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8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88화

역시 곡 완성도만 놓고 보자면 랩 잘하는 서예현이 맞는 선택이겠지만, 무대 퍼포먼스를 좀 더 끌어올리려면 역시 춤 잘 추는 서예현이…

그래도 랩은 요새 발음도 안 씹히고 가이드라인 만들어 주니까 제법 잘 따라오던데. 서예현 본인도 이제는 레코딩보단 안무 연습이 더 어렵다고 하니까 아무래도 춤 쪽이 더 나을 수도?

그나저나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하고 있지. 아이템으로 서예현을 영구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레브에 더 도움이 되는 서예현을 생각하느라 원래 고민이 뭐였는지는 머릿속에서 날아간 지 오래였다.

머리를 흔들어 쓸데없는 생각을 털어 냈다. 지금도 충분히 1인분 몫은 하고, 도움도 충분히 되니까, 뭐. 회귀 전이나 데뷔 초에 비하면 엄청 발전했지.

이제 DTB는 본선이 코앞이었다. 드디어 내가 패션이 아닌 내 본업인 음악과 프로듀싱을 선보일 기회가 왔다는 소리였다.

“형.”

갑자기 든 생각에, 심각한 얼굴로 용철이 형을 부르자 옆에 있던 용철이 형이 나를 휙 돌아보았다.

“누가 과거의 나처럼 나를 피처링으로 소환하려고 우리 팀을 다 조기 탈락시켜 버리는 미친 짓을 하면 어떡하지?”

“그게 미친 짓인지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짜샤.”

용철이 형이 가볍게 헤드록을 걸며 킬킬거렸다.

“그런데 너 말고 그런 미친 생각을 할 사람이 존재하겠어?”

“아니, 형. 생각해 봐. 내 fanboy를 넘어선 stan 형진이가 나를 너무 존경하다 못해 내 서사까지 따라 해 보겠답시고 얀… 뭐였더라. 김도빈이 말해 줬는데 기억이 안 나네. 아무튼 그 루트를 밟으면 어떡해?”

“일단 우리 팀에 유피나 HYEQ 있으면 불가능. 둘 중 하나는 무조건 결승까지 갈 거 아니야.”

“그런데 그 둘이 과연 우리 팀을 선택할까? 여기는 작년 시즌에서도 기피 프로듀서 팀 아니었어?”

“너 때문이잖아, 인마. 네가 시즌 4에서 우리 팀을 준결승 진출 0명으로 만들어 놔서!”

헤드록을 건 그대로 나를 탈탈 털어 대는 용철이 형의 손길을 고스란히 받아 줬다. 그래, 내 업보인데 어떡하겠냐.

일단 HYEQ은 확실히 우리 팀으로는 안 올 것 같고. 유피도 시즌 4에서 한 번 합 맞춘 적이 있는 지원이 형네 팀으로 가려나.

확실히 곡이랑 프로듀싱도 그렇고 피처링 인맥도 지원이 형이 제일 메리트가 있으니까. 초기 시즌부터 항상 지원이 형의 팀은 참가자들이 몰렸다.

그리고 솔직히 유피나 HYEQ 정도 급이 되면 눈치 게임을 안 해도 된다. 다른 참가자들이 알아서 피해 가지. 내신 1등급이 대학 골라 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아무리 우리 팀이 시즌 3과 4의 우승자로 이루어진 팀이라 한들, 나는 아직 DTB에서는 검증이 안 된 신입 프로듀서고 용철이 형도 횟수로는 겨우 3년 차라 우리 팀이 참가자들이 선호할 만한 팀은 아닌 것 같았다.

SYRA는 아무래도 각자의 팬덤을 의식해서라도 나와의 접점은 최대한 피하려 할 것 같고.

그나마 희망이 있는 건 니지어스 정도? 하지만 니지어스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 녀석만으로는 방어가 조금 힘들 것 같은데. 겨우 본선 2차에서 할 일이 없어지게 생겼다니!

“형이 이런 기분이었구나. 원백 형님한테도 죄송했다고 전해 줘.”

비슷하게 흘러갈 상황을 마주하고 나니, 역지사지란 말이 뼈저리게 와닿았다.

조별 음원 미션 무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확실히 음원보다 라이브가 더 나은 조도 있었고, 라이브보다 음원이 더 나은 조도 있었다.

탈락할 사람도 딱 보이는 조가 있었고, 한 명을 딱 고르기가 애매한 조도 있었다.

