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18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17화

* * *

회상에서 빠져 나와 진지하게 중얼거렸다.

“방검복이라도 입고 가야 하나?”

“갑자기 방검복이 왜 나와? 아이돌 때려치우고 경호업체 들어가게?”

내 진로를 막 마음대로 바꿔 버린 용철이 형이 네가 무슨 선택을 하든 응원해 준다는 말을 박수와 함께 덧붙였다.

“준범이 형이 그랬단 말이지. 리번이 출소하자마자 지원이 형 찾아가서 지원이 형 작업실 깽판 치고 살해 협박을 했대.”

“준범이 말이라고 다 믿지 마. 그런 건 정확한 출처를 알아야지.”

너튜브로 가짜 뉴스를 보는 부모님을 꾸짖는 말투로 용철이 형이 단호하게 받아쳤다.

“그때 지원이 형이랑 그 형 작업실에서 같이 작업하고 있다가 그 꼴 직관한 위한한테 준범이 형이 직접 들었다는데? 리번 말리다가 위한 눈가도 찢어졌대.”

“야야야, 그럼 맞나 보다. 이전에 위한이 오른쪽 눈 위에 거즈인가 반창고인가 붙이고 다니던데.”

애초에 당사자인 지원이 형도 맞다고 인정한 터라 용철이 형의 교차 검증까지는 필요 없긴 했다.

“나는 내가 커리어 하이일 때 대마 빨았는데 하준이가 신고해서 빵 가도 딱히 원망은 안 들 것 같거든? 그건 범죄라는 명확한 이유가 있잖아.”

이유도 모르고 손절당하는 것보단 훨씬 나았다. 물론 지금은 이유를 알기 때문에 원망하지 않지만.

어라, 그러면 낙하산이 대마랑 동급…?

잠시 다른 곳으로 빠졌던 생각을 다시 원래 길로 되돌리며 키보드를 손가락 끝으로 툭툭 쳤다.

“이해가 가면 예측도 될 텐데. 내 이해 범위 밖이라 그런지 리번이랑 지원이 형이랑 둘이 다시 마주쳤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이 영 안 가서 불안하다고 해야 하나.”

내가 이번 만남에서 리번에게 듣고 싶은 건, 그가 예전에 지원이 형에게 건넸던 신월에 대한 겉핥기 충고의 구체적인 세부 이야기였다.

그러니 대화에서 지원이 형의 이야기가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이제 당사자까지 있는데 과연 리번이 그 앞에서 순순히 말해 주겠냐, 이 말이지. 적어도 그때의 리번이 지원 형한테 그걸 귀띔해 준 이유는 걱정과 호의였으니까.

엿 먹이겠다고 말해 주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이 점을 역으로 이용하면 술술 불 것 같기도? 어쨌건 리번 입장에서는 불구덩이 들어갈 걸 자기가 막아 줬는데, 그 상대가 은혜를 원수로 갚은 셈 아닌가.

물론 마약은 범죄가 맞고 신고한 지원이 형이 옳은 일을 한 거긴 하다. 리번 입장에서 보자는 거지.

“모든 사람들이 너 같지는 않잖냐. 빨간줄 그이고 평생 약쟁이 꼬리표 따라다니는 게 작은 일이냐. 업계 기피 대상 1순위 된 것만 봐도 각 나오잖아.”

일단 용철이 형의 의견은 이렇고.

작업을 마치고 숙소로 가자마자 견하준을 붙들고 물어보았다. 지원이 형를 나로 대입했을 때, 리번과 제일 가까운 게 견하준이지 않은가. 한 번 손절했던 경험도 있고. 물론 견하준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야, 준아. 너는 만약 네가 커리어 하이 찍은 상태에서 대마를 피웠는데, 내가 그걸 신고해서 네가 감옥에 갔어. 그러면 나 원망할 거냐?”

“내가 대마를 피울 일이 없어서 몰입은 잘 안 되지만, 일단 나도 사람인데 경찰 조사 받고 감옥 끌려가고 하면 신고자인 너를 원망이야 하겠지.”

이런 걸 왜 물어보냐는 표정을 하면서도 견하준은 착실하게 대답해 주었다.

“그런데 내가 네가 출소한 후에 와서 전에 네가 공유했던 정보를 막 물어봐. 그러면 대답해 줄거야?”

