죄수용 자소서 질문을 추론해서 완벽한 핑계를 만들어야만 한다.
나머지 세 개의 답변을 보고는 질문이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지만 메아리의 답변을 보자 조금이나마 감이 잡혔다.
[나비 2호랑 마지막까지 함께 있어 주지 못한 거]
아마 나비 2호는 반려동물일 확률이 높다. 보통 고양이를 보고 나비라고 부르니까 키우던 고양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모양이다.
마지막까지 함께 있어 주지 못한 걸 후회하지 않았을까. 나도 바둑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날에 친구들이랑 pc방 가지 말고 집에 바로 올 걸 그랬다고 후회했으니까.
양념치킨을 시킨 것과 OTT 서비스를 결제한 게 인생 최대의 후회는 아닐 테니, 아마 최근에 후회한 일인가?
부모님 데리고 자유여행, 양념치킨과 OTT 서비스 결제보다 더 수상한 답변을 향한 의심을 가라앉히기 위해선, 아직 질문이 뭔지 나오지 않았을 때 내가 제일 첫빠따로 선수를 쳐서 내가 죄수용 자소서 질문을 알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줘야 한다.
“저부터 말하겠습니다.”
슬쩍 손을 들며 최초 발언권을 가져갔다.
모 아니면 도였다. 제발 내가 생각한 게 맞기만을 바라야지.
참담한 얼굴로 표정을 갈아 끼우고 무거운 한숨을 푹 내쉬며 입을 열었다.
“최근, 거울 보면서 윙크 연습을 하는 장면을 멤버들에게… 들켰습니다. 저격 포인트 잡는 거냐고 얼마나 놀려 대던지… 왜 그날 그 시간에 윙크 연습을 했을까, 후회가 몰려오더라고요.”
내 말에 진정성이 느껴진다면 맞게 본 거다.
어제 있었던 아주 따끈따끈한 실화였기 때문이다. 덕분에 진심 가득한 후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내가 추측한 죄수용 자소서 질문이 정답이었는지, 다들 ‘아’ 하고 이해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지, ‘저게 무슨 소리야?’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이는 다행히 한 명도 없었다.
첫 번째로 발언한 내가 죄수용 질문을 꿰고 있어서 그런 건지, 듣고 보니까 말이 되긴 되어서 그런 건지 당황한 것처럼 보이는 X맨이 말까지 더듬으며 물었다.
“그런데, 그, 그 윙크 연습을 대체 왜 하신…?”
결국 견하준을 팔 수밖에 없는 건가.
미안하다, 준아. 내가 디저트 다섯 개 살 때 하나 더 얹어 줄게.
“레브가 이번에 이라는 곡으로 컴백을 했는데요, 안무 중에서 윙크하는 파트가 있거든요. 원래 있던 파트는 아니고, 첫방에서 하준이가 윙크를 하다가 실패했어요. 그걸 놀리다가 생긴 파트인데 이번 주에는 예현이 형이랑 제가 그 파트를 맡게 됐거든요. 이랑 저희가 무대에서 선보일 윙크 파트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깨알 같은 신곡 홍보는 덤이었다.
자, 이런 서사에도 나를 의심할 거냐!
“자, 그러면 이쯤에서 열심히 연습하다가 들킨 윙크 한번 보여 줘야죠!”
“맞아요, 무대 예행 연습!”
스위치 누님과 메아리가 윙크를 보여 달라고 나를 몰아갔다. 당황한 척 손바닥으로 얼굴을 한 번 쓸어내리고, 손가락으로 총알 날리는 제스쳐와 함께 한쪽 눈을 찡긋했다.
여성 분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돌아온 덕분에 딱히 민망하진 않았다. 남자들 반응이야 뭐, 알 바 아니고.
“윙크 너무 능숙하다. 연습한 거 맞나 보네.”
“아, 이래서 저격 포인트 잡는 거냐고 놀렸구나.”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나를 죄수로 인정해 주는 스위치 누님과 디테일한 부분까지 잡아 주는 메아리 덕분에 나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는 제법 거둬졌다.
