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81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80화

“저희 주제가 지금 인터넷 도박 근절 및 중독 예방 캠페인이잖아요-.”

담당자의 입에서 공익 광고의 정체가 밝혀지며 다시 한번 확인 사살당했다.

이런 젠장,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옛 조상님들 말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다시 한번 콘티를 들여다봤다. 그제야 글자들이 확실히 눈에 들어왔다.

‘고등학생이 스마트폰으로 도박성 게임을 터치’

‘배경음: Double or Nothing’

‘슬로건: 도박의 끝은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내 바른 청년 이미지의 꿈이… 안전 운전도 있고 자살 예방도 있고 아동 보호도 있고 에너지 절약도 있는데 왜 하필 많고 많은 공익 광고 중에 도박이냐고.

“그… 혹시 제가 도박할 이미지인가요?”

내가 도박을 할 상인가.

담당자님을 향해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담당자님이 손사래를 쳤다.

“이든 씨가 요즘 DTB 패션으로 한창 화제잖아요. 꼭 노래 때문만은 아니고, 이미지랑 이슈성까지 다 감안했을 때 이번 캠페인 타깃인 청소년들과 청년층에 딱 맞는다고 판단됐어요.”

그래도 제가 도박 예방까지는 유행시키기 힘들 텐데요. 도박 예방은 패션이 아니지 않은가. 뭐 도박 예방 룩이라도 입고 공익 광고 나오라고?

아무리 나라고 해도 ‘도박 예방’ 네 글자가 궁서체로 크게 써진 티셔츠는 유행시키기 힘들다.

“그리고 이라는 곡도 저희 이번 공익 광고 취지에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그래, 잘 어울리긴 하겠지. 뮤직비디오 배경도 도박장이기도 했고, 도박을 모티브로 삼은 노래도 맞으니까.

내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심정을 겨우 이겨 냈다. 대체 어쩌다가 내 솔로곡이 공익 광고 카피가 되어 버렸냐고.

이건 도박 미화곡 냈다고 정부에서 내게 철퇴를 내린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광고 시나리오에 나를 섭외할 리가 없다. 60초짜리 광고보다 더 끔찍한 30초짜리 광고 시나리오를 보며 속으로 비명을 질러댔다.

내가 무조건 오케이를 외쳤기에 여기에서 엎을 수도 없었다. 모두 내 업보였다.

미팅 후, 넋이 다 털려서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내게 질문이 쏟아졌다. 공익 광고 들어왔다고 자랑질하지 말 걸 그랬다.

내 인생 비트 솔로곡이 공익 광고 캠페인송이 되다니…! 내가 도박 근절 앰버서더라니…!

“형형형, 무슨 공익 광고예요?”

“금연? 학교 폭력?”

“학교 폭력 예방 공익 광고 말 되는데요? 이든이 형은 예전에 한번 학폭 누명을 벗고 다크나이트가 된 전적이 있잖아요.”

하도 궁금해하길래 그냥 순순히 말해 주었다. 내용만 모르면 됐지.

“인터넷 도박 근절 광고다, 됐냐? 더 물어보지 마.”

모두의 얼굴에 납득한다는 표정이 뜨는 게 더 열받았다.

“잘 어울린다.”

그건 무슨 뜻이냐.

그리고 공익 광고 촬영을 마치고 진이 다 빠져 숙소로 돌아온 날.

“앞으로 우리 집에서 TV 시청은 금지다.”

숟가락을 든 채로 밥상머리에서 엄숙하게 선포하자 숟가락을 문 김도빈이 제일 먼저 물었다.

“왜요?”

“왜겠니, 도빈아. 쟤가 찍은 공익 광고가 TV에서 나올까 봐 그러는 거 아니야.”

나 대신 김도빈의 궁금증을 해결해 준 서예현이 검지를 치켜올려 흔들며 얄밉게 말했다.

“무언가를 꼭 보고 싶게 만들려면 그걸 금지시켜라- 라는 말이 있지.”

“그러니까요. 형이 이렇게까지 나오니까 꼭 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드는데요?”

“청개구리냐?”

“그런데 우리집이 형 본가를 말하는 거예요, 숙소를 말하는 거예요?”

