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602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601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견하준이 저를 강하게 붙든 내 팔을 떼어 내려고 애쓰며 나를 달래듯 말했다.
“지금 내 꿈 이야기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 일단 네 코피부터-”
“아니.”
손아귀에 더욱 힘을 꽉 주면서 견하준의 말을 잘랐다.
“나한테는 그게 지금 제일 중요해.”
“너 왜 그래? 너 지금 코피 난다니까?”
“나도 알아. 내 코에서 흐르고 있는데 내가 모르겠냐?”
붉은빛이 번져 난리가 난 시야 사이로, 마치 귀신 들린 사람을 보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견하준의 얼굴이 보였다.
그래, 내가 평소처럼 119 부르라고 지랄을 안 하니까 막 빙의된 것 같고, 누가 내 몸에 들어와서 나인 척하는 것 같고 그러겠지.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었다.
눈이 아파서인지, 속이 뒤집혀서인지, 머리가 지끈거려서인지, 아니면 피를 너무 쏟아서인지, 초점이 자꾸만 흐릿해졌다.
“그러니까 이 꼴 계속 보고 싶지 않으면 빨리 말해, 준아.”
거듭되는 내 재촉에, 말이 절대 통하지 않으리란 걸 직감했는지 입술을 깨문 견하준이 내 정수리를 꾹 눌러 고개를 숙이게 했다.
물론 순순히 고개를 숙여 주지 않고 재촉하듯 계속 빤히 견하준을 마주 보며 버티고 있으니, 그러고 있다가 피가 기도로 넘어가면 죽는다는 살벌한 말로 내 고개를 결국은 숙이게 만든 견하준이 짧은 한숨과 함께 말했다.
“왜 그렇게 듣고 싶어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별 꿈은 아니야. 그냥… 이 숙소에서 몇 년간 더 쭉 사는 악몽을 꿔. 계속. 팀 분위기는 엉망이고, 너는 이상하고, 나랑도 말도 안 하고…”
[⚠ㅂㅓ� �⑇⑉]
[#&!Error! !Error!&#]
견하준이 본인이 꾼 꿈의 내용을 말하기 시작하자 속을 들쑤시는 느낌이 한결 더 심해졌다.
이 숙소에서 몇 년간 더 쭉 사는 건 지금의 견하준에게 있어선 악몽이겠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 과거가 실제로 존재했었다는 걸.
그런데 그 과거가 왜 견하준의 꿈에 등장하는 건지. 혹시 내가 떠넘겼던 기억과 연관이 있는 건가?
그리고 왜 이 버그 기억에 위험도 시스템이 개입을 한 거지? 설마, 잔여 위험도 시스템이 기생하고 있다는 키워드가 여기에…?
“평소에는 잠에서 깨면 무슨 꿈을 꿨는지 기억이 전혀 안 나는데, 이 숙소 온 이후로 자꾸 내가 꾼 악몽이 선명하게 기억이 나서……”
[‘?접근 금지?’에 강제 접근합니다.]
[기억 잠금 해제를 시도합니다.]
[⚠WARNING!: 정신적 트라우마 심화 우려⚠]
[⚠WARNING!: 정신적 트라우마 심화 우려⚠]
[⚠WARNING!: 정신적 트라우마 심화 우려⚠]
견하준의 목소리가 아득하게 멀어졌다.
깜빡-
어지러운 시야에, 눈을 한 번 깜빡였을 뿐인데 주변 풍경이 변해 있었다.
그리고…….
타투가 덕지덕지 박힌 손등이 눈에 들어왔다.
* * *
살다 살다 침대에 누워 하루 종일 휴대폰만 보는 삶이 익숙해질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평생 작업실에 틀어박혀 음악만 원없이 하면서 살 줄 알았는데.
어디에서부터 문제였던 건지 감도 안 잡혔다, 이제는.
너튜브에서 차연호의 솔로 컴백 티저를 마주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휴대폰을 킹 사이즈 침대의 발치로 휙, 던졌다.
