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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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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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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99화
사실, 2집 준비는 좀 순탄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진작에 예상했다.
데뷔 앨범을 준비하며 지옥을 맛본 회사 실무진들이 다음 앨범 준비를 무조건 일찍 시작하려 했기 때문이다.
“수록곡 후보는 거의 채웠구요, 이 풀 내에서 앨범 컨셉에 따라 뽑아다가 구성할 계획이에요. 나머지는 다음 앨범으로 빼거나 드랍할 거구요.”
“넵.”
단지 문제는 본부장 놈이 그놈의 자체 제작 뽕을 버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시간도 넉넉하니까, 타이틀곡 관련해서는 충분히 상의해 보시고 천천히 말씀주셔요.”
“감사합니다.”
“알겠습니다!”
이번에도 타이틀곡 프로듀싱을 화끈하게 미뤄주셨기 때문이다.
‘…데뷔 앨범이 성공한 게 화근이었나.’
자기 발상이 연예계에서도 잘 통했다고 생각하는 게 분명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시간이 넉넉해서 다행이었다. 두 달 이상으로 기한을 잡아둔 데다가, 곡이 이미 거의 다 나온 상태였다.
덕분에 멤버들 안색이 썩 괜찮았다.
“이번에도 좋은 곡 잘 골라보자.”
“래빈이 편곡 벌써 기대되는데?”
“감사합니다.”
아직 컨셉도 미정인 상태에서 타이틀 후보 스무 곡 중에 세 곡을 골라와 달라는 말에도 희망찬 분위기가 조성될 정도였다.
…그러나 며칠 뒤, 차라리 자체 제작 쪽이 나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 * *
“…콜라보요?”
“그래, 그거!”
갑자기 본부장이 부를 때부터 싸하다고 생각은 했다만, 이런 폭탄이 나올 줄은 몰랐다.
“어떤… 콜라보를 말씀하시는 건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자, 봐봐요.”
본부장이 자신감이 줄줄 흐르는 표정으로 서류를 내밀었다.
일단 큰 글씨부터 눈에 들어왔다.
[신규 사업 제안서]
[모바일 게임]
[(주) T1 플레이즈]
“……?”
“이번에 T1에서 자회사로 인수한 벤처에서 개발하는 게임인데, 이게 진짜 딱 될 느낌이야. 시기도 딱이고. 우리 테스타랑 콜라보하면 시너지 날 게 눈에 보여요. 어? 게임이니까 컨셉 잡기도 편하고 얼마나 좋아.”
줄줄 쏟아놓은 본부장은 흐뭇한 얼굴로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이거 내부 서류인데, 내가 우리 테스타 믿고 보여주는 거예요. 여기서 딱 보기만 해, 말은 말고.”
X발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고.
‘모바일 게임……?’
제발 누가 꿈이라고 해줬으면 좋겠다.
옆에서 류청우가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모바일 게임과는 접점이 없는 사람이라 좀 덜 경악한 것 같기도 하다.
“…혹시, 어떤 식의 콜라보를 생각하고 계시는지…….”
“자, 생각해 봐요. 게임 발매하면서 우리도 같이 컴백하는 거지. 그리고 서로서로 홍보해 주는 그림으로 가면 관심이 두 배가 될 거 아니야.”
“…….”
이런 X 같은 생각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뇌하수체에서 호르몬 대신 침이라도 생성하나?
‘모바일 게임에 대체 무슨 기대를 하는 거냐…….’
아니면 그쪽에서 무슨 청탁이라도 받았나?
아니, 광고모델이면 모를까, 이렇게까지 아이돌 앨범하고 깊게 엮여서 발매하는 걸 반기는 쪽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 아이돌 이미지에 잡아먹히니까.’
두 달 뒤 발매라면 이미 거의 완성된 상태일 텐데, 거기다가 낯선 아이돌을 홍보하는 내용을 끼워 넣어? 망작되기 딱 좋다.
‘이걸 저쪽에서도 밀었다면 정말 테스타 팬들 돈 뽑아먹고 한탕 하고 접으려는 놈들이란 뜻인데…….’
테스타 브랜드 이미지부터 박살 날 미래가 눈에 선했다.
‘양산형 X망겜 밈 붙겠네.’
아니, 애초에 어떻게 게임을 홍보하는 내용을 앨범에 넣으라는 건가. 그것도 모바일 게임을.
