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34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33화
“페널티가 있으면 안 할래.”
서예현이 제일 먼저 자연스럽게 발을 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5-1은 0이라는 공식이 있는 한, 한 명이라도 빠지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아, 일단 조건부터 들어 봐.”
“난이도 어느 정도인데?”
“내가 우리 멤버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난이도가 비례해.”
팔을 슬쩍 벌리며 인자하게 말하자 멤버들이 바로 나를 제외하고 회의 모드로 돌입하여 내 앞에서 수군거렸다.
“이든이 형이 저희를 사랑하는 마음과 비례하면 난이도가 바닥이라는 소리잖아여. 할 만할 것 같은데요?”
“아니야, 도빈아. 이게 바로 평균의 함정이라는 거야.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평균치를 내면 물론 바닥이겠지만, 하준이가 더해지면 평균치가 확 높아지잖아. 너 1, 나 1, 재희를 한… 4? 그리고 하준이를 10이라고 하자. 너랑 나만 더하면 평균이 1, 너랑 나랑 재희만 더하면 평균이 2가 될 수치가 하준이가 더해지면 평균이 4로 훌쩍 올라가잖아.”
서예현이 눈을 부릅뜨고 김도빈의 태평한 소리에 반박했다.
“너같이 단순하게 난이도가 쉬울 거라고 오해하게 만들어서 우리를 극악 난이도로 끌고 가려는 윤이든의 악독한 계략이라고, 도빈아!”
“이든이가 그렇게까지 복잡하게 꼬아서 생각할 리가 없는데. 이든이가 과연 통계를 냈을까?”
견하준이 내 편을 드는 건지 나를 까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는 멘트로 끼어들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서예현 말을 부정했으니까 내 편을 들어준 거라고 생각하자.
“헉, 그러네. 그러면 하준이 형은 따로 빼 주라고 하면 안 돼요?”
김도빈이 딜을 걸려고 시도했다. 내가 헛소리 말라고 일갈하는 것보다 견하준이 입을 열어 끼어드는 게 한발 더 빨랐다.
“나 빼도 막 드라마틱하게 바닥은 아닐걸. 내려가기야 하겠지만. 이든이가 너희도 얼마나 좋아하는데.”
납득한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류재희와 달리, 서예현과 김도빈은 서예현이 고칼로리 음식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표정으로 견하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단 먼저 들어 보기나 하자. 조건이 뭔데?”
서예현의 물음에 씩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 만약에 다들 다섯 번 안에 녹음 성공하면 일일 하극상권 준다.”
류재희의 눈이 반짝였다. 우리 막내가 저렇게까지 적극적으로 하극상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줄은 몰랐는데.
“실패하면?”
“평생 하극상은 꿈도 못 꾸는 거지. 그리고 상품이 파격적인 만큼, 페널티는 특별히 맞춤형으로 만들어 봤어.”
한 번 해 볼 만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빛내고 있는 멤버들을 향해 내가 어제 하루종일 머리 싸매고 생각했던 페널티를 하나하나 읊어 주었다.
“먼저 예현이 형 페널티는 활동기 끝나고 일주일 동안 칼로리 읊기 금지.”
서예현이 말만 들어도 숨이 턱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도빈이 박수 갈채를 보내다가 류재희의 따가운 눈빛에 슬그머니 손을 내렸다. 우리 막내가 칼로리 염불을 멈추는 걸 기꺼이 포기할 만큼이나 내게 하극상을 하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김도빈은 바로 앞의 칼로리 언금에 정신이 팔려 곧 본인에게 다가올 미래를 모르고 있었다.
“도빈이 페널티는 활동기 끝나고 일주일 동안 새벽 기상.”
김도빈이 나라 잃은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활동기 때도 계속 새벽 기상하고 밤새우고 낮밤 바뀐 채로 살아야 하는데요?”
“평소에도 미라클 모닝을 하라는 이 형의 큰 뜻을 몰라 주고 반박을 해? 꼬우면 녹음 세 번만에 성공하든가.”
“전 빠지면 안 될까요?”
“너한테 선택권이 있을 것 같냐?”
“전 간이 작아서 하극상도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응, 알았다. 다음.”
다음으로 지목된 류재희가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페널티 난도를 낮춰 달라는 듯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류재희를 향해 어제 고심한 페널티를 말해 주었다.
“막내 페널티는 즐거운 작곡 놀이 일일 강제 체험권.”
“하드, 아니 헬 모드로요.”
불쑥 끼어드는 김도빈의 정수리를 꾹꾹 눌렀다. 막내한테 자비를 베풀어서 이지 모드로 해 주라고 먼저 읍소하지는 못할망정 형이 돼서 잘하는 짓이다. 그러니까 짭막내 소리나 듣지.
