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58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57화
본선전을 시작한 지 20분도 채 되지 않아서 탈락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서 그런가, 기껏 외운 자소서 답변들도 가물가물했다.
젠장, 여기에서 떨어지면 멤버들을 어떻게 보는데!
물론 레브 평균 지능 수치를 확 낮춰 놓는 게 미안해 멤버들을 볼 낯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고.
내가 여기에서 우승자가 되어 멤버들에게 내가 대중들한테 레브가 두뇌 그룹이라고 제대로 각인시켜 놨다고 떵떵거릴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가 20분 만에 사라지는 게 너무 억울해서 그런다.
“하나 둘 셋!”
미적거리는 티라도 내면 간수로 의심 받을까 봐 답변을 가린 띠지를 시원시원하게 뜯었다.
[없음]
죄수 전용 질문의 답변으로도… 말이 됐다!
잘했다, 과거의 나! 생각 안 하고 대충 쓴 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나머지 답변들도 도움이 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아, 007은 습관이 없어요?”
“네, 딱히 무의식적으로 하는 습관적인 행동은 없는 것 같아요.”
너무 단정 지으면 오히려 의심을 살 수 있기에, 여지를 남겨 두었다.
“제가 모를 수도 있긴 한데, 일단은 없습니다.”
“하긴, 나도 내 습관 옆에서 지적해 줘서 알았어.”
아주 고맙게도 스위치 누님이 내 핑계를 거들어 주었다.
만약 멤버들이랑 이 게임을 했으면 바로 거짓말이라는 걸 들켰을 거다. 습관적으로 앞머리 쓸어 넘기기나 손가락 끝으로 툭툭 두들기기 같은 습관을 멤버들이 모를 리가 없으니까.
하지만 나를 모르거나 방송 촬영 때 잠깐 얼굴 본 게 전부인 이 사람들이 내 습관을 알 게 뭔가.
나머지 죄수들의 답변은 특별할 것 없는, 흔한 사람들의 습관이었다.
딱 한 명만 빼고.
“잠깐만, 베타 답변이 좀 이상한데? 누가 대체 무의식적인 습관이 바닥 닦기야?”
ZERO의 의심 제기에 베타가 눈을 크게 뜨며 필사적인 자기변호를 해 댔다.
“나 진짜 바닥 닦아! 집에 있으면 그냥 무의식적으로 걸레질하고 그래! 내가 바닥이라고 뭉그러뜨려 놔서 그렇지, 그냥 막 닦는 게 취미야!”
솔직히 누가 봐도 여기에서 제일 수상해 보이는 답변이긴 했다.
간수인 내가 봐도 정말 간수처럼 보이는 답변이었다. 설마 간수가 두 명인가? 본선전의 두뇌 벨런스 패치를 위해 간수 한 명을 더 붙여 준 건가?
“아니, 그런데 이분은 진짜 대기실에서도 막 테이블 닦고 있다니까. 내가 본 것만 몇 번인지 몰라.”
X맨이 베타를 거들자 살짝 아리송해졌는지 다들 간수 지목을 보류했다.
나도 저 변호 때문에 베타가 간수라는 확신을 다시 의심으로 돌렸으므로, 아주 성공적인 변호였다.
“일단 베타를 간수 의심 후보에 넣어 놓을게요. 답변이 제일 수상해서 어쩔 수 없어요.”
“007도. ‘없음’이라는 대답이 너무 포괄적이야.”
겨우 의심을 피했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한시름 놓고 있자, X맨이 바로 나를 의심 후보군으로 지목했다.
이렇게 감이 좋은 죄수는 싫다니까.
두고 봐라. 반드시 다음 찬스에서 역으로 의심해 준다.
의심에서 벗어나려면, 다음 찬스에서는 빈틈 하나 없는 완벽한 답을 내놔야 했다. 이 자소서 답변을 이제 와서 고칠 수도 없고, 에휴.
다음 방은 출구가 세 개였다.
내가 시작 전에 외워 놓고 갈기갈기 찢었던 지도를 기억 속에서 되살려 보았다. 그래, 여기에서 세 갈래 길이 나왔었지.
