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88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87화
아무튼, 이번 버그 덕분에 비어 있던 퍼즐 조각이 대충 완성되었다.
2회차는 나 혼자, 3회차는 김도빈, 4회차는 류재희, 5회차는 서예현.
그러면… 현 시점으로부터 바로 직전 회차인 6회차가 견하준이겠군.
6회차가 위험도 시스템이 현재의 초심도 시스템으로 바뀌게 되는 분기점이라면, 견하준이 내 기억을 떠맡아야 했던 것과도 관련이 있는 건가.
1회차 후반부부터 6회차까지의 내 기억을 견하준에게 떠넘김으로써 현재의 내가 무슨 이득을 봤는지 생각을 해 봐야 했다.
반대로 말하면, 기억이 있다는 게 오히려 나아가는 데에 어떤 문제였는지.
극복하지 못하는 슬럼프? 대형 기획사를 상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성공을 향한 집착으로 주변인들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것?
조각조각 난 파편으로 기억을 일깨운 덕분에 이런 과거가 있었구나- 하고 한발 물러나서 관조할 수 있는 거지, 온전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으면 이 새끼들은 일곱 번 돌아와도 시작이 똑같다고 데뷔 초에 멤버들한테 지랄하다가 이번에도 말아먹었을지도.
그렇다고 과거의 기억이 내게 마냥 도움이 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당장 배후가 신월 엔터라는 것도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알아낸 사실이니.
안나 카레니나 법칙이라 하던가. 성공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어야 하고, 만약 하나의 조건이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앞선 여섯 번의 실패를 거름 삼아, 이번엔 어떤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지 되짚고 지뢰를 피해 가려면 과거 기억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이제는 과거로부터 비롯된 슬럼프에 짓눌리지 않으리란 확신도 있었으니.
‘류재희한테도 악보를 그려 오라고 해 봐?’
그러면 버그로 4회차의 기억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어쨌건 확률은 성공 아니면 실패 반반이니까.
물론 이었던 김도빈의 경우처럼 버그 핵심 키워드가 이 아닌 다른 악보일 수도 있었지만, 류재희라면 내게 다른 사람 곡을 내 곡으로 만들라는 제안은 결코 하지 않으리란 믿음이 있었다.
일단 류재희와는 회귀 전에도 거리감이 가까운 편이었으니까. 그래서 서로가 힘들어했던 점을 얼추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버그를 너무 자주 사용하면 시스템이 눈치채고 버그를 수정해 버릴 수도 있으니 약간의 텀을 두기로 했다.
류재희가 지금 솔로 활동으로 바쁘니, 솔로 활동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시켜 봐야겠다.
류재희가 기억을 가진 4회차는 조금 더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왜 그렇게 사람 하나 파묻을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어?”
소파에 앉아 턱을 괸 채, 나름 진지한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음해하는 말에 고개를 쓰윽 들었다.
“사람 생긴 걸로 그러는 거 아니다.”
“생긴 걸로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 사람 파묻는 표정이라니까? 저 표정이랑 똑같잖아.”
서예현이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티비 화면을 가리켰다. 정말로 진지한 얼굴을 한 채로 삽으로 땅을 파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어쩐지 귀에 이 환청처럼 들린다 싶었다. 환청이 아니라 진짜로 들리는 거였구나.
너튜브에 한 번씩 광고로 뜨는 거 보는 것도 힘든데 이제는 텔레비전에서 마주할 걱정까지 해야 하냐고.
큰 화면으로 보니까 삽질하는 표정이 더 잘 보여서 심란해졌다. 분명히 저 삽질 장면 촬영하면서 촬영 감독님이 지금 표정 엄청 좋다고 칭찬을 쏟아내셨는데, 제가 봐도 무서운데요.
“그런데 저 광고 카이사르가 좋아한다더라. 동생 말로는 저 공익 광고만 나오면 막 바닥 파는 시늉 한대. 저 광고가 뭔가 우리 카이사르의 땅파기 본능을 자극하나 봐.”
서예현 본가 고양이 TMI까지 듣다니, 세상 참 좋아졌다. 회귀 전에는 고양이 이름이 카이사르인지 부루투스인지도 몰랐는데.