아리송해하는 표정을 보니 류재희는 이 페널티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감이 잡히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마 김도빈도 체험했으니 버틸 만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마지막으로 하준이 페널티는 숨쉬기.”
바로 야유와 항의가 빗발쳤다.
“비견하준 차별을 멈춰 달라!”
“아니, 숨쉬기가 페널티가 될 수가 있어?”
눈을 크게 뜨고 내게 따져 묻는 서예현을 향해 뻔뻔하게 되물었다.
“숨 쉬는 데에도 칼로리 소모되는 거 몰라?”
“옘병…”
서예현이 벌레 씹은 얼굴을 하고선 중얼거렸다. 어차피 견하준은 세 번 안에 녹음을 성공할 확률이 99.9%였으므로 페널티가 약해도 됐다.
실패는 김도빈 아니면 서예현 둘 중 하나한테서 나올 게 분명한데 견하준까지 휘말리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류재희가 손을 슬쩍 들고 물었다.
“개인전이에요?”
“그럴 리가. 레브는 하나니까 다섯 명 다 성공해야지 하극상권을 얻을 수 있단다.”
5 빼기 1은 0이라니까? 김도빈이 곧바로 항의했다.
“잠깐만요, 형까지 하는 거면 우리 넷이 다 성공해도 형이 여섯 번 해 버리면 실패라는 소리잖아요.”
“내가 여섯 번까지 간다고? 내가?”
말이 되냐는 표정으로 헛웃음 치며 바라보자 김도빈이 소심하게 반박했다.
“녹음실 귀신 나왔을 때는 열 번까지 갔잖아요.”
“아아니, 그때는 유독 마음에 안 들게 나와서 그랬지. 그리고 귀신이 어디 있냐. 하여간 호들갑이랑 겁대가리는 아주 월드 톱이야.”
물론 우리 싸랑하는 멤버들한테 선택권 따위는 없었다. 하극상권 받아 가든가, 아니면 순순히 페널티 받든가.
물론 당장 적용되는 페널티는 아니라 활동 준비에 지장은 없었다. 내가 이렇게 팀을 생각하는 리더라니까.
“그래서 이 조건을 걸고 녹음을 할 거고, 이번 레코딩은 완전 빡세게 갈 거다. 알았냐?”
한쪽은 목을 푸느라 여념이 없고, 다른 한쪽은 이어폰을 꽂고 데모곡 본인 파트를 반복해서 듣느라 내 말에는 다들 대꾸도 하지 않았다.
“다들 듣지를 않네. 후회하지 마라.”
쯧쯧, 혀를 차며 프로듀싱을 할 준비를 했다.
“형형, 레코딩 순서는 저희가 정하면 안 될까요?”
그 정도쯤이야 양보해 줄 수 있었으므로 쿨하게 오케이 사인을 때렸다.
드디어 김도빈이 활동이 끝나고도 세월아 네월아 침대에서 한세월을 보내며 오후 두 시까지 퍼질러 자는 꼴을 보지 않아도 되는군. 그놈의 칼로리 타령도 일주일간 그만 들을 수 있고.
목 풀기를 다 마친 멤버들은 또 자기들끼리 모여서 순서를 정하느라 바빴다.
“예현이 형이 무조건 마지막으로 들어가야겠죠?”
“그래야 하지 않을까? 예현 형이 제일 불안도가 높긴 하잖아.”
“일단 하준이 형을 맨 앞에 배치를 하는 거예여. 스타트를 잘 끊고, 이든이 형의 성질도 좀 진정시킬 수 있게.”
“그러면 차라리 하준이를 나 바로 앞에 배치하는 게 낫지 않을까? 좀 성질이 물렁해진 차례에 내가 마지막을 딱 장식하는 거지.”
“비교된다고 더 빡세게 잡을 수도 있어요.”
“그럼 안 되지.”
서예현이 빠르게 본인 의견을 포기했다.
“이든이 형을 맨 앞에 놓죠. 그래야지 이든이 형도 바로 녹음을 딱딱 끝낼 수 있잖아요. 이든이 형을 맨 마지막에 넣으면 위기감을 느낀 이든이 형이 치사한 수를 쓸 수도 있으니까요. 가끔 저 형은 이상한 곳에서 가오를 포기한단 말이에요.”
막내야…?
“그러면 이든이 형을 첫 번째, 하준이 형을 두 번째, 재희랑 저를 세 번째랑 네 번째 중 하나, 예현이 형이 다섯 번째.”
