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07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06화
벌써 지원이 형 귀에 들어갔다고? 대체 어떤 경로로?
내가 지금까지 한 일이라곤 스코언에게 연락해서 식사 약속을 잡으면서 플로디크랑 여전히 연락하고 지내시냐고 지나가는 듯한 물음으로 슬쩍 떠보고 플로디크 레이블에 리번 들어온 게 진짜냐고 한번 더 딥하게 떠봤을 뿐인데.
최대한 수상하게 안 느껴지게끔 안부 인사 수준으로 엄청 가볍게 물어봤는데 대체 뭐가 문제였던 거지. 지원이 형 귀에 안 들어가게 하려고 두 번을 경유한 건데도 결과가 이러니 세상이 참으로 험하게 느껴졌다.
이건 외주도 못 맡겼다. 리번이 지원이 형 생일에 대마 빨다가 깜빵 간 건 우리 멤버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서 말이다.
내가 그때 군대 예능으로 런하면서 내 머리카락 100가닥을 지켰다고 심심할 때마다 말하는 바람에.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무용담을 그렇게 자랑하지 말걸 그랬다. 누가 리번이랑 이렇게 엮일 일이 생길 줄 알았나.
류재희한테 지원이 형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리번을 만날 방법을 찾아 보라고 외주를 맡기려면 일단 왜 약쟁이를 만나려고 하는지부터 설명을 해야 했다.
하지만 회귀 전 과거와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신월 엔터의 일을 류재희한테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신월 엔터의 개짓거리를 말하면 류재희는 분명 이유 없이 그런 위험한 일에 뛰어들지 말라고 나를 뜯어말릴 것이고, 그렇다고 내가 뛰어드는 이유를 설명하자니 회귀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가 머리를 쓴 거다. 하지만 지원이 형의 낮게 깔린 목소리를 듣자 데자뷰가 일어났다.
하와이에서 답지 않게 머리 굴리다가 차연호한테 회귀자라는 걸 들켰던 그날의 데자뷰가.
내가 머리 굴린 과정을 봤을 때 예상되는 유출 경로는 딱 두 곳뿐이었다.
“그건 또 누구한테 전달받으셨어요?”
스코언이냐, 플로디크냐.
플로디크야 나랑 접점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상관 없긴 했지만, 스코언이면 배신감이 들긴 했다. 그렇게 안 봤는데 입이 왜 이렇게 가벼우신?
지원이 형한테 전한 게 플로디크여도 스코언이 플로디크한테 내가 리번 행방 떠본다고 말하기는 했다는 소리 아니야.
내 질문에 언제 정색했냐는 듯 금세 얼굴을 풀고 지원이 형이 능청스럽게 웃으며 대꾸했다.
“이 바닥 좁은 거 너도 잘 알잖냐?”
표정은 풀렸지만 말에는 여전히 뼈가 있었다.
“나 제껴두고선 나랑 원수지간인 놈 만나려고 그렇게 나 모르게 뒤에서 아등바등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해서 말이야.”
“지금 형 말에 정답이 있는 것 같은데요.”
“…엉?”
내 말이 굉장히 예상 외의 뜬금없는 말이었는지 지원이 형이 순간 고장났다.
“형이랑 원수지간이니까 당연히 형 빼고 만나려고 하죠. 원수지간인데도 형 붙들고 자리 마련해 주라고 징징거리는 게 오히려 죽빵 사유 아니에요?”
“아, 뭐… 그렇긴 하지…?”
예상치 못한 논리적인 말에 당황한 지원이 형이 떨떠름하게 대꾸했다.
“그때 형 말 들으니까, 아무래도 리번이 아는 게 있는 거 같아서요.”
뒷머리를 쓸어올리며 순순히 진짜 이유를 털어놓았다. 내가 마약 빨려고 그런 거란 오해를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웠다.
“그런데 형한테 괜히 절연한 친구 이야기 꺼내긴 그렇잖아요. 아무리 겹지인이 아직 있다고 해도. 그래서 제가 알아서 건너 건너 통해서 만나서 들으려고 했죠.”
마약 빤다고 손절한 친구는 없어도, 인생에서 가장 쥐뿔도 없었던 힘든 시기와 찬란했던 시기를 함께 보냈던 친구와 절연한 그 심정은 나도 기억 찍먹으로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에.
추억은 떠올리기도 싫은 흉터가 되고, 이름도, 소식도 더는 전해 듣고 싶지 않은 그 마음을.
그 대답을 듣고 나서야 날카롭던 지원이 형의 눈빛이 누그러들었다.
약쟁이라는 말이 지원이 형의 입에서 나올 때부터 따갑기 그지없는 눈빛을 내게 보내고 있던 용철이 형을 휙 돌아보며 지원이 형이 웃는 얼굴로 경고했다.
