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yện HE
  • Trang Chủ
  • Truyện Chữ
  • Truyện Tranh
  • Gói VIP (Tắt ADS)
Đăng nhập Đăng ký
Đăng nhập Đăng ký
  • Trang Chủ
  • Truyện Chữ
  • Truyện Tranh
  • Gói VIP (Tắt ADS)

Ra Mắt Hay Ra Đi Raw - C67

A- A+
90s
  1. Trang chủ
  2. Ra Mắt Hay Ra Đi Raw
  3. C67
Trước
Sau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67화
갑자기 야구부 컨셉이 튀어나온 이유는 본부장 때문이었다.
실무진들이 가져온 기존 컨셉을 어제저녁에 반려했다고 한다.
“본부장님께서 만화영화 같은 세계관 쪽으로 가닥을 잡으셔서요. 학교 배경 만화면 스포츠라고 하셔셔, 음, 야구부로 결정됐어요.”
참고로 기존 컨셉은 복고풍이었다.
‘이쪽도 학교 관련 세계관으로 하기엔 무리수 아닌가.’
그래도 그쪽은 최소한 디스코곡에는 어울렸다.
디스코와 야구부는… 죽도 밥도 아니었다.
그걸 아는지 직원들도 곡 이야기만 계속 떠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기들도 억울해서 본부장 이야기가 튀어나왔지만, 괜히 했다고 후회하는 중인 게 분명했다.
“좀 시일이 촉박하게 작업하긴 했지만, 저희 생각에도 곡이 잘 나왔거든요.”
“음, 예.”
그러고 보니 어디서 들어본 곡이긴 했다. 원래 합격자들의 데뷔곡도 이것이었기 때문이다. 편곡이 좀 다르고 아직 가사가 없긴 했지만.
“여러분도… 이런 청춘 스타일의 학생하고 너무 괴리감 없는 컨셉으로 잡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예.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하다가 잘 안 되면 그냥 곡만 골라서 주셔도 괜찮아요!”
“아…. 네.”
“괜히 걱정 마시고, 그냥 빨리 말씀만 해주시면 돼요~”
‘별로 기대가 없군.’
그냥 얼른 데드라인을 맞춰야 한다는 직장인의 절박함만 느껴졌다.
‘시간이 정말 얼마 없긴 하지.’
아마 더 급해지면 ‘테스타의 참여’는 마케팅용으로만 써먹고, 회사가 다 알아서 할 느낌이었다.
그렇게 황급히 준비한 앨범이 어떨지는… 흠, 그다지 기대되는 전망은 아니었다.
“감사합니다!”
미팅을 마치고 나오는 멤버들의 분위기가 애매했다.
다들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데뷔 활동 평이 끝내주긴 글렀다는 것을.
류청우가 입을 열었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는 걸로 할까?”
“그래요.”
“작업실이나 좀 쓰겠다고 하죠!”
놀랍게도, 일단 밤을 새워서라도 빨리 결과물을 뽑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오디션에서 죽도록 달리던 버릇을 잊지 못한 이놈들은 결과부터 뽑고 고민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이다.
“얘들아, 잠깐만!”
매니저가 급하게 리얼리티 제작진들에게 연락하는 것을 확인하며, 나는 강렬한 예감을 느꼈다.
‘한동안 5시간 이상 자긴 글렀다.’
한 달 안에 데뷔 활동을 꾸리는 대환장 행군은 이제 시작이었다.
* * *
리얼리티용 카메라가 급하게 설치된 작업실은 회사 근처 건물 지하였다.
‘아직 회사 내에 여분 작업실도 없고 안무 연습실도 없다던데.’
정말 정신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체계라는 게 없는 소속사였다.
“안녕~”
“저희 이제부터 일합니다!”
카메라에 대고 적당히 반응을 해주고 난 뒤, 곧바로 토의가 시작되었다.
“2번하고 7번 중에 고르자. 일단 다수결?”
“넵!”
내가 밀고 싶은 것은 7번.
결과는 4:3.
“그럼 2번으로?”
“네~”
2번의 승리였다.
‘…어렵게 됐는데.’
2번에 표를 던진 놈은 류청우, 큰세진, 선아현 그리고 이세진이었다.
“아무래도 회사 곡이 신나는 디스코니까, 우리 쪽은 좀 더 듣기 편한 곡을 고르는 편이 좋을 것 같아.”
“2번 같은 미디엄 템포가 듣기 편하긴 하죠. 아련한 청춘 느낌이라고 할까? 학교 컨셉으로 쓰기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저, 저도… 2번으로.”
정리하자면 회사 곡을 의식했고, 학교 컨셉을 고려했다는 뜻이다.
‘흠.’
