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9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9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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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자가 파탄 내고 저 혼자 쏙 내뺀 회의를 그래도 어찌저찌 마치고 다들 각자의 스케줄을 향해 뿔뿔이 흩어졌다.
“형, 제발 저한테 귀띔이라도 해주면 안 돼요? 형 또 10 계획해 놓고, 결국은 또 100으로 뻥튀기된 결과 보여 줄 거잖아요!”
“이번에는 진짜 10이야, 10! 결과도 10으로 무조건 나와! 이번에는 다르다는 거에 서예현의 고음 실력을 건다!”
“야! 내 고음 실력은 왜 걸어!”
“그러니까요! 그걸 왜 걸어요! 그건 그냥 아무것도 안 건 거잖아요!”
“막내야…?”
“형 고음 실력을 건 게 뭐 어쨌다고? 그렇다고 형 외모를 걸 수는 없잖아.”
“그렇긴 하지…?”
서예현한테 옥장판 한 장 더 팔고, 마지막까지 내게 끈질기게 달라붙는 류재희도 겨우 떨구어 내고 DTB 촬영 장소로 향했다.
오늘은 드디어 DTB 본선 1차 대결곡 레코딩에 들어가는 날.
Inst 파일을 보내 주고 가사는 각자 알아서 써 오라고 과제를 내준 상태였다. 본선 1차는 참가자의 스타일이 우리와 맞는지를 확인하고 함께할 팀원을 걸러 내는 것이기 때문에, 딱히 벌스와 훅의 가이드라인은 정해 주지 않았다.
바뀐 본선 1차에서 제작진 측이 프로듀서들한테 요구한 건 딱 하나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본선 도중 프로듀서와 참가자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지 않게끔, 프로듀서 팀의 스타일에 맞는 참가자를 골라 달라.’
그럴 만도 한 게 작년 시즌 5에서, 본선 도중 팀 프로듀서와 참가자의 의견 충돌로 살벌한 갈등이 빚어졌다. 하필 팀 스타일에 딱 맞던 래퍼를 탈락시키고, 실력만 보고 고른 참가자만 붙였던 게 화근이었다.
이럴 거면 대체 프로듀서 팀 선택은 왜 하는 거냐고 프로듀서랑 참가자 양측 다 골고루 욕을 뒤지게 얻어먹었지. 그러니 이번 시즌은 그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실 이 요구 때문에 대결곡 비트 관련해서 용철이 형이랑 둘이 머리 싸매고 고민을 제법 많이 했다.
현재 우리 팀에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G-TE와 유피가 있는 상태.
문제는, 비트 선택 하나로 둘 중 누구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줄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만약 내 식대로 비트를 고르면, 과거에 내 스타일을 완벽히 카피해 나를 블락하려 시도한 전적도 있고, 당장 바로 이전 미션이었던 조별 음원 미션에서 내 비트로 곡을 주도해서 만들었던 최형진에게 지나치게 유리해질 수 있었다.
반대로 용철이 형의 식대로 가도 문제였다. 최형진은 시즌 4에서 Team 원백&D.I를 선택했던 이력이 있었기에, 용철이 형의 스타일에도 어느 정도 익숙했다.
두 사람 중 한 명에게 유리한 비트가 제공되면 우리가 대놓고 그 한 명만 우승 후보로 밀어주려 한다는 소리가 나올 수 있었기에 신중해야 했다.
결국,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비트를 고르는 게 이번 과제의 핵심이었다.
그렇다고 아예 비트 스타일을 나랑 용철이 형 중 그 누구의 스타일도 아닌 수준으로 확 틀면 ‘프로듀서 팀 스타일’을 가장 중요시하는 본선 1차의 취지에 맞지 않고.
“에휴, 우리가 뭘 선택해도 G-TE한테 유리하다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네.”
“형, 생각의 전환을 해 봐. 제작진이 요구한 걸 뒤집으면 되잖아.”
“뭔 소리야?”
“봐 봐, 시즌 5가 왜 그렇게 난리 났는데? 팀 프로듀서랑 참가자가 서로 자기 고집만 부리다가 터진 거잖아. 그래서 이번에는 제작진이 ‘프로듀서 팀 스타일에 맞게 고르라’고 한 거고.”