이 본부장이 낚인 건지 아니면 밀어붙인 건지 모르겠다. 어느 쪽이든 X 같았다. 저 새끼 라니지나 좀 깔짝거려 보고 이러는 것 같거든.
“금요일 오후에 거기랑 미팅 잡아놨으니까, 마음의 준비 딱 해놓고.”
“…본부장님, 혹시 이미 다 이야기가 끝난 상황입니까?”
“내가 이미 윗선에 다 말해둬서 싹 정리해 뒀어. 우리 테스타는 열심히 하기만 하면 돼요.”
“…알겠습니다.”
확인 사살이었다. 여기서 안 하겠다고 지랄해 봤자 회사와 감정싸움만 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하게 된다는 뜻이다.
‘X발 진짜…….’
다음 앨범은 미리 짜놓고 들고 가서 컨펌을 받아야 하나. 미치겠다.
“…….”
그렇게 본부장과 미팅을 끝내고 나오는 길. 사태를 제대로 파악한 놈이 있는지 확인해 봤다.
‘이세진 둘 빼곤 전멸이군.’
큰세진이야 그럴 줄 알았다만, 이세진은 의외였다.
‘게임하는 취미라도 있나.’
어쨌든 나머지 넷은 ‘좀 당혹스럽지만 열심히 해봐야겠다’ 분위기다.
아마 데뷔 앨범 정도의 고난을 예상하는 것 같았다. …일단 그냥 두자.
‘어차피 금요일에 미팅 나가면 눈치채겠지.’
그 순간, 큰세진이 옆구리를 팔꿈치로 툭 쳤다.
“…야, 어떻게 생각해.”
“망했지.”
“하하.”
큰세진은 느리게 웃더니, 결국 얼굴에 짜증 난 기색이 스치고 지나갔다.
“이번 건 진짜 좀 그렇다. 그치? …노력으로 해결될 부분이 아니잖아.”
“……맞아.”
“너무하네 정말…….”
큰세진은 뭔가 말을 이으려다가, 자기 목소리가 좀 커졌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그냥 입을 닫았다.
‘현명한 선택이군.’
나는 대신 이세진의 반응을 확인했다. 이세진은 창백한 얼굴로 바닥을 보고 걷고 있었다.
“…….”
저거, 이 사태 때문에 저런 거 맞나? 그 때도 본 적 없던 죽상인데.
아니나 다를까, 바로 옆에 있던 차유진이 이세진의 등을 탕탕 쳤다.
“형! 아파요?”
“…! 아니, …괜찮아.”
말하는 건 멀쩡하다.
‘캐볼까.’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곧 그만뒀다. 애도 아니고 알아서 하겠지.
지금 당장은… 이 망할 사태에 해결책을 떠올리는 게 급선무다.
‘……보너스 트랙 하나만 넣어서, 게임 주제가로 쓰면…….’
본부장한테 택도 안 먹히겠지. 젠장.
나는 숙소로 돌아가는 내내 머리를 굴렸지만, 별다른 해결점은 (당연히) 찾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 순간, 이 게임 콜라보 사태는 또 예상치 못한 사고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이었다.
이 일로 갈리는 건 테스타뿐이 아니던 것이다.
* * *
이 일의 최초 발단은, T1 스타즈 Ent가 ‘잡유니버스’에 드디어 등록되며 기업 리뷰를 쓸 수 있게 되면서였다.
데뷔 앨범 준비하다 번아웃이 와서 퇴사한 실무진 몇이 신랄한 리뷰를 쭉 적어두었다.
========================
[장점 : 소속 가수는 열심히 함, 밥이 맛있음.]
[단점 : 체계 없는 구조, 엔터사 경험 없는 윗선의 멍청한 패악질, 무리한 일정 때문에 사라진 워라밸.]
[총평 : 이직만이 살길. 가수도 이직하길 바람.]
========================
가장 최근에 작성된 리뷰가 이 정도였다. 별점은 하나.
유명 기획사의 재직자 리뷰는 제법 관심을 받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여러 커뮤니티에 이 캡처 역시 돌아다녔다.
-여기도 사람 갈아 넣네… 대기업 계열사라 오히려 심한 것 같다 위에서 알못이 설치는 듯
-테스타 살려
-어휴 한숨만 나옴
-팬들이 총공 괜히 한 게 아니구나
└그것 때문에 더 워라밸 없어진 거 아냐?
└저기에 팬 언급 한 마디도 없는데 왜 생각이 그쪽으로 흘러
└갑자기 팬 머리채 잡네;;
└너희가 이러니까 못 적어둔 거겠지ㅎㅎ…
테스타의 데뷔 활동이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도리어 이래저래 다들 말이 많았다.
그리고 이 캡처는 직장인 익명 어플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
[엔터회사는 진짜 힘든가 보다]
: 관심이 있어서 이직 알아봤는데 무섭네요. 어차피 제가 관련 직군 아니라 힘들긴 하겠지만ㅠ 실제 다니시는 분들 평은 어떤가요? (캡처)
@엔터테인먼트
========================
-솔직히 이 연봉으로 할 일은 아닙니다 (MS 엔터)
-사람 하는 일이 다 똑같죠ㅎㅎ (LeTi 엔터)
-초봉을 굶어죽지 않을 정도만 주는데 일은 보람 있어요. 근데 이것도 부바부인 듯 (트레져 엔터)
