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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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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51화

카메라를 보며 쪽지에 적힌 세 글자 단어를 읽었다.

“스릴러입니다.”

자연스레 카메라를 향해 쪽지의 글씨를 보여 주는 건 덤이었다.

“얘들아! 공포 아니래! 스릴러래!”

“살았다!”

“갑툭튀랑 귀짤을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대왕 쫄보 하나와 쫄보 둘이 서로를 끌어안고 기쁨의 감정을 마음껏 나눴다.

나와 견하준도 한결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가 겁이 없다는 이유로, 저 쫄보 트리오가 우리 등 뒤에 들러붙어 귀 옆에서 왁왁 소리를 질러 대는 일은 없을 테니까.

“금지어를 발언하면 탈락이고요, 30초 이상 말을 하지 않으셔도 탈락입니다.”

금지어를 말하지 않겠다고 입을 다물고 있는 건 불가능하다는 소리였다. 다 같이 아무 말 대잔치를 하고 있을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귀가 따가운 느낌이었다.

“힌트는 총 세 번 사용 가능하고요, 지급된 휴대폰에 코드를 입력하시면 되세요.”

간단한 사항을 안내받은 우리는 눈가리개로 눈을 가린 채로 안내에 따라 조심조심 걸음을 내디뎠다.

철컥-

문을 열고 닫는 소리가 연속으로 들렸다.

-눈가리개를 벗고 예선전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행운을 빕니다.

기계식 목소리의 지시에 따라 눈가리개를 벗고 카운터 위의 휴대폰을 제일 먼저 챙겨 들었다.

흐릿한 조명만 하나 켜져 있는 어두컴컴한 장소는 호텔 카운터처럼 꾸며져 있었다.

휴대폰 밑에는 간단한 테마 설정 설명과 수칙서가 놓여 있었다.

「호텔 라르크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1973년 개관, 1991년 폐업.

한때 고위층만이 드나들던 이 호텔은 수많은 사건과 함께 조용히 문을 닫고, 지금은 폐허 속에 가라앉은 채 세간의 기억에서 잊혀졌습니다.

당신은 이곳의 초대받지 않은 손님입니다.

호텔 라르크와는 불청객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이곳을 나가고 싶다면, 반드시 수칙을 지켜야 합니다.

수칙을 어긴 자는 출구를 찾을 수 없습니다.

호텔을 무사히 빠져나가고 싶으시다면, 그 규칙을 기억하세요.

이곳은 친절하지 않습니다.

다만, 공정할 뿐입니다.」

흠, 이런 설정이군.

귀신의 집도 아니고 폐업한 호텔 정도야 껌이지, 뭐. 장르도 스릴러니 귀신이 튀어나올 확률도 거의 없고 말이다.

[호텔 라르크와를 이용하는 투숙객을 위한 안내서

투숙객께서는 반드시 본 수칙을 준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칙 위반 시 발생하는 일에 대해서는 본관은 일절 책임지지 않습니다.]

번호가 쭈욱 매겨진 수칙서를 대충 훑었다. 한눈에 봐도 멀쩡한 호텔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수칙들이었다. 노크를 왜 반드시 박자를 맞춰서 해야 하는데?

“뭐부터 해야 하는 거지?”

서예현의 혼잣말 같은 물음에, 견하준이 내 손에 들린 수칙서를 가리키며 대답했다.

“으음… 이 수칙서에 힌트가 있지 않을까?”

삐-

선명한 경고음이 방에 울려 퍼졌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정장을 입고 선글라스를 쓴 남성 두 명이 성큼성큼 걸어와 양옆에서 견하준을 붙들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견하준이 순순히 끌려갔다.

“뭐야? 그냥 금지어 내뱉으면 끝나는 거야? 기회 삼세번 이런 것도 없고? 진짜로?”

삐-

서예현은 눈이 동그래진 채로 팩트 체크를 하다가 끌려갔다.

우리는 그렇게 시작하자마자 두 명을 보내 버렸다.

확실히 보내 버리자고 작정하면서 그렇게 머리 맞대어 지정했던 금지어지만, 막상 진짜 두 명이나 보내 버리니 영 당황스러웠다.

