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44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43화

하필 컴백이 코앞이라 곡 작업하러 간다고 튀지도 못했다. 피하는 것보단 들이박는 게 유구한 내 스타일이긴 하다만…

그렇다고 ‘내가 회귀를 일곱 번을 했고, 그 기억을 찾기 위해서 6회차의 너랑 대화를 해야 하는데, 그 6회차의 너는 네가 잠들면 나올 확률이 높아서 자고 있는 너랑 대화를 해야 하니 협조해 줄 수 있냐, 준아?’라고 견하준한테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견하준이 퍽이나 믿겠다. 만약 입장 바꿔서 견하준이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지 않은 회귀 전의 나한테 그런 말을 했으면 나도 견하준에게 요즘 많이 힘드냐고 물어볼 것 같았다.

이건 솔직히 김도빈을 제외하고는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이런 젠장! 내가 그나마 마음 놓고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게 김도빈이랑 차연호라니! 라인업 한번 죽여 주네.

대체 어떻게 대답을 해야지 견하준이 수상함을 느끼지 않고 평소의 미친 짓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정답을 찾는 것보다, 견하준이 내게 질문을 던지는 게 한 발 더 빨랐다.

“요새 그러는 거, 도빈이 때문이야?”

갑자기 여기에서 김도빈이 왜 나와…?

“어? 어엉?”

예상을 벗어나도 훨씬 벗어난 질문에 당황하여 말을 더듬자 견하준이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도빈이가 예현이 형한테 너 요즘 그러는 거 무섭다고 토로했대. 네가 요즘 아무래도 자기 말 때문에 그러고 다니는 것 같다고.”

이게 무슨 개소리야?

잠깐의 안도도 잠시, 예상을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난 말에 제대로 당황했다.

요즘 내 행동에 김도빈이 영향을 줬던 일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기에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별소리 아니었으면 너한테 굳이 전달해 주지 않으려고 했는데 내가 봐도 요즘 너답지 않긴 했어.”

“내가 어쨌는데?”

나조차도 모르는 나의 이상 행동을 묻자 견하준이 최대한 말을 골라 내는 듯한 얼굴로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답변했다.

“진지하다고 해야 하나, 무게를 잡았다고 해야 하나…”

요새 며칠간 6회차 견하준과 대화할 방법을 찾느라 평소보다 더 많이 머리를 굴리긴 했다.

연습할 때를 제외하곤 계속 고민에 빠져 있었으니 근래의 내 모습이 무슨 일 있다고 오해 사기 딱 좋긴 했다.

그런데 그게 대체 김도빈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

“눈빛이나 행동 하나하나 무게감 있는, 묵직하고도 진중한 그런 타입의 리더가 좋다고 자기가 했던 말 때문에 네가 그러는 것 같다고 도빈이가 예현이 형한테 그랬다는데?”

헛소리나 다름없는 말에 맥이 탁 풀렸다. 김도빈의 그 말은 내 머릿속에서 진작에 날아간 지 오래였다.

“그래서 만약 그게 진짜라면 너한테 그런 거 바라지 않았으니까 부디 예전의 너로 돌아와 달라고 전해 달래.”

“어엉, 준아, 김도빈한테 자의식 과잉이라고 전해 줘.”

아니, 내가 왜 김도빈이 좋아하는 타입의 리더가 되려고 하겠냐고. love myself 몰라?

“요즘 들어 신경 쓸 게 한꺼번에 생겨서 그래. 예를 들면 우리 컴백이라든지, 만약 잡힌 날짜가 우리 활동이랑 겹치면 출연 고사해야 하나 싶은 DTB 콘서트라든지.”

물론 1분 전까지만 해도 그 두 개는 전혀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요새 내 상태를 둘러대기에는 딱 좋은 핑계이긴 했다.

“별일 아니라면 다행이네. 나도 요새 네가 너무 진중해 보여서 살짝 어색했거든.”

견하준이 한시름 덜어 낸 표정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편히 마음을 놓으려던 바로 그때-

“그래서 물어보고 싶은 것도 못 물어보고 있었지 뭐야.”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시간 차 공격이 라이트 훅으로 들어왔다.