그럭저럭 한탄 글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 글이 첫 페이지에서 사라지기 직전, 갑자기 당사자가 등장했다.
-ㅋㅋㅋㅋ우리 회사네. 절대 오지마세요 stay… (T1 스타즈 엔터)
└헐 등판하셨네
└많이 힘든가요?
└네 (T1 스타즈 엔터)
└ㅜㅠㅠㅠ 아이고
└ㅋㅋㅋ모든 것을 알려주심
짧고 굵은 답변이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우수수 붙어서 궁금한 점을 물었고, 결국 직원은 그라데이션으로 분노하며 많은 것을 올려두고 갔다.
-일단 윗선에 진짜 이상한 사람 많아요 나 별사람을 다 만나봤는데 이런 수준은 처음이에요. 데뷔 앨범도 말아먹을 뻔했어요. 무슨 이상한 컨셉 들고 와서…
-이번에도 별 이상한 거 가져와서 하자는데 이건 이미 컨펌 나서 하게 될 듯… 솔직히 소속 가수가 불쌍함…
-ㅌㅅㅌ 보는 건 좋은데, 데뷔 때 윗선 설득하겠답시고 너무 고생하는 걸 봐서 좀 안쓰럽기도 하고… 일단 내가 너무 안쓰럽네요. 여길 다닌다는 게ㅋㅋㅋㅋ
-다들 비슷한 생각하고 있어서 더 적어도 누군진 안 들킬 것 같지만… 열 받아서 여기까지만 하고 갈게요 우리 회사 이직 절대 하지마요~ (T1 스타즈 엔터)
얼마 지나지 않아 Hot글에 올라간 뒤 이 댓글은 삭제되었지만, 이번에도 캡처가 남아서 떠돌았다.
당연히 두근거리며 다음 앨범을 기다리던 팬들은 갑자기 찬물을 뒤집어쓴 것 같은 상황이 되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진짜 맞아?
└찐임 저기 회사 메일로 인증해야 하는 곳이야.
└아… 미치겠네
급격한 싸함을 느끼던 팬들은, 황급히 리얼리티 2화를 돌려보게 되었다.
그리고 열정에 가득 찬 훈훈한 제작일지처럼 보이던 2화와 그 비하인드 영상들에게 이상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애들 리얼리티에서 발표하는 거 설마 위에서 이상한 거 들고 와서 설득하려고 한 거야?
-들고 왔다는 놈이 저 본부장 같음. 맨 가운데 앉은 아저씨. 저 사람 보면서 발표하네.
-보니까 마법소년 쪽 타이틀은 애들한테 떠넘겨놓고 하이파이브를 회사에서 작업했네. 근데 하이파이브 편곡에 래빈이 있었잖아.
└하이파이브 쪽을 설득한 게 맞는 듯
└그럼 아예 두 곡 다 이때부터 재 작업한 거네? 한 달도 안 남겨두고?
└ㅋㅋㅋㅋ한 달 내로 컨포에 뮤비에 안무까지 두 곡 다 했다고? 제정신이야? 애들 재우긴 했냐?
└마법소년만인 줄 알았을 때도 개빡쳤는데 두 배였네ㅋㅋㅋ아ㅋㅋㅋㅋ
불타오르던 팬들은 곧 미래에 대한 걱정에 등골이 싸늘해졌다.
-글쓴 분이 이번에도 무슨 이상한 컨셉 들고 왔다고 했잖아, 근데 이미 컨펌났다고.
-아 설마
-하….
-야 제발 차라리 기간 넉넉히 주고 애들 시켜 제발.
공포에 질린 팬들은 회사에 전화와 메일로 문의를 넣었다. ‘최근 준비 중인 테스타의 2집 앨범의 컨셉이 이미 정해졌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도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이었다.
처음에는 매크로를 돌린 것 같은 한결같은 답변이 돌아왔지만, 곧 쏟아지는 물량에 약간 더 내용과 형식이 정중해졌다.
========================
[T1 스타즈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우선 문의해 주신 건은 사내 기밀 사항이기 때문에 임의로 답변드릴 수 없다는 점에 대하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자사는 테스타의 새로운 앨범 준비를 위하여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티스트의 의견 역시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
물론 절대 안심할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만약 앨범 컨셉이 미정이거나 테스타가 직접 맡았다면, 벌써 그 부분은 확답이 돌아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 캡처 내용이 맞았나 봐요
-아 어떡해
-차라리 테스타한테 회사를 줘라 그게 낫겠다
팬들은 결국 약간 더 극단적인 행동을 시작했다.
-리얼리티에 나온 게 곽신균 본부장 맞지? 그 사람한테 다이렉트로 꽂아야 피드백 나올 것 같아
그리고 이 선택으로 엄청난 결과가 나왔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99화

