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53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52화
두 번째 찬스로 방에 들어오자마자 신속하게 힌트 휴대폰과 수칙서를 챙겼다.
[호텔 라르크와를 이용하는 투숙객을 위한 안내서
투숙객께서는 반드시 본 수칙을 준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칙 위반 시 발생하는 일에 대해서는 본관은 일절 책임지지 않습니다.
1. 문을 꼭 닫아 주십시오.
2. 이곳에 거주하는 다른 투숙객들의 이름을 부르지 마십시오.
3. 객실에 들어갈 때에는 반드시 박자를 맞추어 노크를 해야 합니다.
……
부디 행운을 빕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지켜야 할 수칙은 총 일곱 개였다.
어두컴컴한 조명 속, 호텔 카운터와 의자, 그리고 정면에 키패드가 달린 문 하나.
굉장히 단출한 공간이었다.
이곳에서 키패드의 비밀번호를 찾아 저 정면의 문으로 넘어가는 게 이번 방의 미션인 듯 싶었다.
“일단 투숙객 명단이 여기에 있었어요.”
카운터에 들어간 류재희가 뒤적거리더니 파일철을 찾아내 우리를 향해 흔들었다.
나랑 서예현은 다음 방으로 향하는 곳일 확률이 높은 문으로 가서 문고리 위에 달린 키패드를 살펴보고 있었다.
“키패드가 숫자가 아니라 알파벳인데? 그러면 비밀번호가 영어 단어인가?”
“hotel 아니냐? next라든가, hello라든가.”
현 상황에서 비밀번호로 쓸 만한 단어들을 생각해 읊다가, 바로 실행에 옮기기 위해 키패드 버튼을 누르려고 하자 서예현이 다급히 나를 잡고 늘어졌다.
“야야, 윤이든! 입력하지 마! 그러다가 기회 다 닳아져서 아예 안 열리면 어떡해! 첫 번째 관문도 통과 못 하고 다 같이 탈락하게 만들고 싶어?”
“이미 3분 만에 다 같이 탈락한 전적이 있는데, 뭐 어때. 기록이 그래도 1분 더 늘었잖아.”
어깨를 으쓱하자 서예현이 너한테는 그게 오명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자기한테는 오명이라며 가슴을 퍽퍽 쳐 댔다.
“꼭 단어가 아니라 그냥 알파벳 나열일 수도 있죠.”
류재희가 내 가설을 정정해 주었다.
“일단 여기에서 키패드 패스워드 힌트가 될 만한 게, 투숙객 명단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일 층부터 오 층까지 총 다섯 장이에요.”
다섯 장의 종이에는 투숙객들의 이름과 그들이 묵고 있는 호실, 체크인과 체크아웃 날짜가 적혀 있었다.
“사람들 이름도 다 영어로 되어 있어서 뭐가 비밀번호인지 모르겠어요.”
투숙객 명단에 적힌 이름은 총 36개. 이걸 키패드에 하나하나 다 쳐 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김도빈이 우리가 예측했던 대로 당당하게 외쳤다.
“힌트 쓰자!”
“힌트 쓸 생각하지 말고 머리를 써, 쫌!”
만약 룰이 계속 탈락제였다면 류재희와 김도빈은 시작한 지 2분 만에 또 1타 2피로 끌려갔을 것이다.
“그리고 투숙객 명단 제일 앞쪽에 이런 게 있었거든요?”
류재희가 우리에게 보여 준 종이에는 숫자와 영어, 기호가 혼합되어 적혀 있었다.
글자 위에 마치 취소선처럼 선 두 개가 그어져 있었다.
“이게 비밀번호 아니야? GbkHCAEE?”
“그렇게 쉬울 리가 없잖아요. 두뇌 싸움이라고요. 머리를 써야 한다고요, 머리를.”
연속해서 금지어를 말하는 류재희를 앞에 두고 표정 관리가 힘들어서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고개를 휙 돌리자, 나랑 마찬가지로 얼굴에 함박웃음을 걸고 있는 서예현과 눈이 마주쳤다.
서로의 히죽거리는 얼굴을 보자마자 둘 다 바로 웃음을 집어치우고 썩은 표정을 건 채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이리 줘 봐.”
