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60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7화(559/57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7화
겨우 그걸로 유피 디스하려고 파이트머니 50만 원을 올인으로 베팅한 거냐? 미쳤니, 형진아?
나는 하도 당당하고 망설임 없이 50만 원 전부를 걸어서 시즌 4 당시 일로 기깔난 디스 말아 주려고 그런가 했더니 왜 네가 나 대신 유피 대리 디스를 해 주고 있냐고. 네가 내 대변인이냐?
아니, 생각해 보니까 저것도 시즌 4 때 일이 맞긴 한데, 그래도 유피 디스할 거리는 그것 말고도 많잖냐.
그리고 유피도 핀트를 잘못 잡은 것 같은 게, 최형진이 본인 이름 알리려고 나를 이용했다고 하기에는 좀…
내 얼굴 보자마자 선공개곡 감상을 문자에 이어 2차로 내 면전에 쏟아내던 게 딱 벅차오른 김도빈 같던데. 그 감상평과 표정은 이용해 먹겠다는 마음가짐만으로 짜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드디어 웃음을 멈춘 지원이 형이 색안경을 올려 눈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세상에서 제일 의미 없는 디스전의 감상평을 내뱉었다.
“이야, 전 시즌에 서로한테 고백 공격하다가 욕 처먹었다고 이제 고백 공격을 프로듀서한테 갈기는구나.”
저 꼴을 보고 있다 보니 문득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과거의 내 만행까지 함께 떠오르는 바람에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 지금 MoonK 형한테 너무 미안하다. MoonK 형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저 반면교사로 인해 거울 치료가 확 됐다. 과거의 내 고백 공격 피해자한테 심심한 사죄를 마음속으로 건넸다.
내 한탄을 들은 지원이 형이 색안경을 다시 고쳐 쓰며 물었다.
“나 두고 사내 새끼들 둘이서 캣파이트하는 걸 보는 것보다 차라리 고백으로 처맞는 게 낫지 않냐?”
최형진이랑 유피가… 고양이…?
만약 이 자리에 서예현이 있었더라면 누굴 고양이에 빗대냐고 악다구니 치며 펄쩍펄쩍 뛰어 댔을 발언이었다.
모든 시즌을 통틀어 DTB 사상 최초로 프로듀서한테 동시 고백 공격이라는, 매우 환장스러웠던 디스전이 끝나고.
“디스전 결과를 발표합니다!”
G-TE
₩1,000,000
Vs
유피
₩0
청중 판정단은 발매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내 선공개곡 가사를 디스랩에 인용하기까지 하며 본인의 ‘진정성’을 증명한 G-TE의 편을 들어주었다.
사실 디스전은 누가 랩을 더 잘하는가 보다는 누가 더 상대방을 기깔나게 디스해서 상대에게 데미지를 더 많이 입혔는가가 중요했다.
그러니까, 판정단이 보기에 G-TE가 유명세를 위해 나를 이용했다는 유피의 디스는 누가 봐도 부정할 수 없는 빛의 1호 팬인 G-TE한테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했다는 거지.
G-TE가 올인이라는 도박으로 단번에 파이트머니 1위로 올라간 걸 보니, 시즌 4에서 조별 미션 조장 유피의 조원이었던 G-TE가 시즌 6에서는 조장으로 올라오는 그림도 가능할 것 같았다.
유피가 조별 미션 조장으로 올라올 수 있는 방법은 이제 2차 디스전에서 파이트머니 70만 원 이상을 보유한 참가자가 유피한테 올인을 걸고, 유피가 그 참가자를 이겨서 상대가 베팅한 파이트머니를 한 방에 가져오는 방법뿐이었다.
그래, 이러니까 그림이 좀 나오네. 작년 팀별 디스전이 진짜 에바였다는 것만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었다.