멤버들과의 갈등, 혹은 거리감이라는 하나의 실패 요소를 확실히 제거한 것 같아서 기분은 뭐, 나쁘진 않았다.
“자기랑 닮은 사람이 땅 파고 있어서 거울 보는 줄 알고 자기도 땅 파는 거 아니에요?”
“도빈아아악!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을! 카이사르한테 사과해! 하나도 안 닮았다고!”
휴대폰 배경 화면이랑 잠금 화면을 내 옆에 들이밀고는, 김도빈한테 얼른 나란히 봐 보라며 이게 닮았냐고 펄쩍펄쩍 뛰는 서예현을 보며 생각했다.
…거리감이라는 게 좀 필요한 것 같기도 했다.
아니, 진지하게.
***
어느덧 DTB 본선 바로 전 관문인 조별 미션 음원 무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DTB 시즌 6 조별 과제 음원 차트 순위는 다음 주 공연의 탈락자 면제권이 걸려있기 때문에 제법 중요했다.
[21위- ‘SYRA, REZZA, 타래, 404JIN – Southpaw’ ♥10,285]
[57위- ‘크래즈노, P.M.R, 백언도, 락현 – CODE GREY’ ♥5,001]
[59위- ‘ZAYD, 도한, 릴쏘울, E.LI5 – 샷건’ ♥3,514]
-시라네 조는 404진을 훅셔틀로 쓴게 악수였음 차라리 의미 좀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완성도를 살리지
-이거 좀 킹리젓 갓심인데 404진 트롤짓한거 아님? 쟤 지테조 간보다가 다섯 명 차니까 어쩔 수 없이 시라조 간거자너
-자기가 생각한 만큼 청일점 대접 못 받아서 삐졌나봄
-방송에서 주둥이 꾹 다물고 불퉁하게 있는 거 보였을 때부터 대충 눈치깜ㅋㅋ 누가 보면 시라조로 귀양간 줄
-ZAYD 조는 즈그들 대가리에 샷건 쏘고싶었던 시청자들 마음 반영해준 거?ㅋㅋㅋㅋㅋ 내가 살다살다 즌 4 세븐킥네 조 뛰어넘는 빌런 조가 나올줄은 몰랐다 ㅅㅂㅋㅋㅋ
-그지랄을 했으면 킬링비트 수준 결과물은 나와야하는 거 아니냐? ㅈㄴ 무난하네
-오우 이제 릴쏘울 면상 안봐도 되는 거임? 최화보다 더 빡치는 새끼 처음 봄 ㄹㅇ
-아무리 그래도 세븐킥네는 카메라 앞에서 멱살잡이는 안 했다ㅋ
-아니 그래도 즌4 세븐킥 조에는 YISIK이라도 있었지 여기는 죄다 빌런새끼들이라 고구마 개미쳤다고
-릴쏘울이 조장 멱살 쳐잡고 있는데 거기에다가 대고 그래도 조장님이 너무 배려가 없었던 것 같다 ㅇㅈㄹ한 E.LI5 Vs 분위기 ㅈ망했는데 하품 쩍쩍 하다가 팔자 좋게 코골면서 퍼질러 자던 도한
-솔직히 크래즈노 조가 레전드였지ㅋㅋㅋ 억지 갈등서사 똥꼬쇼 잘 봤고요
-갈등에 진정성이 부족해서 보기가 너무 힘들었음…. 무난이 아이덴티티였던 IJM 조처럼 가지
-나는 아직도 왜 크래즈노랑 락현이 싸웠는지 이해가 안 감 벌스 10초도 아니고 5초 길어진 게 그렇게 싸울 일임?
차트 하위권 세 조는 이미 한 명이 탈락하는 게 확정이었기에, 방송에 나간 메이킹 과정에서 보인 태도에 집중되었다.
모두 태도가 무난하면 실력이 제일 부족한 사람이 탈락하는 게 정석이지만, 소위 ‘조별 과제 빌런’이 있다면 그 사람을 탈락시키는 게 정석처럼 굳어졌다.