“나는 탈락자가 SYRA 조 빼고 가늠이 안 가는데?”

그렇게 보는 눈이 없어서 이전 시즌에서 형네 팀이 그 꼴이 났다는 말은 속으로 삼켰다. 우리 용철이 형 은근히 마음 약해서 상처받을라.

“일단 SYRA 조는 404JIN, 크래즈노 조는 P.M.R, G-TE 조는 REKZ, HYEQ조는 버그킴, ZAYD 조는 릴쏘울.”

릴쏘울은 객관적으로 잘하긴 했지만, 방송에서 악편의 희생자인지 진짜 성격인지는 몰라도 조별 과제 빌런으로 시청자들한테 하도 제대로 찍혀서 시즌 4의 최화 꼴이 날 거 같았다.

“그래? 나는 다 똑같은데, ZAYD 조에서 릴쏘울 말고 도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같은 팀 프로듀서인 록한과 함께 무대를 구경하고 있던 지원이 형이 불쑥 우리 사이로 얼굴을 내밀며 끼어들었다.

용철이 형의 어깨랑 내 어깨에 사이좋게 팔을 한 쪽씩 올린 채였다.

다섯 조의 무대가 끝나고 곧, 청중 평가단의 투표 결과가 나왔다.

“엥, 도한이 탈락했다고?”

우리 짭막내랑 이름 한 글자가 겹치는 터라 살아남길 바랐는데, 유감이었다.

이제는 조별 과제 빌런이 되어도 랩 실력만 좋으면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인가.

“내가 봤을 때 도한 쟤는 거기서 코만 안 골았어도 탈락 안 했어. 밉상이 둘이었는데 혼자 태연하게 코까지 골면서 자고 있으니까 제일 밉상으로 찍히지. 원래 아무것도 안 하는 놈이 제일 얄미운 법이야.”

DTB 프로듀서 짬밥 6년 차인 지원이 형이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말했다.

레브 데뷔 초를 생각해 보니 맞는 말 같았다.

무대가 끝나고 탈락자가 정해진 지 며칠 후, 팀 프로듀서들과 참가자들이 모두 스튜디오에 모였다.

드디어 길고 긴 예선을 지나 본선 첫 관문에 다다른 것이다.

[1위- HYEQ, 유피, O.DEN, 버그킴 – BACK 2 BACK]

[2위- G-TE, 니지어스, CHENO, 프락션, REKZ – Ground Game]

[3위- SYRA, REZZA, 타래, 404JIN – Southpaw]

[4위- 크래즈노, P.M.R, 백언도, 락현 – CODE GREY]

[5위- ZAYD, 도한, 릴쏘울, E.LI5 – 샷건]

1위와 2위가 치열하게 엎치락뒤치락하던 최종 음원 순위는 결국 HYEQ 팀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잠깐만요. 지금은 또 이 이겼는데요?”

“순위 기준은 어제 오후 7시 기준입니다.”

“아, 아! 어제 오후 여섯 시까지만 해도 우리가 이겼는데!”

순위가 밀리며 탈락이 확정되어 버린 REKZ가 머리를 쥐어뜯었다. 반대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버그킴은 대놓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두 팀의 경쟁은 각자의 실력과 곡 퀄리티보다 운발이 더 크게 작용한 셈이었다.

탈락자를 확정할 차례였지만, MC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다른 말이었다.

“원래는 1위 팀에게 탈락 면제권이 주어지는 게 원칙이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선택권을 드리겠습니다.”

그 선택권이 팀 투표에서 꼴등을 차지한 저한테는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으리란 걸 직감했는지, 잠깐 밝게 피었던 버그킴의 얼굴이 다시 우중충해졌다.

“현재 조별 음원 미션 탈락 면제권과 다음으로 이어질 팀 선택 탈락 면제권 중에서 택일해 주시길 바랍니다.”

조원들을 다급히 돌아보는 버그킴의 눈동자가 마구 흔들렸다.

“어우, 쉽지 않은데?”

굉장히 안타까워하는 어조와는 달리 지원이 형의 얼굴은 이보다 더 흥미진진한 걸 기대할 수 없다는 듯 즐거워 보였다.

역시 도파민에 미친 사람다웠다.

팀 선택은 참가자들이 먼저 들어가고 싶은 팀을 지목하고, 팀 프로듀서들이 본인들의 팀을 지목한 참가자들 중에서 함께하고 싶은 이들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니 참가자가 팀을 선택하더라도 팀 프로듀서의 채택을 받지 못하면 그대로 탈락.