“용철아, 동생 관리 잘해. 얘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막 사자 아가리로 혼자 걸어 들어가려고 하고 있잖아.”
세상 무서운 건 자알 안다.
무섭다고 물러나는 게 내 스타일이 아닐 뿐이지.
내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린 지원이 형이 팔을 풀고 내게 무어라 말하려 함과 동시에, 점수 합산이 끝났다는 소식이 전달되었다.
‘이따 봐.’
입 모양으로 내게 전달한 지원이 형이 본선 1차 결과 발표 촬영을 위해 본인 프로듀서 파트너인 록한을 찾아 떠나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한테 유들유들한 모습만 보여서 잠시 잊고 있었는데 지원이 형도 성격이 장난 아니었다.
“약쟁이가 누군데? 아니, 누군지는 둘째치고 왜 만나려고 하는데? 설마 리번? 그 인간 브로커잖아. 야야야야, 너는 아이돌이 그런 놈이랑 엮이려 하면 어떡해! 엮이면 나가리야, 얌마!”
“일단 약이 목적은 절대 아니니까 마음 놔, 형. 내가 그런 거 할 놈이야? 어? 일단 최종 점수나 보자.”
지원이 형이 떠나기가 무섭게 내 어깨를 잡고 짤짤 흔들어 대는 용철이 형을 겨우 진정시켰다. 타이밍 참 좋게 MC가 최종 결과 발표를 고지했다.
“프로듀서 점수 55퍼센트와 청중 평가단 점수 45퍼센트를 합산하여 최종 점수를 발표합니다!”
프로듀서 점수가 청중 평가단의 점수보다 더 많이 반영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아예 납득이 되지 않는 비율은 아니었다.
네 개로 분할된 화면 속, 4개 팀의 팀원들 점수가 각각의 프로듀서 팀명 밑에 떴다.
가장 왼쪽 위에 있는 우리 팀의 점수부터 훑었다.
유피가 95점, G-TE가 94점, 그리고 버그킴이 87점으로 우리 팀은 유피와 G-TE가 본선 2차 진출자가 되었다.
버그킴이 이를 악물고 따라와서 그런지 점수 차이가 극단적으로 크지는 않았다. 버그킴도 나름 만족한 표정으로 유피와 최형진과 가볍게 끌어안으며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Team 윤이든 & D.I: 유피, G-TE
Team BQ9 & 공출: REZZA, 니지어스
Team 몰틱 & T:ZE: HYEQ, ZAYD
Team G1 & 록한: SYRA, 크래즈노
이렇게 본선 2차에 진출하는 TOP 8 최종 라인업이 정해졌다.
DTB 콘서트부터 행사까지 얼굴 보기 지겹도록 참여할 라인업이기도 했다.
“와우, 시즌 4 본선 진출자들 싹 합격했네요. 여윽시 역대급 헬 난이도였던 시즌 4 클라스, 크!”
감탄인지 자화자찬인지 모를 말을 쏟아내며 하이파이브를 강제 유도하는 니지어스에게 시달리던 최형진이 얘 좀 떼 달라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러면 니지어스가 나한테 와서 귀찮게 굴 게 뻔했으므로 최형진을 희생양으로 밀어놓고 나는 평화를 즐겼다.
탈락자들이 스튜디오를 나가고 본선 2차 진출자들과 프로듀서들만 모여 있는 곳에서, MC가 다시 마이크를 들었다.
이제 본선 2차 내용을 고지하려나- 싶었는데 MC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다른 뜬금없는 말이었다.
“사실 본선 1차에는 여러분들이 모르는 히든 평가 기준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히든 평가 기준이라고? 머리를 굴려서 회귀 전 기억을 찾아봤지만 기억이 안 났다. 이런 젠장, 그나마 회귀 전을 기억하고 있는 게 DTB 경연 내용이었는데 DTB까지 기억하지 못하면 나는 뭐 하는 놈이지, 대체?
“이 무대는 단독 무대가 아니라, 함께했지만 결국 누군가는 떨어지는 구조였기 때문에 더더욱 팀워크를 평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팀워크가 왜 여기서 나와…?
상상도 하지 못했던 히든 평가 기준에 입을 떡 벌렸다.
그리고 곧바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용철이 형의 정색과 유피의 빅피처로 인해 제일 빛나는 팀워크를 선보이던 우리 팀의 무대가 떠오른 탓이었다.
“청중 평가단이 평가한 각 프로듀서 팀의 ‘무대 완성도’ 점수를 공개합니다!”
Team 윤이든 & D.I: 99
Team BQ9 & 공출: 71
Team 몰틱 & T:ZE: 83
Team G1 & 록한: 90
“이번 라운드에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여 준 Team 이든&D.I조한테는 다음 라운드 상대 우선 지목권이 주어집니다.”