설득을 해보고 싶긴 한데, 처음부터 다수결로 때려 버리니 말 꺼낼 타이밍이 애매했다. 결과에 승복 못 하는 것처럼 보이면 설득력이 떨어지니까.
‘조금 있다 다시 운을 떼봐야 하나.’
그리고 잠시 뒤. 하나도 달갑지 않은 소식으로 타이밍이 도래했다.
“어? 헐!”
“아…….”
저녁을 먹으며 잠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가, 이 기사가 뜬 것을 봤기 때문이다.
[6월의 컴백 전쟁, VTIC부터 차돌체까지]
기사에서는 다음 달인 6월에 컴백하는 가수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 ‘6월 둘째 주 예정’ 항목에 VTIC이 있었다.
우리 예정일이 딱 저 근처였다.
‘X발.’
그러니까… 를 등에 업은 테스타의 데뷔 첫 주 성적을 밀어버릴 수 있는, 손가락에 꼽을 만한 가수가 하필 동발한다는 뜻이다.
“기사가 맞으면… 활동 주가 VTIC 선배님들이랑 딱 겹치겠는데?”
빠르게 계산을 마친 큰세진이 중얼거렸다.
“…사인은 받을 수 있겠네.”
“으, 으음…….”
멤버들은 어색한 소리를 내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 이대로 일정이 픽스된다면, 사실상 공중파 1위는 포기하라는 선고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회사 하는 꼴을 보니 대충 각이 나왔다.
‘본부장 놈 뽕 찬 거 봐서는 VTIC한테도 승산 있다는 개소리나 하겠지. 실무진이 설득해 봤자 한 주나 미룰까.’
최선의 케이스로 생각해도 VTIC 2주 차하고 붙는다. 그래도 체급에서 밀렸다.
‘거기 지난 앨범 총판이 분명 180만 장 넘었다.’
그러니 활동 곡을 제대로 뽑아야 1위 윤곽이라도 보일 상황이라는 뜻이다.
‘돌연사 회피 기회를 허망하게 날릴 수 없지.’
지금이 말을 꺼낼 타이밍이었다.
“…잠시만요.”
나는 곧바로 태세를 전환했다.
“합의 끝난 상황에 이런 말 꺼내서 죄송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7번을 밀고 싶습니다.”
“어?”
멤버들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
다 끝난 이야기 물고 늘어진다고 짜증 낼 줄 알았는데, 느낌이 좀 다르다.
“왜, 왜?”
“오, 나 문대 이러는 거 처음 봐. 감정적인데?”
“정말 데모곡 7번이 마음에 드셨나 봅니다.”
“VTIC 선배님과의 동시 활동이 문대를 각성시킨 건가?”
“…….”
이놈들 신기해하고 앉아 있네.
마음대로 말해라. 어쨌든 7번을 해야 하니까.
“음, 문대야. 아쉬운 건 알겠는데, 이미 결론이 난 건 뒤집기는 어렵지. 다수결이고 시간이 별로 없잖아.”
류청우는 다른 멤버들을 보고 피식 웃었지만, 상황을 바로 정리하려 들었다.
‘안 되지.’
혹시 간발의 차로 1위를 놓치면 다음 앨범을 기다리면서 얼마나 빡칠 지 상상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게다가 혹시 폼 떨어져서 다음 앨범도 1위 못 하면 정말로 돌연사 위기다.’
“5분만 주세요. 설득 시도라도 해보고 싶습니다.”
“…지, 진짜?”
“문대가 이렇게까지 한다고?”
“이상해요!”
의도하지 않았으나 도리어 멤버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대체 박문대를 어떻게 생각했던 거냐?’
어쨌든 동요를 불러일으킨 건 좋은 도입이었다. 나는 빠르게 상황을 정리했다.
‘어차피 다수결로 갈 거라면, 설득하기 쉬운 한 명만 잡으면 된다. 스코어는 4 대 3이었으니까.’
“일단, 큰세진… 그리고 청우 형은 컨셉 용이성 때문에 2번 선택한 거 맞죠.”
“아, 그건 맞아.”
“그래.”
둘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들어볼 마음은 있다는 거군.
5분 넘어가면 류청우에게 또 정리당할 것 같으니 빨리 내용을 전개해야 했다.
“컨셉 빼고 곡만 객관적으로 비교하면 7번도 괜찮았죠?”
“난 7번이 약간 더 좋았어. 근데 그것만으론 안 되지 않아?”
큰세진이 곧바로 대답했다.
‘걸렸군.’
“회사 쪽 타이틀곡하고 안 어울리니까?”
“맞아.”
“그럼 회사 걸 바꾸면 어때.”
“…??”
순간, 멤버들이 단체로 시끄러워졌다.
“형, 그건 좀…….”
“불가능해요!”
“…해줄 리가 없잖아.”
“근데 바꾸고 싶긴 하다.”
“잠깐.”
류청우가 다시 대화를 잡았다.
“문대야. 생각해 봐. 회사 곡 이야기를 빼도 7번 자체가 학교, 청춘… 이런 거에 어울리는 곡은 아니야.”
“맞습니다.”
