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30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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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브 제1401회 회의, 예현이 형의 선택을 내 곡을 고른 걸로 인정해 줘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타이틀곡 선정이 끝나고, 소속사 사옥의 더 작은 회의실로 장소를 옮겨 레브 회의를 개최했다.
“이딴 걸로 회의까지 한다고?”
서예현이 회의 주제에 반기를 들었지만 아무도 서예현의 말에 동조해 주지 않아서 회의는 무산되지 않고 계속 진행될 수 있었다.
“인정을 안 해 주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묻는 김도빈에게 인자한 얼굴로 대답해 주었다.
“5년 동안 함께 동고동락한 멤버가 만든 음악도 모르는 인간이 뜨신 숙소에서 잘 권리가 있을까?”
“그건 그렇죠.”
김도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예현이 배신당했다는 얼굴로 김도빈을 돌아보더니 내게 투덜거렸다.
“아니, 곡 잘못 골랐다고 숙소에서 쫓아내는 건 좀 아니지! 레브의 가장, 가부장 하니까 진짜 네가 내 아버지인 줄 알아? 우리 아버지도 나한테 집 나가라고 한 적은 없거든?”
“그것도 또 그렇죠.”
김도빈이 또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내가 배신당한 얼굴로 김도빈을 돌아볼 차례였다. 사내새끼가 자기 주관 하나 없어, 어?
“뭔 소리야! 나도 형 같은 자식은 필요 없…! 형 같은 자식… 쳇.”
서예현 정도면 그래도 나보다는 키울 만하지. 차마 부정할 수는 없어서 혀만 찼다.
판단의 기준은 ‘나중에 너 닮은 자식 낳아서 키워 봐라’라는 말이 저주로 들리느냐, 칭찬으로 들리느냐였다. 일단 나는 엄마가 했던 그 말이 저주로 들리긴 했다.
“일단 예현이 형의 변론을 들어보죠.”
류재희가 쓸데없는 우리의 말다툼을 멈추게 하고 교통정리를 했다. 본인에게 주어진 변론의 기회에, 목을 두어 번 큼큼 가다듬은 서예현이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1번이 윤이든 곡인 줄 알았어.”
“봐라, 저러는데 무슨 변론.”
“아, 좀 들어봐. 내가 왜 1번이 네 곡인 줄 알았냐면, 1번에 네 최근 스타일이 묻어 있었어. 그런데 3번은 진짜 딱 감성을 완벽하게 살린 거야. 그래서 나는 이렇게 꼬아서 생각을 했지. 1번은 네가 작곡한 거라 아무리 과거를 재현하려고 해도 현재 스타일이 묻어 나올 수밖에 없었고, 3번은 다른 사람이 작곡한 거라 오히려 더 객관적으로 재현을 했겠구나-, 하고.”
서예현이 진지하게 1번 곡을 내 곡이라 헷갈려 한 이유를 풀어 설명했다.
흠, 듣다 보니 괘씸한 감정이 조금 사라지는 것도 같았다. 나름 현재 스타일 분석까지 한 이유였다니.
하지만 1번 곡을 다시 떠올려 보니 전혀 내 최근 스타일이 아니었다. ‘괜찮네’ 정도의 감상만 있었지 ‘내 최근 스타일을 따라했네’라는 감상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대체 뭘 어떻게 들으신…?
음악에 좋아하는 장르가 딱히 없고 그냥 끌리는 음악 막 듣는다고 했을 때부터 막귀인 걸 알긴 했지만 이건 좀…
내가 본인 속내를 간파한 것도 모르고 서예현은 의기양양하게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결정적인 거. 3번은 나를 고려한 파트가 없었어. 너는 이제까지 나 맞춤형 파트를 끼워 넣어 줬잖아. 그런데 3번 랩 파트는 가이드만 들어도 둘 다 빡셌다고.”
아무래도 이게 바로 결정적인 진짜 이유인 것 같았다.
“당연한 소리를 하십니다, 형님? 저랑 즐거운 랩 놀이를 하면서 파트 업그레이드도 안 시키려고 하셨습니까?”
