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83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82화

류재희한테 말은 그렇게 자신있게 했지만, 사실 생각해 놓은 방법은 딱히 없었다.

일단 내 능력으로 여론전은 불가능하다는 걸 앞선 경험들에 의해 뼈저리게 배운 터라 그건 생각도 안 했고.

내가 해 준다고 큰소리를 뻥뻥 쳐 댄 터라 김도빈이나 대표님의 운빨메타에 맡길 수도 없고.

류재희를 위한 일이니 평소처럼 류재희한테 두뇌 외주를 맡길 수도 없었다. 그렇게 되면 류재희가 그냥 나를 이용해서 자기 노래 셀프 홍보하는 꼴 아니냐고.

물론 류재희는 더는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되어서 오히려 좋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솔로 활동에 예능 촬영까지 바쁜 류재희한테 짐을 얹어 주는 것보단 내가 머리를 굴리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았다.

에휴-

거실 소파에 앉아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자 휴대폰을 들고 다가온 견하준이 멈칫했다.

“무슨 고민 있어? 공익 광고 때문에 그래?”

“아, 그것도 있었지… 새로운 고민 때문에 완전히 까먹고 있었네.”

역시 고민을 날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고민이 생기는 거라니까. 덕분에 내 머릿속에서 밈이 된 공익 광고는 싹 날아간 지 오래였다.

“그러면 조금 있다가 올까?”

“아니, 몇 분 정도로 정리될 고민이 아니라서. 며칠 걸릴 것 같으니까 신경 쓰지 마. 너 상의할 거 있어서 온 거 아니야?”

말해 보라는 의미로 손을 내젓자 견하준이 내게 휴대폰 화면을 보여 주었다.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세 곡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 주에 Smile J 채널에 커버곡 하나 올리려고 하는데, 이 셋 중에 무슨 노래가 제일 나을까 싶어서. 이게 최종 후보군이야.”

두 개는 내가 아는 곡이었고, 하나는 내가 모르는 곡이었기에 모르는 곡을 재생하며 생각에 잠겼다.

이건 견하준 음색을 잘 못 살릴 것 같은데.

흠, 커버곡이라… 내가 류재희의 곡을 커버하면 뭐, Smile J 커버곡 리버스 꼴 나는 거지.

내가 직접 작곡했으니 그 극악한 난이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일단 내 보컬 실력으로는 꿈도 못 꾼다.

…잠깐.

내 머릿속에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스쳐 지나갔다.

이거라면 막 드라마틱하게 홍보와 유입을 만들 수는 없지만, 그래도 류재희한테 으스대며 나 덕분에 조금이라도 유입이 생겼다고 생색을 낼 정도는 될 거다.

“고맙다, 준아!”

견하준의 어깨를 쥐고 흔들며 외치자 겨우 내 손을 떼어 낸 견하준이 말했다.

“뭐 때문에 고맙다고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진정하고 네가 생각하는 게 괜찮은지 실행하기 전에 재희한테 한 번 물어 봐봐.”

이건 외주 못 맡긴다니까.

* * *

사실상 레브 견하준 채널임이 알려졌지만 모두가 쉬쉬해 주는 그 채널.

구독자들이 “이거 견하준이에요?”라는 뉴비의 질문에 죄다 “견하준이 아니라 스마일제이입니다”라고 통일된 답변을 달며, 뉴비 교란시키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그 채널.

스케치북으로 대충 만든 스마일 가면과 마이크 팝필터로 꼼꼼하게 가린 하관이 트레이드 마크인 ‘Smile J’ 채널에 오랜만에 커버곡 영상이 올라왔다.

정체를 밝히고 난 후로 커버곡 영상이 올라오는 빈도는 줄었지만, Smile J가 본인 음색을 숨기지 않으며 오히려 커버곡 퀄리티는 더 좋아졌다.

덕분에 레브와 레브 멤버 견하준한테 관심을 딱히 가지지 않은 이들도 가볍게 커버곡을 즐길 수 있었다. 어차피 얼굴을 가리고 있는데 아이돌이라는 걸 알게 무엇인가.

구독자들도 딱히 댓글창에 견하준을 향한 팬심을 표하지 않고 ‘가면을 쓴 Smile J’만 언급했기에 덕질 유입 진입 장벽이 낮은 것도 한몫했다.

