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57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56화
간수 다섯에 죄수 하나였으면 죄수‘들’이라고 적혀 있지도 않았겠지. 희망찬 생각을 해 보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류재희가 브리핑해 준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특정 역할을 맡는 인원은 대부분 한 명뿐이었지만 딱 한 번, 두 명이 특정 역할을 맡은 적이 있었다. 범인과 공범 역할이었던가.
제에발 제작진들이 류재희화 서예현에 비해 딸리던 내 머리를 고려해서 조력자 간수라도 한 명 붙여 줬으면 했다. 몸싸움은 자신 있었지만 두뇌 싸움은 음…
내가 레브 최고 두뇌가 아니라는 걸 이렇게 인정하고 있잖아!
독방에 들어올 때 쪽지와 함께 가지고 들어온 건, 지도 한 장과 띠지로 하나씩 가려진 자기소개서 답변이 끼워져 있는 파일철이었다. 탈옥할 때 꼭 같이 챙겨서 나가라고 신신당부했던 물건이기도 했다.
이 종이에는 질문은 없고 내가 적었던 답변만 있었다. 이래서 자소서 질문을 외워 오라고 했던 건가.
지도에는 진짜 출구와 내가 죄수들을 이끌어야 할 가짜 출구가 기록되어 있었다.
‘여기에서 왼쪽 길로 꺾으면 된다고? 오케이.’
이 지도를 들키면 바로 간수인 것도 들킬 터라 쓰윽 훑어 길을 외우고 원본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갈기갈기 찢었다.
그 순간.
위이이이잉-
조명이 시뻘겋게 변하며 사이렌이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사이렌이 울리면 탈옥이 시작되는 거였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문은 자물쇠로 안쪽에서 잠겨 있는 상태.
이 자물쇠를 풀어야지 이 독방에서 나가서 탈옥하는 죄수들을 방해하든가 다시 독방에 집어넣든가 할 텐데,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내가 최초로 시작 단계에서 아무것도 해 보지 못하고 리타이어되는 특정 역할 인물이 되게 생겼다고.
“쓰읍…”
힘으로 자물쇠에 묶인 문고리를 마구 잡아당겨 보자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살짝 틈새를 벌렸다가 닫히기를 반복했다.
좋아, 문제를 풀지 못하더라도 몸빵이라는 훌륭한 플랜 B가 생겼군.
적어도 이 방에 갇힌 채로 게임이 끝날 일은 없다는 게 내게 안정감을 선사했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좁은 독방을 둘러보자, 독방 선반에 놓인 네 권의 책과 화이트보드에 적힌 단어가 보였다.
“비발디? 작곡가 아니야? 이게 뭐? 비발디가 책도 썼어?”
책들은 시리즈물들이었는데 각자 시리즈와 권수가 모두 달랐다.
[그대와 나의 가을 02]
[어서 봄이 오면 좋겠어 04]
[꽃이 눈처럼 내리는 밤 01]
[여름비 03]
저 권수 숫자를 나열하면 저 자물쇠 비밀번호가 어떻게든지 나올 거 같긴 했다.
마침 딱, 비발디의 곡 중 가장 유명한 ‘사계’가 있었다.
비발디 사계 악장은 봄-여름-가을-겨울 순이니까 이 책들의 제목을 사계절 순서로 나열하면 될 것 같았다.
“오, 쉽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눈이니까 겨울.
4321을 당당하게 누르자 자물쇠가 열…
…리지 않았다.
옆에서 문이 열린 듯한 덜컹! 소리가 나자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 안 돼! 저 죄수들이 탈옥하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데!
역시 본선전은 예선전과는 차원이 다른 난도였다. 막내가 있었으면 쉽게 풀 수도 있었을 텐데, 일단 나는 쉽게 풀기는 불가능했다.
‘확 몸빵 가?’
지금이라도 몸을 날려 문을 날려 버릴지 고민하던 도중, 내가 놓쳤던 게 눈에 들어왔다.
[어서 봄이 오면 좋겠어 04]
어서 봄이 오면 좋겠다는 말은, 아직 봄이 아니란 말과 일맥상통했다.
그러면 이게 겨울이고, 꽃이 눈처럼 내리는 밤은 벚꽃일 확률이 높으니 봄이겠군.
