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21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20화
놀라운 차연호의 회귀 지식 이용에 감탄하던 내 머릿속에 잠시 뚱카롱과 DTB가 스쳐 지나갔지만 애써 무시했다.
그래, 그래도 나는 데뷔 초에 비록 시스템의 도움을 받았긴 했지만 차트 박터지는 거 기억해서 그때 컴백하는 것도 피했고, <리얼리티 테스트!> 내용을 기억해서 우리 그룹이 회귀 전에 나왔던 그룹처럼 불화설이 뜨는 것도 피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훨씬 나았다.
차연호보다 내가 훨씬 더 훌륭하게 회귀 지식을 써먹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달으니 뿌듯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자 이번에는 차연호의 표정이 썩어 들었다.
일단, 저 단순무식한 계획을 제지하는 게 최우선이었다. 어쨌건 화해는 시켜야지 내가 신월 내부 고발자들을 듀얼로 부려 먹을 거 아닌가.
“역지사지를 해 봐, 인마.”
“너, 내가 두 살 위인 건 알고 있지…?”
꼰대스럽게 나이로 찍어 누르려고 하는 차연호의 면전에서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비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새끼손가락에 입바람을 훅 불며 친히 차연호의 눈높이에서 역지사지를 선사해 주었다.
“네가 또 케이제이 살리는 거 실패했을 때 내가 갑자기 와서 나는 사실 케이제이 죽음에 대한 전말을 싹 알고 있었어- 이러면 어떨 것 같냐.”
드디어 차연호가 깨달음을 얻은 표정을 지었다. 내가 살다 살다 차연호 두뇌 외주를 맡아 주고 있다니.
막내야, 이 모습을 네가 봤어야 했는데. 그래야지 내가 뭐만 할 때마다 말벌아저씨처럼 달려오던 네 걱정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었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겸사겸사 우리에게 좋은 아이디어도 선사해 주고.
잠시 고민하던 차연호가 다시 의견을 내놓았다.
“계획을 바꾸자. 정준이한테 죄책감을 심어 주는 거야. 정준이 때문에 내가 휘말려서 알게 되었다는 식으로.”
또 어떤 등신 같은 계획이 저 입에서 나올지 궁금했기에 빨리 말해 보라고 재촉하듯 고개를 까딱했다.
“네 협조가 필요해. 표절 잡아 내고 공동 작곡가로 이름 올리게 한 게 너잖아. 대외적, 아니지, 정준이가 알고 있는 건 말이야.”
차연호가 깍지 낀 손으로 턱을 괬다. 한쪽 입꼬리를 올린 차연호가 똑바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걸 이용하는 거야.”
“어떻게?”
“그때 내가 하와이에서 정준이 폰 훔쳐보고 그 작곡가랑 컨택했다가 너까지 엮어 있었던 거, 네가 터트릴 준비 하고 있었던 걸 알게 돼서 정준이 안 통하고 바로 너한테 급히 연락해서 틀어막은 거긴 하거든. 이 전후 관계를 뒤집자고.”
일단 여기까지 들었을 때는 방금 전에 차연호가 내놓았던 아이디어보다는 나아 보였다. 하지만 차연호가 다음 문장을 내뱉자마자 그 생각은 싸그리 다 날아갔다.
“네가 먼저 내게 연락해서 이거 터트려서 알테어 활동 못 하게 해 준다고 협박하고, 내가 너한테 무릎 꿇고 빌다가 전말을 알게 되었다고 하자. 계속 너랑 연락하고 있던 것도 협조하라는 네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이어 나가고 있었다고 하고.”
저 작은 대갈통에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해서 한번 열어 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떻게 사람이 똥볼 아니면 남 엿 먹이는 계략밖에 못 쓰지?
그러면 내가 나쁜 놈으로 인식돼서 케이제이랑 협조를 못 하잖아. 이게 어디서 가련한 피해자 행세를 하려고 들어?
이게 나를 이상한 시스템 숙주로 삼아서 즈그 친구 살리겠다고 시간 조뺑이용으로 쓴 것도 모자라서 이제 친구 화해용으로 쓰면서 골수까지 빨아먹으려고 하네.