나를 시작으로 본인 답변 설명이 줄줄이 이어졌다.
“나비 2호가 입원을 했어요. 날마다 보러 갔는데, 하필 딱 그날 저한테 일이 생긴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동물병원에서 전화가… 제가 맨날 가는 그 시간에 그날 갔기만 했어도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었는데….”
이야기를 풀어 놓던 메아리의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결국 연신 손끝으로 눈물을 찍어 냈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바둑이가 생각나서 괜히 코끝이 찡해졌다. 스위치 누님도 눈물을 글썽였다.
“OTT 이번에 보고 싶은 영화 들어왔다고 해서 결제했는데, 그거 말고는 너무 볼 게 없더라고. 다음 달에 구독 끊어야지.”
X맨은 이미 이전에 죄수임을 확인받은 바가 있어서 애매한 답변에도 다들 인정하며 넘어갔다.
그다음은 스위치 누님이었다.
“부모님이랑 여행 간 게 후회한 일이라고요…? 이건 좀 불 속성 효… 녀…”
아주 조심스러운 ZERO의 이의 제기에 스위치 누님이 목청 높여 저를 향한 의심을 반박했다.
“여기 봐 봐! 자. 유. 여. 행! 이라고 써 놨잖아! 부모님 모시고 해외 여행 가려면 무조건 패키지야, 패키지! 와, 나 진짜 그렇게 힘들 수가 없었다! 나는 진짜 인터넷에서 부모님이랑 여행 가면 뭐 숙소, 음식, 식당, 교통, 길찾기 이런 걸로 불평하고 짜증 내고, 이런다는 거 보고도 우리 부모님은 안 그럴 줄 알았어! 그런데 우리 부모님도 똑같아! 그냥 가이드 껴서 단체 버스 대절해서 가는 게 훨씬 나아!”
“대체 부모님이랑 어딜 가셨는데요?”
“유럽! 나 진짜 이번에 학을 뗐잖아. 다시는 자유 여행으로 안 갈 거야, 어휴.”
숨도 쉬지 않고 효도 자유 여행의 어려움을 우리한테 설파하는 스위치 누님의 모습에 다들 의심을 거뒀다. 딕션과 호흡을 보니 랩에 재능이 있어 보이셨다.
이제 남은 건 윙크 연습이랑 투톱으로 수상쩍은 답변을 쓴 ZERO뿐이었다.
“이게 좀 중의적인 의미인데, 다이어트 중에 양념치킨을 시킨 것에 대한 후회랑, 간장치킨을 시킬 걸 양념치킨을 시켜 버린 것에 대한 후회가 겹쳐서….”
제일 말 같지도 않은 해명에, ZERO를 보는 눈길들이 따가웠다.
어떻게 급조한 내 변명보다 더 어설플 수가?
내가 너무 변명을 잘 지어 낸 건가? 사실 내가 나도 몰랐던 숨겨진 두뇌파?
“아니, 진짜! 진짜 이걸로 후회했다니까요! 아, 왜 다들 나를 그렇게 의심스럽게 보는데! 나 진짜라고!”
ZERO가 필사적으로 해명해 봤지만 한 번 박힌 의심은 좀처럼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리고 진짜 간수인 내가 들어도 변명이 너무 빈약했다.
탈락 위기에 처한 ZERO를 구해 준 건 바로 스위치 누님이었다.
“다음 관문에 이전 방처럼 사람 수가 중요한 미션이 있을지 모르니까 일단은 지목하지 말고 넘어가죠.”
ZERO가 안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다가, 혹여 지목받기라도 할까 봐 후다닥 문을 열었다.
드디어 마지막 관문이자, 페이크 출구와 탈옥 출구의 분기점에 다다랐다.
“여기도 통로가 두 개네.”
“여기에서 이제 간수가 저희를 페이크 통로로 인도하겠네요. 간수가 권하는 곳으로만 안 가면 되는 거 아니에요?”
“아, 그래서….”
X맨이 ZERO를 힐긋거리더니 곧바로 납득했다.
왜 스위치 누님이 간수로 지목된 ZERO를 탈락시키지 않고 굳이 다음 관문까지 데려가자 했는지를 알 것 같았다.
