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10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09화
“그러니까… 결국은 주먹을 날린 거 자체가 지금 문제라는 소리지?”
이런 망할.
이게 다 차연호가 자기랑 케이제이의 우정을 과대 포장 허위 광고해서 그런 거다. 이런 건 시발 소보원에 신고할 수도 없고.
“그러면 어떡하지? 어떻게 화해를 시키지?”
“보통은 시간이 해결해 주지. 내버려 두면 알아서 화해하거나, 결국은 절연하거나 할걸.”
물론 남의 일이 맞긴 하지만, 남의 일처럼 심드렁하게 말하는 견하준을 향해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시간에 맡기기엔 시간이 없어. 빨리 화해를 시켜야 한다니까.”
학창 시절처럼 우리 멤버들이랑 크루 형들이랑 아는 후배들이랑 깡그리 다 데려가서 맞짱 까라고 판 깔아 줘? 그렇게 화해를 시켜? 다자대면이 답인 거냐?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자 내 침묵이 영 불안했는지 견하준이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아니면, 공공의 적이 만들어지면 뭉치면서 화해하지 않을까?”
“공공의 적?”
“응, 주먹질을 부추긴 너라든가.”
생각해 보니까 우리의 극적인 화해도 공공의 적 낙하산이 한몫하지 않았던가.
과거에도 현재에도 내가 일단 차연호와 케이제이의 공공의 적이긴 하니까?
그리고 생각해 보니까 나도 두 사람이랑 화해까지는 아니어도 일시적 동맹을 맺어야 하긴 했다. 역시 삼자대면이 답이었다.
[내가 확실히 화해시켜드림 ㅇㅇ]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차연호에게 보낼 문자를 작성했다.
* * *
“이걸 믿어, 말아?”
휴대폰 액정에 머리를 박은 차연호가 앓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불행하게도 윤이든과 달리 차연호는 팀 내에 외주 맡길 멤버도, 모른 척 상담할 멤버도 없었다. 차연호가 만든 결과이기도 했다.
이래서 사람이 주관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거다.
* * *
DTB 본선 2차는 저번 시즌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각 참가자들의 무대에 팀 프로듀서들이 피처링을 서는 방식이었다. 보통은 본선 진출한 두 명 중 세미 파이널 진출 각이 보이는 한 명만 대놓고 밀어 주는데, 우리 팀은 두 놈 다 우승 후보라 그럴 수가 없었다.
애초에 한 명만 밀어 준다는 생각을 한 적도 없었고 말이다.
본인이 죽어라 노력해서 본선 2차까지 올라왔는데 실력이 비교적 떨어진다는 이유로 프로듀서들이 다른 사람만 밀어 주고 있으면 얼마나 속상하겠냐.
우리 팀 참가자들은 이런 자애롭고 능력 쩌는 프로듀서 팀에 있는 걸 감사히 여겨야 한다. 자화자찬하다가 벌써부터 서로를 견제 섞인 눈빛으로 가늠하며 초조해 하는 타 팀 참가들과 달리 아무런 걱정이 없어 보이는 유피와 최형진이 눈에 들어왔다.
이 자식들, 그렇게 나를 고집했던 이유가 설마 이걸 노리고…?
내 품격 넘치는 인성을 잘도 알아보고 나한테 붙었다 싶었다.
“뭐야, 왜 그렇게 봐?”
질색하는 최형진의 물음에 어깨를 으쓱하며 대꾸해 줬다.
“아아니, 형진이 네가 내 음악만 보고 우리 팀에 붙은 줄 알았더니 내 인성까지 보고 우리 팀에 붙었던 건지는 몰랐지.”
최형진이 비윤이든 차별은 없다고 말하던 우리를 보는 류재희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반쯤 벌린 입은 사람을 무색하게 만드는 데에 한몫했다.
유피도 ‘그건 좀….’이라는 대사가 써진 듯한 얼굴로 나를 힐긋 돌아보았다.
“인성을 보고 이 팀에 들어왔다고 해도 D.I 형 인성 보고 왔지 네 인성을 보고 왔겠냐? 사람 면전에서 랩 좆도 못하는데 무슨 자신감으로 랩 하냐고, 이걸로 먹고 살 자신은 있냐고 묻던 놈 인성을?”
“오우, 그건 또 어느 집 인성 쓰레기 이야기야?”
“너요, 너. 이 인성 쓰레기 쉐키야.”
