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65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58화
좋아하는 칭찬에 대입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답변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전에 나를 간수 의심 후보군으로 끌어들였던 X맨도 이번에는 나를 향한 의심을 거두는 지경이었다.
대신 이번 답변으로 의심이 확정으로 변해 버린 사람도 있었다.
“아니, 대체 누가 뚱땡이라는 별명을 좋아해?”
“나는 좋아해!”
베타가 잔뜩 억울한 얼굴과 목소리로 항변했다. X맨이 나를 향한 의심을 거뒀던 것도, 베타의 답변까지 보고 나서였다.
“베타 혼자만 제일 싫어하는 별명을 질문으로 받은 거 아니에요?”
“뚱뚱하지도 않는데 뚱땡이가 뭐야. 제일 듣기 싫은 별명 아니야?”
“나 어렸을 때 뚱뚱했어!”
“그러면 제일 싫어했‘던’ 별명일 수도 있겠네.”
“그러네요. 어렸을 때 가장 상처였던 별명이었거나? 아무튼, 좋아하는 별명이 아니라는 건 확실하네요.”
“상처가 아니라, 나 진짜로 이 별명 좋아한다니까? 우리 할머니가 나 불러 주던 별명이었다고!”
베타가 다급하게 할머니 카드까지 꺼내 들어 봤지만 그 강력한 항변은 나머지 죄수들한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아이고, 좀 아리까리한 답변이었으면 이번에도 의심만 하고 다음 단계까지는 끌고 갔을 텐데.’
조력자가 이렇게 허망하게 탈락하니 참 아쉬웠다.
“간수로 베타 지목하겠습니다.”
모두의 동의를 얻어 베타가 간수로 지목되었다.
-베타 탈락. 베타 탈락.
스피커에서 낭랑한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간수 복장을 한 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베타의 양팔을 덥석 잡았다.
-베타는 ‘죄수’입니다.
이럴 수가. 간수가 아니었다니. 조력자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를 도와줬다니. 이게 그 스톡홀름 증후군인가 그런 건가.
“헉, 죄수라고?”
“어떻게 사람 무의식적 습관이 바닥 닦기에 제일 좋아하는 별명이 뚱땡이야? 이거는 일부러 의심 사게 쓰라고 해도 못 쓰겠다.”
“진짜 뚱땡이라는 별명을 진심으로 좋아한 거야? 이건 전국 뚱땡이들을 향한 기만이야!”
생각지도 못한 결과에 죄수들이 놀라 수군거렸다.
“거 봐, 이 인간들아! 내가 아니라고 했잖아!”
끌려 가던 베타가 버둥거리며 절규의 말을 내뱉었다.
했잖아— 아— 아-
마지막 말이 ZERO처럼 길게 울려 퍼져 여운을 남겨 주었다.
그렇게 죄수였던 베타가 간수로 오해받아 탈락한 후, X맨의 의심의 눈초리는 다시 나를 향했다.
좋아, 내가 의도한 건 아니긴 해도 죄수 한 명 확실히 보내 버렸고.
이제 남은 죄수 넷을 이런 식으로 보내 버리든가 페이크 통로로 데려가든가 둘 중 하나만 하면 됐다.
“자! 그러면 얼른 다음 방으로 갈까요? 베타를 위해서라도 우리라도 탈옥해야지.”
잘못된 선택으로 동료 한 명을 잃었다는 죄책감 때문인지, 아니면 남은 다섯 명 중에 여전히 간수가 있다는 공포심 때문인지 한결 쳐진 분위기를 스위치 누님이 애써 끌어올렸다.
잘못된 출구와 옳은 탈옥 출구의 갈림길로 향하는 다음 방은 난이도 별 세 개 수준의 문제였다.
“이게 교도소 바깥의 지도 같고요, 여기에서 최단 루트를 찾아 보라는 거 같은데? 루트마다 알파벳이 적혀 있으니까, 맞는 루트를 연결해서 단어를 만들어야 하나 봐요.”
“아, 탈옥하고 나서 바깥 세상까지 이렇게 고려해 주는 거야?”
“그런데 여기 경찰서들 있잖아요. 우리가 탈옥을 하면 경찰서를 피해서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무조건 여기가 막히는데?”
