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25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24화
[G-TE]
₩25,500,000
빠르게 올라가던 최형진의 파이트 머니 숫자가 먼저 멈췄다.
아쉬움과 후련함이 뒤섞인 얼굴로 최형진이 짧은 숨을 내뱉었다.
[유피]
₩28,050,000
쭉쭉 올라가던 유피의 파이트 머니 액수도 최종 금액에 다다라 뚝 멈췄다.
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방송국은 2등이 된 최형진 머리 위 조명을 자비 없이 꺼 버렸다.
“축하드립니다, 유피!”
팡-!
콘페티가 터지며 우리의 머리 위에 흩날림과 동시에 동시에 무대 위 조명들에 다시 불이 들어왔다.
최형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주고 두 결승 진출자의 어깨에서 팔을 떼자 두 사람이 가볍게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시즌 4에서 내가 끼어들며 빼앗겼던 우승자 자리를 시즌 6에 와서야 온전히 돌려받은 유피가 용철이 형한테서 꽃다발을 받아 들며 멋쩍게 웃었다.
“유피 씨, 우승 소감 부탁드립니다!”
MC에게서 마이크를 건네받은 유피가 쿨찐력이 짙게 느껴졌던 결승 진출 소감과 달리 진정성이 가득 느껴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횡설수설 우승 소감을 읊었다.
“시즌 4의 미련이 저를 떠밀었는데, 시즌 4에서 제가 꿈꾸었던 이 자리까지 오는 데에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네요. 저를 응원해 주신 분들, 그리고 항상 최고의 서포트를 해 주셨던 팀 프로듀서님들, 한 팀으로 마지막까지 페어플레이한 G-TE, 그리고 피처링을 맡아 주신 원백 선배님이랑 G1 선배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회귀 전에는 “재미있었습니다.” 한 마디 우승 소감으로 유명했던 인간이 저러고 있는 걸 보니, 세상만사는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2년 동안 뼈저리게 깨달은 모양이다.
그렇게 시크하던 회귀 전과 달리 시즌 6의 우승자가 된 유피는 눈물까지 찍어 보였다.
유피가 우승 소감을 말하는 걸 보다가 옆에 있는 최형진을 툭 쳤다.
“야, 형진아. 머리 위로 휴대폰 플래시라도 비춰 줄까?”
“조명도 다시 다 켜졌는데 대체 왜…?”
최형진이 떨떠름한 얼굴로 되물었다.
“아아니, 우리 막내도 <보이스 레거시>에서 준우승했다고 아무 조명도 못 받고 있었던 게 걸려서 1등한테만 조명 쏴 주는 이 방송국 악습을 타파하고자. 우리 막내한테 못 해 준 거 대신으로?”
“필요 없거든.”
최형진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냉정하게 내 호의를 거절했다. 프로듀싱 볼 장 다 봤으니까 이제 탈덕한다 이거냐?
촬영이 끝나고 무대를 내려오는 길에, 주머니에서 꺼낸 걸 최형진을 향해 휙 던져 주었다.
그것을 얼떨결에 낚아챈 최형진이 시선을 내려 본인 손아귀에 잡혀 있는 걸 확인했다.
“…USB?”
“비트 찍었는데 딱히 내 취향은 아니라서. 너 가져라. 쓰든 버리든 마음대로 하고.”
입을 떡 벌린 최형진이 잠깐 중고월드에서 미개봉 새 노트북이 100원에 올라온 걸 발견한 표정을 지었다가, 누가 훔쳐 갈세라 사방을 경계하며 곧바로 주머니 깊숙이 USB를 넣는 걸 보며 픽 웃었다.
“너는 인마,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인데 떨이 처리하는 것처럼 주면 어떡해. 이게 바로 줘놓고 욕먹는 대표 사례 아니야.”
“이런 거 가지고 생색내기는 좀 그러잖아.”
나를 타박하는 용철이 형에게 심드렁하게 대꾸하자 용철이 형이 계속해서 잔소리를 이어 나갔다.
“그리고 USB 하나만 딸랑 주면 쓰냐. 꽃다발이랑 같이 해서 딱 줘야지. 준우승 축하한다고.”