1324로 고쳐 누르자 달칵-!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자물쇠가 열렸다.
봤냐, 막내야. 네가 없으니까 내가 머리를 쓴다.
하마터면 첫 번째 퍼즐부터 풀지 못하고 기물 파손으로 나올 뻔했다. 레브의 대표 지능 수치를 낮추지 않아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독방 철문을 열고 나오자 나를 기다리고 있던 고정 패널 다섯 명이 나를 반겼다.
내가 꼴등이라니. 솔직히 그럴 것 같긴 했다.
“다들 각자 코드네임부터 소개해 보죠. 탈옥할 때까지 저희는 서로를 본명이 아니라 코드네임으로 불러야 하니까요. 일단 저는 스위치예요.”
할리퀸처럼 양 갈래로 머리를 묶고 점프슈트를 한 쪽 팔만 꿰어 입은 누님의 주도에, 차례로 코드네임을 소개했다.
“제 코드네임은 007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코드네임을 좀 더 까리한 걸로 지을걸 그랬다. 너무 1차원적으로 지었나.
“X맨입니다.”
하지만 바로 뒤에 나온 코드네임을 듣자마자 머쓱했던 심정이 싹 사라졌다. 음, X맨보다는 007이 더 낫지.
“저는 베타입니다.”
“메아리라고 해요.”
“Zero입니다.”
여섯 명의 코드네임 소개가 모두 끝나고, 본격적으로 탈옥이 시작되었다. 내 경우에는 죄수들의 탈옥 막기 임무가 시작된 셈이었다.
“그런데 제가 저희 여섯 명 중에 간수가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거든요.”
시작하자마자 바로 나를 간접 공격해 오는 ZERO의 말에 속으로 흠칫하면서도 최대한 뻔뻔한 얼굴로 표정 관리를 했다.
만약 서예현이 본선에 진출했으면 연기를 못해서 바로 간수인 걸 들키고 장렬하게 탈락했을 게 분명했다.
“저는 X맨이 코드네임부터 수상한데, 설마?”
입을 가린 메아리가 가벼운 농담을 하듯 X맨을 곧바로 떠 보았다.
X맨은 외국 슈퍼히어로 영화의 코드네임이기도 했지만 팀 미션을 방해하거나, 본인만의 비밀 미션을 수행하면서도 팀원들에게 정체를 들키지 않아야 하는 참가자를 일컫는 말이기도 했다.
딱 지금 간수의 상황과 너무나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코드네임이었다.
물론 진짜 간수이자 X맨은 나였지만.
“그렇게 치면 여기 007 스파이도 수상하지.”
X맨이 물귀신 작전을 펼쳐 내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서 받아치는 게 더 수상할지, 아무 말 안 하는 게 더 수상할지, 그렇게 치면 스위치도 간수랑 죄수를 넘나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코드네임 아니냐고 스위치 누님을 나도 끌어들이는 게 더 수상할지 고민하고 있는 사이, 베타가 넉살 좋게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에이, 이건 좀 억지다. 애초에 자소서를 우리 이번 EXIT 주제 전달받기 전에 작성했잖아.”
“간수는 전달받은 후에 작성했을 수도 있죠.”
“그걸 그렇게 코드네임에서부터 티를 낼까? 바로 들킬 게 뻔한데?”
그렇게 코드네임 의심은 일단락되었다.
좁은 복도를 걷자 드디어 첫 번째 관문이 나왔다.
첫 번째 관문은 일단 앞으로 나아가는 관문이었다. 가짜 통로든 진짜 통로든 관련이 없는 관문이라는 소리다.
첫 번째 관문은 좁은 방이었다. 간수의 방이라는 걸 알아챌 수 있도록 곤봉과 수갑, 모자가 책상에 놓여 있었다.
우리가 들어온 입구 말고는 출구가 보이지 않고 책상과 의자, 책이 몇십 권 꽂힌 큰 책장만이 있었다.
“뭐야? 출구가 없는데?”
“보통 영화 보면, 책장을 이렇게 밀면 숨겨진 공간이 딱 나오지 않아요?”