“문맥을 좀 읽어 봐라! 뭐겠냐! 당연히 숙소지!”

당연한 걸 눈치 없이 묻는 김도빈을 달달 볶고 있자 내심 궁금했는지 견하준이 슬쩍 물었다.

“그런데 무슨 역할이야? 중독자 치료해 주는 역할?”

흠, 치료라고 하긴 좀 애매한데. 견하준의 질문에 어깨를 으쓱하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치료… 이든이 형이 하는 치료는 진실의 방으로 끌려가면서 끝날 거 같은데요.”

막내야, 너마저…! 본인 솔로곡으로 드디어 음원 차트 1위를 달성한 류재희가 떨떠름하게 말했다.

“중독자 아닐까요. 기깔 난 손맛을 보여주면서 도박 장려 광고로 밈 되는 거 아니냐고요.”

“인터넷 도박이라고 했다.”

스마트폰 터치로 기깔난 손맛을 어떻게 보여주냐? 어?

일단은 방송사 심의 때문에 TV 송출까지 대략 잡아 4주 정도 걸린다 했으니까, 그 전까지는 풀어 주고 4주 후부터 리모컨을 어떻게든 사수하면 되겠지.

하지만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 하나 있었다.

이제는 텔레비전보다 유튜브와 SNS를 더 자주 접하는 청소년 및 청년층의 수요에 맞춰, 이번 인터넷 도박 근절 및 중독 예방 공익 광고는 방송사 심의를 거쳐 TV에 송출되기 전, 사감위 공식 너튜브 채널과 SNS를 통한 온라인 선공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너튜브는 굳이 영상을 직접 찾아보지 않더라도, 영상 시청 전 프리롤 광고를 통해 공익 광고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공익 광고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 * *

-포카 뮤비에 나온 그 폴라로이드 사진 맞지?

-미쳤다 유제 솔앨 노래 수록곡까지 싹 다 좋아 디자인도 ㄹㄷㅈ 청량….

-김칫국같긴 한데 이번 연말 시상식에서 레브 집안싸움 나면 어떡하지ㅋㅋㅋ

-도빈이 팔 조금이라도 나온 포카 구해요ㅠㅠㅠㅠㅠ

막내 유제의 솔로 컴백을 소소하게 즐기고 있던 데이드림에게 또다시 짱돌이 던져졌다.

-너튜브 광고에서 갑자기 더블올낫띵 들려서 스킵하려는 거 멈추고 봤는데 갑자기 이든이 나오는데??

-뭐임? 윤이든 너튜브 공익 광고 나옴

-광고 1분인데 스킵 안 하고 다 본 적은 처음이야 그런데 분위기 좀 무서움…

광고는 랜덤이었기에, 아예 사감위 공식 너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영상이 공유되며, 윤이든이 출연하는 인터넷 도박 근절 공익 광고가 세상에 알려졌다.

광고는 절로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드는 BGM과 함께 분할 화면으로 시작되었다.

왼쪽은 하얗게 반사되는 안경과 어두운 조명으로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교복을 입어 학생이라고 추정되는 인물이 스마트폰으로 도박성 게임에 접속한다.

오른쪽은 윤이든이 조용히 황무지에서 무표정하게 삽으로 흙을 파고 있다.

학생이 화면을 터치할수록 포인트 코인이 쌓이는 애니메이션이 한쪽 구석에 뜨고, 윤이든 쪽의 흙더미도 점점 높아진다.

학생은 점점 과감하게 베팅하며 더 큰 포인트를 쌓아가고, 윤이든은 여전히 무표정하게 삽질을 계속한다.

갑자기 이든이 관객을 바라보듯 카메라를 응시하며, 짧은 정적과 묘한 위화감을 연출한다.

동시에 학생이 마지막 베팅을 하고.

‘딸칵-’ 소리와 함께 화면이 전환되며 학생이 높이 쌓인 포인트 코인 더미 위에 앉아 있다.

‘LOSE’

순식간에 학생이 앉아 있던 코인 더미가 흙더미로 바뀌며 흙을 쌓아 올린 만큼 깊이 파인 구덩이가 화면에 비쳤다.

휴대폰 화면에 뜬 포인트 코인이 빠르게 무너짐과 동시에 흙더미가 불안하게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중심이 무너지며 학생이 추락한다.