“그건 최형진 기절할까 봐 무서워서 못하겠는데.”
내가 가리키는 곳을 따라 시선을 옮긴 용철이 형이 10초에 한 번씩 USB가 든 주머니를 확인하는 최형진을 보고 바로 납득했다. 누가 어둠의 1호팬 아니랄까 봐. 아직 탈덕 안 한 모양이다.
* * *
내 수명을 한 100일은 뚝딱 깎아 먹은 장본인, DTB 시즌 6이 드디어 끝났다.
밤새우고 운동하면 심장에 무리 가서 뒈질 것 같아서 밤새울 때마다 스트레칭을 제외한 운동도 몇 번 건너 뛰었더니 근손실이 온 것만 같았다.
뒷풀이를 마치고 숙소로 새벽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점심 식사 자리의 식탁에서 멤버들을 다시 봤다.
결승 준비 때문에 거의 작업실에만 틀어박혀 살아서 그런지 다들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았다. 오늘은 또 다들 스케줄이 없나 보다.
“어제 본방 사수했는데 형네 팀이 이겼던데요. 저 형 팀 응원하느라 완전 손에 땀 나도록 쥐고 봤다니까요.”
“그러겠지. 결승전에 우리 팀만 있었으니까.”
둘 중 아무나 이겨라- 하면 될 걸 손에 땀까지 나도록 응원을 한 이유가 대체 뭐냐, 도빈아.
나름 DTB 애청자인 막내 라인이었지만 그저 방송 콘텐츠로서 즐긴 거지, 직관까지 갈 정도의 팬은 아니었다.
시즌 4에서 파이널 방청 직관 온 것도 결승전에 진출한 나를 응원하러 온 거지, 딱히 DTB 때문은 아니었던 거다. 또 나만 DTB에 진심이었지.
“우리 하던 거랑, 음… 그러니까 k-pop이랑 비교해 보면 어땠어? 네 원래 꿈은 그쪽에 더 가까웠잖아.”
견하준의 물음에 시원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비교도 안 되지. 우리 그룹 프로듀싱하는 게 제일 좋더라.”
“세상에, 이든이 형이 저런 낯간지러운 말을…!”
“이든이 형이 드디어 우리의 소중함을 깨달았나 봐. 역시 저희만큼 형 말 잘 듣고 프로듀싱 잘 따르는 가수들 없죠?”
막내 라인이 감동 받은 얼굴로 입을 틀어막았다. 그런 녀석들을 향해 인자하게 웃으며 이유까지 말해 주었다.
“그야, 우리 그룹 프로듀싱은 촬영 카메라가 악마의 편집 건수를 노리고 시종일관 나를 비추고 있지 않잖냐. 역시 사람이 적당히 윽박도 지르고 살아 줘야지 마음에 화가 안 쌓이더라고. 거기는 내 심신 진정 파트도 없고.”
“이래서 한국말은 끝까지 들으라는 거구나.”
류재희가 깨달음을 얻은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윤이든 너 다음 시즌에도 프로듀서로 나갈 거야?”
콩나물국을 숟가락으로 휘휘 젓는 서예현의 물음에 망설임 없이 답했다.
“아니? 내년에는 하차.”
“휴우- 다행이다.”
내 대답에 서예현이 노골적으로 안심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가 다행인데? 설마 내가 다른 사람들 프로듀싱 하는 거 보면서 질투하기라도 했어?”
능글맞게 웃으며 묻자 서예현이 세상 천지에 이런 개소리는 처음 듣는다는 얼굴로 진저리까지 쳐 대며 질색했다.
“뭐라는 거야. 네가 내년까지 DTB 프로듀서였으면 내년에 내 실력 테스트한다고 강제로 나를 DTB 7에 내보낼까 봐 그러지.”
내가 서예현을 붙들고 랩 실력 늘리기 1년 치 커리큘럼을 짜 주긴 했어도 그런 극악무도한 짓은 하지 않을 텐데, 참 별 쓸데없는 걱정도 사서 한다 싶었다.
