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48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47화
스포 없는 스포일러 영상에서 했던 말이 그냥 쿠션어 가득 깐 립서비스인 줄 알았는데 진심이었다니. 이 자리가 후배들의 인사를 받는 자리가 아니라 팬미팅이었다니.
오랜만에 예상치 못한 순간에 겪은 초심통의 짜릿한 맛에 찌푸려질 뻔한 인상을 겨우 유지한 채 인자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사정을 모르는 후배는 순간 꿈틀한 내 미간에 눈동자를 굴리며 더욱 조심스러워진 말투로 내게 계속 말을 붙여왔다.
“제가 올린 영상 때문에 혹시 기분 나쁘셨거나 그러시진 않았는지 물어, 아니, 여쭤보고 싶었어요. 저희 팬분들한테만 그냥 가볍게 말한 라방이었는데 그게 그렇게 퍼질 줄은 몰랐거든요.”
그 말에 가볍게 손을 내저었다.
“아아니, 뭐 그런 걸로 기분이 나쁘겠어요. 스포 없는 스포 영상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실력이 예선 때랑 다르던데? 그때 긴장 많이 했나 봐요?”
그냥 던진 말에 후배가 아주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호랑이 잠옷 때문이라고 나한테 눈치 주고 있는 거 아니지?
우리가 콘셉트랑 장르 겹쳤다고 잡도리라도 할 줄 알았던 건지 초반에는 기합이 잔뜩 들어있던 VXTR 후배들은 우리가 딱히 콘셉트가 겹친 것에 대해 말을 꺼내지 않자 점점 긴장을 풀었다.
후배들이 야무지게 챙겨 온 내 솔로 앨범에 사인까지 해 주고, VXTR가 우리 대기실에서 나가고 나서야 편하게 다시 소파에 드러누웠다.
새벽에 사녹은 촬영을 마쳤으니, 본방송 무대 순서까지 대기, 또 대기였다.
도중에 컴백 인터뷰도 진행되었다.
“무대 위의 카리스마! 성장한 다섯 악동으로 돌아온 레브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무대에서 이렇게 다섯 분을 뵙네요. 먼저 오래 기다려 주신 팬분들께 인사 부탁드릴게요.”
“둘, 셋- Dream of me! 안녕하세요, 레브입니다!”
그래도 올해 음방에 얼굴을 비춘 셋이 오랜만이라 인사하긴 좀 그래서 진짜로 오랜만인 서예현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데이드림 앞에서 완전체로 인사드리게 돼서 설레고 기쁘네요.”
서예현이 담백하게 인사했다. 류재희가 슬쩍 서예현을 돌아보는 걸 보아하니 서예현의 멘트가 막내의 아이돌 기준치에 닿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번에 이라는 곡으로 컴백하셨는데요, 간단하게 소개 한 번 해 주세요.”
곡 소개 차례가 되자 서예현이 잽싸게 나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저희 이번 타이틀곡 은 저희의 데뷔 초 느낌을 살려서, 다시 한번 불태워 보는 저희의 열정과 에너지를 한껏 담은 스트릿 댄스팝 곡입니다.”
마이크를 받아들고 설명 요약본 멘트를 줄줄 읊었다. 데이드림과 함께 하는 라이브방송이었으면 5분 정도는 줄줄 설명할 수 있었는데, 음방 인터뷰라 짧게 설명해야 하는 게 아쉬웠다.
“와, 설명만 들어도 벌써 기대가 되는데요! 그러면 이 자리에서 맛보기로 살짝만 보여 주실 수 있을까요?”
나한테 마이크를 넘겨받은 류재희가 훅 파트를 부르는 동안 우리는 짧은 포인트 안무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무대 전에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항상 저희 기다려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우리 일몽이들, 너무 보고 싶었어요. 이번 활동도 끝까지 함께해 주실 거죠? 저희 레브, 그리고 많이 사랑해 주세요!”
윙크를 남발하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멘트를 친 류재희가 카메라를 향해 손하트를 날려댔다.
막내야, 너는 서예현한테 그 정도 수준을 바란 거냐.
“에너지 가득한 레브의 컴백 무대, 잠시 후 만나 보실 때까지 다들 채널 고정!”
MC의 마무리 멘트를 들으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대기실로 다시 돌아오자마자 류재희가 서예현에게 잔소리를 쏟아냈다.