그나마 레브의 두뇌라도 남아 있어서 다행이었다.

형들이 끌려가든 말든 신경조차 쓰지 않고 침착한 얼굴로 카운터를 뒤적이던 류재희가 파일철을 꺼내 번쩍 들어 올리며 우리를 돌아보았다.

“이든이 형, 도빈이 형, 이것 좀 봐봐요. 여기에 투숙객 기록이-”

삐-

선명한 삐 소리가 들리며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다시 들이닥쳤다.

“뭐야? 뭔데! 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탈락이라고?”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한 류재희가 양팔을 붙들린 채로 입구로 질질 끌려나갔다. 그런 류재희를 향해 팔을 뻗으며 억장 무너지는 목소리로 외쳤다.

“막내야! 너 없이 나랑 도빈이랑 둘이서 어떻게 하라고!”

삐-

막내 없이 둘이 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을 걱정하자마자 나도 장렬히 탈락했다.

이런 젠장! 금지어가 ‘준아’가 아니었다니!

류재희를 끌고 나가던 남자 한 명이 류재희의 팔을 놓고 나한테 다가와 나까지 끌고 갔다. 1타 2피였다.

우리를 데려가는 남자들의 숨이 살짝 가빠진 것 같긴 했다. 지금까지 덩치 있는 성인 남성 네 명을 쉬지도 않고 연속으로 옮겼으니 그럴 수밖에.

이제 유일하게 남은 건 김도빈뿐이었다.

이럴 수가, 김도빈의 우리 그룹의 유일한 희망이 되다니.

-어우, 공포 테마 걸렸으면 어쩔 뻔했어. 스릴러라서 다행이다. 그런데 분위기 좀 무서운데? 너무 음산한데? 이거 공포 아니에요? 공포 테마인데 스릴러로 잘못 안내된 거 아니에요? 배경음이 너무 스산한데요? 호텔에서 이런 노래 틀어주면 바로 컴플 걸릴 거 같은데요? 혼자라서 너무 외로운데 한 명 부활 찬스권 없어요? 그런데 혹시 제가 이거 못 풀면 저 여기 계속 갇혀 있어야 해요? 지금 힌트 쓸까? 형들, 재희야! 보고 있어? 요? 이든이 형, 저 요 자 붙였어요!

쉬지 않고 나불대는 김도빈의 주둥이는 30초는커녕 5초의 텀조차 없었다. 결코 탈락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저렇게 말을 많이 하는데 금지어는 안 쓰다니. 운빨 미쳤네.

과연 김도빈은 홀로 예선전을 클리어하고 레브를 유일한 본선 진출 실패라는 오명에서 구해 낼 수 있을 것인가.

…라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엥? 이게 뭐지?

삐-

김도빈도 탈락했다.

남을 부활시키기보다 자기가 탈락하는 걸 택하다니. 정말 김도빈다웠다. 물론 본인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얼 탄 얼굴로 끌려 나온 끌려 나온 김도빈이 멍하게 한마디 했다.

“이 정도 시간도 방송에 나와요… ?”

우리는 예선전을 시작한 지 3분 만에 전원 탈락이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 * *

뭐 하나 해 보지도 못하고 예선전 테마방에서 쫓겨난 우리는 다 같이 넋 나간 얼굴로 모여 앉아 있었다.

“설마, 내 금지어… ‘막내야’냐…?”

“네…”

혹시나 해서 물어보자 류재희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대꾸를 내뱉었다.

이렇게 허를 찌르다니. 그래서 그렇게 토론이 길어졌구나.

“내 금지어는 대체 뭐야? ‘금지어’가 내 금지어야?”

서예현은 여전히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견하준은 표정이 하도 평온해서 본인 금지어를 눈치를 챈 건지 못 챈 건지 모르겠다.

김도빈은 감 잡았다는 표정이었지만 진짜 제대로 잡았는지는 모를 일이었고, 류재희는 어느 정도 본인의 금지어를 눈치 깐 것 같았다.

“정작 머리 굴려야 할 때는 안 굴리고 사람 한 번에 보내 버리는 금지어 만드는 데에만 쓸데없이 머리를 잘 굴리다니….”