예전에야 멘탈 극기 훈련 시킨다고 아이돌 래퍼라면 물어뜯고 보는 DTB에 던져 넣을 각을 쟀지, 지금은 서예현 정신머리가 아주 탄탄하다 못해 비브라늄급인 걸 알았으니 굳이 그런 극악 처방을 내릴 필요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서 오랜만의 휴식을 즐겼다. 바로 이어서 활동 준비에 들어가야 하겠지만 그래도 하루 이틀 정도는 숨 돌릴 시간이 있었다.
소파에 편하게 늘어져서 휴대폰 타임을 가지는 김에 서치 퀘스트도 후다닥 해치웠다.
‘DTB 6’ 시청률 3.4%대로 마무리
-와 시즌 5는 2% 초반대라 디티비 망했네 싶었는데 이걸 한시즌만에 올려놓네ㄷㄷ
-예선은 근본컨셉충의 컨셉충들 기선제압 콘텐츠/본선은 어디에서도 본적 없는 원팀 대결구도 이러는데 솔직히 개노잼 싸이퍼 빼곤 시청률이 안 오를 수가 없지
-윤이든 프로듀서로 영입한다고 떴을 때부터 즌5 시작했을 때랑 버즈량부터 다르긴 했음
└하긴 1차예선 스포 그렇게 많이 올라오는 거 처음보긴 했다
-이번에는 우리형이 정상적인 멋있는 옷들 많이 입고나와서 좋았음 비록 다들 우리형 따라 입는 바람에 윤이든템 입고 나가면 옷 잘 입는다는 소리는 못 들었지만…….
-힙합일수호랑이컨셉충사냥1호선광인의천옷단소공격프로듀서한테고백공격디스전날달걀캐치존경하는선배님본선2차에서탈락시켜드리기언니몫까지올라가줄수있지?피처링아이돌보컬Vs아이돌래퍼결승전시빌워가 한 시즌에 일어난 일이라니
└이야 시즌 6 다봤다
└한 사람 비중이 유독 커 보이는 건 기분탓인가
└역시 DTB 시청률의 요정 윤이든
└윤이든이… 요정…?
└요정 X 신 O
└찬양하라 갓이든!찬양하라 갓이든!찬양하라 갓이든!찬양하라 갓이든!찬양하라 갓이든!
내가 참가자를 넘어 프로듀서로도 한 번 나가 본 DTB 시즌 6은 시즌 5에서보다 회복된 시청률로, 아직은 힙합 열풍이 꺼지진 않았다는 걸 보여 주며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
하루 사이에 문자도 제법 쌓여 있었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유피의 문자와 내가 혹시 술 취해서 또 너한테 술주정을 부렸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용철이 형의 문자.
[최형진- 듣자마자 존나 니 취향 비튼데]
[최형진- USB 설마 잘못 준거 아닌지 확인 ㅂㅌ] 오전 3:50
[최형진- D.I형이 네가 선물로 주는 거 낯간지러워서 괜히 그렇게 말하면서 준거라는데 찐임?] 오전 10:40
[최형진- 오다 주웠다도 아니고 미친놈아] 오전 10:41
[최형진- 니가 드라마 남주여?] 오전 10:42
뒷풀이 끝나고 집에 가자마자 그 새벽에 USB 꽂고 비트를 들어본 게 너무나도 티 나는 최형진의 문자.
[지원이형- 날짜랑 장소 잡혔다] 오전 11:30
[지원이형- 이 새끼가 클럽에서 저녁에 만나자고 하는 거 내 지인 카페로 바꾸느라 진땀 좀 뺐다] 오전 11:31
[지원이형- 고마우면 나중에 한턱 쏴] 오전 11:32
그리고 지원이 형이 통보한, 코앞으로 성큼 다가온 리번과의 대면.
부디 리번이 써먹을 수 있는 신월에 대한 정보를 내게 털어 주길 바랄 뿐이었다.
* * *
그리고 나는-
“어이, 후배. 저 새끼 집에 보내면 네가 알고 싶어 하는 거 말해 줄게.”
“개수작 부리지 말고 그냥 빨리 말하지? 나도 너 얼굴 마주 보고 있기 역겨우니까 빨리 좀 끝내자, 씨발.”
내 친구가 견하준이라는 거에 다시 한번 감사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