“우리 권정준 선배님, 친구 완전 잘못 사귀셨어. 죽으면서까지 밝히려던 진실을 머저리 같은 친구가 싹 덮어 버렸잖아. 아, 친구 복 없다는 말은 내가 할 말이 아닌가? 그 지랄이 났어도 우리 차연호 선배님은 손절은 안 했으니까, 푸하하!”
친구 하나 자알 둔 덕분에 개죽음이 되어 버린 케이제이를 향해 비웃음을 터트리며 습관처럼 수면제 통을 향해 손을 뻗었다.
법적 소송과 압박, 루머와 진실 은폐, 악플과 비난, 업계에서의 고립, 슬럼프, 일방적인 손절.
이 모든 걸 맨정신으로 버티고 있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잘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 빌어먹을 만성 불면증은 내게 지독한 슬럼프를 안겨 준 것도 모자라서 수면제 의존증까지 떠넘겼다.
어설프게 진실을 알고 불의에 덤빈 대가는 꽤 혹독했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그때는 빠져나갈 구멍 하나 없이 몰아서 철저하게 무너뜨려 줄 텐데. 하지만 빌어먹게도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방법 따위는 없었다.
수면제 세 알을 물 없이 입에 털어 넣어 씹어 삼킨 후, 다시 손을 뻗었다.
수면제와 술을 같이 먹으면 더 빨리 잠들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건, 얼마 되지 않은 일이었다.
수면제를 처방해 준 의사는 술과 약을 함께 복용하지 말라고 그렇게 경고를 했지만, 수면제와 함께 먹은 맥주 한 모금이 한 캔이 될 때까지 놀랍게도 멀쩡했다.
내성이 생겨서 그런지 요새 맥주 한 캔으로는 빠르게 잠들기가 부족한 거 같아서, 침상 옆 탁자에 놓여 있던 소주병을 집어 들었다.
쓴맛이 쓴맛을 덮으며, 취기가 돌기 시작했다. 빈 소주병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지고 풀썩 누웠다.
처음엔 그냥 몽롱했다. 무겁게 내려앉는 눈꺼풀에, 오늘도 무사히 잠들 수 있다는 안도감뿐이었다.
하지만 몇 분쯤 지났을까.
심장이 둔탁하게 뛰기 시작하며, 평소와 달리 속이 심하게 울렁거렸다.
숨을 쉬고 싶은데, 가슴이 묵직했다. 목구멍 어딘가에 덩어리가 걸린 것처럼 목이 죄였다.
수면 위로 잠깐 얼굴을 내민 것처럼 짧은 호흡이 끊기듯 이어지며 식은땀이 온몸을 적시고.
우욱-
속이 뒤집히는 듯한 메스꺼움에 헛구역질을 내뱉었지만, 구토조차 불가능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렸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했다.
저릿한 손끝에 힘을 주어 겨우 주변을 더듬거렸지만 내 손으로 저 멀리 던져 버린 휴대폰이 잡힐 리가 없었다.
[⚠WARNING!: 정신 불안정성 지수 급등]
[정신 붕괴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기억 차단 프로토콜을 가동합니다.]
[차단 우회 중……]
[오류 발생: 기억 영역 충돌]
[긴급 대응: 비인가 기록 강제 개방]
깊은 물속에서 멱살을 잡혀 수면 위로 끌려 나오듯, 침잠해 있던 정신이 죽어가던 기억 속에서 빠져나왔다.
기억 속에처럼 식은땀으로 이마와 등이 흠뻑 젖어 있었다. 기억 속에서 쉬지 못했던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다급히 내 이름을 부르는 견하준의 목소리가 아득하게 멀어졌다가 선명해지기를 반복했다.
위험도 시스템을 이용해서 버그 기억을 본다는 내 계획이 어영부영 이루어지긴 했네. 그렇다고 내가 죽는 날 기억까지 보고 싶지는 않았는데 말이야.