기억도 안 나는 일로 나를 갈궈 대던 최형진은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자마자 칼같이 존댓말과 경칭을 장착했다.
“아무튼, 신소리 좀 그만하시고 자기 객관화 능력을 좀 기르시죠, 윤이든 프로듀서님?”
“이야, 형진이 많-이 컸다. 예전에는 디스전에서 강약 조절 못하고 분위기 족쳐 놓더니 DTB 재수하면서 디스 실력이 아주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어.”
DTB에서 카메라가 켜져 있든 꺼져 있든 눈치 안 보고 한결같이 내게 왁왁거리던 최형진이 아주 살짝 그리웠다. 아주 사아알짝.
오늘은 바로 팀 대진표를 정하는 날이었다. 본선 1차에서 1위를 한 덕분에 우리 팀에는 현재 상대 지목 우선권이 있었다.
현재 제일 약체인 팀을 고르라면 아무래도 조장급은 한 명도 없는 Team BQ9 & 공출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공출은 계속 내게 부담스럽게 윙크를 날려 대고 있었다. 공출이 BQ9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 대자 BQ9도 마지못한 손동작으로 내게 사랑의 총알을 날려 댔다.
“저 양반들은 왜 저래…?”
두 사람이 내게 보내는 열렬한 플러팅 현장을 발견한 용철이 형이 떨떠름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그러게. 나도 속이 좀 안 좋아지려고 해.”
내가 저 팀을 선택하면, 본선 2차에서 싹 탈락해서 세미파이널과 파이널까지 얼굴을 내밀 일이 없던 시즌 4에서의 용철이형 팀 꼴이 날까 봐 그러는 모양이다.
그때 형네 팀을 본선 2차에서 깡그리 털어 버렸던 복수의 기회라고 용철이 형을 부추기려다가 당시 Team BQ9 & 공출에 나도 있었다는 걸 떠올리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생각해 보니까 용철이 형 팀원들 싹 탈락시켜 버리기 플랜을 짠 건 나였다. 입 밖으로 꺼내면 자충수만 더 돼?
잠시 대화를 끝내고 조용해질 시간을 준 MC가 진행을 시작했다.
“자, 먼저 팀 대진표를 짤 차례인데요. Team 윤이든 & D.I, 상대 지목 우선권이 있으시죠.”
“네, 그렇습니다.”
용철이 형 대신 내가 마이크에 대고 대답했다.
“여기서 하나를 선택해 주셔야 합니다. 상대 팀 지목에 쓸 것이냐. 팀 대결 구도가 정해지고 나서 상대 참가자 지목에 쓸 것이냐!”
여기까지는 내가 예상했던 범위 내였다.
우리가 받은 우선권은 ‘상대 지목 우선권’이라고만 지칭되었지, 그 지목이 팀 지목인지 참가자 지목인지 정확하게 말해 주지 않았으므로 둘 중 하나를 우리한테 선택하게 만들 확률이 높다고.
하지만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건…
“선택 시간 1분 드리겠습니다! 1분 내로 결정하지 못하면 우선권은 소멸됩니다.”
선택 시간이 겨우 1분이라는 거.
아니, 우리끼리 토론하는 데에 한 5분 정도는 줄지 알았지!
데뷔 초에 우리 멤버들에게 후속곡 활동 설득하는 데도 며칠이 걸렸는데 같은 그룹 멤버도 아닌 두 명을 어떻게 1분 만에 설득하나 싶어서 막막했다. 용철이 형은 당연히 내 편을 들어 줄 것이므로 따로 카운트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외로 설득은 쉬웠다.
“윤이든 네가 결정해. D.I 프로듀서님, 유피, 괜찮죠?”
“아, 네. 어차피 제가 머리 굴린 것보다 이쪽 결정이 항상 더 결과가 좋다는 걸 제가 또 시즌 4에서 경험한 바가 있어서.”
“나야 뭐, 이든이 의견이 항상 우선이지. 나는 이든이 선택 믿는다.”
아예 설득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또 10 기획해 놓고 100으로 뻥튀기되는 거 아니냐는 막내의 의심과 구박만 받다가 나를 향한 이 굳은 믿음을 마주하니 약간 좀 감동이었다.
10초 남았다고 MC가 말하자마자 바로 대답했다.
“상대 참가자 지목에 쓰겠습니다.”
다들 의외라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타 팀뿐만 아니라 우리 팀도. 나한테 맡긴 유피도 영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의 어그로 능력을 믿는 것과 이유가 납득이 가지 않는 건 또 다른 영역인가 보다.