유입되려다가도 댓글창에서 자기들끼리만 아는 이야기를 하고 있거나 가면 뒤 인물 덕질만을 하고 있으면 뒤로가기를 누르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었기에, 적당한 거리감과 익명성은 오히려 채널 성장에 도움이 됐다.

정체를 밝히기 전 사이버렉카들의 도움 아닌 도움과 느리지만 꾸준히 올리는 영상,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색과 보컬 실력으로 ‘Smile J’ 채널의 구독자는 어느새 50만 명을 앞둔 상태였다.

QnA 마지막을 제외하면 ‘Smile J’ 채널에서는 본인이 레브 멤버라는 걸 거의 드러내지 않는 편이기에, 구독자들은 올라온 동영상이 살짝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Yxxtube

(영상)

[COVER] 유제- OUR JULY │Cover by Smile J

같은 그룹 멤버의 솔로곡이기도 한 이번 커버곡은 <도시의 푸른밤>처럼 커버곡이 유행한 것도 아니요, 나온 지 2주일이 가까워지는 따끈따끈한 신곡이었기에.

하지만…

약간의 의문과 냉소를 담아 영상을 재생한 그들을 향해 혼돈이 덮쳐왔다.

-?????

-누구세요

-커버한 곡 제목 보고 구독자 49만 계정 이용해서 홍보 대놓고 하네ㅋㅋ 생각하면서 들어왔는데 이게뭐꼬

-엥 해킹당했나?

-가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해 주세요!

-여름 기념 납량특집인가요?

-분명 원곡은 청량한 여름 기분 제대로 났는데 이건 무슨 물귀신 나오는 계곡가 간 기분이 드냐

-스마일제이 물귀신에게 빙의당함?

-창법을 살풀이기법으로 바꾸신건가요

-누군가의 압박으로 계정을 강탈당할 위기에 빠졌다면 제목에 당근 이모티콘을 넣어주세요

-목소리가 스제가 아닌데!

└그런데 목소리는 전에도 편집으로 손댄 적 있잖아요….

└근데 저건 스제가 작정하고 불러도 저렇게는 못 부르는 수준이라

└그러긴 해요…. 잘하는 사람이 일부러 뭉갠다는 느낌이 전혀 없어서?

-다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체격이 똑같아 뭐지

-여기에서는 최대한 레브 이야기 안 하려고 했는데 왜 이든이 목소리같지…?

비슷한 체격.

그리고 다른 목소리, 다른 창법, 다른 보컬 실력.

고음을 죄다 가성 처리를 해 대서 청량한 곡이 스산하게까지 느껴지는 커버곡. 이제는 같은 멤버의 신곡이라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저 가면 뒤의 Smile Joker가 누구인지 밝혀내기로 초점이 맞추어졌다.

-목소리랑 창법 개똑같은거 찾았다

그가 떠난 이유가 납득되는 he’s gone

링크 속 동영상은 바로, 예전에 류재희의 주도에 의해 서예현과 함께 코인 노래방에 가 을 열창하던 윤이든의 동영상이었다.

평균치의 보컬 실력을 가진 수많은 남자들한테 동질감과 공감, 안도감을 안겨 준 바로 그 동영상.

고음 창법이 아주 기가 막히게 똑같았다.

그저 저 영상에서는 이별의 절절함을 표현하려 하지 않고 신나서 부르고 있었기에, 어떻게든 여름 감성을 가성에 담아 보려고 한 커버곡 동영상보다 덜 살풀이로 느껴질 뿐이었다.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던 Smile J 가면 뒤, 바뀐 이의 정체가 알려지자 ‘Real Smile J’ 소환만 해 대던 댓글창 여론 역시 달라졌다.

-“Horror July”

-?윤이든 래퍼길만 걸어?

-원곡이랑 다른 의미로 소름돋는다 ㄷㄷ

-물귀신이 아니라 창귀였다니

-원곡: 사람이 노래를 이렇게 부를 수가 있어?

이곡: 사람이 노래를 이렇게 부를 수가 있어…?

-그러니까 우리가 한여름 장맛날에 이승 떠도는 지박령 커플이라고?