“형이 세 번째 해. 세 번째까지 너무 스무스하게 성공하면 이든이 형의 기준이 더 빡세질 수 있잖아. 만약 형이 네 번째로 가면 형이 더 힘들어진다고. 나는 어느 정도 자신 있으니까 빡세져도 상관 없는데 형은 아니잖아.”
“그렇지.”
김도빈의 수긍도 제법 빨랐다.
그래서 결국 최종적으로 정해진 녹음 순서는-
‘나-견하준-김도빈-류재희-서예현’
이었다. 과연 전략이 내게 통할지 나도 궁금했다.
LnL 전속 프로듀서인 디키 프로듀서가 이번 프로듀싱 보조로 붙었다. 녹음실 귀신 소동을 함께한 사람이기도 했다.
디키 프로듀서도 김도빈만큼이나 겁이 많아서 묵주랑 염주로 무장을 하고 왔다.
“이래도 되는 거야? 하느님이랑 부처님이 괘씸죄로 보호를 더 안 해 주시지 않을까?”
“다다익선.”
디키 프로듀서가 엄숙하게 대답했다.
“나부터지?”
“양심적으로 하자, 양심적으로.”
녹음실로 들어가는 내 등 뒤에 대고 서예현이 툴툴거렸다.
곡의 도입부는 이번에 내가 맡았다. 랩으로 도입부를 들어가는 게 과 둔 차이점이었다.
서너 번 반복하고 제일 마음에 들게 나온 녹음본을 찾아 만족한 얼굴로 녹음실을 나오니 견하준을 제외하고 다들 안도한 얼굴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다음 타자인 견하준은 단 두 번 만에 녹음을 성공시키며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나는 내가 생각했던 부분을 딱 두 번 만의 시도에 깔끔하게 구현한 것에 대한 찬사의 박수였고, 나머지 멤버들은…
“하준이 형이 한 번 만에 성공했으니까 남은 세 번의 기회 킵 되나요?”
“도빈아, 그러면 안 되지. ‘되나요’라고 물어보지 말고 ‘킵하죠’라고 우겨야지.”
“애한테 좋은 거 가르친다, 인간아.”
박수 치면서 정신없게 만들어 나를 몰아가려는 수작이라는 걸 눈치챘기에 저 정신없는 헛소리에 넘어가지 않았다.
다음으로 김도빈이 잔뜩 긴장한 얼굴을 한 채로 녹음실 부스로 들어왔다.
“다시. 도빈아, 전쟁 나가냐? 군가 불러?”
잔뜩 힘을 줘서 부르는 김도빈에게 ‘다시’ 선고를 내리자 옆에서 내 마이크를 제 쪽으로 스틸한 류재희가 김도빈에게 잔소리를 쏟아냈다.
“힘을 빼, 형. 레슨 받은 대로 불러. 그렇게 더 힘 줘서 부른다고 이든이 형이 가산점 주는 거 아니야.”
김도빈이 삐거덕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녹음이 재개되었다.
“다시. 방금보다 힘 뺀 건 알겠는데, 지금 메인 받쳐 주는 구간이잖아. 튀지 말고, 톤 맞춰.”
“다시. 끝음이 너무 길어서 그 다음 파트 박자 밀리잖아. 그거 신경 쓰면서 하라고. 내가 몇 번을 말했냐.”
“다시. 뭐하냐? 저음이라고 음을 무시하면 쓰냐? 음정 안 잡아?”
“다시. 셋째 마디 들어갈 때 호흡 끊기잖아. 정신 차려. 정박이야, 정박. 엇박 아니라고.”
예전으로 돌아가 살벌한 디렉팅을 쏟아냈다. 디렉팅이 거듭될수록 김도빈의 표정이 결연해진 걸 보니 하극상권이 간절해진 모양이었다.
마지막 다섯 번째 기회까지 모두 쓴 김도빈이 내가 Inst를 끊자 초조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김도빈의 목울대가 꿀렁거림과 동시에-
“합격. 나와서 쉬어라.”
“류재애애애애! 내가 해냈어어어어!”
녹음실 부스 문을 벌컥 열고 나온 김도빈이 감격 어린 얼굴로 뛰쳐나와 류재희에게 달려갔다. 서예현도 김도빈을 감싸고 어화둥둥하기에 바빴다.
류재희도 세 번 만에 성공했다. 디렉팅을 착착 받아먹고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턱턱 내 주는 걸 보니 아주 칼을 갈고 부르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하극상을 향한 열망이 아주 어마어마하구나.
이제 성공까지 단 한 사람만이 남았다.
그렇게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서예현이 비장한 발걸음으로 녹음실 부스 문턱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