최형진과 유피는 애꿎은 나한테 고백 공격을 갈겨 놓고 처맞을까 봐 무섭기라도 했는지 멀찍이 떨어져서 다른 이들의 디스전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하긴, 유피는 몰라도 최형진은 내게 멱살 잡힌 오래전 기억이 있긴 했다.
“오늘 G-TE Vs 유피 디스전의 진정한 주인공인 윤이든 프로듀서는 누가 이겼다고 생각하세요?”
“아, 제가 G-TE Vs 유피 디스전의 진정한 주인공이에요? 진정한 주인공인 제가 봤을 때는, 오늘 디스전으로는 상대가 아니라 제 정신을 공격해서 잘 모르겠고요. 두 분 다 제가 빠진 삶을 살아 보고, 그중 타격이 덜한 사람을 우승자로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잠깐 쉬는 타임에 진행되는 프로듀서 단독 인터뷰에서 곤란한 질문을 받긴 했지만 프로 악편회피러답게 악편각을 피하여 자알 대답했다.
물론 나도 이번 디스전은 타격 하나 받지 않은 내 찐팬 형진이가 이겼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여기서 G-TE가 이긴 것 같다고 내 소신을 밝히면, 자칫하면 한 명만 노골적으로 밀어주는 듯한 악편이 만들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면 인맥 힙합이라고 뒤지게 욕을 먹을 게 뻔했다.
골 때리는 그림을 완성시킨 디스전 이후로도 불붙은 흥미에 계속 장작을 던져 주는 디스전이 이어졌다.
걸그룹, 그리고 아이돌 래퍼라는, 두 가지 디메리트를 가진 시라(SYRA)는 국힙판에서 제법 인지도 있는 여성 래퍼 REZZA를 상대로도 압도하는 디스전을 보여주었다.
여기도 파이트머니 베팅 경매 때부터 일이 많았기에 분량 걱정은 없을 것 같았다.
내 옆에 있던 용철이 형이 선공에 당첨된 시라의 디스를 듣고 짧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선공이라서 너처럼 셀프디스 깔고 시작할 줄 알았더니, 그냥 바로 디스 갈겨 버리네.”
“그때는 내가 네 명을 한꺼번에 상대해야 해서 디스전 시간 줄이려고 굳이 그렇게 했던 거고. 한 명이면 선공에서 기선 제압으로 찍어 누르는 걸로도 충분하지. 어차피 상대가 할 디스야 뻔한데.”
REZZA가 아이돌이라는 약점으로 시라를 디스했다가 시라를 뛰어넘지 못하면 본인은 아이돌에게도 밀리는 래퍼가 되어 버리는 자충수를 둔 셈이었으므로, 시라 후배님이 굳이 나처럼 셀프 디스 깔고 갈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셀프 디스를 했다간 원본이 있는 줄도 모르고 나를 따라 했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나올 테니, 불필요한 구설은 피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었다.
시라
₩900,000
Vs
REZZA
₩100,000
“오, 본선까지는 확실히 올라오겠는데? 너 제외하고 아이돌 래퍼 중에선 최고 기록 아니냐?”
“그렇죠. 이제껏 본선까지 올라온 사람은 저 말고는 없었으니까.”
BQ9과 시시덕거리며 속으로 후배의 승리를 축하했다. 그래, 나처럼 언더 짬밥 있었던 아이돌 래퍼가 아니라 찐 아이돌 래퍼도 한 명쯤은 DTB 역사에 있어야지.
2차 예선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프로듀서들까지 긴장하게 만들었던 HYEQ은 우리의 예상을 뒤엎고 디스전 상대 지목에서 제법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번에는 호전적인 참가자들이 많은 건지, HYEQ이 스코언보다 윗세대라 HYEQ을 모르는 참가자들이 많은 건지.
“HYEQ은 음, 랩은 잘하는데 스타성이 없어서 안 될 것 같다. 내가 봤을 때 저 양반은 스코언보단 플로디크 라인이야.”
