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1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18화

아무리 본인이 초반부터 이번 시즌의 우승 후보로 손꼽혔다지만 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은 곤란했다.

제일 위험한 상대였던 HYEQ이 떨어져서 그나마 한시름 놓은 거지, 크래즈노도 초반부터 꾸준하게 상위권을 차지하며 우승 후보로 말이 나오던 상대였다.

그리고 DTB 프로듀서 팀원, 내 팬 등의 사감을 다 빼고 객관적으로 최형진이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이유는 시즌 4에서 본선 2차까지 올라갔던 것도 한몫했다.

참고로 2차 예선이 끝나고 프로듀서들이 줄 세운 순위에서, 3위는 크래즈노였고 4위가 G-TE였다. 조별 음원 미션에서 뒤집혀서 그렇지.

“끝날 때까지 긴장 놓지 마, 인마. 지원이 형이 피처링으로 누구 데려왔는지도 모르는데.”

지원이 형은 대체 어떤 궁극기를 가져왔는지 내가 살살 물어봐도 나한테도 말해 주지 않았다. 세미 파이널 경쟁 상대팀인 이상,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는 건가.

그렇지만 궁금한 걸 어떡하나. 톱 프로듀서라 인맥이 넓은 지원이 형이 세미 파이널~파이널 구간에서 데려오는 피처링 가수는 언제나 DTB의 화제였다.

제일 화제가 덜되었던 게, 시즌 4에서 유피 피처링으로 데려온 서라온 선배님?

보장된 화제성인 대한민국 톱 여솔 가수를 데려왔는데 하필 내가 그때 DTB 본선 2차 상대팀 프로듀서인 용철이 형 불러서 낙서 서사 완성이라는 조커를 꺼내 드는 바람에…

그래도 나한테 묻혀서 그렇지, 이런 귀하신 분이 누추한 DTB까지 오셨다고, DTB 위상 이 정도나 높아졌냐고 감탄하는 반응들도 많긴 했다.

“누구 데려오든, 뭐… 너 이길 사람 있겠냐?”

“우리 서사는 본선 2차에서 이미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어서 이제 더 우릴 것도 없는 맹탕이다. 서사 효과는 기대하지 마라.”

“내가 유피냐. 서사 효과 따지게. 곡이랑 무대만 따져서 한 말이거든?”

끝까지 나를 세미 파이널 경연곡 피처링으로 고집한 최형진한테 냉정한 현실을 말해 주자 최형진이 투덜거렸다.

이 녀석은 내가 대체 시즌 6의 프로듀서로 없었으면 무대 올라가려고는 했을까 걱정될 정도의 의존도였다.

“자립심을 길러라, 형진아. 내가 피처링 안 맡는 파이널 무대는 어쩌려고.”

“어차피 여기에서 G1팀 떨구면 상대 피처링 걱정할 일도 없잖아.”

뻔뻔함을 되찾은 최형진이 자신만만하게 대꾸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체 얼마나 대단한 피처링이길래 리허설 무대에도 안 세우고 이렇게 꽁꽁 숨겨?”

리허설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크래즈노한테 피드백을 주는 지원이 형을 빤히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대기실 복도에서 피처링 성공 공식으로 불리는 래퍼, T.no가 돌아다니는 건 봤는데 이 무대에서 T.no가 서지 않았다는 건 SYRA 쪽 피처링이라는 뜻.

나랑 시선이 마주친 지원이 형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씩 웃었다. 우리 무대 정도는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다는 듯이.

조금 긁혔지만 긁힌 티를 내지 않고 마주 웃어 주며 최형진을 무대 위로 떠밀었다.

“뭐하냐, 형진아. 피처링으로 나 이길 사람 없는 거 보여 주고 오게 빨리 올라가, 인마.”

“이 새끼 갑자기 왜 긁혔어?”

그렇게 기선 제압 리허설을 완벽하게 마치고-

상대 무대의 궁금증만 가득 안은 채로 DROP THE BEAT SEASON 6 SEMI-FINAL 본무대가 시작되었다.

