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0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08화

* * *

한편, 12년 지기 친구에게 주먹질을 한 차연호.

그는 시원하게 주먹 한 대씩 주고받으면 고이고 썩은 감정이 시원하게 털어질 것이라 믿고 있는 윤이든이랑 같은 취급을 받기에는 조금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따지자면 차연호의 주먹질은 고의 30%에 충동 70%였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유일하게 그룹에서 마음 붙일 곳이었던 사람이 일방적으로 자신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상황이 몇 달째 지속되고 있는데, 참을 수 있는 성인군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그것도 권정준 하나 살리려고 1회차에 그렇게 가족같이 친했던 그룹 형과 동생들을 등한시하고 권정준을 최우선으로 둔 결과가 이렇게 다가왔는데.

제발 이야기 좀 하자는 읍소에도 그러면 먼저 자기 일에 신경 끄라고, 그러면 예전처럼 돌아가겠다고 냉정하게 대꾸하고 돌아선 권정준의 모습에 차연호가 악에 받쳐 네가 무슨 꼴이 될 게 선한데 어떻게 신경을 끄냐고 소리를 지르며 멱살을 잡은 순간-

‘시원하게 죽빵 한 대씩 날려. 오고 가는 주먹 속에 싹트는 우정 몰라?’

윤이든의 충고 아닌 충고가 그 순간 뇌리에 간신배의 환영처럼 스쳤던 게 비극의 시작이었다.

윤이든과 견하준으로 추정되는 그 친구 놈은 한 대씩 주고받기라도 했지, 순간적으로 고개가 돌아갈 정도의 힘으로 맞은 권정준은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차연호의 가슴팍을 그리 세지도 않은 힘으로 한 번 밀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을 뿐이었다.

‘몰라도 된다고 했잖아, 내가.’

꾹꾹 눌러 담은 그 한마디만을 남기고.

더 무서운 게 뭐냐면, 그가 권정준을 때린 직후를 기점으로 위험도 수치가 훅 낮아졌다는 것이다.

결코 그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위험도가 이렇게 낮아졌다는 건, 차연호 그가 순탄하게 이번 회차도 망하는 루트로 접어들고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했다.

위험도와 이번 회차의 성공률이 반비례한다는 걸 깨달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 생각해 보면 위험도가 100이 되면 죽는 것도,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위험도가 100이 되는 걸 피했는지 차연호 그 자신조차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꾹꾹 자판을 눌러 윤이든에게 문자를 보내며 차연호가 중얼거렸다.

“권정준 망할 새끼… 본인이 어떤 상황인지 이야기해 줄 생각도 없으면 나보고 뭐 어떡하라고…”

똑똑-

대충 문자를 보내 놓고 답장을 기다리며 눈을 꾹 감은 채로 침대에 누워 있자,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들렸다.

허락하지 않았는데도 문이 스르륵 열리더니 누군가의 발소리와 기척이 동시에 느껴졌다.

“자?”

나직하게 던져진 권정준의 물음에도 차연호는 대답 없이 눈만 감고 있었다.

“너는, 하아…”

권정준의 깊은 한숨 소리가 고요한 방에 선명하게 울렸다.

“괜히 파고들려고 하지 말고 제발 좀 가만히 있으면 안 돼, 연호야…?”

유독 지친 목소리가 차연호의 귓전을 파고들었다.

“너까지 이 좆같은 일에 안 휘말리게 하려고 내가, 씨발…”

말끝을 흐린 권정준이 거칠게 마른세수했다.

“너는 소속사에서 존나 아끼잖아. 그때도 나랑 다르게 너는 데뷔 확정이었고. 그러니까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그냥 꽃밭에서 살아, 좀.”

신월에서 차연호를 아끼는 건 당사자인 차연호도 잘 알고 있었다. 데뷔 전 연습생이었을 때부터 월말 평가에서 1등을 놓친 적이 없었을뿐더러, 데뷔 후에는 내내 알테어의 메인 멤버였으니.