본인도 7번을 골라놓고 김래빈이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7번은 딥하우스 곡입니다. 게다가 칼림바로 리프 멜로디를 찍었기 때문에 다소 몽환적이라… ‘청춘’ 같은 테마를 살리긴 힘듭니다. 편곡으로 그 부분을 없애면 곡 매력이 사라질 겁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안 없애도 그 컨셉 살릴 수 있어.”
“…!”
나는 회사에서 컨셉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내심 생각했던 구상안을 입 밖으로 꺼냈다.
그리고 멤버들은 조용해졌다.
“…….”
‘그럴싸하다는 얼굴이군.’
김래빈은 멍한 게 이미 머릿속에서 뭘 만들고 있는 얼굴이었다.
“아니, 그… 좋은 아이디어긴 한데.”
류청우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회사 분들이 설득이 될지, 모르겠다. 시간도 너무 부족하고.”
“…….”
저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말 안 통할 본부장이 걱정되겠지.
‘이 말만은 하고 싶지 않았건만.’
나는 침을 삼켰다.
어쩌긴.
본부장 입맛에만 맞추면 된다.
“…제가 PPT 만들겠습니다.”
“…!”
“내일 아침까지.”
“…!!”
노오력과 열정을 보여주는 수밖에 다른 길이 있겠는가.
‘대학 다닌 보람이 여기서 나오나.’
나는 한숨을 삼켰다.
* * *
박문대는 그날, 숙소에서 밤을 새웠다. 그리고 다른 멤버들도 못 잤다.
발언자에게 모든 일을 미루기에는 양심과 의리가 잠을 깨웠기 때문이다.
덕분에 발표자료는 다 같이 만드는 그림이 되었다.
“뭘 찾아야 돼?”
“여긴 내가 적을 게.”
“이거, 이미지 좋아요! 딱 맞아요!”
그러나 밤샘 PPT 제작을 발의한 당사자는 그닥 달갑지 않았다.
‘사공이 많으면 산으로 갈 텐데.’
박문대는 대충 아침에 완성본 보여주고 피드백이나 받을 생각이던 것이다.
애초에 발표자료를 별로 만들어본 적도 없는 20살 언저리들의 도움은 작업에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
‘김래빈이 자료조사는 좀 하던데, 나도 못 하는 편은 아니니 상관없고.’
게다가 약간의 노림수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하는데 2번 하고 싶다고 엎진 못하겠지.’
소수파가 된 2번 투표자들의 입을 부채감으로 막을 의도였다.
대표적으로 선아현이 있었다. 순수하게 2번 곡이 본인 취향이라 그것을 선택했던 멤버였다.
“무, 문대야. 이, 이거 마실래?”
그러나 선아현은 되려 PPT 완성을 도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쪽이었다. 양심상 깨어 있다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열정적이었다.
“……?”
박문대는 괴리감에 떨떠름해하다가, 결국 물어보았다.
“너 괜찮겠어? 이거 결국 7번 밀려고 만드는 건데.”
선아현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 많이 생각하고 결정했잖아. 2, 2번은…… 음, 다, 다음에 하면 되지!”
“음… 고맙다.”
“으응, 아, 아니! 다, 다 같이 하는 거니까…!”
“…….”
‘왜 내 쪽이 부채감을 느끼는 구도가 된 거지.’
박문대는 선아현에게 좀 더 친절히 대하기로 마음먹었다.
“차유진 어디 갔냐?”
“부엌에서 자더라~”
어쨌든 밤은 술술 넘어갔다.
그리고 해가 떠오른 아침.
“안녕하십니까.”
박문대와 멤버들은 회사의 오전 회의에 PPT를 들고 들어가게 되었다.
“열정이 넘치네.”
“감사합니다.”
아직 발표 내용을 모르는 본부장은, 일단 속도와 태도가 마음에 든다며 호의적이었다.
애초에 미래가 불확실한 무명 신인도 아니고,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되어줄 그룹이었으니 당연한 호의였다.
그리고 5분 뒤.
본부장은 극도로 당황하게 된다.
“본부장님, 만화영화에서 레퍼런스를 가져오면서 야구부 컨셉이 만들어졌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죠.”
“확실히 학교와 관련된 만화라면, 스포츠물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음음.”
“그리고 하나 더, 학교 관련 만화에서 스포츠물과 동급으로 스테디셀러인 장르가 있습니다.”
“오~ 뭔가요?”
박문대가 PPT 화면을 넘겼다.
마법봉이 스크린 가득 떠올랐다.
“마법소녀입니다.”
“…?!”
회의실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67화

