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35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34화
그런 서예현을 부스 유리 너머로 지켜보며 턱을 괴고 중얼거렸다.
“내가 도빈이는 그렇게 필사적으로 임한 게 이해가 되거든? 도빈이는 지금 페널티로 소중한 아침잠이 걸려 있잖아. 그렇게 아침 내내 퍼질러 자기 좋아하는 놈이 활동이 끝나고도 꼼짝없이 미라클 모닝을 하게 될 위기에 처했었다고.”
물론 서예현이 실패해도 우리 다섯은 운명 공동체라 얄짤 없이 김도빈의 아침잠은 날아가게 되지만 적어도 본인 손으로 소중한 아침잠을 날렸다는 자책은 덜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김도빈 역시 필사적으로 레코딩에 임했던 거고.
“그런데 저 인간은 왜 저러지? 칼로리를 읊지 않으면 세상 살아가는 게 힘든가? 내가 예현 형의 삶에 너무 큰 부분을 페널티로 걸어 놨나?”
쓸데없이 비장한 서예현의 모습에 진지하게 의문을 제기하자 류재희가 옆에서 한 마디 얹었다.
“제가 봤을 때 예현이 형이 노리는 건 딱 하나 같은데요.”
“뭔데? 칼로리를 우리 귀에 때려 넣어서 우리의 입맛을 뚝 떨어지게 만들 수 있는 자유로운 세상?”
내가 장난스럽게 말하는 거라 생각하기라도 하는 건지, 류재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짜 뭔데. 나는 진짜로 모른다고. 막내 너 내가 이런 거 눈치채고 사는 거 봤냐?
가볍게 목을 가다듬은 서예현이 헤드셋을 끼고 마이크 앞에 섰다.
레코딩에서 내게 제일 많이 닦인 이는 바로 서예현이었다. 파트는 가장 짧았지만 녹음실에 갇혀 있는 시간은 제일 길었다. 서예현의 실력이 실력이었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같은 해에 녹음한 은 안타깝게도 방송 카메라가 찍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성질을 줄일 수밖에 없었지만 은 제대로 서예현에게 디렉팅의 공포를 맛보여 준 곡이었다.
오랜만에 그때를 재현해 보기 위해 눈빛부터 그 시절 눈빛으로 갈아 끼웠다.
나랑 눈이 마주친 서예현이 마른침을 연신 삼키는 게 녹음실 유리 너머로 보였다.“2절 첫 부분부터 간다.”
서예현이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Inst를 재생했다. 박자를 한 번에 딱 맞춰 들어간 서예현이 본인 파트의 랩을 내뱉었다.
서예현의 파트가 끝나기가 무섭게 Inst를 멈추고 디키 프로듀서가 책상에 둔 묵주를 슬그머니 내 쪽으로 끌어왔다.
서예현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연신 감탄하던 디키 프로듀서가 제게서 멀어지는 묵주에 흔들리는 눈동자로 나를 돌아보았다.
진지한 얼굴로 속삭이듯 말했다.
“…녹음실 귀신 있나 봐.”
“왜왜왜, 뭐 봤어?”
염주를 꾹 쥐고 묵주를 자기 쪽으로 필사적으로 끌어오며 내게 묻는 디키 프로듀서의 안색이 창백했다.
대답 대신 불안하다는 기색으로 눈동자만 굴리고 있던 서예현을 향해 아주 공손한 어조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누구세요? 누구신데 예현이 형 몸을 차지하고 그러고 계시는 거예요? 혹시 래퍼 지망생이셨어요?”
맥이 탁 풀린 표정을 지은 서예현이 마이크에 대고 투덜거렸다.
“아, 뭐라는 거야. 다시 해, 말아?”
저러는 걸 보니 또 너무 평소의 서예현이었다. 그러면 대체 방금 내가 원하던 본인 파트의 필을 완벽하게 구현한 서예현은 뭐지?
“다시 한번만 더 해 보자. 디렉팅할 건 따로 없고, 방금처럼 해 봐.”
그리고 서예현은 또다시 완벽하게 내가 원하던 느낌을 그대로 구현함으로써 첫 번째 시도가 요행이나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본인이 맡은 짧은 저음 보컬 파트도 튀지 않고 무난하게 불렀다.
푹, 깊은 한숨을 내쉬자 서예현이 흠칫하며 내 눈치를 살금살금 살폈다. 고개를 짧게 저으며 디렉팅 마이크에 대고 짧게 내뱉었다.
“합격.”