부자연스럽게 벽 왼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책장을 힘껏 밀자 책장이 몇 센치 드르륵 밀리며 뒤의 공간이 아주 조금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이 틈으로 비집고 들어가기는 턱없었다.
좀 더 밀면 팍 밀릴 것 같긴 한데…
“어어어, 이든, 아니 007! 고장 난다, 고장 나!”
“이야, 저걸 힘으로 밀어 버리네. 대단하다. 팔뚝에 핏줄 선 거 봐.”
다급히 나를 말리는 스위치 누님의 손길에 책장에서 손을 뗐다.
“이게 밀리긴 밀리는 거예요?”
호기심 넘치는 표정으로 다가온 메아리가 힘껏 책장을 밀어 보았지만 책장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어우, 답답해. 나와 봐 봐.”
끙끙거리는 메아리가 어지간히 답답했던지 베타가 소매를 걷어붙이며 나섰다. 기합을 내지르며 힘껏 책장을 미는 베타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뒤의 공간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아주 찔끔 움직인 책장을 보며 메아리가 혀를 찼다.
“007은 저렇게 힘겹게 안 열던데.”
“내가 약한 게 아니라 이쪽이 힘이 센 거야. 대체 어떻게 열었어요?”
“그냥 힘 주니까 밀리던데요?”
만약 여기에 나만 있었다면 퍼즐이고 뭐고 힘 줘서 열고 나왔을 거다.
책장 뒤에 공간이 있다는 걸 확인시켜 준 것만으로도 나는 이 관문에 아주 큰 기여를 한 셈이었다.
그러니 퍼즐을 풀지 못해도 의심은 안 받겠지.
“일단 힘으로 여는 건 아닌 것 같고, 이걸 어떻게 열어야 하는가가 관건이네요.”
“아무래도 정해진 책을 뽑으면 열리지 않을까요? 영화에서 보면 책 몇 개 뽑으면 스르륵 열리잖아요.”
좋아, 여기까지 떠먹여 줬다. 나는 충분히 내 몫을 한 거다.
“여기 책상에 힌트가 있어요! red래요.”
“어디 보자… 그러니까 붉은색과 관련된 제목의 책들을 빼면 된다는 거지?”
“붉은색 책 표지를 말하는 거일 수도 있지 않나?”
“지금 여기 책장에 꽂힌 책들을 싹 보니까 붉은색 표지는 안 보이는데요. 일단 「사과나무 아래에서」, 이건 사과가 붉은색이니까 이거 빼는 거 맞겠죠?”
“「노을과 바다」 이거도 노을이 붉은색이니까 빼야 하겠지?”
나도 열심히 책을 빼는 걸 거들었다. 남이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니 너무 편했다.
계속 이런 식이었으면 참 좋을 텐데, 이제 다음 코스부터는 내가 머리를 써서 죄수들을 가짜 통로로 인도해야 했다.
붉은색과 관련된 제목의 책을 모두 뽑자 책장이 스르륵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숨겨진 통로가 드러났다.
통로를 통해 이동하자 찬스권이 벽에 붙어 있었다.
“오, 여러분! 저희 중에 있는 간수를 밝혀 낼 수 있는 찬스를 받았어요.”
이런 찬스 주지 말라고.
하지만 마음과 달리 파르르 떨리는 입꼬리를 애써 끌어올리며 기뻐 죽겠다는 표정을 꾸며냈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서예현이 본선 진출을 하지 않아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저희가 탈옥하면서 가져온 자기소개서 답변 있죠? 거기에서 4번 질문 답변을 다들 공개할게요. 하나 둘 셋 하면 4번에 붙어 있는 띠지를 떼서 보여 주시면 됩니다.”
“4번 질문이 뭐였지?”
“내 무의식적인 습관은? 이잖아요. 혹시 혼자만 질문 다를까 봐 떠보는 거예요?”
“아, 맞다. 그거였지. 아주 잠깐 까먹었어.”
엥? 4번 질문이면 ‘내가 자주 실수하는 행동이 있다면?’ 아니었나?
설마 간수용 자기소개서랑 죄수용 자기소개서 질문이 다른 건가?
띠지 끝을 붙잡은 손 끝에 땀이 축축하게 배어 나왔다.
내가 답을 뭐라고 적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