DTB가 실력으로만 인정받는 곳이면 참 좋았겠지만 이곳은 힙합 ‘서바이벌 예능’이었다.
실력 좋고 경력도 오래되었지만 스타성이 없는 HYEQ 같은 래퍼는 플로디크처럼 방송의 자극적인 맛을 더해 줄 악편 소스로 쓰이기 딱 좋았다.
그리고 저런 양반들은 방송과 먼 삶을 살아왔고 약간 한 우물 판 자 특유의 고지식한 면도 있어서 악편각을 알아차리거나 예방하지 못해, 나처럼 모든 악편 포인트를 피해 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래도 시즌 5 때보단 올해가 훨씬 낫다. 시즌 4에서 시선 끌던 애들이 다시 나와서 그런가. 시즌 5는 너무 암흑기였어. 촬영하던 내가 다 걱정될 정도였다니까.”
“스타성은 진짜… 시즌 4 때가 여러모로 끝판왕이었는데. 시즌 3이랑 그때가 DTB 황금기였지.”
공출이 나를 힐긋 보더니 혀를 차며 몰틱의 말을 받았다. 몰틱이 한시름 놓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번에는 프로듀서 패션으로만 이슈 탈 줄 알았는데 예선 진행하니까 그래도 각 잡히네.”
“아, 설마 내 패션으로? 제가 옷을 이슈될 정도로 잘 입긴 하죠.”
다들 무슨 개소리냐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돌아보았지만, 오늘 내 패션은 흠잡을 곳 없는 완벽한 하이엔드 스트릿 패션이었기에 차마 반박하지도 못했다.
지난번에 세븐킥을 불러냈다가 파이트머니를 털렸던 니지어스는 이번에도 자신만만하게 저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상대를 불러 재꼈다가 디스전 파이트 스테이지에서 탈탈 털렸다.
오히려 다행이었다. 니지어스가 조장이 된 팀은 지옥의 조라는 별명이 붙은 시즌 4 세븐킥 조 꼴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았으므로.
참고로 니지어스의 디스전 상대는 HYEQ이었다.
스타성이 낫다고 인정받으면서도 털리던 니지어스를 불쌍히 여겨야 하는 건지, 아니면 탈탈 털면서도 스타성이 없다고 혹평받은 HYEQ을 불쌍히 여겨야 하는 건지.
1차 디스전이 끝나고, 작업실에서 조별 미션을 위한 비트를 찍다가 문득 생각나 MoonK한테 저장된 번호로 문자를 보냈다.
[문케이 형, 잘 지내시죠?] 오후 8:32
[형도 혹시 제 고백공격을 마주했을 때 기분이 뭣같으셨나요] 오후 8:33
[그랬다면 매우 죄송합니다] 오후 8:34
[2년 전의 저를 매우 치세요] 오후 8:35
25분 후, 떨떠름한 기색이 가득 담긴 답장이 도착했다.
[MoonK- 갑자기…?] 오후 9:00
제가 왜 이러는지 궁금하시다면 6월 30일 금요일에 첫 화 방영되는 DTB 시즌 6화를 챙겨 보시면 됩니다.
내가 시청률에 또 한몫했군.
* * *
윤이든 첫 정규 솔로 앨범의 선공개곡 이 발매된 지 일주일 후.
[α-betⅠ]
track 1. Anthem
track 2. Blackout
track 3. Countdown
track 4. Double or Nothing (title)
track 5. Explicit (title)
track 6. Fair Play
track 7. Gamble
track 8. Happy End?
track 9. Invincible
track 10. Just Like That
track 11. King’s Gambit
track 12. LOST(remix)
track 13. Metaphor
앨범명과 트랙 리스트의 공개와 동시에, 더블 타이틀곡인 과 의 티저가 너튜브에 업로드되었다.