“그래서 뭐를 뒤집자고?”
“우리 둘의 색깔을 고집하는 대신, 팀원들한테 맞춰 주는 게 우리의 스타일이라고 해. 우리의 방향성도 결국 우리 팀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잖아.”
한숨을 푹 내쉬며 한탄하는 용철이 형한테 다른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용철이 형은 약간 고지식한 면이 있으므로 나처럼 열린 생각을 가진 사람이 필요했다.
“너무 뻔하게 가면 안 돼, 형. 이게 요즘 트렌드야. 발상의 전환.”
툭툭, 손가락으로 내 머리를 두드리며 씩 웃자 용철이 형이 내 머리를 마구 헤집었다.
“나이 들면 잔머리 좀 굳고 진중해질 줄 알았더니, 어째 날이 갈수록 더 골 때려, 어?”
“형, 내가 형 앞에서나 이러지, 평소에는 얼마나 진중한데. 내가 얼마나 일상에서 진중하냐면, 오죽하면 우리 그룹 멤버들이 내가 밥숟가락 들고 나서 식사 시작한다니까?”
“그게 무슨 21세기 가부장 신화여?”
그래서 결국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비트는, 나나 용철이 형의 음악 스타일과 조금 동떨어지긴 했지만 G-TE, 유피, 버그킴 전원이 각자 가진 무기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미친 조화의 비트였다.
“자, 다들 준비해 왔죠? 버그킴부터 레코딩 들어갑시다.”
이미 내정된 탈락자 취급을 받는 게 퍽 자존심 상했던지 버그킴은 아주 칼을 갈고 준비해 왔다. 셋 중 제일 불리한 위치에 있음에도 지레 포기하지 않는 독기 넘치는 태도가 꽤 마음에 들었다.
최형진과 유피 역시 본인들의 진출이 확정된 본선 1차라고 무시하지 않고, 빡세게 준비해 와서 버그킴에게 밀리지 않는 태도로 레코딩에 임하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내가 내심 살리길 바랐던 본인들의 킬링파트까지 잘 살려 만족스러웠던 레코딩이 끝나고,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카메라도 꺼졌다.
“Inst 받고, 제법 의외였어요. 역시 윤이든 프로듀서님은 예상을 하면 안 되겠구나- 싶더라고요.”
유피가 약간은 삐딱해 보이는 미소를 걸친 채로 입을 열었다.
“어떤 플랜을 예상하셨길래?”
“그야, 윤이든 프로듀서님 스타일이나 D.I 프로듀서님 스타일로 비트 나오고, 팬심과 경험으로 인해 유리한 환경인 누구누구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고 자알 해나가는 그런 이미지를 얻는 플랜? 겸사겸사 팀 프로듀서들이 밀 어주지 않는 짠한 이미지까지 얻으면 더 좋고요. 원래 그런 서사가 코어가 붙는 요소인 터라.”
그렇게 나올 줄 알고 방향을 틀었다. 내가 이번에 본선에서 잡은 콘셉트는 뛰는 참가자 위에 나는 프로듀서였다.
그 계획을 입으로 말하고 있는 유피도 참 난 놈이었다. 옆에서 최형진이 별 음침한 놈 다 본다는 얼굴로 혀를 찼다.
“무섭다, 무서워. 무슨 그런 것까지 다 따져 가면서 계산하고 랩 하지?”
“랩만 잘한다고 서바에서 우승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거 잘 알잖아요? 특히 저처럼 스펙이나 외모나 내세울 거 하나 없는 평범한 사람은 더더욱.”
유피의 비꼼 섞인 자조적인 말에 나도 모르게 힐긋 최형진을 돌아보았다.
“뭔데! 왜 나를 보고 난린데! 기준을 너로 잡지 마, 이 자식아!”
최형진이 상당히 찔렸는지 도끼눈을 뜨고 왁왁거렸다. 자기도 잘생겼다는 인별 DM 받는다고 존나게 안 궁금한 TMI까지 덤으로 발산해 댔다.