사실, 2집 준비는 좀 순탄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진작에 예상했다.

데뷔 앨범을 준비하며 지옥을 맛본 회사 실무진들이 다음 앨범 준비를 무조건 일찍 시작하려 했기 때문이다.

“수록곡 후보는 거의 채웠구요, 이 풀 내에서 앨범 컨셉에 따라 뽑아다가 구성할 계획이에요. 나머지는 다음 앨범으로 빼거나 드랍할 거구요.”

“넵.”

단지 문제는 본부장 놈이 그놈의 자체 제작 뽕을 버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시간도 넉넉하니까, 타이틀곡 관련해서는 충분히 상의해 보시고 천천히 말씀주셔요.”

“감사합니다.”

“알겠습니다!”

이번에도 타이틀곡 프로듀싱을 화끈하게 미뤄주셨기 때문이다.

‘…데뷔 앨범이 성공한 게 화근이었나.’

자기 발상이 연예계에서도 잘 통했다고 생각하는 게 분명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시간이 넉넉해서 다행이었다. 두 달 이상으로 기한을 잡아둔 데다가, 곡이 이미 거의 다 나온 상태였다.

덕분에 멤버들 안색이 썩 괜찮았다.

“이번에도 좋은 곡 잘 골라보자.”

“래빈이 편곡 벌써 기대되는데?”

“감사합니다.”

아직 컨셉도 미정인 상태에서 타이틀 후보 스무 곡 중에 세 곡을 골라와 달라는 말에도 희망찬 분위기가 조성될 정도였다.

…그러나 며칠 뒤, 차라리 자체 제작 쪽이 나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 * *

“…콜라보요?”

“그래, 그거!”