“그렇게 하려면 지금 진짜로 무릎이라도 꿇든가. 어디서 날로 먹으려고 들어.”
“이전에, 그러니까 1회차에서 꿇은 걸로 퉁치는 건?”
“되겠냐?”
짜증스럽게 대꾸하며 지끈거리는 미간을 문질렀다.
“사람이 왜 이렇게 극단적이야? 굳이 나를 악당으로 만들지 말고, 때 내가 일 키우고 싶지 않아서 유일하게 번호 교환을 했던 너한테 연락을 먼저 했다고 하면 되잖아.”
차연호 말대로 선후 관계가 바뀌었긴 하지만, 그래도 협박범이 되는 것보단 알테어를 위해 주는 모습을 지어 내는 게 케이제이를 회유하기에는 훨씬 나았다.
하여간 이 정도 생각도 못 하는 차연호는 케이제이 연결고리를 제외하고는 도움이 되는 게 없었다.
“그리고 너는 소속사에 전했다가 표절 문제를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소속사의 모습에 수상함을 느끼고 파보기 시작하다가 결국 알게 됐다고 하면 되지. 계속 연락하던 건 나도 수상함을 느끼고 같이 파고 있었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될 일이고.”
그러면 삼자대면도 자연스럽게 성사될 테고.
지능 총량의 법칙이란 게 레브 내에서만 존재하는지 알았는데 회귀자끼리도 이게 적용되는 거였다니. 내가 여기에서 류재희 룰이라니.
내가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차연호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반박했다.
“그러면 정준이가 내게 죄책감을 덜 느끼잖아.”
“오늘 나한테 맞고 가면 눈탱이가 밤탱이가 된 얼굴을 보고 케이제이도 죄책감이 들지 않겠냐? 당분간 스케줄 없지?”
뚜둑, 손 마디를 꺾으며 묻자 차연호가 움찔하며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내 협조 필요 없으면 나한테 협박받았다고 해.”
당연히 차연호가 내 협조를 포기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회귀 전에 자살했던 연습생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결정적인 키는 바로 나한테 있었으니까.
복잡한 표정이 된 차연호가 순순히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죄책감과 믿음을 심어주고 싶으면 네가 사람 한 명 숙주로 삼아서 여섯 번을 시간을 돌려 가면서까지 구하려 했다고, 그런데 지능 문제로 여섯 번 실패했다고 케이제이한테 말 하든가.”
죄책감과 믿음을 심어주는 아주 확실한 방법을 말해 주자 차연호가 헛웃음 섞인 한숨을 토해냈다.
“회귀한 거… 말했다니까. 정준이도 다른 멤버들처럼 믿지 않았을 뿐이지.”
차연호가 쓰게 웃었다.
“너도 너네 멤버들한테 말하기 전까지는 모를 거야. 나는 정말로 절박한데, 나를 걱정스럽게 쳐다보면서 진지하게 상담을 권하는 멤버들을 마주한 비참함을 말이야.”
글쎄다. 레브랑 알테어는 달라도 너무 다르니 똑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터였다.
우리 멤버들한테 내가 회귀 사실과 시스템의 존재를 밝히는 걸 상상해 보았다.
떠오르는 미래가 딱 두 개밖에 없었다.
‘얘들아, 어떡하지? 윤이든한테 오타쿠 귀신 씌었나 봐!’
‘빙의인지 회귀인지 감이 안 잡히네여… 일단 이든이 형이 맨정신에 회귀라는 단어를 내뱉을 리가 없는데. 역시 빙의인가? 이든이 형의 몸을 차지하고선 우리한테 의심받지 않으려고 적당히 회귀로 퉁치는 건가? 나 방금 명탐정 같지 않았어?’
‘일단 굿 해 줄 무당집부터 찾죠.’
‘다들 진심이야…? 이든이가 요즘 많이 힘들어서 이러는 걸 수도 있잖아. 이든아, 요새 힘들어?’
무당집에 끌려가든가,
‘윤이든 너도 도빈이한테 물들었냐?’
‘회귀요? 그러니까 지금… 형이 시간을 돌아왔다고요? 굉장히, 엄… 도빈이 형이 보는 그런 데에서 나올 만한 설정이네요. 갑자기 왜 컨셉충이 되셨어요, 형. 이런 무리수 안 둬도 이제 저희는 형 의견 따라가는데.’