동시에, 권정준의 유서를 빼돌린 배후로 가장 유력하게 지목된 건 다름 아닌 신월 엔터였다. 오직 윤이든의 말로만 도출해 낸 사견이긴 하지만.

꽃밭에서 살라고? 차연호는 터져 나오는 헛웃음을 꾸역꾸역 삼켰다.

차연호가 개입하기를 원치 않았다면, 차연호가 권정준의 바람처럼 신월 엔터를 안락한 꽃밭으로 여기며 살길 바랐다면 권정준은 적어도 숙소에서 죽지 말았어야 했다. 차연호가 두 번씩이나 본인의 최후를 가장 처음으로 발견하게 두지 말았어야 했다.

그래서 차연호는 견하준이 부러웠었다.

마지막을 직면하지 못했기에 장례식에 와서도 잠깐의 현실 도피라도 할 수 있었던 견하준이.

차연호는 7회차에서도 여전히 긴 줄이나, 혹은 그런 유사한 것들이 숙소에 있으면 짧게 잘라 놓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안 자는 거 다 티나. 눈꺼풀 움찔거리지나 말든가.”

약간의 실소 섞인 말과 발소리를 마지막으로, 다시 열린 문이 탁- 소리를 내며 닫혔다.

문이 닫히자마자 차연호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더니 눈이 번쩍 뜨였다.

그가 여섯 번의 시도 동안 아무것도 몰랐던 이유를 알게 된건 둘째치고.

첫 번째 회차에서 권정준이 그를 멀리하기 시작했던 건….

차연호 그가 소속사의 부탁을 받아 연습생 자살 증거를 쥐고 있던 연습생을 데뷔로 꼬셔서 증거를 인멸하고 윤이든을 사기꾼으로 몰아갔을 때였다.

그때는 왜 그는 권정준한테 실망하지 않았는데 권정준 이 자식은 그한테 실망하느냐고 그저 속상해하기만 했지만-

‘정준이가 그 일 때문에 내가 소속사랑 한패라고 생각했던 거라면…?’

그렇다면 마지막 순간에 유서의 존재를 그에게는 숨겼으면서 본인의 치부를 까면서 신월이랑 제대로 척진 윤이든에게는 밝혔던 이유도 설명이 됐다.

약간의 가닥이 잡힌 것도 같았다.

갑갑했던 가슴에 아주 조금, 정말로 조금 숨통이 트였다. 일단은 이 망할 주먹질 사건부터 수습을 해야 할 때였다.

* * *

[차연호- 정준이가 그냥 맞고만 있었어]

[차연호- 어떡하지] 오후 11:41

심지어 쌍방 주먹질도 실패했어? 그럼 그냥 차연호는 갑자기 미쳐 돌아서 친구 때린 놈 된 거 아니야?

이딴 게 회귀자…?

[우정이 부족했나 봄] 오후 11:43

[내 친구는 내가 나중에 죄책감 가질까 봐 맞주먹질도 해줬는데] 오후 11:44

혀를 차며 우리의 우정 사연을 말해 주자 차연호가 제대로 긁혔는지 누가 봐도 긁혔다는 티가 역력한 답장을 보냈다.

[차연호- 아, 그런 우정이 장례식에서 조문을 1분 하고 갔나?]

[차연호- 대단한 우정이네^^] 오후 11:54

10분 동안 열심히 내가 긁힐 만한 말을 생각해 온 모양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전혀 긁히지 않았다. 견하준 조문 1분런 오해가 풀린지가 언젠데.

차연호는 몰랐겠지. 자기 자신의 장례식을 직접 관람할 수 있는 놈도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선빵을 날렸지만 후빵을 못 받아서 속상해한 차연호를 위해 케이제이 대신 나라도 후빵을 날려 주기로 했다.

[그렇게 죽고 못 사는 친구한테 유서 존재도 못 전달받으신 분이 할 말은 아닌 듯?] 오전 12:00

한 치의 거짓 없이 오직 팩트로만 후려갈긴 이 문자를 끝으로 차연호한테 답장은 더는 오지 않았다.