“감옥에서 본인 잘못을 반성했으면 친구의 신고가 본인을 생각해서 그런 거라는 걸 깨닫고 잘 지내지 않을까?”

지원이 형, 제가 최대한 리번 반응 예측을 해 보려고 했는데 제게 리번 같은 절친이 없어서 예측을 못 하겠습니다.

제 절친은 인성이 너무 바른 터라 감옥에서 회개를 하고 친구의 뜻을 읽어 주기까지 하는 사람이라서요.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질하는 형의 전 절친과 너무 많이 다르네요.

지원이 형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리번 반응 예측하기를 포기하고 화제를 틀었다.

“그러고 보니까 이제는 꿈 안 꾸냐?”

“그러게. 언제부터 일어나면 꿈 기억 안 날 정도로 다시 푹 자네. 거기 반지하 숙소 잠자리가 불편해서 그랬나 봐.”

견하준이 본인의 꿈으로 내가 떠넘긴 기억을 감당하고 있는 건, 이제 더는 부정할 수 없는 기정사실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런 의문이 들었다.

내가 1회차부터 6회차까지의 기억을 모두 견하준에게 떠넘긴 상태라면 지금 내가 되찾고 있는 기억의 파편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건가.

혹시 내가 기억해 낸 게 아니라, 견하준이 대신 떠맡고 있던 기억에서 되돌아오는 게 아닐까.

6회차 이후, 나는 위험도 시스템을 버리고 우리집 시스템-그러니까 초심도 시스템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견하준에게 내가 1회차부터 6회차까지 겪은 모든 기억을 넘겼다.

그렇다면 견하준이 떠안은 기억 역시 초심도 시스템의 영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초심도 시스템에는, 과거와 유사한 장소나 대화가 반복될 때 지운 기억의 파편이 되살아나는 버그가 있다. 이 현상이 나에게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내 기억을 떠맡은 견하준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면?

우리가 다시 데뷔 초를 구현했던 과정에서 시스템 버그가 일어나며 견하준이 꿈으로만 감당하던 기억의 존재를 자각해 버린 거면? 그런데 견하준은 이게 진짜 있던 기억이 아니라 그저 악몽이라 알고 있는 거라면?

그 반지하 숙소로 다시 돌아가는 게 견하준이 떠맡은 기억의 버그 조건이었다면?

문득, 반지하 숙소에 머무르던 동안의 일이 떠올랐다. 나는 한 번도 견하준이 자고 있을 때 깨어 있었던 적이 없었다. 깨어 있던 몇 안 되는 순간도 거실로 나가 소파에서 잠들었지.

마지막 날, 견하준을 깨워서 꿈 이야기해 달라고 하지 말고 잠든 견하준에게 물어볼 걸 그랬다.

그러면 혹시라도… 내가 내 장례식 기억에서 마주쳤던 그 견하준과 다시 대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접근법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고 이마를 짚었다.

그때는 내 기억 버그를 건드린 ‘계단’에만 매몰된 탓에, 정작 그 기억이 누구에게서 온 건지, 그리고 나 말고 또 누가 시스템의 영향을 받고 있었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거다.

이래서 시야를 넓게 가지는 게 중요한 거군. 깨달음 하나를 새로 얻었다.

“야, 준아. 그러면 반지하 숙소 가서 하루만 더 자고 올래?”

견하준이 진심이냐는 듯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요새 참 견하준한테 많이도 보는 눈빛이었다. 이전에는 그래도 마음 읽기를 시도하면서 어떻게든 좋게 해석해 주려고 노력하던데, 이제는 가차 없었다. 이전에 못한 거 몰아서 보내는 건가.

그렇다고 이전의 견하준이 그립냐고 하면, 글쎄다.

견하준이 애써서 초월 해석을 펼치지 않아도 되는 지금이 훨씬 더 나은 것 같았다. 생각 없는 김도빈도 튕기는 쉴드를 뽑아내는 필사적인 노력이 내 눈에도 힘겨워 보이긴 했다.

“너 혼자 자고 오라는 건 아니고. 당연히 나도 따라가지.”

그래야지 자고 있는 견하준한테 말을 걸어볼 거 아닌가.