‘이든이가 요즘 많이 힘든가 보다. 도빈아, 형 쉬는데 옆에서 소설인지 만화인지 이야기 좀 그만 하자.’
‘아니요? 저 이든이 형 옆에서 딱히 그런 거 이야기 한 적 없는데요? 헐, 그러면 이거 진짜, 리얼, 완전 실제 상황인가 본데? 형! 형이 정말로 제가 웹소 웹툰으로만 접하던 그 회귀자예요? 우리 그룹 과거에 망했어요? 그래서 돌아온 거예요? 형형형형, 얼른 미래에 일어날 일들 써 봐요. 뭐가 유행해요? 막 선명하게 기억나는 히트곡 있어요? 주식 뭐 올라요?’
김도빈과 동류 취급을 받든가.
이게 알테어보다 나은 건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젠장, 김도빈과 동류 취급을 받는 게 그나마 희망편이라니…!
차연호의 머리를 도저히 믿지 못함 이슈로, 내가 알고 있는 신월 엔터의 그림자는 차연호에게 알려주지 않고 삼자대면 때 내가 말하기로 합의를 봤다.
차연호가 해야 할 건 케이제이 앞에서 연기하면서 삼자대면 자리에 케이제이를 끌고 나오는 것뿐이었다.
이야기도 끝났겠다, 오래 있을 이유도 몸을 일으키자, 잠깐 주저하던 차연호가 여전히 앉은 채로 물컵을 양손으로 꾹 쥐고 중얼거렸다.
“…미안.”
내게 죄책감을 느끼는 것보단 내가 수틀리면 또 케이제이 목숨줄 가지고 협박할까 봐 저러는 것 같기도 했다.
“뭐가? 시간 돌리는 숙주로 써먹은 거? 내 장례식 와서 쪼개고 있었던 거? 내가 가지고 있던 증거 인멸해서 나 평생 들을 욕 몇 년에 다 들어먹게 만든 거? 케이제이 유서 이야기 꺼내도 알아먹지를 못하고 의심이나 해 대서 유서 찾을 골든타임 놓친 거? 이번에도 계속 나 떠보면서 귀찮게 군 거? 우리 데뷔 초에 나 묻어 버리려고 시도한 거? 미소는 뭐 있어 보이는 것처럼 지어 놓고 막상 입 열면 사람 속 터지게 만든 거?”
차연호가 나한테 사과할 게 너무 많아서 어떤 것에 대한 사과인지 감을 못 잡겠다.
울컥한 표정으로 고개를 든 차연호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인간적으로 마지막 건 빼자.”
“마지막이 제일 중요한데 빼긴 뭘 빼.”
오직 너희 팬들만 미는 흑막연호 세계관에서 벗어나라, 연호야.
* * *
차연호와의 대환장 대화로 인해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숙소로 금의환향하여 세미 파이널 결과를 쩌렁쩌렁 스포했다.
“얘들아, 미안하다! 이 리더가 결승까지 바빠 뒤지게 생겼다!”
“와, 진짜 형 팀에서 두 명 결승 올라간 거예요? 역시 마이다스의 손.”
류재희가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
이 녀석들에게 언젠가는 털어놓을 수 있을까- 싶다가도 얘네가 보일 반응을 생각하자 관짝 묻힐 때까지 비밀로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이 확실히 주를 차지했다.
김도빈과 동류 취급 받고 싶지는 않았다. 무당집에는 더더욱 끌려가고 싶지 않았고.
차라리 우리 사랑하는 멤버들 대가리를 한 번씩 후려서 회귀했던 n회차들 기억을 되찾게 만드는 거면 몰라.
소파에 털썩 앉아 휙휙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예능 프로그램 패널로 나온 차연호의 얼굴이 보였다.
“몰랐는데 나는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었어.”
“당연히 몰랐겠지. 똑똑하지 않으니까.”
서예현이 별소리를 다 한다는 얼굴로 툭 내뱉고 지나갔다.
아오, 차연호와 내 대화를 직관시켜 주고 싶어서라도 내가 저 인간 기억은 꼭 찾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