의사 말 쌩까고 술이랑 수면제를 같이 처먹으니까 이렇게 되지. 죽으려고 환장한 것도 아니고. 아주 다윈상 수상도 가능하겠다, 망할 놈아.
[‘기억의 파편(4회차)’을 열람합니다.]
줬다 뺏었다고 그렇게 투덜거렸던 기억이 전혀 예상치 못한 루트로 오픈되었다.
* * *
이번에도 실패했다.
그리고 또 회귀했다. 탈퇴 한 달 후에.
김도빈과 함께한 저번 회차의 실패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슬럼프로 인해 새로운 곡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래 우리의 몫이 아니었던, 내가 다른 그룹들한테 팔았던 곡만 재탕하다 보니 회의감과 자괴감이 더욱 심해졌다.
계속되는 자기혐오에 슬럼프는 더욱 깊어질 뿐이었다.
내가 예민해질수록, 같은 비밀을 공유하며 사이가 조금 나아졌나 싶었던 김도빈과도 다시 사이가 악화되었다.
김도빈이 자꾸 지금 시스템을 버릴 생각이 없냐고 떠보는 것도 한몫했다.
자꾸만 나한테 그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그건 형을 돕는 게 아니라고 하는데, 이거라도 없으면 시발 내가 어떻게 내가 걷는 길이 성공으로 향하는 길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겠냐고.
자꾸만 내게 이득될 것 하나 없는 선택을 종용하는 이상한 푸른색 상태창이 눈앞에서 몇 번 깔짝거리는 걸 보고 나니, 이게 김도빈에게 기억을 쥐여 주고 회귀시킨 원흉이 아닌가 싶었다.
과거의 기억을 공유하더라도 내 온전한 이해자가 되지 못한다는 걸 알아버린 이상, 이번 회차에서 누가 또 기억을 가지고 있는지는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
미완성본 악보를 슬그머니 내밀며, 꿈에서 이런 멜로디를 들었는데 형이 더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능청을 부리는 류재희를 보며, ‘아, 이번에는 얘인가.’ 하는 생각만 할 뿐이었다.
굳이 류재희에게 나도 기억이 있다는 걸 드러낼 생각은 없었다.
본인 개인사로도 충분히 버거워했던 류재희가 내 몫까지 감당할 필요는 없었으므로.
두 번이나 바꾸어 보려고 아등바등거렸는데도 변하지 않은 결과도 이 지독한 무력감과 고독에 한몫했다.
그렇게 시간을 돌리고 싶어 했으면서, 원하는 대로 되었는데도 겨우 4회차에서 번아웃을 느끼는 나 자신이 우스웠다.
거하게 망한 미니 1집 다음 활동으로 이 채택되었다. 대표님이 300만 원을 주고 개떡같은 곡을 사 오기 전에 이 곡을 들이민 것도 순탄한 채택에 큰 도움이 됐으리라.
뮤직비디오 콘티도, 촬영이 이루어지는 세트장도 저번 회차랑 똑같았다.
‘엥, 이번이랑도 똑같네? 촬영장이랑 콘티는 고정인가?’
농구장 한구석 바닥에 대충 걸터앉아, 류재희가 어색한 포즈로 골대에 농구공을 던져 대는 걸 지켜보다가 툭 내뱉었다.
“더럽게 못 던지네.”
그도 그럴 게, 류재희는 골대에 도달하기에는 턱없이 낮은 높이로 공을 던져 대고 있었다.
가볍게 공을 바닥에 튕겼다가 받은 류재희가 주변을 힐긋하더니, 여상히 말했다.
“185로 살다가 다시 이 키로 돌아오니까 적응이 영 안 되네요. 아직은 예전 키가 더 익숙해서요.”
“꿈에서?”
픽 웃으며 대꾸하자 손에 들고 있던 농구공을 다시 골대를 향해 던진 류재희가 몸을 돌려 나를 똑바로 마주했다.
“아니요. 무슨 말인지 형도 알잖아요.”
허공으로 뜬 게 무색하게 골대 그물 밑만 스친 농구공이 바닥으로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