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42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41화

우리 집 시스템과의 기싸움을 끝내고 히든 퀘스트 내용을 천천히 뜯어보았다.

6회차 견하준과 대화하는 건 시스템이 퀘스트 주기 전에도 하려고 했던 터라 별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시스템이 그게 쓸데없는 짓이 아니란 걸 보증해 줘서 마음이 놓였다.

‘보상은 왜 또 가려 놨어?’

멤버 중 한 명의 기억? N회차의 기억? 시스템의 기억? 세 글자라는 걸 빼면 알 수가 없으니, 원.

보상이 가려진 것 말고도 특이점을 하나 더 발견했다. 이번 히든 퀘스트에는 지난 퀘스트들처럼 회귀 페널티가 없었다.

처음에는 시스템이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협박질을 그만둔 건가 싶었는데,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회귀 페널티가 걸린 모든 퀘스트는 다 이유가 있었다.

열애설과 인성 논란이 해명되지 않았다면 그 상태로 팬 3천만 명을 기쁘게 하기는 불가능했을 테니 차라리 리셋하고 다시 시작하는 게 나았다.

회귀 전들처럼 신월에 밟히지 않으려면 그 정도 체급은 갖추어야 했으니.

멤버들과의 사이 개선도를 기한 내에 100으로 만들어야 했던 히든 퀘스트는, 기한으로 주어진 2년이 멤버들과 이렇게 마음을 터놓고 편하게, 혹은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이가 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을 테고.

데뷔하기 전부터 꼬인 관계에다가 회귀 전 기억도 가위질 되어있었던 터라, 2년보다 더 오래 끌었다면 멤버들과의 감정의 골은 메울 수 없을 만큼 깊어졌을 것이다.

그렇게 됐으면 서예현과 오디를 안주로 맥주를 마시다가 버그를 발견하는 일도 없었을 거고, 김도빈에게 악보를 그려 오게 해서 버그 기억을 엿본 일도, 류재희가 우리한테 가족사를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한 일도 없었겠지.

견하준이 내 기억을 떠안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고 말이다. 계속 을 윤이든으로 있다가 회귀 전처럼 견하준과 사이가 결국은 멀어지는 건 덤이고.

‘그러면 이번 퀘스트는 실패해도 큰 타격은 없는 건가?’

그렇게 쉽게 생각하고 치우려고 했는데, 마음 한구석에 계속해서 남아 있는 찜찜함이 히든 퀘스트에 신경 끄고 휴식을 취하는 걸 방해했다. 정확히는 내 감이 그게 아니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내 감은 꽤 잘 들어맞는 편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이 히든 퀘스트 창에서 유일하게 주목하지 않고 넘기려 했던 것.

퀘스트 기한.

위험도 시스템과 숙주의 내기 종료 시점을 굳이 기한으로 설정한 것이, 어쩌면 회귀 페널티가 부여되지 않은 이유일 수도 있었다.

만약 내기 종료 시점 이후에는 회귀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회귀를 페널티라고 생각하면 호재였지만, 회귀가 실패를 바로잡을 기회라고 생각하면 악재였다.

어쨌든 보상도 있으니까 기한 내에 끝내 버리는 게 최선의 선택지였다. 내기 종료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니.

위험도 시스템의 이전 숙주는 나였지만 현재 숙주는 차연호였다. 그러니 우리집 시스템이 기한으로 건 조건의 ‘숙주’도 차연호일 확률이 높았다.

그야 나는 그 좟같은 위험도 시스템과 내기 따위를 한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차연호가 위험도 시스템과 무슨 내기를 했는지, 내가 종료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알아내는 게 우선이겠군.’

아무튼 결론은, 현재 견하준의 꿈속에 갇혀 있을 것이라 추정되는 6회차 견하준과 하루빨리 대화를 나누는 수밖에 없었다.

내가 확인해야 할 건 딱 두 개였다.

꼭 옛날 반지하 숙소에서만 6회차 견하준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지금 숙소에서도 가능한 건지.