1Round는 크래즈노의 선공에 G-TE의 후공.

2Round는 유피의 선공에 SYRA의 후공이었다.

리액션을 따기 위한 카메라가 설치된 대기실 소파에 앉아서 크래즈노의 무대를 감상했다.

벌스 1절이 끝나고 드디어 다가온 훅 차례. 무대 정중앙의 스크린 위로 조명이 쏟아졌다. 스크린이 양옆으로 천천히 갈라졌다.

모니터에서 하이톤의 비명이 쏟아지듯 터졌다.

무대 중앙, 스크린의 열린 틈으로 걸어나와 푸른 조명을 등에 지고 등장한 인물은-

“…미친, 궁극기다.”

“와, 지원 형 진짜 우리 이기려고 제대로 칼 갈았네.”

피처링 가수의 얼굴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몸을 벌떡 일으켰다.

차연호가 왜 여기서 나와…?

눈을 비비고 다시 확인해 봤지만, 무대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아무렇지 않게 훅 파트의 고음을 소화해 내는 건 정말로 차연호가 맞았다.

뒤에서 나를 잡아당기는 용철이 형의 손길에 다시 소파에 털썩 앉았다.

“그렇게 꽁꽁 숨길 만하네.”

앞머리를 거칠게 헤집으며 툴툴거렸다.

차연호는 인정하기 짜증 나긴 하지만 대중들한테 인정받은 1군 아이돌의 실력파 메인 보컬이었다. 견하준보다 음색은 별로지만, 이건 개인 취향의 영역이니 뭐 아무튼.

본인 솔로곡으로 제 보컬을 대중들한테 각인시킨 건 물론이요, 케이제이와 낸 듀엣곡에서는 케이제이 랩파트 제거 버전이 너튜브에 올라오게 만들 정도로 말이다.

개념 없이 왜 멀쩡한 듀엣곡 파트를 자르고 난리냐는 팬들의 욕보다 보컬만 있는 버전 듣고 싶었는데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순수악 대중들의 감사 인사가 더 많은 댓글 비중을 차지할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지원이 형이 단순히 차연호의 인지도만 노리고 곡에 어우러지지 않는 피처링으로 끼워 넣었더라면 우리가 확실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겠지만, 크래즈노의 벌스와 차연호의 훅은 그야말로 미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었다.

차연호가 훅 파트를 맡지 않은 이 곡을 이제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DTB에 아이돌이 피처링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못마땅한 사람은 있어도, 그저 인지도를 이용하려고 1군 아이돌을 데려왔다는 소리는 일단 쏙 들어갈 거란 소리다.

게다가 상대팀 무대 피처링은 DTB 팀 프로듀서이기 전에 알테어와 비슷한 체급의 아이돌 그룹 메인 래퍼인 나.

같은 아이돌이라는 공통 분모로 묶이면서 피처링 부분에서는 차연호 Vs 나 구도가 되어 버린 거다.

거기에 더해서 훅 파트도 보컬이 낫냐 랩이 낫냐로 경쟁 붙일 수 있고.

지원이 형이 머리를 꽤 잘 썼다.

물론 무대만 봐도 납득될 정도로 곡을 뽑을 수 있는 실력이 받쳐 줘야만 가능한 수였지만. 역시 만만치 않은 양반이었다.

“그런데 아이돌끼리 붙이면 더 그림도 나오고 그렇지 않나? 왜 크래즈노한테 차연호를 붙인 거지?”

진심으로 궁금해 보이는 용철이 형의 의문에 손가락을 까딱이며 대답해 줬다.

“모르는 소리를 하네, 형. 지원이 형은 이쪽 업계 잘 알아서 이렇게 붙인 거야. 만약 SYRA랑 차연호 선배랑 붙였으면 지원이 형은 이미 넷상에서 그쪽 팬들한테 효수됐어.”

“왜?”

용철이 형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눈치였지만 이걸 형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려면 남돌과 여돌이 한 무대에 섰을 때 각 그룹 팬들이 어떤 반응을 하는지의 사례를 서치로 바로바로 찾아주는 류재희를 데려와야 했다.