-정체 알고 다시 보니까 본인 딴에는 진지하게 나름 최선을 다해서 부르고 있어서 더 킹받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노래방에서 이곡 선곡하고 개망신당하는 운명을 피했습니다

-이것도 솔직히 고음이 안 올라가서 고음 부분만 다 가성 처리 하고 있어서 귀신 부르는 노래 같고 그렇지 보컬 실력만 보면 일반인보단 잘 부르는 거임

-배꼽떼 냄새같은 이 찝찝한 중독성 뭐지

└홀렸네 홀렸어 ㅉㅉ

-왜 저음 파트에서만 실력이 봉인 해제 되시는 거죠?

-이거 듣고 원곡 들으니까 귓구멍을 씻은 느낌이 남

-이거로 인해서 사람들이 원곡으로 유입은 되는데 아무도 이걸 보고 홍보 영상이라고 하지 않음ㅋㅋㅋㅋㅋ

-1. 고음 답답해서 원곡 들으러 감

2. 원곡을 듣고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니 갑자기 고음불가 물귀신이 그리워짐

3. 다시 이곳으로 컴백

4. 1, 2, 3 무한반복

-본인 노래실력을 까발려서 동생 곡을 올려쳐주다니… 참리더다

그리고 사람들은 윤이든의 예상대로 가성 처리하면서도 막힌 고음을 선보이는 커버곡으로 오염된 귀와 답답하게 막힌 가슴을 시원시원하게 고음을 소화하는 원곡으로 정화했다.

-어우줄라이에서 넘어왔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vtyKPi8WaD

이거 듣고 오니까 세상 명곡이다

-천상계는 역시 다르네요 그럼 저는 지상계의 커버곡을 들으러 다시 가보겠습니다

-드디어 귀가 트이네

-제게 붙은 물귀신이 퇴마되는 느낌이에요ㅠㅠㅠ

-왜 메인보컬이 메인보컬인지 이 기회에 확실히 알았다

윤이든이 올린 커버곡은 ‘썩어 문드러진 우리의 7월’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원곡 유입에 한몫을 하게 되었다.

류재희의 뮤직 비디오나 공식 오디오 영상에 소소하게 유입 댓글 몇 개 정도를 생각했던 당사자의 소망보다 훨씬 커져 버린 스케일이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말이다.

* * *

결론적으로, 견하준-낙하산 때의 에서 영감을 받아 망한 커버곡으로 역유입을 만들어 보자는 내 전략은 먹혀 들었다.

다만.

“왜 벌써 조회수 50만이냐…”

생각보다 더한 반응이라 얼떨떨할 뿐이었지.

참고로 류재희는 서치하면서 제법 봤던 조르주 짤을 현실에서 직접 선보여 주었다.

나라고 이게 이렇게까지 관심 받을 줄 알았냐. 견하준, 아니 Smile J의 보컬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이딴 노래를 버티지 못하고, 인내심 깊은 사람들 몇몇만 끝까지 듣고 나서 원곡으로 유입될 줄 알았지.

물론 이게 관심을 끌면서 처음에는 안 나오던 잡음도 나왔다. 왜 견하준 계정을 멤버 신곡 홍보의 장으로 멤버들이 마음대로 쓰느냐, 저건 곡 희화화 아니냐 등등.

하지만 장소 대여 및 가면 제작 및 의상 대여 및 촬영 감독 및 영상&목소리 톤 편집 담당이 윤이든임을 다른 구독자들이 친절하게 알려주자 납득하고 사라졌다.

희화화 아니냐는 댓글에는 꼭 내 열창 영상 링크가 달리더라. 그리고 한 1분 뒤에 댓글 단 인간이 대댓으로 납득하는 게 제일 열받았다.

그리고 구독자들은 모르는 사실이지만 애초에 기획은 류재희였기에 류재희의 공도 제법 큰 편이라 막내 신곡 홍보의 장으로 ‘Smile J’ 계정을 이용하는 건 멤버들의 우정 전선에도 별문제 없었다.

애초에 견하준이 ‘Smile J’ 계정에 그렇게까지 독점욕을 느끼지 않는 것도 한몫했다. 계정주가 이 계정을 ‘다 같이 함께 만든 모두의 것’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데, 뭐.

-스마일제이 맞아요??

└저분은 Smile J가 아니라 Smile B입니다

어느새 50만을 돌파한 커버곡의 댓글 하나를 보자 강력하게 Smile B를 주장하던 누군가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나보고 시발 같다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