“네가 꿈에서 봤다는 그 장례식장 말이야. 나랑 같이 갔다고 착각한 그 장례식장.”

“어, 어어…?”

새벽의 헛소리 해프닝으로 끝낸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낸 견하준을 최대한 태연하게 마주 보려고 노력했다. 초조한 얼굴을 들키면 더 수상하게 여길 테니까.

왜 굳이 새벽에 잠들어 있는 본인을 깨워서 장례식장 이야기를 했는지가 궁금했나? 아니면 꿈이라고 둘러 댔던 게 영 수상해서?

재빨리 머리를 굴려 어떤 대답을 해야지 수상하게 여기지 않을지 열심히 생각했다.

하지만 견하준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 모든 예상을 벗어난 질문이었다.

“빈소가 혹시 3층이었어?”

아, 이건 대답이 쉽지. 뒷머리를 멋쩍게 긁적이며 대꾸했다.

“나도 그것까진 잘 모르겠다, 준아.”

둘러대려고 한 말이 아니라 진짜로 빈소 층수가 기억이 안 났다. 애초에 누가 그 상황에 내 빈소 몇 층인지 외우고 있어.

한 점 거짓 없는 내 진실한 얼굴을 본 견하준은 더는 캐묻지 않았다.

“앞으로는 그런 거 물어보려면 아침에 물어봐 줘. 자는 사람 새벽에 깨우지 말고. 내가 오해 풀릴 수 있게 도빈이한테 잘 말할 테니까 앞선 이야기는 신경 쓰지 마.”

견하준은 언제 찝찝하다는 얼굴을 했냐는 듯, 금세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웃으며 내게 말하고 먼저 몸을 돌렸다.

그런 견하준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빈소 층을 물어본 건, 견하준이 혹시 또 차연호 때처럼 꿈으로 본 건가? 그렇다면 반지하 숙소에서만 6회차 꿈을 기억해 낸다는 가설은 틀렸다.

아니면 장례식 기억이 그만큼 강렬해서 무의식 속 기억에서도 박혀 버렸을 가능성도 있고.

아무튼, 당분간은 견하준을 깨워서 떠보는 걸 자제해야겠다.

회귀 전 견하준과 나만 알고 있는, 견하준이 떠맡고 있는 내 기억이자 현재 견하준의 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만한 완벽한 질문을 생각해 내기 전까지는 말이다.

생각에 빠져 있는 와중에도 견하준이 김도빈을 부르는 모습이 아주 잘 보였다.

진지한 얼굴로 견하준의 뒷머리를 응시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 김도빈이 아주 대놓고 흠칫했다.

나를 향해 벌벌 떨리는 손가락질을 해 대는 김도빈의 손가락을 다정한 손길로 접어 준 견하준이 김도빈을 데리고 본인 방으로 들어갔다.

‘견하준이 서예현한테 털어놓은 말이 있지 않을까?’

견하준과 나는 서로에게 직설적으로 묻기 뭐한 말들을 서예현한테 먼저 말하고 의견을 묻는 경향이 있었으므로 신빙성 있는 가정이었다.

서예현의 옆자리에 털썩 앉아서 서예현을 불렀다.

“야, 형.”

휴대폰 화면을 보며 헤벌쭉 웃고 있던 서예현이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인상을 팍 찌푸리며 나를 돌아보더니 잠시간 흠칫했다.

설마 이 인간이 컴백 3주 남기고 열애설이 터질 위기에 그룹을 통으로 던지려고 하는 건가 싶어 슬쩍 서예현의 휴대폰 화면을 보자,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고등어 태비 고양이가 보였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카이사르였다.

서예현이 하도 사진을 보고 살고, 채팅 프사까지 카이사르의 사진으로 둔 탓에 한 번도 실제로 본 적 없는 카이사르는 이제 나한테 포도만큼이나 익숙했다.

“뭐야, 카이사르 보고 있었으면서 왜 그렇게 놀라?”

“아니, 네가 카이사르랑 표정이 똑같…”

말하다가 뒤늦게 깨달음을 얻은 표정으로 서예현이 소파에 대가리를 박아 댔다.

