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3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38화

일단 사람 하나 살렸고. 아니, 케이제이랑 내 목숨값까지 합하면 셋인가?

생각해 보니까 위험도 시스템을 보유하고 마지막 기회에 몰린 차연호까지 더하면 넷이었다.

그 시뻘건 소름 끼치고 악의 넘치는 시스템이 내기에서 진 차연호를 곱게 놓아 줄 리가 없었다.

차연호의 목숨값은 시세의 열 배는 쳐서 받아내야겠다. 물론 목숨값 시세가 얼마인지는 몰랐기에 시세 선정도 내 마음이었다.

안도감과 더불어 왜인지 모르게 드는 씁쓸함에 한숨을 내뱉으며 미간을 문질렀다.

회귀 전에 내가 용철이 형을 못 믿고 이간질에 휘둘려 일방적으로 가시 돋친 말을 내뱉고 손절 친 업보인가 싶었다.

그나마 이해원은 열여덟 살 미성년자이기라도 했지, 그때의 나는 어엿한 성인이었지 않나.

용철이 형도 그때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갑자기 또 대가리를 박고 싶어졌다.

아니 시발 그래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나는 적어도 용철이 형 뒤통수를 이 정도 수준으로 후리진 않았다고. 나는 미성년자 때도 도와준 사람 배신하는 짓거리는 결코 하지 않았을 거란 말이다. 이건 나이 이전에 인성의 문제였다.

어쩌면 회귀 전 내게 가진 그 동정과 동질감 때문에 이해원은 나를 배신했을지도 몰랐다. 회귀 전의 나처럼 실패자가 되고 싶지 않아서.

모든 전말을 알고 있는 시선으로 다시 보니, 과거의 이해원 그 자식도 신월에서 데뷔했다고 마냥 Happily Ever After는 아닐 터였다.

케이제이랑 똑같은 루트로 데뷔한 놈이 최후까지 같은 루트를 밟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었으니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사다리 위에 올라타서 본인 발로 내려오지도 못하고, 제 선배의 사례를 잘 알고 있기에 자기도 언제 추락할지 몰라 벌벌 떠는 게 사람 사는 거냐.

이해원의 입에서 뜬금없이 정말 생뚱맞게 나온 범죄자라는 말도 신경 쓰였다.

기억의 파편을 봤을 때는 ‘이미 불법 침입이랑 증거인멸로 범죄 저질러 놓고 왜 범죄자 되기 싫다고 지랄이냐’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죽은 연습생도, 이해원도 리번 말처럼 약점을 잡힌 건가.’

어쨌건 신월에게 작곡 능력을 보고 뽑은 연습생은 데뷔시킬 생각 없이 곡이나 뽑아먹는 소모품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존나 적당히 걸러 들었던 약쟁이의 말에 약간의 신빙성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그런 거라면 이해는 아주 조금 가지만, 그래도 나도 사람인지라 당분간은 아무렇지 않게 이해원의 얼굴을 보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았다.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가기 전에 기억의 파편이 풀려서 오히려 다행이었다. 활동 준비와 활동에 몰입하며 머릿속을 비울 수 있어서.

심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작업실에서 벗어나 다시 연습실로 돌아와서도 기분은 영 꿀꿀했다.

“에휴, 담배 땡긴다.”

내 무의식적인 중얼거림에 서예현이 김도빈과 류재희를 붙들고 담배의 위험성에 대해 설교했다.

“자, 저기 흡연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아주 모범적인 교과서가 있네. 쟤를 봐. 담배 딱 며칠 피운 거 가지고 몇 년을 금단 증상에 시달리고 있잖아. 너희는 저렇게 되고 싶지 않으면 시작조차 하면 안 돼. 알았지? 호기심에 넘어가서 한 번 피웠다가 윤이든처럼 된다? 윤이든처럼 되고 싶어? 막내야, 눈 빛내지 말고! 왜 그렇게 저 허세와 가오의 화신을 따라 하고 싶어 하는 거야? 저게 멋있어 보여?”

“네.”

