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95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94화

일단 지원이 형을 믿고 레브 데뷔 페이크 다큐멘터리 출연을 오케이했다.

G1이랑 대체 어떻게 친분이 있는 건지 궁금해하던 팬들도 제법 되어서, 지원이 형 없는 라이브 방송에서 나 혼자 이야기를 푸는 것보단 이런 식으로 보여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촬영은 저번에 정해진 팀끼리 모여서 시작되었다.

나랑 용철이 형이 앉아 있는 상태에서, 유피와 G-TE, 버그킴이 그 앞에 서 있었다.

이 팀이 정해진 DTB 시즌 6 6화의 반응은 조별 음원 미션 무대가 끝난 이후로도 제법 폭발적이었다.

-와 윤이든&D.I 조 라인업 뭐임? ㄷㄷ

-시즌 4 이슈였던 애들 저기 다 뭉쳤네 시즌 3인 용철이 혼자 쓸쓸하겠다….

-이러면 이제 윤이든이 결승으로 밀어주는 원픽이 궁금해지자너 아무래도 둘 다 밀기는 힘들 테니까

-디스전 프로듀서 동시 고백 공격이 팀 선택 스포였던 거지

-지테는 예상했는데 유피가 ㄹㅇ 예외였음 저번에도 G1이랑 해서 이번에도 데이터 쌓인 G1팀 갈 줄 알았는데

└저번에 자기 신경 안 써준다고 징징거리다가 G1에게 한소리 들어서 패싱한 거 아님?

-아니 윤이든이 입고 나왔던 의상들을 보고도 저 팀에 들어간다니 저건 진짜 찐사다 저 미친 일수호랑이 1호선 광인이 어떤 무대의상을 들이밀지 모르는데

그도 그럴 게, 강력 우승 후보들이자 디스전에서 한 프로듀서한테 동시에 대리 고백 공격을 갈기며 캣파이트를 벌였던 두 참가자가 고백 공격을 갈긴 프로듀서를 또 동시에 선택했는데, 이게 어떻게 반응이 잔잔할 수가 있겠는가.

-헥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 그래도 자기가 조장이었는데 그거 선택 하나 안 하고 유피한테 넘기네;;; 자기는 선택에 책임도 안 지고 원망도 욕도 안 듣고 싶다는 거 아니야

-O.DEN까지 붙어서 ㄹㅇ 다행임 유피가 다 같이 사는 방향으로 선택 잘했음

-유피 쿨찐인줄 알았더니 다시 보이네ㅋㅋ ㅈㄴ 의리 있다

-그렇지 버그킴도 트롤도 아니고 기여도 꽤 높았는데 저게 맞는거지 그냥 저걸 고민한 HYEQ이 노답이었던 거

-이제 유피 보고 쿨찐이라고 하지 마라 저렇게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쿨찐이냐

게다가 유피의 선택이 팀원 전원 생존이라는 최상의 결과를 이루어 내면서 유피의 이미지는 그가 우승했던 회귀 전 시즌 4처럼 훅 올라갔다.

최형진도 주목을 받긴 했다.

-윤이든 음악만 좋아하는 지금도 어둠의 1호팬인데 만약 지테가 윤이든 인성까지 좋아했으면 쟤는 대체 어떤 빠질을 했을까…

-인성 좋아하겠냐는 걸 왜 저렇게 펄쩍펄쩍 뛰면서까지 부정함?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랬는데 HOXY…?

└그런데 윤이든 직접 만난 적 있는데 인성 ㄹㅇ 나쁘지 않음 인상이 나빠서 그렇지

-자기 음악을 그 누구보다 잘 살릴 자신감이 있다는데 윤이든 표정 왜 저럼ㅋㅋㅋㅋㅋ

-윤이든 뭔가 자기 음악을 제일 잘 살릴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라고 하려 했을듯 디아이가 괜히 윤이든 옆구리를 쳤겠음?

-아이돌 피처링 없다니까 너는 아이돌 아니냐고 하는 거 대체 뭔데 래퍼 윤이든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윤이든 그 자체를 좋아한다고 자기 입으로 실토했잖아 지금

-저기요 윤이든 음악만 좋아하는게 아닌 것 같은디요

-지테 저 정도면 그냥 윤이든 숭배야

최형진이 내 인성까지 좋아하느냐, 아니냐로. 내가 봤을 때는 최형진의 그 과대 리액션이 불 붙은 시청자들의 의심에 기름 붓는 것에 한몫 하는 것 같았다.