두 번 만에 합격을 받은 서예현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연신 마이크에 대고 질문을 쏟아 냈다.
“진짜? 합격이라고? 더 안 해도 돼? 진짜야? 너 혹시 귀신 들린 건 아니지?”
“그렇게 스스로가 의심스럽다고 하면 녹음 네 번만 더 할까?”
“아니!”
내가 다시 Inst를 틀세라 서예현은 헤드셋을 벗고 잽싸게 녹음실을 빠져나왔다.
견하준의 최단 기록에 비비는 역사적인 기록이었다. 다시탈트붕괴까지 오게 만든 서예현이 견하준과 비빌 정도의 최단 기록을 세우다니.
데뷔 초의 나한테 서예현이 단 두 번 만에 디렉팅도 없이 녹음을 마쳤다고 누군가가 이야기해 주면 대체 무슨 개꿈을 꾼 거냐고 일갈했을 텐데.
그야말로 인간 승리가 따로 없었다.
“내가 조건 걸 거라고 미리 이야기도 안 했는데, 내가 준 가이드를 아예 카피를 한 거야?”
“카피는 모르겠고, 그냥 최대한 똑같이 재현해 보려고 연습을 계속했지. 이대로 맞춰서 하라고 가이드 준 거 아니야? 나 그렇게 똑같았어?”
일정 빡셀 때에 서예현을 가이드 없이 녹음실에 던져 넣기가 좀 불안했는데, 이제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호흡이랑 박자 맞추는 거랑 플로우 타는 건 이제 어느 정도 따라 익히며 감을 잡은 것 같으니 이제 즐거운 랩 레슨까지 합쳐지면 맨몸으로 절벽에 던져도 기어 올라올 수 있겠지.
“그러면 마지막 주자인 예현이 형까지 성공했네요.”
잊지 않고 쿡 짚어 주는 류재희의 말에 뒤늦게 본인들의 승리가 실감이 났는지 김도빈과 서예현이 감격 어린 얼굴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아주 청춘 스포츠 영화의 엔딩 장면이 따로 없었다.
“저 이제 활동 끝나도 게으르게 살아도 되는 거예요? 미라클 모닝 같은 끔찍한 거 안 해도 돼요?”
“그래, 도빈아! 형이 윤이든의 저 악독한 페널티에서 우리를 구했어!”
월드컵 결승 진출이라도 한 것처럼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하는 서예현과 김도빈을 매애애우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참에 서예현의 칼로리 잔소리도 안 듣고 김도빈의 저 게을러 빠진 생활 패턴도 싹 뜯어고쳐 주려 했는데.
영 아쉽게 됐다.
“칼로리 잡도리도 1분에 한 번씩 해야지!”
“그건 좀…”
서예현의 극악무도한 계획에 김도빈이 잽싸게 발을 뺐다.
“괜히 성공시켰나. 실패할 걸 그랬다. 그랬으면 활동 끝나고 일주일 동안은 디저트 마음껏 먹을 수 있었을 텐데.”
“-라고 페널티가 숨쉬기인 사람이 말했다.”
“하극상에도 딱히 간절하지 않은 사람이 말했다.”
아쉬움이 듬뿍 묻어나오는 견하준의 말에 막내 라인이 깝죽거렸다. 류재희가 매우 초롱초롱한 눈으로 내게 물었다.“그러면 하극상 언제부터 시작할 수 있어요?”
“내일 아침부터.”
이렇게 레코딩이 빨리 끝났던 적이 없었는데. 수록곡 녹음까지 하루에 바로 이어갈 수 있어서 후반 작업에 시간이 더 생긴 걸 좋아해야 하는 거야, 말아야 하는 거야?
다음 날 아침.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내가 제일 먼저 수저를 들려고 하자 서예현이 헛기침으로 내게 눈치를 줬다.
“큼큼.”
“왜 저래?”
“지금부터 하극상권 스타트잖아.”
자연스러운 반말에 당연히 견하준인 줄 알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한 박자 늦게 방금 목소리의 주인이 견하준이 아님을 깨달았다.
입을 떡 벌리며 류재희를 돌아보자 류재희가 뻔뻔한 얼굴로 말했다.
“하극상권.”
그 사이, 서예현은 제일 먼저 숟가락을 들어 무가당 무지방 요거트를 먹고 있었다. 숟가락을 입에 무는 표정이 참 행복해 보였다.
저 무가당 무지방 요거트가 맛대가리 없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는 터라, 저 행복한 표정은 아무리 봐도 밥상머리 예절 주도권을 가져온 자의 여유였다.