내 심란한 감정을 한 번에 싹 날려 주는 서예현이었다. 이쯤 되면 이이제이의 유의어를 서예현 테라피라고 명명해도 될 것 같았다.

당연히 몇 번 피운다고 이렇게 안 된다. 나는 회귀 전에 몇 년을 골초로 살아 왔던 인간이라 이러는 거다.

하긴, 그걸 알면 서예현도 “나 흡연자요.”하고 자백하는 꼴이지. 물론 서예현은 담배가 피부에 안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절대 입에 대지 않을 인간이었다.

찐으로 담배 피운 놈인 서른 살 윤이든이 사라진 뒤로도 나를 붙들고 담배가 얼마나 피부에 좋지 않은지 사람이 질릴 정도로 잔소리를 늘어놓아 내 금연에 크나큰 공헌을 했던 인간이 아닌가.

“무슨 일 있었어?”

내가 싱숭생숭해 있든 말든 막내 라인 금연 교육의 교재로나 쓰고 있는 서예현과 달리, 그 한탄 한마디에 내 기분을 바로 파악한 견하준이 넌지시 내게 질문했다.

“걔가 형보다 더 작곡 재능이 뛰어나기라도 해요? 이게 바로 제자를 질투하는 스승의 마음?”

“도빈이 형, 무슨 소리야. 이든이 형이 세계 통틀어서 최고지. 이든이 형 따라올 사람이 어디 있어.”

“와, 류재. 이렇게 티 나게 아부를….”

아무리 내가 자존감이 높다지만 나도 나 스스로를 세계 최고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단다, 막내야.

김도빈의 헛소리에 대꾸할 기력도 없어 휘휘 손을 내젓고 견하준의 질문에 대답해 줬다. 질문에 대답해 줬다기보다는 역질문에 가까웠지만.

“야, 준아. 들어봐 봐. 네가 만약 과거로 돌아왔다고 치자. 그런데 돌아오기 전에 너한테 큰 잘못을 했던 놈이 이번에는 너한텐 그런 잘못을 절대 저지르지 않을 거라는 걸 너는 알고 있어. 결국 그 잘못은 없던 일이 된 거고 지금 시점의 그놈은 네게 아무 잘못도 없어. 오히려 그놈 덕분에 큰일을 막았어. 그럼 너는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할 거야?”

내 진지한 상담에 당황한 견하준이 말끝을 흐리며 김도빈을 슬쩍 돌아보았다. 아무래도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원인이 김도빈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뜬금없이 원인으로 지목받은 김도빈이 억울한지 눈을 크게 뜨고 따져 물었다.

“왜 그런 소설적인 이야기만 하면 다 원인으로 저를 지목하시는 거죠? 너튜브와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접하고 사는 이상 그런 설정쯤은 시대 정신 아니냐고요.”

“그게 시대 정신까지 나올 만한 일이야…?”

떨떠름한 견하준의 물음에 김도빈이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어떤 매체에서든 회빙환은 빠지지 않으니까요.”

여전히 견하준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마음씨 넓고 따스한 견하준을 대신해서 내가 김도빈을 달달 들볶았다.

“너는 인마, 왜 형한테 눈 똑바로 뜨고 대들고 그래? 하준이가 못 할 말 했어? 어?”

“저는 형한테 제가 보는 거 영업했던 적도 없는데 제가 형을 씹덕처럼 만든 원흉이라고 하준이 형이 결백한 사람을 의심하잖아요!”

“도빈아, 형 앞에서 목소리 데시벨이 막 올라간다?”

“안 무섭거등요.”

말은 안 무섭다고 그렇게 하면서 목소리는 왜 삑사리가 나고, 발은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는 거냐, 도빈아.

유일하게 비김도빈 차별을 해 주는 서예현에게 달려간 김도빈이 서예현을 붙잡고 내가 자기를 혼냈다고 징징거렸지만 서예현도 비견하준 차별을 시전했다.

이래도 이 그룹 불화 걱정이 안 된다니. 참 신기했다.

한바탕 난장판을 치르고 다시 돌아와서, 내 질문을 천천히 곱씹던 견하준이 긴 고민 끝에 드디어 입을 열었다.