간수의 유도와 정반대로만 가면 죄수의 승리로 끝나니까. ZERO는 현재 일종의 탄광 카나리아인 셈이다.
부디 ZERO가 A통로를 적극적으로 밀어 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다들 B통로로 가려고 할 테니 말이다.
“이 배전함에 뽑혀 있는 전선들을 연결하면 A통로 문이랑 B통로 문이 열리는 모양이네요.”
“어떻게 연결해요?”
“색깔이 같은 걸 연결하라는 것도 아니니까, 내가 봤을 때는 배선 도면이 있을 거예요. 이거 우리가 무작정 꽂는다고 배전함이 무사히 작동할 리도 없고, 경우의 수도 너무 많잖아요.”
ZERO가 나름 도움을 줘서 의심을 거둬 보겠다고 적극적으로 거들수록 의심의 눈초리만 더욱 짙어졌다.
“그러면 일단 흩어져서 배선 도면부터 찾아봅시다.”
먼저 구역을 선점하고 배선 도면 A와 B, 두 장 모두를 가장 먼저 손에 넣었다. 처음에 받았던 지도에서 마지막 방에 표시된 X 표시가 배선 도면이 있는 곳이었다니.
여전히 도면을 찾는 척하며 주변을 티 나지 않게 살폈다.
내 가까이에 책상 위에 흐트러진 종이들을 열심히 헤집어보고 있는 ZERO가 보였다. 아무도 이쪽에 관심을 주지 않고 도면을 열심히 찾고 있는 것까지 보고 행동을 개시했다.
“저쪽에는 없더라고요. 이쪽에서 찾는 거 같이 도와 드릴까요? 종이가 딱 봐도 많아 보이는데.”
“아니요, 아니요. 이거 다 충분히 혼자 볼 수 있어서, 007님은 다른 쪽 가셔도 돼요.”
“그런데 ZERO님, 종이 몇 장 떨어진 거 같은데요?”
“아, 이따가 주우려고 했는데… 죄송한데 혹시 한쪽으로 모아 주실 수만 있으세요?”
ZERO가 흘린 종이에 A 배선 도면까지 더해서 곱게 한쪽에 모아 주고 옆 구역으로 잽싸게 향했다. ZERO는 내가 모아 놓은 종이를 주워 책상에 올려놓고 다시 흐트러뜨려 쓱 훑다가 드디어 A 도면을 발견했다.
“어? 이거 도면 같은데? 도면 찾았다!”
ZERO가 고개를 숙이며 종이를 집어 들었다.
펼쳐진 종이에 죄수들의 시선이 그를 향해 일제히 몰렸다.
“이야, 이게 떨어진 종이 사이에 딱 있을 줄이야.”
ZERO는 본인이 탈출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서 마음을 놨는지 도면을 발견한 루트까지 술술 말했다.
X맨이 의심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
“떨어져 있는 걸 주웠다고? 원래 가지고 있었던 거 아니고?”
“아니, 진짜로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니까요! 아니, 원래 떨어져 있던 게 아니라 제가 이걸 찾다가 책상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린 걸 다시 주웠다고!”
ZERO가 해명을 할수록 말이 더 꼬일 뿐이었다.
지금이다.
나는 잘 접어 놨던 B 도면을 막 찾은 척 최대한 자연스럽게 펼치고선 흔들었다.
“여기 도면 또 하나 있는데요? 도면이 두 개인가?”
“출구가 A, B 두 개니까 도면도 두 개인 게 이상하진 않죠.”
“어, 여기 있는 것도 도면 맞네. 번호가 다르다.”
내 손에 들린 도면을 확인해 보는 척 훑고 천연덕스럽게 말을 이었다.
“배전함이… 얘는 출구 B 쪽으로 가는 거 같은데?”
ZERO의 손에 들린 A 도면과 내 손에 들린 B 도면을 번갈아 보는 눈길들이 매우 바빠 보였다.
자, 나는 할 만큼 했고 이제 선택의 시간이었다.
정 안 되면 다 힘으로 B구역 끌고 가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