종이를 건네받은 서예현이 종이를 훑더니 선 두 개를 툭툭 쳤다.
“선 따라서 접으면 뭐가 나오지 않을까?”
두 개의 선을 따라서 접어 보자 가운데 부분만 남았다. 위아래로 잘린 글자가 있었지만 이제는 글씨의 형태도 갖추지 못한 꼴이었다.
“더 괴랄해졌는데?”
내 팩폭에 잠시 고민하던 서예현이 접힌 선을 꾸욱 손끝으로 누르며 말했다.
“이거 선 따라서 잘라 볼까? 가위나 칼 같은 거 없지?”
“잠깐만요, 카운터 안 서랍에, 제가 투숙객 명단 찾은 곳에 가위 있었어요.”
류재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카운터 안쪽에 있던 견하준이 서랍을 열어 가위를 꺼내어 건네주었다.
“여기.”
가위를 받아 든 서예현이 망설임 없이 선을 따라 잘랐다. 그렇게 띠지처럼 잘린 가운데 종이를 들어올려 팔랑팔랑 흔들며 물었다.
“방금 형이 접은 거랑 똑같지 않아?”
“그 중간 부분을 빼고, 위아래 종이 조각 두 개를 이렇게 딱 틈 없이 붙이면… 어, 글자 나왔다!”
괴랄했던 암호가 완벽한 영어와 숫자로 변했다.
“CALL이 패스워드인가?”
“겠냐? 전화해 보라는 뜻이잖아.”
“이 휴대폰으로는 안 되겠지? 이건 힌트 화면밖에 안 나오는데.”
“카운터 쪽 찾아보면 전화기 있겠지.”
“전화기 여기 있어.”
견하준이 카운터 구석에 놓인 전화기를 가리켰다. 우르르 전화기 앞으로 몰려든 우리는 침착하게 311을 눌렀다.
달칵-
낭랑한 기계음이 수화기에서 들려왔다.
-205, 301, 506, 303, 402, 201, 407. 다시 들으시려면 별표(*)를 눌러 주세요.
전화기 너머의 음성이 말해 주는 호실을 순서대로 적은 후, 그 호실에 머무는 투숙객들의 이름을 세로로 쫙 나열했다.
George Wexley
Odri Evans
Owen Longford
Dana Calder
Brian Ormond
Yale Miller
Elizabeth Ellis
“여기에서 알파벳 앞 글자만 따면 GOODBYE인데요? 오, 말이 되는 단어인데?”
류재희가 흥분한 얼굴로 앞 글자만 둥글게 체크하자, 옆에서 기웃거리던 서예현도 입을 틀어막고 중얼거렸다.
“헐, 진짜 단어 나왔네?”
나가는 문에 딱 맞는 패스워드였다. 왜 hello는 생각을 했어도 goodbye는 생각을 못 했지?
자신만만하게 키패드를 누르자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키패드의 빛이 꺼졌다.
문고리를 잡아당겨 봤지만 문은 여전히 굳게 잠긴 채였다.
“아니라는데?”
“네가 잘못 누른 거 아니야?”
서예현이 키패드 앞에 우두커니 서 있던 나를 치우고 천천히 스펠링을 읊조리며 눌러 봤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진짜네…?”
정답이라고 확신한 게 오답으로 밝혀지자 이렇게 허망할 수가 없었다.
“그냥 힌트 써요. 첫 번째 관문에서부터 이렇게 막히면 좀 그렇잖아요. 적어도 첫 관문은 벗어난 놈들이 되어야죠.”
김도빈은 다시금 힌트무새가 되었다.
“굳이 힌트 쓸 필요 있냐. 힘으로 열리면 열리겠지. 여기 소화기 없냐?”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서예현과 류재희의 모습과 그걸 지켜보는 견하준과 김도빈. 그건 아마도 전쟁 같은 두뇌 싸움 예선전.
서예현이 말려 보라는 듯 견하준을 툭툭 쳤지만 견하준은 세 마디로 서예현의 쓸데없는 걱정을 제압했다.