비트부터 ‘와, 이거 대중들한테 100% 먹힌다’ 싶은 티저는 웬일로 섹시 콘셉트와 가까운 윤이든의 정장 및 셔츠 차림 영상 화보였다면…
DTB콘과 WAMA에서 계속 스포해 왔던 의 티저는 이게 뭐냐고 발칵 뒤집힐 정도로,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7화(559/57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7화
겨우 그걸로 유피 디스하려고 파이트머니 50만 원을 올인으로 베팅한 거냐? 미쳤니, 형진아?
나는 하도 당당하고 망설임 없이 50만 원 전부를 걸어서 시즌 4 당시 일로 기깔난 디스 말아 주려고 그런가 했더니 왜 네가 나 대신 유피 대리 디스를 해 주고 있냐고. 네가 내 대변인이냐?
아니, 생각해 보니까 저것도 시즌 4 때 일이 맞긴 한데, 그래도 유피 디스할 거리는 그것 말고도 많잖냐.
그리고 유피도 핀트를 잘못 잡은 것 같은 게, 최형진이 본인 이름 알리려고 나를 이용했다고 하기에는 좀…
내 얼굴 보자마자 선공개곡 감상을 문자에 이어 2차로 내 면전에 쏟아내던 게 딱 벅차오른 김도빈 같던데. 그 감상평과 표정은 이용해 먹겠다는 마음가짐만으로 짜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드디어 웃음을 멈춘 지원이 형이 색안경을 올려 눈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세상에서 제일 의미 없는 디스전의 감상평을 내뱉었다.
“이야, 전 시즌에 서로한테 고백 공격하다가 욕 처먹었다고 이제 고백 공격을 프로듀서한테 갈기는구나.”
저 꼴을 보고 있다 보니 문득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과거의 내 만행까지 함께 떠오르는 바람에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 지금 MoonK 형한테 너무 미안하다. MoonK 형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저 반면교사로 인해 거울 치료가 확 됐다. 과거의 내 고백 공격 피해자한테 심심한 사죄를 마음속으로 건넸다.
내 한탄을 들은 지원이 형이 색안경을 다시 고쳐 쓰며 물었다.
“나 두고 사내 새끼들 둘이서 캣파이트하는 걸 보는 것보다 차라리 고백으로 처맞는 게 낫지 않냐?”
최형진이랑 유피가… 고양이…?
만약 이 자리에 서예현이 있었더라면 누굴 고양이에 빗대냐고 악다구니 치며 펄쩍펄쩍 뛰어 댔을 발언이었다.
모든 시즌을 통틀어 DTB 사상 최초로 프로듀서한테 동시 고백 공격이라는, 매우 환장스러웠던 디스전이 끝나고.
“디스전 결과를 발표합니다!”
G-TE
₩1,000,000
Vs
유피
₩0
청중 판정단은 발매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내 선공개곡 가사를 디스랩에 인용하기까지 하며 본인의 ‘진정성’을 증명한 G-TE의 편을 들어주었다.
사실 디스전은 누가 랩을 더 잘하는가 보다는 누가 더 상대방을 기깔나게 디스해서 상대에게 데미지를 더 많이 입혔는가가 중요했다.
그러니까, 판정단이 보기에 G-TE가 유명세를 위해 나를 이용했다는 유피의 디스는 누가 봐도 부정할 수 없는 빛의 1호 팬인 G-TE한테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했다는 거지.
G-TE가 올인이라는 도박으로 단번에 파이트머니 1위로 올라간 걸 보니, 시즌 4에서 조별 미션 조장 유피의 조원이었던 G-TE가 시즌 6에서는 조장으로 올라오는 그림도 가능할 것 같았다.
유피가 조별 미션 조장으로 올라올 수 있는 방법은 이제 2차 디스전에서 파이트머니 70만 원 이상을 보유한 참가자가 유피한테 올인을 걸고, 유피가 그 참가자를 이겨서 상대가 베팅한 파이트머니를 한 방에 가져오는 방법뿐이었다.