회상에서 빠져나와, 우리 앞에 나란히 선 세 명을 바라보았다. 2년 전만 해도 내가 저기에 서 있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프로듀서로 이 자리에 있는 이 상황이 퍽 묘했다.

무엇보다 지금 이 자리가 회귀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자리였다는 생각에, 묘한 감정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이번 시즌에는 마이크 선택이 없어졌습니다.”

용철이 형의 통보에 세 명의 얼굴에 안도감과 미묘한 실망이 교차했다.

준비는 다 시켜 놓고, 무대 직전에 프로듀서들이 일방적으로 참가자들을 탈락시켜 아예 무대에 오르지도 못하게 만들던 ‘마이크 선택’은 원래도 잔인하다는 평이 많았다.

게다가 시즌이 거듭될수록 프로듀서들이 자신들의 레이블 소속 참가자들만 골라 뽑으면서 편파 논란이 커졌고, 그로 인해 욕을 바가지로 먹다가 결국 시즌 5에서 비난이 정점을 찍고 폐기되었다.

괜히 DTB 프로듀서진 물갈이가 한 번 이뤄진 게 아니었다. 물론 DTB가 슬슬 하락세를 타기 시작하자 알아서 제 발로 빠져나간 이들도 있었지만, 일부는 고인물 교체라는 명확한 의도 아래 퇴장당한 경우였다.

하긴, 시즌 4 출연자였던 나만 해도 인맥 Vs 실력으로 맞붙은 전적이 있는데.

“새롭게 바뀐 본선 1차의 룰은 바로 합동 공연입니다. 팀 프로듀서가 제공한 곡으로 프로듀서들과 함께 준비하여 세 명이서 무대를 꾸민 뒤, 청중 평가단의 투표와 프로듀서 점수를 합산한 최종 점수로 상위 두 명만이 본선 2차에 진출하게 됩니다.”

조별 음원 미션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곡을 참가자들이 아닌 팀 프로듀서가 제공한다는 것, 공연 준비 과정 역시 팀원들끼리가 아니라 프로듀서와 함께한다는 것, 그리고 평가 기준에 프로듀서 점수가 포함된다는 점이었다.

대본을 미리 전달받은 용철이 형의 설명이 끝나기가 무섭게 버그킴을 사이에 둔 유피와 최형진이 기싸움을 시작했다.

“치사하게 팬심으로 어필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하죠.”

“허, 제가 언제 팬심으로 어필했다고 디스전 때부터 계속 음해를 하고 그래요? 그리고 윤이든 쟤한테 팬심 어필해 봤자 먹히지도 않거든요? 징그럽다고 점수 깎으면 몰라도.”

“음해라뇨. 왜 그렇게 공격적으로 받아들이세요. 저는 G-TE씨 생각해서 해 준 말인데. 래퍼 G-TE 이미지보다 윤이든 프로듀서님 어둠의 1호팬 G-TE 이미지가 더 커지면 G-TE 씨한테 좋을 거 하나 없잖아요?”

“아, 그러는 유피 씨는 옛날처럼 본선 2차에서 무려 두 곡 합치는 무대 기획해 놓고 자기한테 신경 좀 더 써 주라고 징징거리다가 그때처럼 욕 바가지로 먹고 비호감 이미지 정립되지 말고 그나마 이미지 좋을 때 빨리 탈락하시는 게 나을지도?”

팽팽한 두 사람의 신경전을 구경하다가 용철이 형에게 물었다.

“형, 그냥 저 둘 중에서 한 명 떨굴까?”

“그럴까. 나는 저 캣파이트를 계속 보고 있을 자신이 없다.”

나랑 마찬가지로 질린 표정을 한 용철이 형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내 말에 동조했다.

저게 어딜 봐서 캣파이트냐고. 개싸움이지. 서예현이 들었다면 대체 어떤 인간들을 고양이로 표현하고 있냐고 펄쩍펄쩍 뛰었을 만한 발언이었다.

우리의 대화를 들은 버그킴의 표정이 슬그머니 밝아졌다. 희망을 가지는 건 좋은 일이지, 뭐.

* * *

DTB 촬영을 마치고 하루 후.