갑자기 야구부 컨셉이 튀어나온 이유는 본부장 때문이었다.

실무진들이 가져온 기존 컨셉을 어제저녁에 반려했다고 한다.

“본부장님께서 만화영화 같은 세계관 쪽으로 가닥을 잡으셔서요. 학교 배경 만화면 스포츠라고 하셔셔, 음, 야구부로 결정됐어요.”

참고로 기존 컨셉은 복고풍이었다.

‘이쪽도 학교 관련 세계관으로 하기엔 무리수 아닌가.’

그래도 그쪽은 최소한 디스코곡에는 어울렸다.

디스코와 야구부는… 죽도 밥도 아니었다.

그걸 아는지 직원들도 곡 이야기만 계속 떠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기들도 억울해서 본부장 이야기가 튀어나왔지만, 괜히 했다고 후회하는 중인 게 분명했다.

“좀 시일이 촉박하게 작업하긴 했지만, 저희 생각에도 곡이 잘 나왔거든요.”

“음, 예.”

그러고 보니 어디서 들어본 곡이긴 했다. 원래 합격자들의 데뷔곡도 이것이었기 때문이다. 편곡이 좀 다르고 아직 가사가 없긴 했지만.

“여러분도… 이런 청춘 스타일의 학생하고 너무 괴리감 없는 컨셉으로 잡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예.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하다가 잘 안 되면 그냥 곡만 골라서 주셔도 괜찮아요!”

“아…. 네.”

“괜히 걱정 마시고, 그냥 빨리 말씀만 해주시면 돼요~”

‘별로 기대가 없군.’

그냥 얼른 데드라인을 맞춰야 한다는 직장인의 절박함만 느껴졌다.