갑자기 본부장이 부를 때부터 싸하다고 생각은 했다만, 이런 폭탄이 나올 줄은 몰랐다.

“어떤… 콜라보를 말씀하시는 건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자, 봐봐요.”

본부장이 자신감이 줄줄 흐르는 표정으로 서류를 내밀었다.

일단 큰 글씨부터 눈에 들어왔다.

“……?”

“이번에 T1에서 자회사로 인수한 벤처에서 개발하는 게임인데, 이게 진짜 딱 될 느낌이야. 시기도 딱이고. 우리 테스타랑 콜라보하면 시너지 날 게 눈에 보여요. 어? 게임이니까 컨셉 잡기도 편하고 얼마나 좋아.”

줄줄 쏟아놓은 본부장은 흐뭇한 얼굴로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이거 내부 서류인데, 내가 우리 테스타 믿고 보여주는 거예요. 여기서 딱 보기만 해, 말은 말고.”

X발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고.

‘모바일 게임……?’

제발 누가 꿈이라고 해줬으면 좋겠다.

옆에서 류청우가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모바일 게임과는 접점이 없는 사람이라 좀 덜 경악한 것 같기도 하다.

“…혹시, 어떤 식의 콜라보를 생각하고 계시는지…….”

“자, 생각해 봐요. 게임 발매하면서 우리도 같이 컴백하는 거지. 그리고 서로서로 홍보해 주는 그림으로 가면 관심이 두 배가 될 거 아니야.”

“…….”

이런 X 같은 생각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뇌하수체에서 호르몬 대신 침이라도 생성하나?

‘모바일 게임에 대체 무슨 기대를 하는 거냐…….’

아니면 그쪽에서 무슨 청탁이라도 받았나?

아니, 광고모델이면 모를까, 이렇게까지 아이돌 앨범하고 깊게 엮여서 발매하는 걸 반기는 쪽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 아이돌 이미지에 잡아먹히니까.’

두 달 뒤 발매라면 이미 거의 완성된 상태일 텐데, 거기다가 낯선 아이돌을 홍보하는 내용을 끼워 넣어? 망작되기 딱 좋다.

‘이걸 저쪽에서도 밀었다면 정말 테스타 팬들 돈 뽑아먹고 한탕 하고 접으려는 놈들이란 뜻인데…….’

테스타 브랜드 이미지부터 박살 날 미래가 눈에 선했다.

‘양산형 X망겜 밈 붙겠네.’

아니, 애초에 어떻게 게임을 홍보하는 내용을 앨범에 넣으라는 건가. 그것도 모바일 게임을.

이 본부장이 낚인 건지 아니면 밀어붙인 건지 모르겠다. 어느 쪽이든 X 같았다. 저 새끼 라니지나 좀 깔짝거려 보고 이러는 것 같거든.

“금요일 오후에 거기랑 미팅 잡아놨으니까, 마음의 준비 딱 해놓고.”

“…본부장님, 혹시 이미 다 이야기가 끝난 상황입니까?”

“내가 이미 윗선에 다 말해둬서 싹 정리해 뒀어. 우리 테스타는 열심히 하기만 하면 돼요.”

“…알겠습니다.”

확인 사살이었다. 여기서 안 하겠다고 지랄해 봤자 회사와 감정싸움만 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하게 된다는 뜻이다.

‘X발 진짜…….’

다음 앨범은 미리 짜놓고 들고 가서 컨펌을 받아야 하나. 미치겠다.

“…….”

그렇게 본부장과 미팅을 끝내고 나오는 길. 사태를 제대로 파악한 놈이 있는지 확인해 봤다.

‘이세진 둘 빼곤 전멸이군.’

큰세진이야 그럴 줄 알았다만, 이세진은 의외였다.

‘게임하는 취미라도 있나.’

어쨌든 나머지 넷은 ‘좀 당혹스럽지만 열심히 해봐야겠다’ 분위기다.

아마 데뷔 앨범 정도의 고난을 예상하는 것 같았다. …일단 그냥 두자.

‘어차피 금요일에 미팅 나가면 눈치채겠지.’