그래, 이러니까 그림이 좀 나오네. 작년 팀별 디스전이 진짜 에바였다는 것만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었다.
최형진과 유피는 애꿎은 나한테 고백 공격을 갈겨 놓고 처맞을까 봐 무섭기라도 했는지 멀찍이 떨어져서 다른 이들의 디스전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하긴, 유피는 몰라도 최형진은 내게 멱살 잡힌 오래전 기억이 있긴 했다.
“오늘 G-TE Vs 유피 디스전의 진정한 주인공인 윤이든 프로듀서는 누가 이겼다고 생각하세요?”
“아, 제가 G-TE Vs 유피 디스전의 진정한 주인공이에요? 진정한 주인공인 제가 봤을 때는, 오늘 디스전으로는 상대가 아니라 제 정신을 공격해서 잘 모르겠고요. 두 분 다 제가 빠진 삶을 살아 보고, 그중 타격이 덜한 사람을 우승자로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잠깐 쉬는 타임에 진행되는 프로듀서 단독 인터뷰에서 곤란한 질문을 받긴 했지만 프로 악편회피러답게 악편각을 피하여 자알 대답했다.
물론 나도 이번 디스전은 타격 하나 받지 않은 내 찐팬 형진이가 이겼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여기서 G-TE가 이긴 것 같다고 내 소신을 밝히면, 자칫하면 한 명만 노골적으로 밀어주는 듯한 악편이 만들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면 인맥 힙합이라고 뒤지게 욕을 먹을 게 뻔했다.
골 때리는 그림을 완성시킨 디스전 이후로도 불붙은 흥미에 계속 장작을 던져 주는 디스전이 이어졌다.
걸그룹, 그리고 아이돌 래퍼라는, 두 가지 디메리트를 가진 시라(SYRA)는 국힙판에서 제법 인지도 있는 여성 래퍼 REZZA를 상대로도 압도하는 디스전을 보여주었다.
여기도 파이트머니 베팅 경매 때부터 일이 많았기에 분량 걱정은 없을 것 같았다.
내 옆에 있던 용철이 형이 선공에 당첨된 시라의 디스를 듣고 짧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선공이라서 너처럼 셀프디스 깔고 시작할 줄 알았더니, 그냥 바로 디스 갈겨 버리네.”
“그때는 내가 네 명을 한꺼번에 상대해야 해서 디스전 시간 줄이려고 굳이 그렇게 했던 거고. 한 명이면 선공에서 기선 제압으로 찍어 누르는 걸로도 충분하지. 어차피 상대가 할 디스야 뻔한데.”
REZZA가 아이돌이라는 약점으로 시라를 디스했다가 시라를 뛰어넘지 못하면 본인은 아이돌에게도 밀리는 래퍼가 되어 버리는 자충수를 둔 셈이었으므로, 시라 후배님이 굳이 나처럼 셀프 디스 깔고 갈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셀프 디스를 했다간 원본이 있는 줄도 모르고 나를 따라 했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나올 테니, 불필요한 구설은 피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었다.
시라
₩900,000
Vs
REZZA
₩100,000
“오, 본선까지는 확실히 올라오겠는데? 너 제외하고 아이돌 래퍼 중에선 최고 기록 아니냐?”
“그렇죠. 이제껏 본선까지 올라온 사람은 저 말고는 없었으니까.”
BQ9과 시시덕거리며 속으로 후배의 승리를 축하했다. 그래, 나처럼 언더 짬밥 있었던 아이돌 래퍼가 아니라 찐 아이돌 래퍼도 한 명쯤은 DTB 역사에 있어야지.
2차 예선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프로듀서들까지 긴장하게 만들었던 HYEQ은 우리의 예상을 뒤엎고 디스전 상대 지목에서 제법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번에는 호전적인 참가자들이 많은 건지, HYEQ이 스코언보다 윗세대라 HYEQ을 모르는 참가자들이 많은 건지.