‘시간이 정말 얼마 없긴 하지.’

아마 더 급해지면 ‘테스타의 참여’는 마케팅용으로만 써먹고, 회사가 다 알아서 할 느낌이었다.

그렇게 황급히 준비한 앨범이 어떨지는… 흠, 그다지 기대되는 전망은 아니었다.

“감사합니다!”

미팅을 마치고 나오는 멤버들의 분위기가 애매했다.

다들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데뷔 활동 평이 끝내주긴 글렀다는 것을.

류청우가 입을 열었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는 걸로 할까?”

“그래요.”

“작업실이나 좀 쓰겠다고 하죠!”

놀랍게도, 일단 밤을 새워서라도 빨리 결과물을 뽑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오디션에서 죽도록 달리던 버릇을 잊지 못한 이놈들은 결과부터 뽑고 고민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이다.

“얘들아, 잠깐만!”

매니저가 급하게 리얼리티 제작진들에게 연락하는 것을 확인하며, 나는 강렬한 예감을 느꼈다.

‘한동안 5시간 이상 자긴 글렀다.’

한 달 안에 데뷔 활동을 꾸리는 대환장 행군은 이제 시작이었다.

* * *

리얼리티용 카메라가 급하게 설치된 작업실은 회사 근처 건물 지하였다.

‘아직 회사 내에 여분 작업실도 없고 안무 연습실도 없다던데.’

정말 정신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체계라는 게 없는 소속사였다.

“안녕~”

“저희 이제부터 일합니다!”

카메라에 대고 적당히 반응을 해주고 난 뒤, 곧바로 토의가 시작되었다.

“2번하고 7번 중에 고르자. 일단 다수결?”

“넵!”

내가 밀고 싶은 것은 7번.

결과는 4:3.

“그럼 2번으로?”

“네~”

2번의 승리였다.

‘…어렵게 됐는데.’

2번에 표를 던진 놈은 류청우, 큰세진, 선아현 그리고 이세진이었다.

“아무래도 회사 곡이 신나는 디스코니까, 우리 쪽은 좀 더 듣기 편한 곡을 고르는 편이 좋을 것 같아.”

“2번 같은 미디엄 템포가 듣기 편하긴 하죠. 아련한 청춘 느낌이라고 할까? 학교 컨셉으로 쓰기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저, 저도… 2번으로.”

정리하자면 회사 곡을 의식했고, 학교 컨셉을 고려했다는 뜻이다.

‘흠.’

설득을 해보고 싶긴 한데, 처음부터 다수결로 때려 버리니 말 꺼낼 타이밍이 애매했다. 결과에 승복 못 하는 것처럼 보이면 설득력이 떨어지니까.

‘조금 있다 다시 운을 떼봐야 하나.’

그리고 잠시 뒤. 하나도 달갑지 않은 소식으로 타이밍이 도래했다.

“어? 헐!”

“아…….”

저녁을 먹으며 잠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가, 이 기사가 뜬 것을 봤기 때문이다.

기사에서는 다음 달인 6월에 컴백하는 가수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 ‘6월 둘째 주 예정’ 항목에 VTIC이 있었다.

우리 예정일이 딱 저 근처였다.

‘X발.’

그러니까… 를 등에 업은 테스타의 데뷔 첫 주 성적을 밀어버릴 수 있는, 손가락에 꼽을 만한 가수가 하필 동발한다는 뜻이다.

“기사가 맞으면… 활동 주가 VTIC 선배님들이랑 딱 겹치겠는데?”

빠르게 계산을 마친 큰세진이 중얼거렸다.

“…사인은 받을 수 있겠네.”

“으, 으음…….”

멤버들은 어색한 소리를 내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 이대로 일정이 픽스된다면, 사실상 공중파 1위는 포기하라는 선고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회사 하는 꼴을 보니 대충 각이 나왔다.

‘본부장 놈 뽕 찬 거 봐서는 VTIC한테도 승산 있다는 개소리나 하겠지. 실무진이 설득해 봤자 한 주나 미룰까.’