그 순간, 큰세진이 옆구리를 팔꿈치로 툭 쳤다.

“…야, 어떻게 생각해.”

“망했지.”

“하하.”

큰세진은 느리게 웃더니, 결국 얼굴에 짜증 난 기색이 스치고 지나갔다.

“이번 건 진짜 좀 그렇다. 그치? …노력으로 해결될 부분이 아니잖아.”

“……맞아.”

“너무하네 정말…….”

큰세진은 뭔가 말을 이으려다가, 자기 목소리가 좀 커졌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그냥 입을 닫았다.

‘현명한 선택이군.’

나는 대신 이세진의 반응을 확인했다. 이세진은 창백한 얼굴로 바닥을 보고 걷고 있었다.

“…….”

저거, 이 사태 때문에 저런 거 맞나? 그 때도 본 적 없던 죽상인데.

아니나 다를까, 바로 옆에 있던 차유진이 이세진의 등을 탕탕 쳤다.

“형! 아파요?”

“…! 아니, …괜찮아.”

말하는 건 멀쩡하다.

‘캐볼까.’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곧 그만뒀다. 애도 아니고 알아서 하겠지.

지금 당장은… 이 망할 사태에 해결책을 떠올리는 게 급선무다.

‘……보너스 트랙 하나만 넣어서, 게임 주제가로 쓰면…….’

본부장한테 택도 안 먹히겠지. 젠장.

나는 숙소로 돌아가는 내내 머리를 굴렸지만, 별다른 해결점은 (당연히) 찾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 순간, 이 게임 콜라보 사태는 또 예상치 못한 사고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이었다.

이 일로 갈리는 건 테스타뿐이 아니던 것이다.

* * *

이 일의 최초 발단은, T1 스타즈 Ent가 ‘잡유니버스’에 드디어 등록되며 기업 리뷰를 쓸 수 있게 되면서였다.

데뷔 앨범 준비하다 번아웃이 와서 퇴사한 실무진 몇이 신랄한 리뷰를 쭉 적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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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작성된 리뷰가 이 정도였다. 별점은 하나.

유명 기획사의 재직자 리뷰는 제법 관심을 받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여러 커뮤니티에 이 캡처 역시 돌아다녔다.

-여기도 사람 갈아 넣네… 대기업 계열사라 오히려 심한 것 같다 위에서 알못이 설치는 듯

-테스타 살려

-어휴 한숨만 나옴

-팬들이 총공 괜히 한 게 아니구나

└그것 때문에 더 워라밸 없어진 거 아냐?

└저기에 팬 언급 한 마디도 없는데 왜 생각이 그쪽으로 흘러

└갑자기 팬 머리채 잡네;;

└너희가 이러니까 못 적어둔 거겠지ㅎㅎ…

테스타의 데뷔 활동이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도리어 이래저래 다들 말이 많았다.

그리고 이 캡처는 직장인 익명 어플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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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심이 있어서 이직 알아봤는데 무섭네요. 어차피 제가 관련 직군 아니라 힘들긴 하겠지만ㅠ 실제 다니시는 분들 평은 어떤가요? (캡처)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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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연봉으로 할 일은 아닙니다 (MS 엔터)

-사람 하는 일이 다 똑같죠ㅎㅎ (LeTi 엔터)

-초봉을 굶어죽지 않을 정도만 주는데 일은 보람 있어요. 근데 이것도 부바부인 듯 (트레져 엔터)

그럭저럭 한탄 글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 글이 첫 페이지에서 사라지기 직전, 갑자기 당사자가 등장했다.

-ㅋㅋㅋㅋ우리 회사네. 절대 오지마세요 stay… (T1 스타즈 엔터)

└헐 등판하셨네

└많이 힘든가요?

└네 (T1 스타즈 엔터)

└ㅜㅠㅠㅠ 아이고

└ㅋㅋㅋ모든 것을 알려주심

짧고 굵은 답변이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우수수 붙어서 궁금한 점을 물었고, 결국 직원은 그라데이션으로 분노하며 많은 것을 올려두고 갔다.

