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6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16화
상대 팀도 못하진 않았다. 일단 류청우가 곡에 잘 어울렸고, 객관적으로 다른 팀의 무대들보다 평균 이상은 됐다.
하지만 관객들의 머릿속에서 저 팀과의 비교 대상은 다른 팀이 아닐 것이다.
VTIC이겠지.
가장 잘 나가는 동성 아이돌의 최신 히트곡을 커버한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현재진행형으로 다수의 뇌에 원곡 무대가 각인되어 있다는 점.
혹시라도 VTIC보다 잘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쉽게 인정받지는 못할 것이다. 인터넷에 널린 게 VTIC의 팬이었다.
어지간해서는 ‘VTIC하고 비교가 안 됨’같은 의견에 묻힌다.
물론 이런 걸 다 차치하고서도…… 우리 쪽이 더 잘하긴 했다.?
팀원들도 그걸 아는지, 투표 전 인사를 위해 무대에 다시 올라갈 때의 얼굴들이 밝았다.
MC가 무대 순서대로 팀을 소개했다.
“아, 우리 ‘악토버31’팀! 할로윈처럼 오싹하고 재밌는 무대였습니다! 팀명이 의도한 게 그거 맞죠?”
“넵! 할로윈의 귀요미들이라는 뜻이 맞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뜻이 하나 있는데요.”
“뭘까요?”
“31가지 맛 아이스크림처럼, 저희 팀원들이 각각 다채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큰세진이 꽃받침을 하며 팀원들을 돌아보았다. 짜놓은 소개문에 다른 팀원들이 얼른 포즈를 취했다.
나는…… 적당히 볼에 손가락을 올렸다.
현실에서 내 또래가 이런 짓을 하는 건 취해서 누군가를 역겹게 놀려먹으려는 때를 빼면 없겠지만, 생존에 체면이 어디 있겠는가.
“아아아악!!”
“귀여워!”
다행스럽게도 숙연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박문대의 외모 스탯을 올려둔 게 천만다행이었다.
B-정도면 아슬아슬하게 ‘훈훈함’을 넘어 ‘미남’ 수준의 외모였으니까.
그리고 상대 팀의 팀 소개가 이어졌다.
“안녕하세요! 저는…….”
민망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함성 소리에 차이가 난 탓에 상대 팀이 긴장한 것이 느껴졌다.
“반갑습니다. 저는 류청우라고 합니다!”
“꺄아아악!!”
그나마 믿을 구석은 류청우를 향한 함성 소리는 컸다는 점인데, 안됐지만 팀이 이기기엔 그걸로는 부족할 것이다.
“주주 여러분, 여러분의 의사를 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더 잘했다고 생각하는 팀에게 투표해주시기 바랍니다! ‘악토버 31’은 1번! ‘산중호걸’ 팀은 2번입니다!”
여기저기서 자기 팀의 번호를 손가락으로 표시했다.?
관객들이 리모컨 버튼을 누르자, 곧 투표가 종료되고 새로운 투표 방식이 고지되었다.
“자, 다음으로는 가장 주주님의 마음에 들었던 참가자 한 명을 팀별로 뽑아주시면 됩니다!”
MC는 한 번 더 강조했다.
“다시 한번 또 말씀드리지만, 두 팀을 통틀어서가 아닙니다! 팀당 한 명, 총 두 명을 뽑아주시면 됩니다!”
이건 대놓고 분란의 씨앗이었다.
제작진은 어지간히 자극적인 전개를 뽑고 싶었는지, 이 팀 내 개인전 투표 보상이 팀전 보상보다 좋았다.
심지어 이걸 미리 고지하지 않고 무대 리허설 직전에 터뜨렸다.?
-여러분! 이번 팀전 내 ‘개인전’의 보상은… 탈락 면제권입니다!
-…예!?
그래서 다른 팀에서 지랄났다는 말이 파다했다.
다행히 이 팀은 그런 갈등 소재는 주지 않았다. 선아현은 호구고, 골드 1, 2는 불만이 있어도 말할 담력이 있는 놈들이 아니었다.
이세진은 당장 자기 파트 소화하는 것도 벅찼을 것이고 최원길도 한 번 기를 꺾어놓으니 쓸데없는 소리는 안 하더라.