“아니야, 우리가 처음부터 잘못 갔어. 이쪽으로 돌았어야 했어.”
“그러면 B, R, E, A, K, break네요.”
패널들이 퍼즐을 푸는 동안, 나는 리액션과 박수 머신을 맡았다. 메아리가 나를 툭 치며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
“예선전 1위가 이렇게 활약을 안 하면 어떡해요.”
“저는 중요할 때만 머리를 씁니다.”
사실이었다.
“우리 탈옥 방해할 때?”
베타가 탈락하고 난 후로 아예 나를 간수로 단정 지은 듯, 나를 떠보는 듯한 X맨의 물음에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머리가 굴러갈 때요. 매 순간 굴러가는 머리가 아니라서. 약간 신내림? 그런 걸 받아야지 머리가 굴러가거든요.”
진지하게 사실을 말하자 X맨의 표정이 아리송하게 변했다. 내가 자기를 놀리는 건지 진실을 말하는 건지 가늠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왜 자꾸 그래요. 007 머쓱하겠다.”
메아리가 내 편을 들어 X맨을 제지해 주었다. X맨이 알파벳 자물쇠를 여는 스위치에게 훈수를 두는 사이, ZERO와 메아리가 내게 목소리 낮추어 속닥거렸다.
“저는 X맨이 좀 수상하긴 해요. 일부러 007한테 관심을 돌리는 것 같은…? 안 그래요?”
“내 말이! 별명도 솔직히 베타한테 밀려서 주목을 못 받은 거지, 지금 생각해 보니까 좀 그렇잖아.”
X맨과 정반대로, 메아리와 ZERO는 내가 죄수라고 굳게 믿고 있는 듯했다. 대체 이 올곧은 믿음이 어디에서 온 건지 정말 궁금했다.
“하긴, 감자라는 별명을 마냥 긍정적인 의미로 보는 사람이 많지는 않죠.”
X맨의 별명을 언급하면서 ZERO의 의심을 슬쩍 거들어 아예 불을 지폈다.
“다음 간수 찾기 찬스에는 ZERO님이 X맨님한테 물어보는 건요?”
“뭐를요?”
“네, 예측하기로는 간수용 질문이랑 죄수용 질문이 다르잖아요. 그러니까 2번 혹은 5번 질문이 뭐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X맨이 죄수라면 저희가 아는 질문으로 대답을 할 거고, 간수라면 대답을 피하거나 이상한 질문으로 답을 하겠죠.”
그러면 나는 죄수용 질문을 알게 되고, 내가 다음 간수 찾기 찬스를 무사히 넘긴다면 X맨의 의심도 나한테서 자기를 콕 집어 보내려 하는 ZERO한테로 옮겨 갈 테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
굳이 메아리가 아닌 ZERO한테 물어보라고 한 이유는 간단했다.
메아리는 이전에 질문을 기습 공개하며 확실한 죄수로 각인됐기 때문이다. 의심 폭탄 돌리기를 위해서는 죄수로 확정되지 않는 사람이 필요했다.
이게 바로 정치질이라는 건가?
나중에 본방 사수로 꼭 봐라, 막내야! 이 형이 정치질을 훌륭하게 해내는 모습을!
ZERO는 내가 길게 늘어놓은 아이디어에 완전히 넘어가 열성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break라는 단어가 나오도록 알파벳 자물쇠를 돌리니 문이 열렸다.
다음 방으로 향하기 전에 관문처럼 간수 지목 찬스 타임을 가졌다. ZERO는 아주 착실하게 내 시나리오대로 움직여 주었다.
“어디, X맨이 질문이 뭔지 한번 대답해 보시죠? 저희가 지금 계속 질문을 먼저 공개해서 답변을 끼워 맞추시는 분이 여기에 한 분 계시는 거 같거든요? 그래서 각자가 아는 질문이 뭔지를 먼저 한 번 들어봐야 할 거 같달까.”
팔짱을 끼고 X맨을 공격하는 ZERO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X맨이 대꾸했다.
“내가 포기했던 일 중 지금도 생각나는 건?”
그렇군. 그게 질문이었군. 덕분에 충분히 내 답과 관련해서 둘러 댈 핑계를 생각할 수 있었다.