출구 A는 올바른 출구로 다이렉트로 갈 수 있는 길이었고, 출구 B는 올바른 출구와 잘못된 출구의 중간 지점, 출구 C는 바로 잘못된 출구로 가는 길이었다.
나는 여기서 죄수들을 B나 C로 몰아넣어야 한다.
A로 빠지는 순간, 그걸로 본선전은 끝. 내 패배다.
“이 세 출구 중에 탈출구를 찾아서 가야 하는 것 같은데요?”
“아니, 두 개만 뚫어 놓지 왜 수고스럽게 통로를 세 개나 뚫어 놨어?”
그야 하나는 페이크 통로고, 하나는 댁들을 페이크 통로로 인도할 빌드업 통로이기 때문이다.
“여기 카드키 있는데, 이 카드키는 딱 한 번만 쓸 수 있대요. 그리고 여기에 단서들도 같이 있는 것 같아요.”
책상에 놓인 카드키와 수첩을 집어 든 메아리가 그것들을 흔들어 시선을 끌어모았다.
[교대일지]
22:00 – 교대 전 마지막 정리 완료
열쇠는 늘 쓰던 그 자리에.
P.S. 화분의 균형이 맞지 않는 게 식물이 죽는 원인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순찰일지]
– 07:00 감방 B구역 죄수번호 274 병원으로 이송
– 07:15 감방 A, C구역 점호 (이상 없음)
– 07:30 식사 A구역 배식 완료
– 07:35 독방 #3 점검 완료
– 07:40 수감자 이탈 감지 (CCTV 고장)
– 08:00 ■구역 락다운
“벽에 배식표도 붙어 있네. 이것도 단서겠지?”
베타는 본인에게 향하는 의심을 지우려는 듯, 아주 적극적으로 단서를 찾아 나섰다.
[배식표]
– A구역: 07:30 배식 완료
– B구역: X
– C구역: X
물론 생각 같아서는 선동과 날조로 바로 C구역으로 끌고 가고 싶지만, 인터넷 세상에서의 선동도 실패하는 내가 현실 세계에서의 선동을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았다.
아직 아무 추론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C구역으로 가자고 우기면 상당히 수상해 보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일단 슬쩍 운을 뗐다.
“여덟 시에 락다운 된 구역이 A, B, C 중에 어디인지부터 찾아야겠네요. 락다운된 통로는 들어가면 오도 가도 못 할 거 아니에요.”
죄수들은 본격적으로 단서를 조합해서 맞는 통로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정답을 알고 있는 나만 말을 조심할 뿐이었다.
“B구역이랑 C구역이 배식이 안 됐네.”
“그런데 락다운은 배식 후에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세 구역이 분리되어 있으니까, A구역을 락다운해도 B, C구역 밥은 주죠.”
내가 간수 의심 후보군에 오른 데에 이어, 죄수들을 유도해야만 하는 두 통로까지 의심 후보군에 오르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여기에서 바로 탈옥을 무산시키는 건 불가능하더라도, 최소한 분기점까지는 데리고 가야 하지 않겠나. 그래야지 내가 레브의 새로운 브레인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지.
“저 문 위에 달린 모니터들을 켤 수가 있나?”
“리모컨이 어디 있지 않을까요? 어어, 책상 서랍이 잠겨 있네? 여기 혹시 리모컨 있는 건가? 007! 여기 한 번만 와서 책상 좀 기울여서 흔들어 줄 수 있어요? 우리는 얼른 여기 책상 위에 있는 것들 다 치우자.”
스위치 누님의 요청에 기꺼이 책상을 들어 올려 각도를 기울여 보았다.
“서랍 안에 뭐 있는 거 같은데요. 서랍 안에서 스르륵 하는 소리랑 탁 부딪히는 소리 들렸어요.”
“잠시만, 다시 좋게 놔 봐요. 으으음, 서랍 여는 방식이 열쇠로 여는 거네. 열쇠를 찾아야 한다는 소리네요?”
열쇠가 있는 곳의 단서는 교대 일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화분 밑에 열쇠를 두니까 화분이 기울어지는 거죠. 제 추론이 맞는 건지 보려면 화분이 기울어졌는지 확인하면 되잖아요.”