“어쩔 수 없어, 이든이 형. 형이 하극상권을 줬잖아. 예현이 형이 저 수저 주도권을 자기도 내심 가져 보고 싶어서 얼마나 신경 쓰고 있었는데.”
“그래, 그래도 ‘형’은 붙여 주는구나…”
덕분에 혈압이 덜 올랐다…
…는 개뿔.
“지금 하극상권 땄다고 긴장이 확 풀리지? 집중 똑바로 안 하냐? 오늘도 페널티 한 번 걸어봐?”
“허어억, 하극상권이 이틀로 늘어날 수 있는데? 감당 가능해?”
“저게 뭘 잘못 먹었나?”
“하극상권!”
“크흠-.”
“도시락 먹는 데도 난리네! 나는 적어도 도시락 먹을 때까지 숟가락 예절 지키라고 눈치는 안 줬다, 인간아!”
“이든이 형, 나 목 말라.”
“목마르면 물을 마셔, 인마.”
“나 거기 있는 물 좀 갖다 줘. 나한테 너무 멀어.”
“도빈아, 네가 내 상전이냐? 녹음실이 광활한 사하라 사막도 아니고 몇 걸음만 걸으면 바로 닿는 거리를 가는 게 귀찮다고 형을 부려 먹어?”
“신한테는 하극상권이 있습니다!”
“너는 하극상권을 형 물 심부름시키는 데에 쓰냐?”
“드디어 숙소 간다!”
“지금… 키 컸다고 형한테 자랑하는 거냐? 그래,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 막내가 형 어깨에 팔을 얹을 이유가 없지. 형 머리를 이렇게 헤집고 있는 이유도 없고.”
“아니, 하극상. 한번 해보고 싶었어. 형은 맨날 나한테 하잖아.”
류재희는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하극상을 몰아서 해댔다.
“아이고오!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흰 수건을 이마에 얹은 채로 드러누워 버럭버럭 외치니 서예현이 디테일이 부족하다며 수건에 물을 쪼르륵 부었다.
진짜로 웬수 새끼가 따로 없었다. 물수건이 되어 버린 내 이마 위의 수건을 서예현에게 던질지 말지 고민하고 있자, 서예현이 내게 툭 내뱉었다.
“나이롱 환자 쇼 그만하고 나와서 저녁이나 먹어.”
“활동기에 저녁을 누가 먹냐고 뒷목 잡던 사람 어디 갔나.”
“오늘만은 예외로 둬도 될 것 같아.”
서예현이 화사하게 웃었다.
지금 내가 하극상권을 운운하며 서예현에게 들이박을 수도 없는 게, 그렇게 되면 평소에 서예현이 나보다 위에 있다는 걸 내가 인정하는 꼴이 되어 버린다.
수저 순서는 양보해도 그 꼴만은 절대로 두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됐어. 입맛 없어. 형이나 먹어.”
“네가 있어야지 내가 내 일일 권리를 누릴 수 있는데?”
“내일을 생각해, 형. 인생이 오늘만 있는 게 아니잖아.”
내 협박에도 서예현은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를 타박했다.
“어렸을 때부터 야인시대 같은 걸 보고 자라니까 이러지. 네가 무슨 깡패야?”
“진짜 깡패가 뭔지 보여줘? 어?”
“이거 혹시 하극상하는 거야?”
“나는 내일도 형한테 이럴 수 있어! 형이 지금 밥상머리 숟가락 선점권으로 이 그룹의 가장인 나한테 하극상을 걸고 있잖아!”
“둘 다 유치한 말싸움 그만 하고 나와서 저녁이나 먹어. 막내 라인이 샐러드 만들어 놨어.”
하극상권이 먹히지도, 하극상권을 쓸 일도 없는 유일한 멤버인 견하준이 단 두 마디로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 * *
안무 시안이 나오고 우리는 안무를 연습하느라 연습실에 거의 눌러살다시피 했다. 뮤직비디오 촬영 날짜가 조금 빠듯하게 잡힌 터라 최대한 빨리 안무를 익혀야만 했다.
잠깐의 짧은 휴식 시간이 주어지자마자 휴대폰을 붙들고 열심히 서치를 돌리던 류재희가 쓱 고개를 들더니 입을 열었다.
“예현이 형이 시사 프로 특집에 나왔다는데요?”
류재희의 말에 서예현이 매우 떨떠름한 얼굴로 본인을 가리키며 되물었다.
“내가?”
당사자도 모르는 시사 프로그램 진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