류재희가 침울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테마방 3분 찍먹 체험을 마친 우리를 향해 방송 작가님이 굉장히 애매한 얼굴로 다가왔다.

“저희가 금지어 룰도 최초긴 한데 이렇게 뭐 해 보지도 못하고 3분 만에 전원 탈락한 팀도 최초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네요.”

어쨌건 프로그램에 최초라는 족적은 남기긴 했으니까 기뻐해야 하나.

하지만 브레인이라곤 없는 그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로 이렇게 끝내기도 그랬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탈락은 금지어 때문이지, 예선전의 난도 때문이 아니었으므로.

적어도 우리 막내가 활약할 기회는 줘야 할 것 아니냐.

“한 번 더. 한 번 더.”

세트장이랑 시나리오 열심히 다 만들어 놓고 이렇게 허망하게 우리 촬영 분량을 포기하실 거냐고.

내 선동에 멤버들도 슬그머니 목소리를 얹었다. 한 번 더 오중창을 부르며 서예현을 맨 앞으로 떠밀었다. 일종의 미인계였다.

나름의 어필인지 고개를 슬쩍 기울인 서예현을 면전에 두고 잇몸이 만개한 미소를 지은 방송 작가님이 우리한테 두 번째 기회를 주었다.

“원래는 안 되는데 딱 한 번만 더 기회 드릴게요. 그리고 규칙을 좀 바꾸려고요. 금지어를 말하면 탈락하는 게 아니라 점수 차감되는 걸로 변경할게요. 30초 룰도 마찬가지로 점수 차감이고요.”

계속 이대로 가다간 분량 하나 못 건지고 끝날 거란 걸, 드디어 눈치채신 모양이었다.

우리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금지어 지정부터 다시 시작했다. 금지어를 눈치챈 멤버들이 있는 한, 그걸 그대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이번 활동에서 초심으로 돌아갈 일이 참 많은 것 같았다.

“예현이 형은 지금 자기 금지어 감을 전혀 못 잡고 있던데? 이 형 거는 그냥 재탕하자.”

“그리고 만약 뒤늦게 눈치챈다고 해도, 설마 똑같은 금지어를 또 쓰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하겠죠.”

이전에도 첫 타자였던 서예현을 시작으로 다시 금지어를 열심히 지정했다.

그 사달이 났으면 조금 완화해 줄 만도 하건만, 점수 차감으로 바뀌어 탈락이라는 개념이 사라져서 그런지 다들 또 이를 악물더라.

그래, 이게 레브지.

“내가 봤을 때 하준이는 우리를 다 같이 부르기보다는 조용히 나나 재희만 부를 것 같아서 ‘얘들아’는 별로 안 쓸 거 같아. 윤이든이랑 도빈이는 같이 불러 봤자 정신 산만해지기만 하잖아.”

“도빈이 형은 분명히 조금만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시도 때도 없이 힌트를 불러재낄 거예요. 그러니까 이걸로 가죠.”

“막내가 ‘형들’이랑 ‘봐봐요’ 말고, 우리한테 제일 많이 할 만한 말이 뭐지?”

그렇게 다시 금지어가 모두 정해졌다.

서예현 금지어 ‘진짜?’.

견하준 금지어 ‘여기’.

내 금지어 모름.

김도빈 금지어 ‘힌트’.

류재희 금지어 ‘머리’.

“그런데 점수 차감으로 룰 안 바뀌었으면 또 5분 만에 예선전 종료됐겠는데?”

“왜 이런 거에만 진심이냐고, 왜!”

쓸데없는 것에만 머리를 쓰는 형들이 어지간히 답답했는지 류재희가 발을 탕탕 굴렸다.

“자자, 이번에는 끌려나갈 일도 없으니까 마음 놓고 빡세게 해서 예선전 통과도 못 한 빡대가리들이라는 오명을 벗어보자.”

“빡대가리‘들’에서 저는 빼 주세요.”

“너는 세 번째로, 무려 나랑 도빈이보다도 먼저! 탈락한 빡대가리란다, 막내야.”

“…….”

그렇게 새로이 갱신된 금지어로 예선전이 재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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