“예현이 형, 설레고 기쁘면 설레고 기쁜 목소리로 말해야죠. 그렇게 담담하게 말하면 어떡해요!”
“표정은 설레고 기쁜 표정이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멘트가 아니라 어조가 문제였던 모양이다.
팬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설레고 기쁘고 들뜬 목소리에 대한 상세한 코칭을 구경하는 사이, 대기실 모니터에 VXTR가 등장했다.
다들 아닌 척 모니터에 시선을 힐긋거렸다. 자세 잡고 대놓고 보는 건 나밖에 없었다. 저렇게 아닌 척 의식하는 게 내 기준으로 더 가오 빠지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오, 잘하는데?”
모니터에 뜨는 무대 퍼포먼스를 보며 솔직한 감탄을 내뱉었다.
화면 속 후배들의 무대는 기대 이상이었다.
언뜻 보면 무대에서 뛰어 노는 것 같이 보여도, 박자에 맞추어 딱딱 떨어지는 합과 어긋남 없이 들어맞는 군무와도 같은 동작들.
무엇보다도 신인답게 패기와 열정이 넘쳤다.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에너지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내 팬을 자처한 후배 녀석의 랩도 제법 깔끔했다. 물론 내 기준치에는 못 미치긴 하지만.
그래도 DTB 1차 예선에서 저렇게 했으면 2차 예선에서 떨어뜨려도 1차 예선 합격 목걸이는 걸어 줬을 텐데, 쯧쯧.
저 무대로 우리가 오늘, 그리고 활동 내내 뛰어넘어야 하는 기준치가 정해졌다.
“레브, 준비해 주세요!”
드디어 마지막 순서인 레브의 차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들 빡세게 하자. 이 연차에 퇴물 소리 들으면 쓰겠냐?”
무대에 오르기 직전, 가볍게 몸을 풀며 리더로서 두 마디 했다. 다들 결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초심 되살려서 파이팅 한 번 외치고 무대 올라갈까요?”
류재희의 제안이 떨어지자마자, 사방에서 손바닥이 슬며시 한곳에 모였다.
“둘, 셋, 레브 파이팅!”
우렁차게 파이팅을 외치는 다섯 목소리가 완벽한 타이밍에 하나로 합쳐졌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초심 살리려면 다들 타이밍 따윈 개나 줘 버리고 제각각 파이팅 외쳐야 하는 거 아닌가. 그땐 그랬는데. 그게 우리의 초심이었는데.
이렇게 회상해 보니 데뷔 초가 새삼 개판이었다는 게 실감 났다.
***
모니터에서 울리는 비트에, VXTR 멤버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곳으로 향했다.
콘셉트와 장르가 겹치면 따라붙는 비교는 필연적인 터라, 내심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일단 평균 키에서부터 VXTR가 지고 들어갔긴 했다.
뒤돌아 있는 멤버들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정면을 보고 있던 윤이든이 핸드마이크를 가볍게 허공으로 던져 고쳐 쥐었다.
무대의 서막을 여는 윤이든의 여유 넘치는 랩이 정확한 딕션으로 귀에 파고들었다.
[매 순간이 ignition
go hard or fade]
화려한 동작 없이도 존재감이 확 박히는 느낌.
움직이지 않아도 시선을 끄는 게 이런 거였나 싶었다.
견하준이 부드럽게 이어받은 pre-chorus 파트 다음으로 류재희의 보컬로 시원스럽게 터지는 훅 파트에서, 군더더기 없는 동선과 딱 맞는 템포 위로 다섯 멤버가 동시에 밀고 들어왔다.
[Burn it out
이 밤을 태워 흔적조차 없게]
군무는 길게 이어지지 않고 훅이 끝나기도 전에 멤버들이 자유분방하게 흩어졌다.
각기 다른 스텝, 제스처인데도 이상하게 시선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때 전면에 나서지 않고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던 김도빈이 중심을 깨고 튀어나왔다.
본인의 전공을 가감 없이 살린 김도빈은 박자를 찢으며 스트릿 특유의 낙차 있는 퍼포먼스를 쓸어내듯 이어갔다.
화려하게 펼쳐지는 퍼포먼스 뒤로 깔리는, 래퍼 라인이 주고받는 랩 파트와 치고 들어오는 보컬.