“야야야야야, 윤이든. 너희 그룹이 알테어보다 인기 더 많지? 제발 그렇다고 해 줘.”

최형진이 다리와 손을 달달 떨어 대며 간절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야, 이 자식아. 그렇게 나를 향한 굳은 신뢰를 보여줘 놓고 차연호가 나왔다고 바로 나를 향한 믿음을 저버려?

“우리가 저번에 정규 후속곡 알테어랑 활동 겹쳤을 때 이겼긴 했는데, 단정은 못 하겠다.”

“아, 그래? 그러면 인기 딸려서 억울하게 질 일은 없겠네.”

최형진이 바로 진정했다. 긴장은 어디에 내다 버렸는지 곧바로 심드렁해진 얼굴을 보자 어이가 없었다. 그거 걱정하던 거였냐.

“G-TE, 준비해 주세요.”

스태프의 부름에 용철이 형과 유피의 응원을 들으며 나란히 몸을 일으켰다.

라이벌이 한 무대에 나란히 선 서사팔이는 본선 2차에서 끝났고, 이제는 정말로 우리의 랩과 우리의 합으로만 승부하는 패밖에 남지 않았다.

물론 긴장은 안 됐다. 나는 내 실력을 믿었고, 집념 하나는 지독한 최형진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란 걸 믿었으니까.

백스테이지에 도착하니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차연호의 보컬이 귀에 선명하게 꽂혔다. 옆에서 최형진이 연신 거슬리는 감탄사를 내뱉어 댔다.

“와, 차연호 노래 존나 잘하네? 너네 그룹 메인 보컬? 걔랑 비슷한 거 같은데?”

“뭐래. 우리 막내가 훨 더 잘하지. 너 귀 편찮냐?”

“그러는 너는 귓구멍에도 콩깍지를 박고 사냐?”

“너나 귀 좀 파고 우리 막내 노래 다시 들어라. 음악의 음 자도 모르는 자식 같으니.”

“너는 그게 래퍼한테 할 말이냐?”

최형진과 딜을 주고받고 있는 동안, 크래즈노의 무대가 끝났다.

땀으로 범벅이 된 크래즈노가 차연호와 함께 백스테이지로 돌아와서 감사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지원이 형을 찾는지 숙인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차연호와 내 눈이 마주쳤다.

나를 발견한 차연호가 시선을 먼저 피하고 모르는 척 쓱 지나칠 것이라고 예측한 것과 달리, 차연호는 나를 보자마자 직진하여 다가왔다.

“촬영 끝나고 잠깐 이야기 좀 해.”

차연호가 내게 속삭이듯 말했다. 초조한 얼굴에서는 차연호가 아직도 케이제이와 화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검색해서 보는데 불화설은 딱히 안 났던데. 오히려 요새 올라오는 사진들 보면 둘이서 잘 붙어 있더만, 아직도 화해를 못 했다고?

정녕 이 둘이 14년지기 친구가 맞나 싶을 정도였지만, 곧 견하준과 나 역시 서로를 향한 오해와 해묵은 감정을 풀고 완전히 화해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걸 떠올리자, ‘그럴 수도 있지’ 싶었다.

차연호한테 대답해 주기 전에,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랑 차연호를 멀뚱히 보고 있는 최형진에게 성큼 다가갔다.

“저 팀 피처링 블락은 내가 확실하게 맡아 줄 테니까, 너는 걱정하지 말고 무대에서 100프로나 쏟아부어. 알겠냐?”

“존나 안심되네.”

최형진의 웃음 섞인 대꾸에 나도 픽 웃으며 최형진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나 있을 때 파이널까지 올라가라.”

“나참, 언제는 끝날 때까지 긴장 놓지 말라며.”

“피처링 정체 까였잖아. 짜식이, 격려를 해 줘도 난리야.”

최형진을 먼저 스테이지로 올려보낸 후, 그제서야 차연호를 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