“안녕하십니까, 레브 윤이든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지원이 형의 작업실 문을 열자마자 허리를 꾸벅 숙여 첫인사를 재현했다. 장소는 그대로였다. 장비가 싹 다 최신식인 게 옥의 티일 뿐.

웃음을 참는 듯 입꼬리를 씰룩거리던 지원이 형이 내게 손을 내밀며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 네가 이든이야? 이야, 인상 진짜 사납게 생겼다.”

첫 대사부터 FAIL이었다.

아니, 이 형님.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다 기억하고 있다고 한 것치고 첫 대사부터 틀리셨는데?

컷 사인을 보내자 카메라가 꺼졌다.

“아니, 형. 기억한다면서요. 제 기억이랑 완전 다른데요?”

“엉? 내가 첫인사를 뭐라 했는지 까먹어서 그냥 그때 느낀 점 말했는데?”

그랬구나. 저 형은 첫 대면 때 내 인상이 사납다고 생각하고 있었구나. 100명 중에 100명이 나를 보면 저 생각을 하는 터라 딱히 놀랍지는 않은 사실이었다.

꼭 친해지면 슬그머니 내 첫인상이 무서웠다고 털어 놓더라고. 그러려니 했다. 그러면 뭐 내가 남들 무섭지 말라고 실없이 웃고 다니리?

“그런 디테일한 것까지 맞춰야 해? 제일 중요한 딱 한 가지만 재현하면 되지.”

어깨를 으쓱한 지원이 형이 덧붙였다.

“내가 네 싹수 알아본 거.”

하긴, 그거면 충분하긴 했다.

다시 촬영에 들어가자 갑자기 진지해진 지원이 형이 과거를 고스란히 재현했다. 기억하고 있다는 말이 완전히 거짓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냥 니 멋대로 불러. 어차피 처음부터 랩은 염두에 두고 쓴 곡 아니니까. 보다시피 파트는 얼마 안 되니까 사흘 내에는 작업 끝내자.”

흠, 분명히 그때는 좆대로 부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카메라를 의식하는 티가 팍팍 나는 대사에 혼자 키득거리며 녹음실 부스로 들어갔다.

<어떤 엔딩> 랩 파트를 부르는 건 꽤 오랜만이었다. 녹음 부스 너머에서 나를 보고 있는 지원 형한테 한 마디를 해 주고 싶었다. 댁은 그때 그렇게 흐뭇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고.

“기대를 하나도 안 했거든. 너네 그룹 음원이랑 네 언더 시절 작업물에 잘못 든 언더 물 자알 느껴져서. 그래도 네가 개중 제일 나아서 일단 픽했는데-”

삐뚤어진 색안경을 쓰윽 고쳐 쓰며 지원이 형이 내게 생수를 건넸다.

“지금은 그 물이 쫙 빠졌네? 어디서 먼저 지적 받고 폐관 수련이라도 했냐?”

지금의 지원이 형은 평생 모를, 지원이 형이 했던 칼 같은 지적을 떠올리며 가볍게 웃었다.

그때의 지원이 형이 정곡을 찔러 준 덕분에 용 꼬리도, 뱀 대가리도 아닌, 수많은 래퍼들 중 아이돌 래퍼라는 타이틀을 달고 DTB 우승까지 한 용 머리인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기에.

뭐, 그렇게 보면 지원이 형도 나름 은인이긴 했다. 내 랩 실력의 은인.

“지적 받고 고치려 노력하긴 했죠.”

“하, 새끼. 싹수 있네.”

내 손에서 휴대폰을 가져가 번호를 찍는 시늉을 하고 다시 폰을 돌려준 지원이 형이 바로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씩 웃었다.

“이 형이 충고 몇 가지만 더 해줄게. 너 3년 후에 꼭 DTB 나가 봐라. 내가 봤을 때 너 거기에서 우승까지 가겠다. 슬럼프 찾아오면 형한테 와서 조언도 좀 듣고. 너네 그룹 나중에 빌보드 차트인도 하고, 대상도 탈 각이 딱 보이네.”

어깨를 두드리는 손길에 어금니를 깍 깨물고 애써 웃었다. 이런 젠장, 사람 방심시켜 놓고 이렇게 시간차 메타 발언 공격을 하다니.

정말로 믿을 형이 하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