숨 쉴 틈도 없이 몰아치다가, 슬쩍 여유롭게 밀고 당기는 완급 조절까지.
안무가 아닌 다섯 명의 존재감이 무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말 그대로 시선을 뗄 수 없는 무대였다.
[We burn we burn we burn it out
뜨겁게 남아 proud and loud]
마지막 소절을 마무리한 윤이든이 손가락으로 마이크를 툭, 건드리자, 레브 멤버들이 제각각의 엔딩 포즈를 취했다.
와-
“와…”
모니터 너머에서 쏟아지는 환호성을 들으며 그제야 참았던 숨을 내쉰 VXTR는 어째서 레브 멤버들이 콘셉트와 장르가 겹친 걸 굳이 그들 앞에서 언급하지 않았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레브는 아직 본인들이 이 자리를 비켜줄 때가 아니라는 걸 이 무대로 완벽하게 증명해 냈다.
그리고, 한편 신드롬은-
“이야, 이렇게 충고를 찰떡같이 받아먹을 줄이야.”
“그런데 그 팁 알려준 지 몇 시간 안 됐잖아. 그냥 애초에 우리 충고 없이도 저렇게 무대 짰던 거 아니야?”
“헤엑, 우리 근본 컨셉으로 밀릴 뻔?”
***
-역시 연륜 못따라가네 걱정 왜했지ㅎㅎㅎㅎㅎㅎㅎㅎ
-도입부부터 이든이가 멱살잡고 무대 끌고가더니 뒤로 갈수록 그냥 멤버들 다 올타임레전드 찍음
-도빈이 진짜 이악물고 스트릿댄스 말아주네
-내 밤비가 왜 이렇게 랩을 잘해 안무는 또 무슨 일이고 뚝딱이느낌 어디갔어
-레브 안광 무슨 일이야 애들이 생태를 넘어서 맑눈광이 됐잖아
-크 레브가 말아주는 1군의 맛~
-이번 센터 도빈이로 세운게 ㄹㅇ 신의한수 매댄이 센터 서니까 확실히 퍼포가 확 살긴 한다
-이든이 랩으로 작두타는데?
-아니 진짜 내가수여서가 아니라 레브 무대 보니까 걔네 무대 생각도 안 남
-이렇게 무대 위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컨셉 오랜만이라 넘 좋다 이때 레브감성 진짜 사랑했는데
-데뷔 초랑 비교하니까 애들 성장파인거 더 잘 느껴져서 갬동ㅠㅠㅠㅠㅠ
망먕 @mangmyang
하준이 윙크하려던 거야? 아니면 눈 깜빡이면서 끼부린 거야? 이런 식으로 레브가 2% 아쉬웠던 풋풋한 맛을 말아준다고? 레브 드디어 어떤결심을 한 팀장유환 내세우지 말고 정정당당히 승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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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야해씨먹자 @hamziguj
햄찌 카메라 보고 삐딱하게 웃는거 왜 이렇게 이든이 생각나지ㅋㅋㅋㅋ 역시 카피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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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dreeam0808
그짝 팬덤 비빌 틈이나 정병들 날뛸 빌미 하나 안 준 무대라 편-안
(게비스콘_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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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꺵이 @ggangggaang
지금 안들어오는 트친 한창 무대 중인 류햄찌로 간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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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나 김도빈 신들린 줄? 춤 완전 빡세게 추던데? 너 관절 괜찮냐?”
“그러는 형은 평소보다 더 눈에 힘 주고 있던데요. 형이랑 눈 마주치고 순간 저희 장르가 스트릿 댄스가 아니라 스트릿 파이트인 줄 알았다고요.”
“시꺼, 인마.”
“나는 윤이든 얘 랩할 때가 더 신들린 줄 알았어. 그냥 혼자 DTB 찍던데.”
“그런데 예현이 형도 평소보다 더 이 악물고 랩이랑 안무했잖아요.”
“류재 너는 거의 득음하더라?”
“다들 열심히 했네.”
“하준아, 너 윙크하려다가 눈 두 쪽 다 감는 거 다 봤어.”
“와, 하준이 형 그렇게 안 봤는데 야망 무슨 일이죠.”
우리는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서로 무대에서 보인 개빡센 모먼트를 잡아내기에 바빴다.
다들 퇴물 소리를 듣는 건 어지간히 싫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