“HYEQ은 음, 랩은 잘하는데 스타성이 없어서 안 될 것 같다. 내가 봤을 때 저 양반은 스코언보단 플로디크 라인이야.”
DTB가 실력으로만 인정받는 곳이면 참 좋았겠지만 이곳은 힙합 ‘서바이벌 예능’이었다.
실력 좋고 경력도 오래되었지만 스타성이 없는 HYEQ 같은 래퍼는 플로디크처럼 방송의 자극적인 맛을 더해 줄 악편 소스로 쓰이기 딱 좋았다.
그리고 저런 양반들은 방송과 먼 삶을 살아왔고 약간 한 우물 판 자 특유의 고지식한 면도 있어서 악편각을 알아차리거나 예방하지 못해, 나처럼 모든 악편 포인트를 피해 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래도 시즌 5 때보단 올해가 훨씬 낫다. 시즌 4에서 시선 끌던 애들이 다시 나와서 그런가. 시즌 5는 너무 암흑기였어. 촬영하던 내가 다 걱정될 정도였다니까.”
“스타성은 진짜… 시즌 4 때가 여러모로 끝판왕이었는데. 시즌 3이랑 그때가 DTB 황금기였지.”
공출이 나를 힐긋 보더니 혀를 차며 몰틱의 말을 받았다. 몰틱이 한시름 놓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번에는 프로듀서 패션으로만 이슈 탈 줄 알았는데 예선 진행하니까 그래도 각 잡히네.”
“아, 설마 내 패션으로? 제가 옷을 이슈될 정도로 잘 입긴 하죠.”
다들 무슨 개소리냐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돌아보았지만, 오늘 내 패션은 흠잡을 곳 없는 완벽한 하이엔드 스트릿 패션이었기에 차마 반박하지도 못했다.
지난번에 세븐킥을 불러냈다가 파이트머니를 털렸던 니지어스는 이번에도 자신만만하게 저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상대를 불러 재꼈다가 디스전 파이트 스테이지에서 탈탈 털렸다.
오히려 다행이었다. 니지어스가 조장이 된 팀은 지옥의 조라는 별명이 붙은 시즌 4 세븐킥 조 꼴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았으므로.
참고로 니지어스의 디스전 상대는 HYEQ이었다.
스타성이 낫다고 인정받으면서도 털리던 니지어스를 불쌍히 여겨야 하는 건지, 아니면 탈탈 털면서도 스타성이 없다고 혹평받은 HYEQ을 불쌍히 여겨야 하는 건지.
1차 디스전이 끝나고, 작업실에서 조별 미션을 위한 비트를 찍다가 문득 생각나 MoonK한테 저장된 번호로 문자를 보냈다.
25분 후, 떨떠름한 기색이 가득 담긴 답장이 도착했다.
제가 왜 이러는지 궁금하시다면 6월 30일 금요일에 첫 화 방영되는 DTB 시즌 6화를 챙겨 보시면 됩니다.
내가 시청률에 또 한몫했군.
* * *
윤이든 첫 정규 솔로 앨범의 선공개곡 이 발매된 지 일주일 후.
track 1. Anthem
track 2. Blackout
track 3. Countdown
track 4. Double or Nothing (title)
track 5. Explicit (title)
track 6. Fair Play
track 7. Gamble
track 8. Happy End?
track 9. Invincible
track 10. Just Like That
track 11. King’s Gambit
track 12. LOST(remix)
track 13. Metaphor
앨범명과 트랙 리스트의 공개와 동시에, 더블 타이틀곡인 과 의 티저가 너튜브에 업로드되었다.
비트부터 ‘와, 이거 대중들한테 100% 먹힌다’ 싶은 티저는 웬일로 섹시 콘셉트와 가까운 윤이든의 정장 및 셔츠 차림 영상 화보였다면…
DTB콘과 WAMA에서 계속 스포해 왔던 의 티저는 이게 뭐냐고 발칵 뒤집힐 정도로,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