“괜찮아, 형. 여기 소화기 없어. 이든이가 저거 때려 부술 만한 물건도 없고.”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지만 소화기는커녕 소화기 코빼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리얼리티 테스트!> 때처럼 정전시킬 수도 없고, 원.
“호텔에 무슨 소화기도 구비를 안 해 놔? 이거 소방법 위반 아니냐? 문 닫고 싶어?”
“폐업했다잖아요.”
류재희의 일축에 혀를 찼다. 그렇군, 이미 닫혔군.
습관처럼 류재희를 ‘막내야!’로 부르려다가 멈칫했다. 이게 바로 직전 금지어였기 때문이다.
서예현의 금지어를 정하면서 첫 번째 금지어 재탕 카드를 써 버렸으니 그 재탕 카드를 뒤에도 쓸 확률이 낮았지만, 거꾸로 뒤집어 생각하면 그 심리를 이용해서 ‘막내야’로 내 금지어를 다시 지정했을 확률도 없지 않다.
여기에서 더 나가서 ‘막내야’의 대체어, ‘재희야’, ‘류재희’ 등으로 금지어를 정했을 확률도 무시할 수 없고 말이다.
아, 두 번째 후보군이었던 ‘준아’도 물론 경계해야 한다. 유의어인 ‘하준아’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흠, 이래서 두뇌 싸움이라는 거군. 좋아, 완벽히 이해했다.
“햄스터, 뭐가 문제인 거 같냐.”
설마 이놈들도 내가 동물 모에화를 입에 올릴지 몰랐겠지. 류재희도 본인을 부르는 내 호칭에 당황했는지 말을 더듬어 댔다.
“지, 지금 저 말하는 거예요?”
“그러면 너 말고 여기에서 자기 햄스터라고 하고 다니는 놈이 누가 있냐?”
이게 금지어를 피하기 위한 내 필사의 몸부림이라는 걸 눈치 챘는지 류재희가 피식 웃었다.
“나름 머리를 쓰셨네요, 형.”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내 금지어가 아니었다. 수칙서에 정답이라도 있는 듯이 빤히 보고 있던 견하준이 30초가 지나기 전에 입을 열었다.
“여기 수칙서에서 이름을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그러면 나열해야 하는 게 이름이 아니라 다른 거 아니야?”
“진짜네? 이름 부르지 말라는 게 수칙서에 있었네? 그런데 객실 호수나 체크인, 체크아웃 시간은 다 숫자잖아. 저 키패드 패스워드는 알파벳이고.”
“힌트 써요, 힌트! 이럴 때 힌트를 써야지 사기가 꺾이지 않는 법이라고요.”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멤버들을 보며 속으로 30초를 세고 있다가 갑자기 머리를 스치는 생각에 고개를 파득 들었다.
“아니, 잠깐만… 여기에서 말하는 이름이 풀네임이 아니라 First name이면? 그러니까, 이름이 아니라 성씨 앞 글자만 따서 연결을 해 보면?”
Wexley
Evans
Longford
Calder
Ormond
Miller
Ellis
“WELCOME…”
키패드에 침착하게 스펠링을 입력하자, 경쾌한 사운드와 함께 문이 덜컥, 열렸다.
“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성씨였잖아? 윤이든이 이걸 맞추다니.”
“우리 보고 불청객이라더니 환영한다고는 해 주네.”
“반어법인 거죠.”
활짝 열린 문으로 나가자 복도처럼 꾸민 방이 눈에 들어왔다. 총 네 개의 문짝이 있었다.
문짝마다 주먹으로 툭툭 두드려 보자, 네 문 모두 안쪽에 빈 공간이 있는 듯한 울림을 냈다.
벽으로 막히지 않은 유일한 문을 찾으려고 했는데 곤란하게 됐다. 이렇게 꼼수를 원천 차단하다니.
“복도에서 알맞은 방을 찾아서 노크를 해야 열리는 구조 같은데요. 박자에 맞춰서 노크를 하라는 걸 보면 문 두드리는 박자를 알아내야 하고요.”
“일단 어떤 문인지 찾는 건 쉬워. 네 개 다 열어 보면 되잖아. 그런데 이제 어떻게 열어야 하는가가 문제지.”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류재희가 반박했지만 나는 당당했다. 이게 내 방식이란다, 막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