그래서 이곳에서의 탈락은 시청자들의 기억에조차 남지 않는, 가장 허무하고 허망한 탈락으로 악명이 높았다.

“이든아, 너는 저러면 어떻게 할 거 같냐?”

지원이 형이 나를 쿡쿡 찌르며 물었다.

자, 경우를 나누어서 따져 보자.

만약 조별 미션 음원 탈락 면제권을 선택해 버그킴이 살아남는다고 해도, 이후 팀 선택에서 버그킴과 O.DEN이 눈치 게임에 성공할 확률은 고작 50%.

반면 팀 선택 탈락 면제권을 택할 경우, HYEQ와 유피는 이번 라운드에서 떨어질 일이 없으므로, 탈락 위험이 가장 큰 O.DEN이 면제권을 쓰기만 하면 무조건 생존 확정이다.

확률적으로 봤을 때는 당연히 후자를 선택해야겠지만 세상은 확률만으로 돌아가지 않는 법이다.

조별 음원 미션 1위는 네 명이 함께 이룬 것이니까. 비록 버그킴이 제일 낮은 표를 받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버그킴의 공로가 없는 건 아니었다.

의리를 선택하고 두 명의 확률을 낮추느냐, 효율을 선택하고 같이 수고했던 한 명을 버리느냐.

HYEQ과 유피는 몰라도 일단 O.DEN은 확실히 팀 선택 탈락 면제권을 바란다는 건 알겠다.

버그킴은 당연히 조별 미션 음원 탈락 면제권을 바랄 것이고.

HYEQ이 곤란해하는 얼굴로 한숨만 푹푹 내쉬다가 옆에 있던 유피에게 결국은 마이크를 넘겼다.

아이고, 저 양반은 라이벌에게 화제성 다 떠먹여 주네. 보고 있는 내가 더 답답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회귀 전에 나 없이 스코언이랑 시즌 4에서 맞붙었을 때는 스코언이 저 정도 호구는 아니라 유피도 제법 정치질 등으로 고전을 했었는데.

“저는 당연히 조별 미션 음원 탈락 면제권 선택하죠. 사람이 그래도 의리가 있지. 고생한 건 넷인데 혜택은 셋만 받으면 좀 그렇잖아요.”

내가 지원이 형한테 대답함과 동시에, 유피가 마이크에 대고 입을 열었다.

“저희 조의 1위에는 버그킴의 몫도 분명히 들어있으므로, 저희 조는 조별 음원 미션 탈락 면제권 선택하겠습니다.”

O.DEN과 버그킴의 희비가 교차했다. 버그킴이 붉게 달아오른 눈시울로 유피를 와락 껴안았다.

피식 웃은 지원이 형이 유피를 보며 중얼거렸다.

“지뢰는 피해 갔네.”

O.DEN이 만약 팀 선택 라운드에서 탈락하면 O.DEN의 원망을 좀 받기야 받겠지만, 함께 몇 달간 고생했던 버그킴을 망설임 없이 선택하는 모습이 제법 플러스 점수를 받았을 거다.

물론 유피의 성격이라면 머리를 제법 굴려서 나온 답이긴 하겠지만.

Team 윤이든 & D.I

Team BQ9 & 공출

Team 몰틱 & T:ZE

Team G1 & 록한

살아남아 무사히 본선 첫 관문을 밟은 열일곱 명의 참가자들은 이렇게 총 네 팀의 프로듀서 팀 중에서 한 팀을 선택해야 했다.

사실상, 랩 실력보다는 운과 눈치가 다 하는 라운드였다.

“Team 몰틱 & T:ZE 조 선택합니다.”

예상대로 HYEQ은 우리 조가 아닌 다른 조를 선택했다.

“저는 Team 윤이든 & D.I 조 선택하겠습니다.”

유피의 선택이 꽤 의외였다. 당연히 지원이 형네 조를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째서 우리 조를 선택했는지 감이 안 잡혔다.

설마 피처링에 아이돌 부를 줄 기대하고 선택한 건 아니겠지? 내가 부를 수 있는 아이돌은 전부 보이그룹인데.

최형진의 인상이 팍 찌푸려진 걸 보니, 계획이 완전히 어그러진 모양이었다.

드디어 최형진, 내 어둠의 1호팬 G-TE의 선택 차례가 다가왔다.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