참고로, 간수용 자기소개서의 2번 질문은 ‘내가 선택했던 최고의 결정은?’ 이었다.
X맨이 목을 쭉 빼고 내 답변을 제일 먼저 훑었지만 나는 거리낄 게 없었다. 끼워 맞추면 충분히 말이 되는 답변이었기 때문이다.
[힙합 외길 인생을 포기한 거]
“그래서 DTB도 나가셨구나…”
알아서 서사를 부여해 주는 메아리의 말에 씁쓸한 얼굴을 하고선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한 답변이 딱히 없었기에 이번에도 간수를 지목하지 않고 패스했다.
자신만만하게 지목했던 베타가 사실 죄수였다는 게 꽤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그럴 만도 하지.
어차피 방송에서는 간수용 자기소개서 질문도 함께 비춰 줄 것이기 때문에 내가 아직도 힙합 미련을 놓지 못한 아티스트 및 힙합 말기병 환자로 보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뭐, 안 보여 주면 내가 인별로 자소서 질문 뭐였는지 까면 되고. 혹시 몰라서 사진도 찍어 놨다. 물론 질문을 외우려던 용도이긴 했지만 그 사진이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줄이야.
하지만 이번 찬스 때문에 X맨은 확실히 간수 의심을 벗었다.
이제 간수 의심을 살 만한 인물은 나, ZERO, 그리고 스위치뿐이었다.
X맨의 의심이 나한테서 ZERO로 옮겨진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됐다.
분기점에서 페이크 출구로 데려가야지만 내 승리로 끝나기 때문이다.
다음 방은 거대한 리듬 게임 같은 방이었다.
바닥에 있는 둥근 센서가 깜빡이는 순서에 맞춰서 발로 밟거나 손으로 꾹 누르면 됐다.
“대체 무슨 순서인지 이걸 예상할 수가 없네….”
“지호, 아니 ZERO! 뒤에, 뒤에! 뒤로 밟아!”
“아, 또 실패야!”
“센서 꺼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요. 저희가 보는 것만으로는 못 따라가요. 이거 순서를 먼저 파악을 하고 구역별로 맡아서 이걸 딱딱 눌러야 될 것 같아요.”
하지만 펜도, 종이도 없이 센서가 켜지는 순서를 머릿속에만 새겨야 한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네 구역으로 나눠서, 여기 첫 번째 구간은 두 분이 맡으시죠. 여기는 손이랑 발을 둘 다 써도 한 명으로는 힘들어요. 순서가 이렇게 되니까.”
“와, 007 완전 동체 시력이랑 기억력 대박이다. 이걸 다 따라가네.”
“여기만 열심히 관찰했습니다. 나머지는 다른 분들이 맡아 주시죠.”
이 정도면 충분히 활약했다고 할 수 있었다.
“네 번째 구역은 센서가 좀 빨리 바뀌어서 순발력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여기는 누가 맡으실래요?”
“제가 맡겠습니다.”
내가 나서서 제일 어려운 구간까지 도맡자 X맨의 의심은 점점 나한테서 ZERO에게로 기울어지는 듯했다.
“드디어 성공!”
“이 방 너무 어렵다! 이거 베타까지 있어야지 쉽게 했겠다.”
센서를 모두 꺼뜨리는 것에 성공하자 문이 열렸다.
드디어 분기점이자, 간수와 죄수의 승패가 갈리는 마지막 관문을 앞에 두고 최후의 간수 지목 찬스가 시작됐다.
“이번에는 질문 말하지 말고, 말하라고 하지도 말고 일단 답변부터 까 보죠.”
X맨이 ZERO와 나, 스위치를 의심 어린 눈길로 쓰윽 훑으며 말했다.
이번에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면서 답변을 가린 띠지를 뜯으며 동시에 재빨리 다른 사람들의 답변을 스캔했다.
[나비 2호랑 마지막까지 함께 있어 주지 못한 거]
[부모님 데리고 자유여행]
[양념치킨 시킨 거]
[OTT 서비스 결제한 거]
[윙크 연습]
‘오, 망했는데?’
본선전 시작 이래로 최고의 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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