“어, 진짜 하나가 좀 기울어졌는데?”
“화분 밑에 열쇠 있네요!”
그렇게 화분 밑에서 열쇠를 찾아서 책상 서랍 안 리모컨으로 CCTV 모니터를 켜 보았다.
‘글렀군.’
멀쩡히 켜지는 A, B구역의 화면과 노이즈가 치지직거리는 C구역의 화면.
“수감자 이탈이 감지된 곳에 락다운을 할 확률이 높으니까, CCTV가 고장 난 C구역이 락다운 구역일 거예요!”
이렇게 죄수들 다이렉트 탈락 통로인 C구역으로 데려가는 건 물거품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어떻게든 B구역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거였다.
X맨은 계속 A구역이 제일 안정적이니 A구역이 맞는 탈옥 루트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이렇게 감이 좋은 죄수는 싫다고.
“저는 오히려 B구역이 더 탈옥 출구에 가까워 보이는데요?”
나도 적극적으로 끼어들어 B구역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만약 B구역의 유일한 죄수인 274가 독방 3을 썼다고 가정하면, 274가 병원으로 이동하면서 B구역이 아예 비었으니까 배식도 굳이 안 한 거지 않을까요?”
어떻게든 탈옥을 실패하게 만드는 루트로 끌고 가기 위한 아무말 대잔치였는데, 이걸 듣는 죄수들의 표정이 쓸데없이 진지했다.
“독방 3을 점검한 것도 죄수 번호 274가 왜 아픈지 알아보려고 점검했을 수도 있고… 그러네. 말이 되네요.”
스위치 누님이 내 아무말 대잔치에 서사를 더해 주었다.
“저도 B구역일 거 같은 게, A구역이 점호할 때 이상이 없고 배식도 유일하게 완료됐다는 건, 계속 사람이 있다는 뜻이잖아요. 그러면 탈옥하기에는 조건이 안 맞는 것 같아요.”
베타는 또 죄수들이 A구역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아주 적극적으로 나를 서포트해 주었다. 이러면 또 같은 간수가 아닌지 의심하게 되잖냐.
“그러면 의견이 이렇게 갈리니까, 다수결로 정합시다. A구역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오직 X맨만 손을 들었다.
“B구역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나머지가 모두 손을 들어 올렸다. X맨은 영 찝찝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순순히 본인의 고집을 꺾었다.
카드키를 B구역으로 향하는 문 키패드에 대자 문이 열렸다.
“오, 찬스권! 우리 맞게 왔네!”
바닥에 곱게 놓인 간수 찾기 찬스권을 발견한 메아리가 방방 뛰었다.
“B구역이 정답 맞았네요.”
“…그러네.”
A구역을 고집했던 X맨도 머쓱한 표정이 되었다.
X맨의 말을 따라 A구역으로 갔으면 바로 탈옥했을 텐데, 쯧쯧. 나만 좋은 일이었다.
“다시 간수 찾기 찬스가 돌아왔네요. 이번에는 자소서 3번 질문입니다!”
“3번 질문이 그거였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칭찬은?”
메아리가 불쑥 죄수용 3번 질문을 공개했다.
“뭐야, 다들 표정 변화가 없어. 듣고 움찔하는 사람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3번 질문을 공개해 놓고선 매의 눈으로 잽싸게 모두를 훑은 메아리가 김샜다는 얼굴로 툴툴거렸다.
그럴 줄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해 놨다. 이렇게 기습적으로 공개할 줄은 몰랐지만. 답변을 가린 띠지를 떼어 내면서도 내 표정은 여유롭기 그지없었다.
내 자소서의 3번 질문은 ‘내가 가장 듣기 민망한 칭찬은?’이었다.
그리고 내가 쓴 답은…
[국힙원탑]
“아, 이 칭찬 좋아하죠. 가끔 민망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원탑이라니까 들으면 기분은 좋죠.”
멋쩍게 뒷머리를 쓸어올리며 속으로는 나 자신을 향해 찬사를 날려 댔다.
크, 어제의 겸손이 오늘의 나를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