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45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44화
케이제이가 왜 이 시간에 차연호의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냈는지, 지금 저쪽 상황이 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예측조차 되지 않았다.
굳이 새벽에 문자를 보낸 걸 보니까 아직 화해를 못 했나? 만약 화해했다면 당당하게 낮에 빌려서 문자를 했겠지.
새벽에 차연호의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냈다는 건 차연호가 자는 도중에 몰래 보냈을 확률이 높았다.
만약 케이제이가 차연호를 수면제나 뒤통수 후리기나 뒷목 치기 등등으로 기절시켰으면 새벽 3시에 문자를 보내는 이런 비매너짓은 하지 않았을 테니까.
새벽 세 시에 친구 폰으로 몰래 문자 보내기가 가능한 걸 보니까 차연호가 잠귀가 참 어두운 모양이다. 정말 굳이 알고 싶지 않은 TMI였다.
‘잠깐, 내가 차연호에게 문자를 뭐라고 보냈었지?’
갑자기 든 생각에 반사적으로 흠칫했다. 시스템이라는 비현실적인 공통 분모를 공유하고 있는 나와 차연호의 대화는 좋게 봐줘도 씹덕, 심각하게는 쌍으로 망상증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준이었다.
들키거나 해킹으로 유출되기라도 하면 꽤 골치 아파지니, 나나 차연호나 자주 문자를 싹 밀기는 하지만, 만약 차연호가 아직 답장을 하지 않은 내 문자를 밀지 않고 뒀다면?
황급히 위로 올려 내가 차연호한테 가장 최근에 보냈던 문자를 확인했다.
[내기하셨다며?] 오후 10:31
[내용이랑 기한] 오후 10:32
[다 알고 있으니까 발뺌할 생각은 하지 마시고] 오후 10:33
위험도의 ‘위’ 자도 시스템의 ‘시’ 자도 꺼내지 않은 내 문자를 두 눈으로 본 후에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내 선견지명은 이번에도 역시 빛을 발휘했다.
내가 다소 차연호를 협박하는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이상한 놈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나았다.
내가 내 문자를 확인하고 한시름 놓고 있는 동안, 연속으로 문자 두 개가 더 도착했다.
[차연호- 0103***4***] 오전 3:32
[차연호- 이 문자는 삭제할 예정이니 이 번호로 답장 부탁드립니다] 오전 3:33
케이제이인지 알면서도 차연호의 이름을 달고 이렇게 공손한 문자가 오니 소름이 다 끼쳤다.
왜 성격 반전 페널티를 받은 날, 멤버들이 내가 귀신 들렸다고 무당집에 끌고 가려고 했는지 단번에 이해가 됐다.
일단 문자로 받은 케이제이의 번호를 내 휴대폰에 저장하고 바로 메시지 창을 열었다.
[기사 풀린 걸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저희가 곧 활동이라 당분간 직접 만나는 건 좀 어려울 것 같╎]
케이제이에게 보낼 메시지를 입력하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왜 케이제이가 이렇게까지 접촉해 오며 굳이 차연호 몰래 나를 만나려고 하는지 당연히 궁금하긴 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당장 활동이 코앞이라 컨디션 조절을 해야 했기에, 케이제이가 어떤 폭탄을 터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냉큼 만나기는 곤란했다.
한마디로, 케이제이가 연락해 온 시기가 영 좋지 않았다.
‘대면하기 전까지 경계심도 낮출 겸, 활동 중에 간간이 연락하면서 슬쩍슬쩍 떠봐?’
케이제이와는 회귀니 뭐니 하는 이야기를 할 필요도 이유도 딱히 없으니 사람을 떠보는 멘트는 류재희한테 자문을 구해도 충분할 터였다.
내가 머리 쓰면 차연호한테 들켰던 하와이 휴가 때처럼 실패할 확률이 높으니까 무조건 류재희의 조력이 필요했다.
[케이제이- 네, 부득이하게 늦은 시간에 연락 드린 점 죄송합니다] 오전 3:42
[케이제이- 급한 일은 아니니 활동 끝나고 뵙겠습니다] 오전 3:43
지나치게 정중하고 차연호 친구답지 않게 예의 차린 답장을 보며 볼을 긁적였다.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내가 알고 있는 케이제이의 모습은 오직 회귀 전 모습들뿐이었다.