“꿈 때문에 그러는 거야? 또?”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하자 견하준이 한숨을 쉬며 팔짱을 꼈다.

“그냥 악몽에 왜 이렇게 집요하게 구는데. 네가 이러니까 진짜 그 꿈에 뭐 있는 거 같아서 불안해 죽겠어. 설마 차연호 선배님 무릎 꿇릴 계획 짜고 있었다가 내 꿈 때문에 들켜서 이러는 건 아니지?”

여전히 견하준 상상력의 허용 최대치는 예지몽인 듯했다.

씹덕 김도빈이라면 몰라도 상대는 이런 초현실주의 현상을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해 버리는 그 누구보다도 현실적인 인간, 견하준이었다.

본인 눈앞에 시스템창이 떠도 몸이 피로한지 헛것이 보인다고 환각으로 치부하고 넘겨 버리거나 진지하게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갈 견하준이라고.

일곱 번의 회귀 사실을 견하준한테 진지하게 현실이라고 설명할 자신이 없었다. 차연호가 믿었던 멤버들한테 회귀 사실을 털어놨다가 정신병자 취급을 받았다는 걸 들은 이후라 더더욱.

나도 멤버들한테 말해 봤자 김도빈이나 겨우 믿을 것 같은데 문제는 김도빈은 행운력이 필요한 일 말고는 도움이 딱히 안 될 것 같았다.

“별거-”

아니라고 하려다가 멈칫했다. 여전히 수많은 실패의 기록들에 갇혀 있을 6회차의 견하준에게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라서.

“별 게 맞긴 한데, 신경 쓸 일은 아니야.”

김샌 얼굴로 고개를 저은 견하준이 몸을 일으켜 떠나자마자 견하준의 뒷모습을 보며 아쉬움의 입맛을 다셨다.

견하준이 서예현처럼 잠귀가 더럽게 둔했으면 밤사이에 반지하 숙소로 옮겨 놨을 텐데, 옮기려고 손을 대기만 해도 잠을 깰 인간이라 아쉽게 됐다.

류재희를 무한 기절시켜 내 작업실을 삿된 공간으로 몰리게 만들었던 그 아이템을 견하준한테 썼어야 했는데. 이제 와서 드는 후회였다.

이놈의 아이템들은 만병치료약 빼고는 한 번도 적재적소에 쓰인 적이 없었다. 요리왕 대장금은 요리 프로그램에서는 쓰지 못했지만 요리고자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없애 줬으므로 보류.

꼭 급한 불 끄기 용으로 쓰면 나중에 무조건 필요할 일이 생기더라.

아닌가? 이쯤 되면 우리집 시스템은 나한테 필요한 걸 주는데 내가 잘못 쓰고 있는 건가?

[ㅇ!]

느낌표 뭔데.

* * *

[SEMI-FINAL]

Team 윤이든 & D.I Vs Team G1 & 록한

-유피 Vs SYRA

-G-TE Vs 크래즈노

DTB 역사상 이렇게 간결한 대진표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세미파이널 진출 팀 프로듀서들이 이렇게 갈리는 경우도 처음이었고 말이다.

우리 팀원들이 워낙 쟁쟁한 탓에 경연곡 두 곡 다 온 신경을 다 쏟아붓는지 지원이 형과 록한은 얼굴을 볼 때마다 수척해지고 있었다.

오죽하면 힘들어 죽겠다고 한탄하던 용철이 형이 멀리서 두 사람 얼굴만 보여도 입을 다물었을까.

세미파이널 무대 당일, 백스테이지.

무대 차례를 기다리며 내 옆에 서 있던 최형진이 툭, 내뱉었다.

“네가 너 없을 때 세미파이널까지 올라가라고 했는데, 결국 너 있을 때 올라가네.”

무슨 말인가 했더니, 시즌 4 당시 본선 2차가 끝나고 탈락한 최형진을 보내 주며 내가 했던 말이었다.

“그럼 뭐… 지금이라도 빠져 줘?”

떨떠름하게 묻자 최형진이 인상을 구기며 왁왁거렸다.

“이 새끼는 감정 좀 잡으려 하면 이래! 너 있어서 파이널까지 올라가겠다고, 새꺄!”

오우, 우리 형진이. 세미파이널 무대 하기도 전에 벌써 파이널 진출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