어쩌라는지 모르겠군. 내가 인별에 사진 올린 우리집 포도도 잘생겼다고 DM 오던데. 포도와 함께 찍은 셀카였는데 내 얼굴 언급은 없고 오직 포도 얼굴 언급만 있어서 인상적이라 기억한다.
개 외모도 착즙하는 인별 세상에서 벗어나라, 형진아.
그리고 용철이 형 표정 안 보이냐? 저 가소롭다는 듯 은은하게 웃고 있는 표정이 안 보여? 용철이 형이 너보다 그런 DM을 100배는 더 받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타고난 사람들을 제치려면 부지런할 수밖에요. 황새 따라가다가 다리 찢기는 뱁새 꼴 나는 건 딱 한 번으로 충분해서.”
어깨를 으쓱이며 마지막 말을 던진 유피가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다.
노력 하나도 안 하는 타고난 놈 취급을 받는 게 매우 억울했다. 나도 DTB 시즌 4 당시에 나름 머리를 굴리긴 했다. 누가 들으면 내가 무슨 타고난 어그로꾼인 줄?
“D.I 형, 그런데 이번에 팀 스타일 엄청 강조하던데 이렇게 저희한테 맞춰도 되는 거예요?”
최형진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용철이 형이 사람 좋게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괜찮아, 괜찮아. 이든이가 좋은 핑계 만들어 줬어.”
“아, 형. 핑계가 아니라 Team 윤이든&D.I의 Real Style이라니까.”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해 먹지. 우리끼리 입이라도 맞춰야 할 거 아니야.
무대 연습 일정과 장소를 고지한 뒤, 다들 흩어지기 전에 최형진에게 슬쩍 말을 건넸다.
“야. 형진아. 너 혹시 주변에 리번이랑 연락되는 사람 있냐?”
내 예상대로 준범 형은 리번 및 그 지인들이랑 빠르게 손절친 지 오래였다. 사람이 이렇게 인맥 맛집으로 롱런하는 데는 다아 이유가 있다니까.
“리번? 그 G1 생일파티에서 대마 빨다가 현장 적발돼서 감빵 갔다 온 약쟁이 브로커?”
고개를 까딱하자 최형진이 머리를 굴리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우리 크루 형들이 절대 엮이지 말라고, 저기 레이블 눈길도 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는데 결국은 빵 가더라. 우리 크루 형들도 다 알고 있었던 듯? 내 주변에는 없는 것 같은데, 음… HYEQ은 알지 않을까? 세대가 얼추…”
“세대로 따지면 리번보다 HYEQ이 더 위지. 몰틱 형님한테 중간다리 놔 주라고 해서 한 번 물어봐? 그런데 몰틱 형님이 백 퍼 지원이 형한테 말할 것 같단 말이지. 지원이 형 귀에는 안 들어가게 하고 싶은데.”
자기 생일파티에서 마약 빨다가 자기 머리카락까지 100가닥이나 뽑히게 만들며 손절한 옛 친구를 괜히 또 떠올리게 만드는 건 좀 그렇잖아?
그때, 눈동자만 굴리고 있던 버그킴이 입을 열었다.
“제가 알기론 리번 출소해서 플로디크네 레이블로 들어갔을걸요.”
“잠깐만, 플로디크, 플로디크면…”
“스코언이랑 아직 연락하세요? 그러면 건너 건너 연결 가능할 텐데.”
연락처에서 빛나는 스코언 이름 석 자를 찾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역시 세상에 쓸데없는 인맥은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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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여기 우리 녹음했던 곳 아니에요? 와, 여기를 진짜 찾았어.”
“기억 진짜 새록새록하다….”
5년 전의 그 장소에서 감동에 젖은 채로 녹음실을 둘러보는 멤버들을 향해 미리 심심한 사과의 말을 마음속으로 건넸다.
얘들아, 이해해라. 이게 다아 김도빈 때문이다.
나는 원래 웬만하면 훈훈하게 녹음 끝내려고 했는데, 김도빈이 쓸데없이 연 회의만 아니었으면 내가 이런 아이디어를 낼 일도 없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