상대 우선 지목권이면 엄청난 메리트였다. 덕분에 세미 파이널까지는 무난하게 올려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옆에서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멍하니 서있는 용철이 형을 툭 치며 말했다.
“형, 이거 꼭 교훈 주는 전래동화 같지 않아?”
“무슨 교훈?”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이 결국은 팀에 도움이 되는 결과로 돌아온 거잖아.”
“그래서 교훈이 대체 뭔데.”
“앞으로도 나를 많이 생각하고 신경 쓰고 배려하라고.”
용철이 형이 내가 헛소리할 때 나를 보는 멤버들의 표정을 고스란히 얼굴에 띄운 채로 나를 돌아보았다. 형이 우리 멤버들한테 옮은 거야, 형이 우리 멤버들한테 옮긴 거야?
본선 2차 내용까지 모두 듣고 나서야 촬영이 끝났다. 일이 있어서 급하게 가는 용철이 형을 먼저 보내고 지원이 형을 기다렸다.
“같이 가.”
지원이 형이 툭 내뱉었다. 같이 가고 있지 않나. 걸음을 슬그머니 늦추자 실소를 작게 내뱉은 지원이 형이 세부 설명을 덧붙였다.
“리번 그 새끼 만나러 갈 때 같이 가자고.”
“괜찮겠어요, 형?”
나야 그 자리에 아는 사람 한 명 더 늘어나는 꼴이니 마음은 편하겠지만… 조심스럽게 묻자 지원이 형이 고개를 까딱했다.
“그 새끼 구라치는 거 눈치채는 건 내가 이골이 났거든. 그 새끼 입담이 얼마나 현란한데. 너 같은 맹한 녀석 속여넘기고 네 손에 자연스럽게 떨 쥐여 주는 건 그 새끼한테 일도 아니지.”
흐음, 그러기에는 친한 친구의 대마를 너무 오랫동안 눈치 못 채셨지 않았나. 그런 지원이 형이 나를 맹하다고 할 자격이 있는 건가.
진지하게 따져 보고 있자 지원이 형이 쓰게 웃었다.
“네가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알겠는데, 그건 눈치 못 챈 게 아니라 눈 감고 외면한 거야. 등신처럼.”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본 지원 형이 씁쓸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그래서, 이번에도 외면하면 후회할 거 같아서.”
가볍게 내 머리에 내려앉아 토닥이는 손길을 받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입을 열었다.
“제가 아무리 그래도 말발에 휘둘려서 대마 막 받을 머저리는 아닌데요.”
대체 나를 얼마나 옥장판 프로 구매러 서예현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떨떠름하게 묻자 내 정수리를 가볍게 두드리던 지원이 형의 손바닥이 정수리를 꾸욱 눌렀다.
* * *
DTB 시즌 6 7화 시청은 놓칠 수가 없었다. 나랑 용철이 형이 떠나고 최형진과 버그킴이 과연 내 충고를 찰떡같이 받아먹었을까 너무 궁금해서 말이다.
본선 2차에서 본격적으로 붙을 다른 팀들의 준비 과정을 매의 눈으로 훑으며 스타일을 머릿속에 콱 박아 놓다가, 드디어 우리 팀의 준비 장면이 나왔다.
[유피: 저희가 너무 경쟁이라는 틀에 매몰되어 있었던 것 같네요. 어쨌든 이건 저희 셋의 경쟁이기 전에 프로듀서님들의 곡으로 하는 ‘무대’인데.]
정말로 기다렸다는 듯 말을 꺼내는 걸 보니, 역시나 그 개판은 본인을 해결사로 돋보이게 하기 위한 유피의 빅피쳐였다.
이쯤 되니까 일종의 아이덴디티로 느껴져서 얄미울 단계도 지났다.
[G-TE: 아니, 그래서 합 좀 맞추자니까 언제는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유피: 팀 프로듀서 분들도 저희한테 배려를 해 주셨으니까, 저희도 서로에게 배려를 하면서 좋은 무대를 선보이는 걸 1순위로 두는 게-]
[G-TE: 뭔 대본 읽어요? 멘트 준비해 온 줄?]
[버그킴: 최대한 D.I 프로듀서님이 말씀하신 ‘셋이서 따로 노는 느낌’을 없애 보죠. 자기 파트는 다 숙지했으니까 조율은 하루만에도 할 수 있잖아요. 그렇죠?]
하지만 내 충고를 다른 방향으로 이해한 최형진 덕분에 유피의 빅피쳐는 너무 훤한 속으로 들통이 났다.
버그킴은 내 충고를 잘 이해하고 찰떡같이 받아먹었는데 형진이 너는 왜 그러냐. 너 내 어둠의 1호팬 맞냐? 정말 읽을 수 있는 게 나의 음악밖에 없는 거냐?
“유피가 완전 여우네. 저는 저런 스타일 마음에 안 들어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류재희를 힐긋 돌아보며 생각했다.
동족 혐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