“아니, 옛날 스타일 구현한다고 하니까 내 파트도 예전처럼 약간 쉽게 갈 줄 알았지.”
“곡 스타일만 옛날이라고 했지 실력까지 옛날이랑 똑같이 한다고는 안 했습니다? 팬들에게 과거보다 더 발전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거 아닙니까. 설마 안무 실력도 예전으로 롤백해서 다운그레이드 하려고 벌써 밑밥 까십니까, 형님?”
내가 왜 자기를 붙잡고 즐거운 랩 놀이를 하고 있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당연히 이번 활동부터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 줘야 할 거 아니야.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다가 결국 내게 달달 들볶이는 서예현을 보며 류재희가 혀를 쯧쯧 찼다.
“가이드녹음을 하준이 형이 하기만 했어도 예현이 형이 숙소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지는 않았을 텐데…”
“어, 그러고 보니까 이번에 하준이 형이나 류재가 데모곡 가이드녹음을 안 했네? 그래서 이든이 형 곡 찾는 난이도가 좀 높았구나?”
어쨌든 내 곡을 찾는 데에 성공한 김도빈은 난이도가 높다고 말하면서도 못 맞춘 서예현과 달리 여유만만했다.
“내가 이번에는 가이드녹음을 다른 보컬한테 맡기자고 했어. 우리 초창기랑 제일 비슷한 분위기가 나는 곡을 골라야 하는데, 아무래도 내 보컬이 들어가면 레브 곡이라는 느낌이 너무 나 버리니까. 그러면 공정하지가 않잖아.”
견하준이 나를 대신해서 이번 데모곡 가이드녹음에 참가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이렇게 우리 준이가 생각이 깊어. 하준이가 가이드보컬 했으면 저 양반도 자기 소신껏 투표 안 하고 무조건 하준이 목소리만 듣고 내 곡이라고 찍었겠지.”
다시 들어도 참 섬세한 이유에 감탄사를 보냈다. 나조차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부분을 견하준이 적절하게 잘 짚어 준 셈이었다.
견하준을 칭찬하면서 서예현을 꼽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서예현은 여전히 당당했다.
“봐 봐, 나는 내 소신껏 투표를 해서 제일 좋은 곡으로 네 곡을 골랐잖아. 비록 생각을 많이 하다가 좀 헷갈렸긴 했지만.”
다시 말하지만 헷갈리려면 차라리 나도 내 스타일이랑 꽤 비슷하게 구현해서 놀랐던 2번이랑 헷갈려야지, 1번은 헷갈릴 요소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인정 못 하겠다. 1번이 어떻게 내 스타일이냐? 이걸 헷갈려도 어떻게 1번이랑 헷갈려, 인간아!”
“사실 4, 5번하고도 헷갈렸어.”
서예현이 수줍게 고백했다.
곡 다섯 개 중 네 개를 헷갈렸다는 그 말에 뒷목이 당겨 왔다. 아무래도 저 인간이 나를 고혈압으로 쓰러지게 해서 이 회의를 강제 종료할 계획인 것 같았다. 이 와중에 2번만 또 안 나왔다.
“예현이 형이 형 곡을 알아채지는 못했어도 결론적으로는 형 곡을 고르긴 했으니까 타협해서… 음, 현관은 좀 그렇고, 거실에서 자게 하는 건 어때요? 어차피 예현이 형은 이제 작곡놀이 지옥도 겪을 텐데.”
누가 봐도 서예현 좋은 쪽으로 타협안을 내놓는 김도빈의 머리를 서예현이 마구 헤집어 댔다.
“도빈아! 역시 너밖에 없어! 간식 틈틈이 먹여 준 값을 하는구, 헙!”
서예현이 다급히 본인 입을 틀어막았지만 우리는 다들 똑똑히 들었다.
“…간식? 간식을 허용해 줬다고…? 심지어 눈감아 준 것도 아니고 먹여 줬다고…?”
좋아하는 디저트를 서예현에게 제일 많이 금지당했던 견하준이 눈을 가늘게 뜨고 중얼거렸다. 물론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비김도빈 차별을 멈춰 달라!”
“어쩐지 김도빈이 뺀질나게 형 연습실으로 끌고 다니더라!”