-일단 윗선에 진짜 이상한 사람 많아요 나 별사람을 다 만나봤는데 이런 수준은 처음이에요. 데뷔 앨범도 말아먹을 뻔했어요. 무슨 이상한 컨셉 들고 와서…

-이번에도 별 이상한 거 가져와서 하자는데 이건 이미 컨펌 나서 하게 될 듯… 솔직히 소속 가수가 불쌍함…

-ㅌㅅㅌ 보는 건 좋은데, 데뷔 때 윗선 설득하겠답시고 너무 고생하는 걸 봐서 좀 안쓰럽기도 하고… 일단 내가 너무 안쓰럽네요. 여길 다닌다는 게ㅋㅋㅋㅋ

-다들 비슷한 생각하고 있어서 더 적어도 누군진 안 들킬 것 같지만… 열 받아서 여기까지만 하고 갈게요 우리 회사 이직 절대 하지마요~ (T1 스타즈 엔터)

얼마 지나지 않아 Hot글에 올라간 뒤 이 댓글은 삭제되었지만, 이번에도 캡처가 남아서 떠돌았다.

당연히 두근거리며 다음 앨범을 기다리던 팬들은 갑자기 찬물을 뒤집어쓴 것 같은 상황이 되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진짜 맞아?

└찐임 저기 회사 메일로 인증해야 하는 곳이야.

└아… 미치겠네

급격한 싸함을 느끼던 팬들은, 황급히 리얼리티 2화를 돌려보게 되었다.

그리고 열정에 가득 찬 훈훈한 제작일지처럼 보이던 2화와 그 비하인드 영상들에게 이상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애들 리얼리티에서 발표하는 거 설마 위에서 이상한 거 들고 와서 설득하려고 한 거야?

-들고 왔다는 놈이 저 본부장 같음. 맨 가운데 앉은 아저씨. 저 사람 보면서 발표하네.

-보니까 마법소년 쪽 타이틀은 애들한테 떠넘겨놓고 하이파이브를 회사에서 작업했네. 근데 하이파이브 편곡에 래빈이 있었잖아.

└하이파이브 쪽을 설득한 게 맞는 듯

└그럼 아예 두 곡 다 이때부터 재 작업한 거네? 한 달도 안 남겨두고?

└ㅋㅋㅋㅋ한 달 내로 컨포에 뮤비에 안무까지 두 곡 다 했다고? 제정신이야? 애들 재우긴 했냐?

└마법소년만인 줄 알았을 때도 개빡쳤는데 두 배였네ㅋㅋㅋ아ㅋㅋㅋㅋ

불타오르던 팬들은 곧 미래에 대한 걱정에 등골이 싸늘해졌다.

-글쓴 분이 이번에도 무슨 이상한 컨셉 들고 왔다고 했잖아, 근데 이미 컨펌났다고.

-아 설마

-하….

-야 제발 차라리 기간 넉넉히 주고 애들 시켜 제발.

공포에 질린 팬들은 회사에 전화와 메일로 문의를 넣었다. ‘최근 준비 중인 테스타의 2집 앨범의 컨셉이 이미 정해졌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도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이었다.

처음에는 매크로를 돌린 것 같은 한결같은 답변이 돌아왔지만, 곧 쏟아지는 물량에 약간 더 내용과 형식이 정중해졌다.

========================

우선 문의해 주신 건은 사내 기밀 사항이기 때문에 임의로 답변드릴 수 없다는 점에 대하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자사는 테스타의 새로운 앨범 준비를 위하여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티스트의 의견 역시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

물론 절대 안심할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만약 앨범 컨셉이 미정이거나 테스타가 직접 맡았다면, 벌써 그 부분은 확답이 돌아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 캡처 내용이 맞았나 봐요

-아 어떡해

-차라리 테스타한테 회사를 줘라 그게 낫겠다

팬들은 결국 약간 더 극단적인 행동을 시작했다.

-리얼리티에 나온 게 곽신균 본부장 맞지? 그 사람한테 다이렉트로 꽂아야 피드백 나올 것 같아

그리고 이 선택으로 엄청난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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