그리고 키워드를 찾으려면 6회차 견하준과 대체 무슨 대화를 해야 하는지. 그냥 무작정 키워드 뭐냐고 물어보면 되나? 내 기억을 다 떠맡고 있다고 했으니까 6회차 견하준도 알지 않을까?

그때.

툭-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는 나를 툭 치는 손길에, 상념에서 벗어났다.

어떤 놈이 감히 내가 오랜만에 머리를 굴리는 걸 방해하나 싶어 눈을 부릅뜨고 옆을 돌아보자, 나를 친 손길의 주인공인 김도빈이 재빨리 해명했다.

“예현이 형이 시켰어요. 형이 이렇게 가만히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으면 백 퍼센트 무슨 끔찍한 미친 짓, 아니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빨리 현실로 끌어내래요.”

대체 서예현의 대가리 속 내 이미지는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저 인간은 오디 떠올리고 흐뭇해 하면 바로 찬물을 끼얹어 버리는 아주 기막힌 재주가 있었다.

“그런데 형 방금 전처럼 그러고 있으니까 오랜만에 멋있어 보였어요. 약간 제가 원하던 바로 그 리더 스타일.”

김도빈이 엄지를 척 치켜올렸다.

오늘따라 별로 알고 싶지 않은 김도빈의 취향을 한꺼번에 알게 되는 기분이었다. 저 녀석이 후드티랑 씹덕 매체를 좋아한다는 것만 알아도 충분했는데.

“뭐라는 거야.”

입으로는 투덜거리면서 머릿속으로는 착실하게 내가 대체 무슨 행동을 했는지 되짚어 보았다.

입 다문 채로 진지하게 머리를 굴리고 있던 것밖에 없었다.

“저는 눈빛이나 행동 하나하나 무게감 있는, 묵직하고도 진중한 그런 타입의 리더가 좋다고요. 형이 가볍다는 소리는 아니에요. 하지만 형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타입이 아니라 ‘이게 되네?’ 메타로 세상을 살아가는 타입이잖아요.”

장황하기 그지없는 김도빈의 헛소리를 들어주고 있는 사이, 우리를 태운 밴은 어느새 숙소 앞에 도착했다.

“야, 준아. 피곤하냐?”

슬쩍 견하준을 떠보자 견하준이 짙은 피로가 쌓인 눈과 안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뮤비 및 컨포 촬영 스케줄도 극악이었는데, 심지어 귀국행 비행기 기내에서 아기가 비행 내내 울어 대던 탓에 그렇지 않아도 잠귀가 예민한 견하준은 비행기에서 한숨도 자지 못했다.

아무래도 오늘이 찬스일지도 몰랐다. 피곤하면 평소보다 잠귀가 덜 예민하지 않을까.

확인해야 할 항목 1을 알아낼 절호의 기회였다.

그리고 숙소에 컴백한 그날 밤.

모두가 잠들어 고요한 숙소에서, 계획대로 행동을 개시했다. 방 문을 미리 열어 놓은 덕분에 문고리 돌아가는 소리 없이 방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까치발을 한 채로 살금살금 방에서 나와 견하준의 방 문을 최대한 소리 나지 않게끔 조심스럽게 열었다.

“야, 준아. 자냐?”

목소리를 낮춰 속닥이듯 묻자마자 피로에 절은 견하준의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저게 6회차의 견하준인지, 그냥 피곤해 뒈지겠는데 나 때문에 잠을 깬 견하준인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 네가 기억을 가진 견하준이냐고 대놓고 물어볼 수도 없고. 이 견하준이 기억을 가진 견하준이냐. 금도끼 은도끼야 뭐야.

지금 내 앞의 견하준이 현재 견하준일 50%의 확률을 고려하여, 대체 어떻게 현재 견하준이 이상함이나 수상함을 느끼게 하지 않고 확인을 거쳐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지금 내 앞의 견하준이 현재의 견하준일 확률은 딱 50%. 하지만 6회차 견하준만 알 만한 질문을 잘못 던졌다가는, 만에 하나 지금이 현재 견하준일 경우 그 질문을 이상하게 여기고 의심을 시작할 수가 있다.