시즌 4에서 가사를 실수한 사포를 두고 당시 최고 빌런으로 회자되던 최화가 탈락한 게 그 시작이었다.
하지만 이번 최고 빌런인 릴쏘울이 랩을 제법 잘하는 편이었기에 과연 시즌 6에서도 그 전통 아닌 전통이 지켜질 수 있을지 궁금하긴 했다.
싸가지 없고 예의 말아먹어서 지켜보는 사람이랑 상대하는 사람 둘 다 속 터지게 만들지만 그래도 본업만은 잘하는 놈 Vs 대놓고 빌런 짓은 안 했지만 비호감에 랩은 평타 치는 놈
과연 시청자들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뭐, 그건 무대 당일에 투표 결과로 확인해 볼 일이었다.
현재 하위권 세 팀은 관심이 몰린 상위권 싸움 때문에 개인적으로 세 팀 중에 소속된 래퍼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별 조명도 되지 않았다.
[7위- ‘G-TE, 니지어스, CHENO, 프락션, REKZ – Ground Game’ ♥79,413 ▲1]
[8위- ‘HYEQ, 유피, O.DEN, 버그킴 – BACK 2 BACK’ ♥79,402 ▼1]
HYEQ 조와 G-TE 조는 계속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솔직히 그라운드게임이 비트는 넘사라..
-그라운드게임 비트 누가 찍었냐 백투백에 저 비트였으면 넘사였는데 아쉽
└윤이든
└ㄹㅇ? 이 비트는 어둠의 1호팬 지테가 가져가는 게 맞다
-프락션 붙는거 꼴보기 싫긴 한데 그라운드게임이 더 취향이라 차트 순위 안 내려갔으면 좋겠고 tq 내 마음은 뭘까
-와 이렇게 몇 시간 단위로 순위 바뀌는 거 처음 봄
-이건 진짜 끝까지 보고 있어야 할 거 같은데? 하필 순위 차이도 하나밖에 안 나서 결과를 예측을 못하겠네
-음원만 듣고선 모르겠다… 라이브 봐야지 알 것 같긴 함 라이브랑 음원이랑 차이 나는 경우도 꽤 있어서
-그라운드 게임 중간점검이 너무 충격이어서 기대치가 마이너스에서 시작해서 그런가? 노래는 솔직히 백투백이 좋긴 한데 그라운드 게임이 완성본 임팩트가 너무 컸음
-지테 진짜 시즌 4때 유피 실수 싹 반면교사 삼아서 완성본 만들어놨네ㅋㅋㅋ
사실상 유피와 G-TE의 경쟁이었다.
요새 10대~20대 초반 애들은 또 HYEQ을 모르더라고. 힙합을 DTB로 배운 세대라 그런지 유피가 HYEQ보다 인지도가 높더라.
아, 막간을 이용해 자랑하자면…
[1위- ‘류재희 – Our July’ ♥99,999+]
류재희는 올해의 여름 대표곡을 노리는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당당하게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썸머퀸 여돌 음원이 무섭게 치고 올라와 약간 위태위태하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방어는 되고 있으니.
그리고-
[5위- ‘윤이든 – Double or Nothing’ ♥99,999+]
-본격 프로듀서를 뛰어넘어라
-올해 DTB 재미있어서 DTBF이 역주행을 안하니까 윤이든 그냥 상위권에 자기 노래 역주행시켜서 박아버리네 ㄷㄷ
-다섯 조 중 한 조도 5월에 나온 프로듀서 솔로곡을 못 이겼다는 건가요?
-윤이든 음원 이기면 탈락 면제권 주는 걸로 룰 바꾸자
내 솔로곡은 DTB 시즌 6 조별 미션곡들보다 위에 있었다. 덕분에 프로듀서로의 위신이 제대로 섰다.
음, 이러면 역주행할 계기를 만들어 준 공익 광고를 싫어해야 하는가 고마워해야 하는가.
랩 잘하는 서예현 Vs 춤 잘 추는 서예현 중에서 하나를 택해야 하는 급으로 결정하기 힘든 고민이었다.
…잠깐, 그러면 둘 중에서 어떤 서예현을 택해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