“미안해, 카이사르! 내가 너한테 못할 말을…! 내가 저 깡패 멧돼지를 보면서…!”

“그렇게 박는 걸로 사죄가 되겠냐? 머리를 이 푹신한 소파가 아니라 바닥에는 박아야지 카이사르한테 형의 미안한 마음이 잘 전달되지.”

“시끄러! 너 때문이잖아!”

한참을 원격 사죄를 한 서예현이 조금 발갛게 달아오른 이마를 문지르며 투덜거렸다.

“그리고 대체 ‘야, 형’은 어느 나라 말이야?”

“형이 알아들었으니까 한국말이지. 아무튼, 하준이가 형한테 뭐라고 말한 거 없어? 이번에 형이 도빈이 헛소리 하준이한테 전달해 주면서 한 대화 중에 말이야.”

눈살을 살짝 찌푸린 서예현이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으음… 너한테 말하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니니까 말해도 상관없겠지. 두 번까지는 우연이어도 세 번까지는 우연이 아니겠죠? 라고 묻던데.”

“그게 뭔 소리야?”

눈썹을 치키며 묻자 서예현이 더 자세히 말해주었다.

“네가 차연호 선배 이야기한 날에 차연호 선배 나오는 꿈을 꾸고, 네가 장례식장 이야기한 날에 장례식장이 나오는 꿈을 꿨대. 그래서 그걸 의심하는 자기가 바보같이 느껴지긴 하지만, 한 번만 더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 이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형은 뭐라고 했는데?”

“확률적으로 따져 보면 한 다섯 번은 일어나야지 우연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는데?”

서예현이 나한테 두 번의 기회를 더 준 셈이었다. 그런 서예현에게 보답하기 위해 얼굴에 선량한 미소를 한가득 띠며 말했다.

“나 카이사르 안 닮았어, 형.”

“……? 무슨 카이사르가 고양이라는 급의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어?”

물론 그 보답을 받는 이는 전혀 이걸 보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지만.

기회가 두 번이나 더 생겼겠다, 자아가 비대해진 김도빈에게 자아 성찰의 시간이나 마련해 주었다.

“이번에는 또 왜 그러시는 건가요…”

“이 닭가슴살에 발사믹을 뿌려 먹을지 머스타드에 찍어 먹을지 고민 중이었는데, 왜.”

“그런 걸 왜 그렇게 사람 하나 묻을 것 같은 눈빛이랑 진지한 얼굴로 고민하고 계세요. 분명히 하준이 형이 저 때문이 아니라고 했는데 왜 제 앞에서만 그러시는지…? 이러면 제가 또 오해하거든요?”

“왜, 네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리더가 좋다며. 그래서 원하는 대로 돌다리 열심히 두들기고 있잖아.”

삐딱하게 웃으며 말하자 김도빈이 절규했다.

“거 봐, 류재! 거 봐요, 하준이 형! 나 때문이 맞았잖아!”

* * *

빡센 연습을 마치고 돌아와 겨우 잠들었건만, 선명하게 울리는 휴대폰 진동 소리에 인상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찾아 베개 머리맡을 손으로 더듬거렸다.

며칠 전에 나한테 강제로 잠에서 깨워졌던 견하준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아주 절로 역지사지가 되며 지금 당장이라도 견하준에게 달려가 대가리를 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매너를 씨… 회귀자스러움이랑 엿 바꿔 먹었나.”

휴대폰 화면을 켜자마자 잠금화면에 보이는 발신인의 이름에 짜증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며칠 전에 보낸 문자에 대한 답장이 드디어 도착한 모양이었다. 이런 새벽 중에 보낼지는 몰랐지만.

무시하려다 잠도 깬 김에, 짜증이라도 한바탕 쏟아내려고 문자를 터치했다.

그리고는.

‘…음?’

뜻밖의 내용에 눈을 몇 번 깜빡였다. 아니, 뜻밖을 넘어 당황스럽기까지 한 문자였다.

[차연호- 알테어 권정준입니다] 오전 3:30

[차연호- 만나서 이야기 좀 하죠] 오전 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