결코 따라잡을 수 없었던 1군 최정상 아이돌 그룹 선배. 나와 달리 작곡과 프로듀싱으로 그룹에 큰 기여를 하고 있던 프로듀싱 멤버.
본인의 과오를 폭로한 내게 정신을 반쯤 놓고 찾아왔던 표절범.
그때의 케이제이는 자기만 꼬리 자르기로 잘려 나갈 미래를 예상한 건가. 그래서 그렇게 억울해하면서도 궁지에 몰린 쥐처럼 발악했던 건가. 물론 케이제이의 죄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니 이해와는 별개였다.
그리고. 최근 되찾은 기억에서의 마지막 통화까지.
내가 아는 이런 단편적인 모습만으로는 케이제이의 경계를 풀게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자고로 지피지기 백전불태라지 않은가.
새벽에 갑자기 온 문자 때문에 잠이 다 깨 버린 덕분에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아침이 되자마자 외주를 맡겼다.
내가 머리 굴리다가 망하는 것보다는 역시 외주 주는 편이 낫지 않은가.
“나랑 별로 친하지 않은 상대가 경계심을 풀게 하고, 그 상대랑 좀 친해지려면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해야 해냐? 나 지금 도저히 감이 안 잡힌다.”
내 인생에서 딱 한 번 지금 내가 말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뉴본에서 나와 데면데면하던 견하준과 친해졌을 때.
하지만 그때의 방식은 지금 케이제이에게 써먹기에는 영 곤란했다.
그야, 음색 칭찬을 늘어놓으면서 내 곡 가이드 녹음 좀 해 달라고 케이제이를 계속 따라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차연호라면 모를까, 케이제이의 음색은 전혀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음악 관련해서는 빈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서예현은 대체 그딴 걸 왜 자신한테 물어보냐는 얼굴로 나를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답해 줬다.
“네가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의 정반대로 하면 돼. 쉽지?”
“아, 좀.”
나를 무슨 가위손으로 아나. 견하준이라는 아주 좋은 성공 사례가 있거늘. 서예현한테 눈을 부라리고 있자 이번에는 김도빈이 입을 열었다.
“공통 분모를 먼저 찾아서 그걸로 이야기 서두 던지면서 친밀감 형성을 하면 되죠. 일단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마련해 놓으면 경계심이 풀리기 마련이에요.”
믿었던 서예현이 아니라 의외로 김도빈이 내게 쓸 만한 대답을 던져 주었다.
케이제이와 나의 공통점? 쉽네. 작…
고옥… 을 공통 분모라고 해도 되나…? 케이제이가 괜시리 찔려서 더 거리감 두는 거 아니냐고. 나는 전말을 다 알고 있긴 하지만 그쪽은 내가 아는지 모르는 상태가 아닌가.
랩? 알테어 노래 들어보니까 랩에 힙합이 없던데. 연차 찰수록 보컬 파트 비중이 더 늘어나던데.
친구한테 주먹질당한 거? 여긴 내가 선빵이고, 그쪽은 친구가 선빵이었다. 게다가 나는 쌍방이지만 그쪽은 후빵도 날리지 않았다.
겉보기에는 그룹에서 같은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어서 겹치는 게 많을 것 같았지만 실상은 하나도 없는 게 실화냐.
아오, 이걸 차연호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여러모로 쉽지 않았다.
* * *
레브 미니 5집 [RE-HI]의 컨셉 포토가 풀렸다.
횡단보도 한가운데에서 턱을 괸 채로 앉아 있는, 테크웨어 스타일의 의상과 반깐 머리를 한 카키 블랙 헤어의 서예현.
네온 오브제 옆에서 벽에 등을 기대고 이어폰을 꽂은 채로 고개를 살짝 든, 오버핏 데님 셔츠와 슬랙스 차림의 흑발 견하준.
페일 레드브라운 컬러로 머리를 물들이고 크롭핏 후디와 조거 팬츠를 입은 채로, 푸른 하늘과 노을진 하늘이 반반인 상태에서 버려진 스케이트장 구조물에 스케이트 보드를 끌어안고 앉아 있는 김도빈.