Team 윤이든 & D.I Vs Team 몰틱 & T:ZE
Team BQ9 & 공출 Vs Team G1 & 록한
대결 팀 상대도 정해졌다. 우리의 대결 상대팀을 본 유피의 표정이 잠깐 어두워졌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대로 돌아왔다.
촬영이 끝나고, 대결 상대 지목 촬영을 하기 전 의견 갈등을 방송에 보이지 않게끔 미리 우리끼리 말을 맞춰 놓기 위해 다시 모인 자리에서 유피가 먼저 말을 꺼냈다.
“왜 팀 선택을 안 하고 참가자 선택을 하셨어요?”
“지금 우리가 전략적으로 보여 봤자 좋을 게 없거든요.”
계속 고민했던 사항이었다. 확실한 승리냐, 이미지 구축이냐.
“전략적, 논리적. 이건 최약체 팀한테 주어져야지 메리트가 되는 거지. 지금 우리 팀은 어쨌든 1위를 했다 보니까 제일 강세인 팀으로 대중들한테 보이는 상태잖아요. 속사정이 어찌 됐든.”
“그렇죠.”
“이런 상태에서 우리가 전략적, 논리적으로 무조건 우리가 이기는 패를 선택하면 뭐를 택하든 우리보다 약한 팀들 찍어 누르는 그림이 된다고. 한마디로, 긴장감이 떨어져서 보는 재미가 없어진다, 이 말이에요.”
내 설명에 유피가 어느 정도 납득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차라리 공정하게 팀 매치가 된 상태에서 대결 상대만은 원하는 상대랑 붙겠다, 이렇게 나오는 편이 낫지. 우리 팀원들도 그렇고, 프로듀서들도 그렇고, 누구랑 붙든 충분히 이길 수 있게 만들 능력도 되고.”
길게 말했지만 본론은 짜치는 게 싫다, 이거 하나였다.
용철이 형은 그 망할 플랜 A를 짠 놈답다고 킬킬거리며 내 머리를 마구 헤집어댔다.
“야, 너 그걸 1분, 아니 50초 만에 생각한 거야?”
“아니. 어제 30분 동안.”
최형진이 나를 우러러볼 수 있게 구라 치려다가 그냥 순순히 사실을 말해 줬다. 이걸 50초 만에 생각해 내면 내가 류재희지 윤이든이겠냐.
“아무래도 제작진들 그림은 여기에서 형진이 떨구고 유피랑 HYEQ을 파이널까지 올리려는 것 같거든.”
우리가 직접 공을 뽑지 않고 결과를 통보해 준 것부터, 아마 이번 팀 매치는 제작진의 입김이 들어갔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렇지만 그건 내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저번 시즌에서 최형진한테 다음에 나올 때는 세미 파이널까지 올라가라고 했는데 내가 팀 프로듀서로 있는 상황에서 얘를 세미 파이널까지 못 올려 주면 내가 뭐가 되냐. DTB 3수생은 니지어스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무조건 HYEQ 형님을 잡자고.”
“그러면 HYEQ은 누구랑…?”
조심스러운 유피의 물음에 턱을 까딱했다.
“당연히 유피가 붙어야죠. 3차 예선 패자 부활전 빌드업으로 동경 서사도 잘 쌓아 놓고 조별 음원 미션으로 호감도랑 관심도도 다 앗아 갔겠다, 지금 이보다 더 서사적으로 HYEQ 표 뺏기 좋은 상대가 어디 있어.”
이 대결을 파이널까지 끌면 지금껏 쌓아 놓은 서사 효과가 퇴행될 가능성이 컸다. HYEQ을 이용해서 이미지 구축을 해 왔던 유피가 고마울 지경이었다.
“어차피 여기에서 안 붙는다고 해도 결국엔 파이널에서 붙어야 하는데? 자신 없어요? 자신 없으면 일찌감치 말해요. 나는 준우승 생각하고 무대 임하는 놈은 딱히 신경 써 줄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주의니까.”
유피가 대답을 망설이자 최형진이 옆에서 심드렁하게 선전 포고를 던졌다.
“야, 윤이든. 내가 붙어도 상관없어. 곡만 압살 수준으로 잘 뽑아 줘.”
“차라리 이런 놈 신경을 더 써 주지.”
유피를 떠보거나 흔들 의도 하나 없는, 우리들의 순수한 진심만이 담긴 이 대화를 들으며 고민하던 유피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