최선의 케이스로 생각해도 VTIC 2주 차하고 붙는다. 그래도 체급에서 밀렸다.

‘거기 지난 앨범 총판이 분명 180만 장 넘었다.’

그러니 활동 곡을 제대로 뽑아야 1위 윤곽이라도 보일 상황이라는 뜻이다.

‘돌연사 회피 기회를 허망하게 날릴 수 없지.’

지금이 말을 꺼낼 타이밍이었다.

“…잠시만요.”

나는 곧바로 태세를 전환했다.

“합의 끝난 상황에 이런 말 꺼내서 죄송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7번을 밀고 싶습니다.”

“어?”

멤버들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

다 끝난 이야기 물고 늘어진다고 짜증 낼 줄 알았는데, 느낌이 좀 다르다.

“왜, 왜?”

“오, 나 문대 이러는 거 처음 봐. 감정적인데?”

“정말 데모곡 7번이 마음에 드셨나 봅니다.”

“VTIC 선배님과의 동시 활동이 문대를 각성시킨 건가?”

“…….”

이놈들 신기해하고 앉아 있네.

마음대로 말해라. 어쨌든 7번을 해야 하니까.

“음, 문대야. 아쉬운 건 알겠는데, 이미 결론이 난 건 뒤집기는 어렵지. 다수결이고 시간이 별로 없잖아.”

류청우는 다른 멤버들을 보고 피식 웃었지만, 상황을 바로 정리하려 들었다.

‘안 되지.’

혹시 간발의 차로 1위를 놓치면 다음 앨범을 기다리면서 얼마나 빡칠 지 상상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게다가 혹시 폼 떨어져서 다음 앨범도 1위 못 하면 정말로 돌연사 위기다.’

“5분만 주세요. 설득 시도라도 해보고 싶습니다.”

“…지, 진짜?”

“문대가 이렇게까지 한다고?”

“이상해요!”

의도하지 않았으나 도리어 멤버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대체 박문대를 어떻게 생각했던 거냐?’

어쨌든 동요를 불러일으킨 건 좋은 도입이었다. 나는 빠르게 상황을 정리했다.

‘어차피 다수결로 갈 거라면, 설득하기 쉬운 한 명만 잡으면 된다. 스코어는 4 대 3이었으니까.’

“일단, 큰세진… 그리고 청우 형은 컨셉 용이성 때문에 2번 선택한 거 맞죠.”

“아, 그건 맞아.”

“그래.”

둘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들어볼 마음은 있다는 거군.

5분 넘어가면 류청우에게 또 정리당할 것 같으니 빨리 내용을 전개해야 했다.

“컨셉 빼고 곡만 객관적으로 비교하면 7번도 괜찮았죠?”

“난 7번이 약간 더 좋았어. 근데 그것만으론 안 되지 않아?”

큰세진이 곧바로 대답했다.

‘걸렸군.’

“회사 쪽 타이틀곡하고 안 어울리니까?”

“맞아.”

“그럼 회사 걸 바꾸면 어때.”

“…??”

순간, 멤버들이 단체로 시끄러워졌다.

“형, 그건 좀…….”

“불가능해요!”

“…해줄 리가 없잖아.”

“근데 바꾸고 싶긴 하다.”

“잠깐.”

류청우가 다시 대화를 잡았다.

“문대야. 생각해 봐. 회사 곡 이야기를 빼도 7번 자체가 학교, 청춘… 이런 거에 어울리는 곡은 아니야.”

“맞습니다.”

본인도 7번을 골라놓고 김래빈이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7번은 딥하우스 곡입니다. 게다가 칼림바로 리프 멜로디를 찍었기 때문에 다소 몽환적이라… ‘청춘’ 같은 테마를 살리긴 힘듭니다. 편곡으로 그 부분을 없애면 곡 매력이 사라질 겁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안 없애도 그 컨셉 살릴 수 있어.”

“…!”

나는 회사에서 컨셉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내심 생각했던 구상안을 입 밖으로 꺼냈다.

그리고 멤버들은 조용해졌다.