오우, 이겼다. 그러게 누가 내 장례식 이야기 꺼내래?

현재는 일방적 주먹질까지 한 상태인데, 저번처럼 혹시 알테어 불화설이 뜨지 않았을까 싶어 날이 밝고 나서 오전 오후 동안 열심히 알테어를 서치했다.

관대한 우리 집 시스템은 레브 말고 알테어를 서치하는 시간도 위클리 퀘스트 충족 시간으로 쳐 줬다.

그때처럼 도파민 터지는 불화설은 없고 알테어 출근길 사진만 나왔다.

사진 속 케이제이의 얼굴을 열심히 확대해 봤지만 상처라든가 멍이라든가 그런 건 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런 게 있어도 메이크업으로 잘 가려지기야 하겠지만.

그런데 무슨 반창고도 안 붙여도 될 정도로 후려쳐 놓고 약을 발라 주네 어쩌네 그러고 있어? 약 발라 줄 곳도 없어 보이는데 엄살은 아주 UFC 링 올라가서 후려갈긴 급이야.

우리는 입가 터지고 볼 붓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는데. 그래서 며칠간 나는 입가 상처, 견하준은 볼에 멍 달고 다니느라 마스크 없이는 바깥에 나가지도 못했는데 말이야.

차연호가 약하게 친 거야, 원래부터 약한 거야?

너무 궁금해서 차연호한테 선주먹을 한 번 날려 보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이번에 류재희 덕분에 새로 알게 된 케이제이의 써방명으로도 검색을 해 봤으나 ‘존나우람함’ 이런 것만 떴다.

‘그래도 내가 주먹질을 강력 추천해 줬으니까 AS도 해 주긴 해야겠지.’

일단 주먹다툼으로 화해하기는 실패했으니까, 내가 개입해서 삼자대면을 하든 뭘 하든 아무튼 뭐라도 해 봐야겠다.

나한테 필요한 건 터치스크린 수준으로 긁혀 대는 이딴 게 회귀자 차연호가 아니라 내부 고발자 역할을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인물인 케이제이였다.

그리고 내가 케이제이를 꼬드겨 고발팟에 넣는 것보다 차연호가 케이제이를 구슬려 고발팟으로 데려오는 게 훨씬 손쉬운 수준이라는 건 자명했다. 그러니 이 둘을 반드시 화해시켜야 한다는 소리다.

일단 이 실패한 주먹 다툼의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내야 했다. 그래서 견하준과 그때의 주먹 다툼을 회상하며 문제점을 나름 찾으려고 해 봤다.

“지인들이 주먹다툼한 걸 왜 네가 고민하고 있어?”

“엄, 내가 화해를 시켜 줘야 하니까?”

“그러니까 왜?”

“내가 부추겨서?”

“왜 그랬어?”

“너랑 내가 그래서 걔네도 그렇게 화해할 수 있을 줄?”

눈높이 상담인지 토의인지 모를 질의응답을 주고받고 있자, 견하준이 드디어 답을 내주었다.

“보통은 주먹질을 하면 절연을 하지. 우리처럼 화해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내게 주먹 날렸으면 나는 그다음부터 말도 안 섞었어.”

그렇군. 케이제이와 차연호는 우리급 우정에 도달하기는 한참 먼 수준이었는데 주먹질까지 하는 바람에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꼴 됐다는 소리군.

겨우 그만한 조빱우정으로 조뺑이는 대체 왜 쳤냐, 연호야.

“이것도 그 뭐냐, 막내 라인이 말하는 비윤이든 차별인가?”

“그렇다고 할 수 있지?”

견하준은 비윤이든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까지는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차별 대우를 대놓고 보이는 행동으로 하는 걸 부정할 뿐이었다.

“그런데 나는 이든이 너처럼 대놓고 막 차별한다는 걸 드러내진 않지 않아? 나는 너 정도로 얼굴에 철판을 깔기는 좀….”

“그러니까 말이다.”

그게 그렇게까지 차별 대우로 느껴졌다니, 아무래도 류재희가 콩밥을 더럽게 먹기 싫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