학생은 윤이든이 파놓은 구덩이 안으로 떨어지고, 먼지가 피어오른다.

먼지가 날리는 가운데, 빛이 잠깐 스치며 학생의 얼굴이 짧게 드러난다. 학생 역시 윤이든이다.

구덩이 바닥에 떨어진 학생 시점으로 카메라가 전환되고.

위를 바라보면 삽을 든 윤이든이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다. 눈이 마주치고 잠시의 정적 후, 들리는 ‘우르르’ 소리.

흙더미가 시간 차로 무너져 내리며 구덩이를 덮친다.

흙이 렌즈를 덮듯이 화면 어두워지고 완전한 암전이 되었다가, 화면이 한 번 깜빡이며 바닥에 떨어진 학생의 스마트폰 화면을 클로즈업한다.

‘Double or Nothing’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도박 게임 메인 화면.

윤이든이 휴대폰을 들어, ‘Double or’을 손가락으로 쓱 지운다.

‘Nothing’만 남게 된 스마트폰 화면을 다시 클로즈업하며 윤이든의 나레이션과 자막으로 마무리된다.

[도박의 끝은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청소년 인터넷 도박 예방 캠페인]

60초짜리 이 도박 근절 공익 광고는 제법 진지하고 묵직한 의미까지 담고 있는 공익 광고였지만, 하필 주인공이 윤이든이라 의도와 다른 반응을 받게 되었다.

-도박이 인생의 무덤이라는건지 도박하면 이든이횽이 직접 묻어버린다는 건지

└후자면 업계포상 아니냐

-광인의 천옷을 입고 DTB 나온 이유가 다 있었던 거임

-윤이든식 생활지도

-공익 광고에서도 드러나는 윤리다의 삽질 재능

-역시 다크나이트ㅋㅋㅋㅋ

-그냥 우리애가 도플갱어랑 만나면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한다는 말 듣고 선수 쳐서 도플갱어 묻어버린 거 같아요…

60초짜리 광고에서 쓸만한 짤도 탄생했다.

-지금 이시간에 라면 먹말

└(윤이든_공익 광고_정면_응시짤.jpg)

└알았어 안 먹을게…

정면 응시짤 뿐만 아니라 삽질 윤이든 짤도 아주 유용하게 쓰였다.

윤이든 삽질 짤에 “도박을 하면 제가 묻어 버리겠습니다”로 슬로건 자막을 바꾸어 단다거나, 고전 삽질짤의 대체제가 된다거나, DTB 빌런 참가자들 글 밑에 다는 짤 등등으로.

하지만 이틀 후에 공개된 30초짜리 짧은 버전의 인터넷도박 근절 공익 광고에 비하면 그건 정말 양반이었다.

BGM으로 이 깔리고.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 스마트폰으로 도박성 게임을 한다.

한 번의 터치로 돈을 딸 때마다, 호랑이 잠옷을 입은 윤이든이 고등학생의 왼쪽 옆, 오른쪽 옆, 뒤에서 웃는 얼굴로 박수를 쳐 준다.

-와, 오늘도 잭팟 터졌네? 한 판 더 해 봐.

-지금 멈추면 손해지. 이 타이밍 놓치면 평생 후회해.

-여기까지 왔는데, 멈추려고? 진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호랑이 잠옷을 입은 윤이든의 가증스러운 응원과 부추김에 고등학생은 더 빠져든다.

하지만 돈을 다 잃고, 쌓인 돈이 한순간에 마이너스로 내려앉는 순간.

고개를 푹 숙인 고등학생의 어깨에 손이 턱, 얹히고, 고등학생이 천천히 고개를 들자…

뚝- 끊기는 BGM.

윤이든은 온데간데없고, 화면 정면에 실루엣으로만 서 있는 ‘진짜 호랑이(CG)’가 비친다. 안광이 번뜩이고 화면이 흔들리더니 그대로 암전된다.

-Double or Nothing

후렴구의 마지막 가사와 함께 검은 화면에 자막이 나타났다.

[인터넷 도박의 진짜 얼굴은 파멸이다]

[도박 문제 상담은 국번 없이 1336]

-제가 도박하면 윤이든이 진짜 호랑이가 된다는 소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