“으음… 어렵네. 지금의 그 사람은 잘못을 하지 않았고, 잘못한 기억도 없으니까 과거에 나한테 잘못한 사람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잖아.”

“그렇지.”

“그렇다고 그냥 용서해 주자니, 당시의 내가 입은 상처랑 배신감은 방향을 잃기만 한 거지, 명확하게 존재하긴 하고.”

“그것도 그렇지.”

옆에서 김도빈이 형은 하준이 형이 하는 말은 다 맞게 들리는 거냐고 꿍얼거렸지만 가볍게 무시했다. 두 방향이 다 공감되는데 어쩌라고.

견하준이 미미한 미소를 입가에 걸치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그래서 나는 일단 거리를 두고 지켜볼 것 같아. 완전히 용서하지도, 무작정 미워하지도 않고 내가 보고 이번에는 다를지 다시 겪고 직접 판단할래.”

“그러면 내가 입은 배신감이랑 상처는 어쩌고?”

“만약 그 사람이 내게 준 도움이 크면 내 감정이랑 퉁쳐야지. 어쨌든 지금 그 사람한테는 쏟아 낼 수 없는 감정이니까 끌어안고 곪느니 그렇게라도 처리하는 게 좋지 않을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러다 정말 그 사람이 내가 겪었던 그 일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걸 확신하게 된다면, 그때는… 천천히, 마음을 열 수도 있을 것 같아.”

내가 고민하던 바로 그 지점을 견하준이 제대로 짚었다.

그냥 내 가설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일 뿐인데, 왜 저 진지한 대답을 들으면서 내가 다 마음이 놓이는지 모를 일이었다.

역시 내 이정표다웠다.

“대답이 꽤 자세한데? 누가 들으면 경험담인 줄 알겠다.”

서예현의 가벼운 키득거림에 견하준이 멋쩍게 웃으며 대꾸했다.

“몰입이 되어야지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서 이든이가 그때 정이서한테 아무 생각 없이 아체대 끝나고 곡 줘서 이든이랑 싸우고 틀어졌다가 다시 데뷔 초로 돌아가는 걸로 상상해 봤어. 이게 이든이가 제시한 가정이랑 제일 비슷한 상황이잖아.”

음… 으음…

어쩐지 대답 들으면서 안도가 되더라니… 저건 견하준의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 아니던가.

물론 이 상황은 견하준한테 기억이 있는 게 아니라 나한테 기억이 있다는 게 다른 점이지만? 내가 회귀해서 정말로 다행이었다.

견하준의 말은 뒤집어 보면 기억 없이 또 그지랄하면 용서 안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지 않은가.

김도빈도 내 말을 엿듣고 열심히 상상하고 있었는지 본인에게 묻지도 않았는데 불쑥 끼어들었다.

“엥, 저는 절대 용서 못 해여. 단물 다 빨아먹고 버릴 거예요.”

어차피 회귀 전 김도빈과 나는 쌍방으로 개 닭 쳐다보듯 하는 사이였으므로 김도빈의 저 단물 다 빨아먹고 버리기 발언을 듣고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견하준이 마음이 넓다는 것만 다시 한번 부각해 주는 비교군의 정석 답변이었다.

역시 뒤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고 가는 게 답이었다. 내 삶의 기본 태도가 정답이었군.

저번과 달리 이번에는 신월을 좆되게 만들 수 있는 제법 많은 패들이 내 손에 있었다.

착취가 언제부터 이루어졌는지 모르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3년이나 남았다고 마냥 여유 부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차연호도 딱히 믿을 만한 종자가 아니었기에 지금 내부 고발자라는 가장 큰 패인 차연호를 휘두를 이 좋은 미끼를 당장 깔 수 없었다.

내가 지금 차연호에게 현재 신월에 ‘정윤’이라는 연습생이 있냐고 물어보면 빡대가리가 아닌 이상, 누가 봐도 그 정윤이라는 연습생이 차연호가 그렇게 찾던 그 연습생이라는 걸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차연호는 빡대가리가 맞긴 한데, 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