“…….”

‘그럴싸하다는 얼굴이군.’

김래빈은 멍한 게 이미 머릿속에서 뭘 만들고 있는 얼굴이었다.

“아니, 그… 좋은 아이디어긴 한데.”

류청우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회사 분들이 설득이 될지, 모르겠다. 시간도 너무 부족하고.”

“…….”

저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말 안 통할 본부장이 걱정되겠지.

‘이 말만은 하고 싶지 않았건만.’

나는 침을 삼켰다.

어쩌긴.

본부장 입맛에만 맞추면 된다.

“…제가 PPT 만들겠습니다.”

“…!”

“내일 아침까지.”

“…!!”

노오력과 열정을 보여주는 수밖에 다른 길이 있겠는가.

‘대학 다닌 보람이 여기서 나오나.’

나는 한숨을 삼켰다.

* * *

박문대는 그날, 숙소에서 밤을 새웠다. 그리고 다른 멤버들도 못 잤다.

발언자에게 모든 일을 미루기에는 양심과 의리가 잠을 깨웠기 때문이다.

덕분에 발표자료는 다 같이 만드는 그림이 되었다.

“뭘 찾아야 돼?”

“여긴 내가 적을 게.”

“이거, 이미지 좋아요! 딱 맞아요!”

그러나 밤샘 PPT 제작을 발의한 당사자는 그닥 달갑지 않았다.

‘사공이 많으면 산으로 갈 텐데.’

박문대는 대충 아침에 완성본 보여주고 피드백이나 받을 생각이던 것이다.

애초에 발표자료를 별로 만들어본 적도 없는 20살 언저리들의 도움은 작업에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

‘김래빈이 자료조사는 좀 하던데, 나도 못 하는 편은 아니니 상관없고.’

게다가 약간의 노림수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하는데 2번 하고 싶다고 엎진 못하겠지.’

소수파가 된 2번 투표자들의 입을 부채감으로 막을 의도였다.

대표적으로 선아현이 있었다. 순수하게 2번 곡이 본인 취향이라 그것을 선택했던 멤버였다.

“무, 문대야. 이, 이거 마실래?”

그러나 선아현은 되려 PPT 완성을 도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쪽이었다. 양심상 깨어 있다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열정적이었다.

“……?”

박문대는 괴리감에 떨떠름해하다가, 결국 물어보았다.

“너 괜찮겠어? 이거 결국 7번 밀려고 만드는 건데.”

선아현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 많이 생각하고 결정했잖아. 2, 2번은…… 음, 다, 다음에 하면 되지!”

“음… 고맙다.”

“으응, 아, 아니! 다, 다 같이 하는 거니까…!”

“…….”

‘왜 내 쪽이 부채감을 느끼는 구도가 된 거지.’

박문대는 선아현에게 좀 더 친절히 대하기로 마음먹었다.

“차유진 어디 갔냐?”

“부엌에서 자더라~”

어쨌든 밤은 술술 넘어갔다.

그리고 해가 떠오른 아침.

“안녕하십니까.”

박문대와 멤버들은 회사의 오전 회의에 PPT를 들고 들어가게 되었다.

“열정이 넘치네.”

“감사합니다.”

아직 발표 내용을 모르는 본부장은, 일단 속도와 태도가 마음에 든다며 호의적이었다.

애초에 미래가 불확실한 무명 신인도 아니고,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되어줄 그룹이었으니 당연한 호의였다.

그리고 5분 뒤.

본부장은 극도로 당황하게 된다.

“본부장님, 만화영화에서 레퍼런스를 가져오면서 야구부 컨셉이 만들어졌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죠.”

“확실히 학교와 관련된 만화라면, 스포츠물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음음.”

“그리고 하나 더, 학교 관련 만화에서 스포츠물과 동급으로 스테디셀러인 장르가 있습니다.”

“오~ 뭔가요?”

박문대가 PPT 화면을 넘겼다.

마법봉이 스크린 가득 떠올랐다.

“마법소녀입니다.”

“…?!”