밤의 골목 입구 철장 앞에서 장난스럽게 혀를 내밀고 있는, 컬러풀한 트랙슈트 차림에 앞머리만 페일 레인보우 컬러로 포인트를 준 유제.
노을이 지는 건물 옥상 난간 위에 걸터 앉아 마스크를 한 손가락으로 끌어내리고 있는, 은발에 군데군데 그레이 컬러로 물들인 머리에 지퍼를 목 끝까지 올린 바람막이와 조거팬츠 차림의 윤이든.
단체 컷은 그래피티가 그려진 낮의 골목 간이 무대에 걸터앉거나 서 있는 다섯 명의 모습.
그리고 풍선껌, 라디오, 잡지, 헤드셋, 선글라스 등 소품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이었다.
이제 미니 2집과 리패키지의 주제였던 하이틴과는 훨씬 멀어진 컨셉 포토 방향이었다.
학교와 청량한 낮이 메인이었던 미니 2집 [HI-TN]과 리패키지 [HI-LIHGT]와는 달리, 밤과 골목을 메인으로 삼아 강렬한 스트릿 감성을 살리면서도 미니 2집, 그리고 리패키지와 이어지는 느낌을 선사했다.
-초창기컨셉 은근 그리웠는데 비슷한 맛으로 말아줘서 좋다..
-이맛이 그리웠어 일탈하고 싶은 범생이들과 일탈이 퍼스널컬러인 애들이 섞여있는 이 레브 근본의 맛이
-견하준흑발견하준흑발견하준흑발 드라마에서나볼수있을줄알았는데매우ㄱㅅ합니다
-예현이 왜 저렇게 유기록? 유기사슴?처럼 덩그러니 있어? 주워가고싶게시리
-이쯤되면 도빈이 머리카락이 알아서 붉은색으로 나야하는거 아님? 빨머 ㄹㅇ 찰떡인데
-막내야 혀 집어넣자 애기한테 너무 야한 포즈다
-이상하다 분명히 이든이가 들고있는 빠따 봤는데 다시 보니까 빠따 없네 ㄹㅇ 관념적 빠따였는데
컨셉포토가 풀린 그 다음주에는 티저가 공개되었다.
뮤비 장면과 뮤비의 끝, 하우스 파티가 열리던 집 문이 닫히는 장면이 짧게 지나가고-
뉴욕 거리의 한 주택 문을 활짝 열어젖혀 붉은 머리를 헤집으며 거리로 나오는 김도빈의 모습으로 [RE-HI] 티저의 본격적인 서막을 열었다.
주머니에 손을 꽂고 낮의 거리를 걷는 이든, 지하철 계단으로 내려가다가 슬쩍 고개를 돌려 위쪽을 보는 하준, 어느 집 계단에 걸터앉아 헤드셋을 낀 채로 고개를 까딱거리는 예현, 페인트 캔을 가볍게 허공에 한바퀴 던졌다가 받고 민트그린색 스프레이로 벽에 큼지막하게 ‘REVE’를 적는 유제.
왜인지 을 생각나게 하는, 스트릿 댄스 느낌이 물씬 풍기는 힙합 베이스의 틴 팝 뮤직이 배경음으로 깔렸다. 타이틀곡 맛보기였다.
-ㅁㅊ!!!! HI-TN이랑 HI-LIGHT 재현 맞잖아!!!!
-5년 전이랑 비교해보니까 다들 세삼 많이 성숙해졌네ㅜ 풋풋했던 신인이 벌써 6년차라니ㅠㅠ
-영상미 발전 무엇…… ㅇ3이 이제 돈쓴다는거랑 레브 떴다는거 팍 실감나네
-그러면 몇주 전부터 데뷔 페이크 다큐멘터리 풀었던게 설마…? 딱 올라올나 컴백 직전에 끝냈던게 설마…?
-굳이 데뷔초 추팔하게 만든 이유가 있었던거임 다큐가 거대한 티저였던거임
-와 내가 ㅇ3한테 감다살이라는 말을 쓰게되는 날이 올줄이야
-이거 도빈이가 낸 아이디어래요 ㅇ3 올려치기 금지
-울 도비니 똑똑강쥐!
다시 말하지만, 정말로 우연히 얻어걸린 것이다. 더해서 김도빈의 죽이는 운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