“제가 간식 먹으려고 예현이 형을 데리고 다녔다는 음해는 곤란해요. 간식은 예현이 형의 춤 실력을 늘린 부차적인 대가에 불과해요.”
김도빈이 내 합리적인 의심을 반박했다.
아무래도 망했다는 걸 직감했는지 서예현은 나를 설득하는 걸 멈추고 견하준을 간절한 눈빛으로 공략했다.
“이든아, 그래도 한 번만 봐 주자. 멀쩡한 집 두고 호텔에서 자는 것도 그렇잖아.”
“준아, 저 인간은 네 디저트만 잡고 김도빈한테는 간식을 허용해 준 인간이다. 이래도 편을 들고 싶어?”
그 눈빛에 넘어간 견하준이 서예현의 편을 들어 나를 말리려 하자 나는 역으로 견하준을 설득했다.
“하준이 형 말이 맞아요, 팬들이 혼자 호텔 가는 예현이 형 목격하고 멤버 간 불화설이나 컴백 준비 기간 중 예현이 형의 일탈로 오해하면 어떡해요. 안 그래도 쫓겨난 건데 그런 오해까지 더해지면 예현이 형이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오늘이야말로 단호하게 비견하준 차별을 멈추리라 다짐하자마자 류재희가 견하준을 서포트했다.
“저도 예현이 형의 비김도빈 차별이 치사하긴 하지만 그래도 구설수 안 나오는 게 먼저니까요.”
듣고 보니 그럴 것 같기도 했다.
자기 편을 들어준 견하준과 류재희를 향해 서예현이 감동 받은 얼굴로 말했다.
“이제 윤이든 차별만 할게. 그래도 활동기에는 안 돼.”
저 지독한 인간 같으니.
“비김도빈 차별이면 활동기에도 예현이 형이 저만 특별히 간식을 허가해 줘야죠. 활동기에는 쨉도 없었어요.”
비김도빈 차별의 수혜자, 김도빈도 거들었다.
디저트를 먹을 수 있다는 기쁨 때문인지 한결 밝아진 견하준의 얼굴과 달리 류재희의 얼굴은 여전히 울적했다.
“막내 너는 왜 또 갑자기 울적해하고 있어? 예현이 형이 도빈이만 간식 허가해 준 게 그렇게 속상했냐? 거봐, 형! 형의 비김도빈 차별이 지금 막내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고! 같이 한창 성장기인데 한 명만 챙기면, 어?”
건수 하나 잡자마자 눈을 부라리며 기다렸다는 듯이 서예현을 잡아 댔다.
“이든이 형은 비견하준 차별하고, 예현이 형은 비김도빈 차별하는데 비류재희 차별은 누가 해 줘요?”
그게 문제였냐.
“내가 해줄게, 류재!”
“형이 비류재희 차별해 봤자 특별하지 않잖아.”
김도빈이 잽싸게 비류재희 차별을 자처했지만 김도빈 정도는 류재희의 성에 차지 않은 모양이었다.
대체 어떻게 막내를 특별하게 차별해 줘야 하나 고민하다가, 생각이 많아 보이는 견하준의 표정을 발견했다.
설마 솔선수범해서 비견하준 차별인지 뭔지랑 비윤이든 차별을 끝내자고 제안하려나. 하지만 내 예측과 달리 견하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밥 먹자.”
잡곡과 렌틸콩이 가득한 밥그릇 네 개. 그리고 류재희 자리에 놓인 즉석밥 하나.
슬그머니 몸을 일으켜 즉석밥이 있는 쪽으로 가려고 하자 내 옷을 뒤에서 턱 붙잡는 손길이 느껴졌다.
견하준이 다시 앉으라고 무언의 눈짓을 보냈다.
설마…
“다들 얼른 먹어. 콩이 고단백이라 근육 유지에 좋대.”
“이거 혹시 비류재희 차별, 뭐 그런 건가요.”
“윤이든까지 즉석밥 못 먹게 하는 거 보니까 맞는 것 같은데…”
혼자 콩밥이 아닌 밥을 맛있게 먹는 류재희의 표정이 아주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