회의실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Trước
Sau

Bình luận cho C67

Bình Luận

Để lại một bình luận Hủy

Email của bạn sẽ không được hiển thị công khai. Các trường bắt buộc được đánh dấu *

*

*

  • NGÀY
  • TUẦN
  • THÁNG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Showbiz Diễn Viên
75 Chap
1840
Sứ Mệnh Bảo Vệ Thợ Săn
Sứ Mệnh: Bảo Vệ Thợ Săn
BL Hiện Đại
22 Chap
1166
Sứ Mệnh Bảo Vệ Thợ Săn
Sứ Mệnh: Bảo Vệ Thợ Săn
Giả Tưởng Hệ Thống
22 Chap
1166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Hiện Đại Showbiz
75 Chap
1840
Tôi Trở Thành Thành Viên Nhỏ Tuổi Nhất Nhóm Nhạc Top Idol Nam
Tôi Trở Thành Thành Viên Nhỏ Tuổi Nhất Nhóm Nhạc Top Idol Nam
Showbiz Show Thử Giọng
265 Chap
1067
Bởi Vì Di Ngôn Tôi Trì Hoãn Ngày Chết
Bởi Vì Di Ngôn Tôi Trì Hoãn Ngày Chết
Hệ Thống Vạn Nhân Mê
71 Chap
372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manhwa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Trọng Sinh Siêu Nhiên
6 Chap
148
Trở Thành Thần Tượng Không Nằm Trong Kế Hoạch Của Tôi
Trở Thành Thần Tượng Không Nằm Trong Kế Hoạch Của Tôi
Âm Nhạc Siêu Nhiên
86 Chap
447
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Kịch Tính Trọng Sinh
644 Chap
1848
Kế Hoạch May Mắn Của Idol Sống Cuộc Đời Thứ Hai
Kế Hoạch May Mắn Của Idol Sống Cuộc Đời Thứ Hai
Showbiz Hiện Đại
157 Chap
803
Ra Mắt Hay Ra Đi Raw
Ra Mắt Hay Ra Đi Raw
Vô CP Giả Tưởng
643 Chap
1449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Hệ Thống Âm Nhạc
79 Chap
302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Âm Nhạc Idol
75 Chap
1840
Sứ Mệnh Bảo Vệ Thợ Săn
Sứ Mệnh: Bảo Vệ Thợ Săn
BL Hệ Thống
22 Chap
1166

Truyện Liên Quan

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TruyệnHE.com

Website luôn cập nhật nhanh nhất các bộ truyện Showbiz hấp dẫn mỗi ngày.

Email Liên Hệ QC: contact@truyenhe.com

Fanpage:

Điều khoản

Copyright © 2025 2025 Truyện HE

DMCA
Về Truyện HE | Đăng Ký Nhóm Dịch | Hướng Dẫn Đăng Truyện | Gói VIP
🚫 Vui lòng đăng nhập để kiểm tra trạng thái VIP.
Tất cả nội dung và hình ảnh trên website được sưu tầm từ Internet và chỉ mang tính chất chia sẻ thông tin. Chúng tôi không sở hữu bản quyền cũng như không chịu trách nhiệm về tính xác thực của các nội dung được đăng tải. Nếu bất kỳ cá nhân hoặc tổ chức nào nhận thấy quyền lợi bị ảnh hưởng, xin vui lòng liên hệ với chúng tôi. Chúng tôi sẽ xem xét và xử lý, gỡ bỏ nội dung liên quan trong thời gian sớm nhất.

Đăng Nhập

Chứng minh bạn là người


Đăng nhập với Google

Quên Mật Khẩu?

← Quay Lại Truyện HE

Đăng Ký

Đăng Ký Tài Khoản Trên Trang Web Này.

Đăng ký với Google

Đăng Nhập | Quên Mật Khẩu?

← Quay Lại Truyện HE

Quên Mật Khẩu?

Nhập tên đăng nhập hoặc Email. Bạn sẽ nhận được mật khẩu mới tại Email đã đăng ký.

← Quay Lại Truyện 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