또 내가 헛짓거리 헛소리 한다고 그냥 넘어가 주면 땡큐지만 수상하게 여긴 견하준이 집요하게 캐물으면 곤란하다.

이번에 실패하면 앞으로 계속 견하준으로 실험을 해야 하는데 내가 대답을 안 해 주면 당연히 경계심이 높아질 거 아닌가. 독방이라 룸메이트로 자연스럽게 밤마다 말을 붙여 볼 수도 없고.

그러니 티 나지 않게 자연스럽게 현재 견하준인지 6회차 견하준인지 확인할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음…”

고민 끝에, 언뜻 들으면 평범해 보이지만 6회차의 견하준이라면 바로 알아들을 물음을 던졌다.

“장례식장 기억해?”

5회차 서예현은 오디로 나를 떠봤는데 지금의 나는 장례식장으로 견하준을 떠보고 있다니. 6회차의 견하준과 내가 공유하는 제일 강렬한 기억이 장례식장이라니.

키워드가 너무 직설적인가 싶었지만, 견하준은 부조금도 내지 못하고 과호흡으로 실려 나갔기에 그때 부조금 얼마 했냐고 돌려 물을 수도 없었다.

느릿하게 눈을 두어 번 깜빡인 견하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졸려 죽겠다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이든아…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어…”

그냥 피곤해 뒈지겠는데 나 때문에 잠을 깨서 짜증 난 견하준이었다. 자냐고 작게 한 마디 던졌는데 이렇게 바로 깨냐. 잠귀 한 번 더럽게 밝구나, 친구야.

첫 번째 시도부터 바로 실패로 돌아갔다.

견하준이 여전히 피로에 찌든, 의문 어린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갑자기 장례식장이 왜 나와? 우리 언제 장례식장 같이 간 적이 있었나…?”

같이 간 적은 없고 같은 장례식장 공간에 있긴 했지. 나는 관짝에, 너는 빈소에.

기억과 기억으로, 복도에서도 한 번 만났긴 했다.

이걸 기억하지 못하는 걸 보니 정말로 현재 견하준이 확실했다.

“아니, 아니야. 다시 자. 잘 자라, 준아.”

“아니, 왜 새벽에 갑자기 장례식장 이야기를 해. 꿈꿨어?”

“어어,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예지몽 아니야…?”

“사람은 모두 언젠간 죽으니까 우리 미래 스포 예지몽이긴 하다. 영정사진 보니까 한 100살 까지는 살다 간 듯.”

물론 내 희망 사항이었다.

손바닥으로 견하준의 눈을 강제로 감겨 주고선 황급히 견하준의 방을 빠져나왔다.

견하준이 귀신을 믿지 않는 성격이라서 예지몽이라고 생각하는 정도로 끝난 거지, 만약 다른 멤버들이었으면 진작에 귀신 들렸다고 부르짖으며 무당집 찾고 부적 찾고 난리 났다.

현재 견하준의 의심을 사지 않으면서, 현재 견하준의 대답과 6회차 견하준의 대답이 딱 구별되어서 나올 수 있는 질문이 무엇인지는 좀 더 고민을 해 봐야 하는 부분인 것 같았다.

* * *

레브 공식 너튜브 채널에 드디어 레브 데뷔 다큐멘터리 마지막 화가 올라왔다.

Yxxtube

(영상)

레브 데뷔 다큐멘터리 5화

대체 4화를 그렇게 마무리해놓고 5화는 어떤 내용으로 채워놨을지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영상 재생 버튼을 클릭하자-

검은 옷을 입고 메이크업을 최소한으로 한 레브 다섯 멤버가 침중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데이드림을 맞이했다. 윤이든이 글씨가 적힌 종이를 들어 올리며 허리를 꾸벅 숙였다.

[레브 데뷔 다큐멘터리 조작 논란 해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