큰세진이야 결국 자기가 메인댄서를 잡고 갔으니 불만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나열하니 팀워크 덕분이 아니라 각자 자기 문제 해결하기도 벅차서 갈등을 일으킬 여력이 없던 것 같아 보인다고?
그게 맞다. 하지만 카메라에 들어간 건 팀워크 덕분으로 보일 테니 상관없다.
아무튼, 첫 번째 투표보다는 애매한 분위기 속에서 개인 투표도 끝났다.
“감사합니다!”
짧은 인사를 끝으로 참가자들은 무대에서 내려갔다. 물론 나도 포함해서.
이상하게도, 내려오기 아쉽다는 기분이 들었다.
* * *
촬영은 한밤중에야 끝났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우리 좀 잘한 듯!”
개인전의 결과는 순위 발표식에서 공지된다는 말에 다들 아쉬워하면서도 빠르게 마음을 정리했다.
지난 시즌에도 그랬기 때문에 반쯤 예상한 것도 있을 테고, 어쨌든 팀전은 이겼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한 탓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팀전은 이겼다.
-팀전은… 악토버 31의 승리입니다! 스코어는 무려, 82 대 401!
-허어억!!
그것도 ‘82 대 401’이라는 미친 스코어로.
발표됐을 때 5초간은 경악과 환성의 도가니탕이 됐었다.
큰세진을 제외한 나머지가 거의 울기 직전까지 갔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이 녀석들은 빠르게 진정하고 침착해질 수밖에 없었다.
-흐으윽…….
-…동균아.
-고생했어. 잘했어.
상대 팀에서 진짜 우는 참가자가 나왔거든.
원래 먼저 우는 놈보다 덜 서러운 놈이 우는 건 쉽지 않다. 그게 기쁨의 눈물이면 더하다.
덕분에 카메라와 상대 팀을 의식하며 애매한 기쁨 상태를 지속하던 팀원들은, 촬영이 끝나자마자 극한의 들뜸 상태가 되었다.
“우리 단톡방 팔까요? 아니, 이렇게 열심히 같이 동거동락했는데~ 단톡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나!”
“헐 완전 좋음!”
“저는 찬성이옵니다 리더님.”
큰세진의 주도하에 단톡방까지 생겼다.
놀랍게도 분위기를 탔는지, 이세진까지도 군소리 없이 번호를 알려줬다.
“헉!”
“이야! 형님!”
“와~ 우리 팀원 전부 도란도란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
결국 나도 자연스럽게 번호를 교환하고 단체 메신저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알람 꺼야지.
“문대~ 고생 많았어!”
“어, 너도 리더하느라 고생 많았다.”
큰세진이 짐을 챙기는 내게 말을 걸었다. 잘 끝난 판에 적당히 예의를 차려주니, 날름 받아먹었다.
“하하, 내가 좀 좋은 리더였지!”
“…….”
이놈은 겸양이라는 걸 모르나…….
“농담이었어, 농담!”
큰세진이 빙긋 웃었다. 아닌 것 같았으니 그만했으면 좋겠다.
“우리 자주 보자. 연락도 꾸준히 하고!”
“음, 그래.”
큰세진은 아무래도 나를 자기 라인에 끼울 생각인 것 같았다.
‘같은 소속사 참가자들은 영 시원찮아서 손절할 생각인 것 같고.’
그러나 나는 이놈이 약쟁이 후보군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다.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혹시 모를 위험을 감수할 생각은 없었다.
‘대충 넘기고 나중에 폰이 고장 났었다고 말하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할 때쯤, 옆에서 또 목소리가 치고 들어왔다.
“나, 나도! 여, 여, 연락…….”
“연락하자고?”
선아현이 거세게 고개를 끄덕였다. 큰세진보다는 괜찮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선아현의 얼굴이 훅 밝아졌다. 큰세진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셋이 따로 단톡 팔까? 동갑라인 단톡도 하나 있으면 좋잖아.”
이걸 이렇게 가져다 붙이냐.
하지만 선아현의 빠른 찬성에 힘입어 순식간에 또 다른 단체메신저 방이 개설되었다.
불길한 예감이 스치고 지나간다.
당장 무대를 완성하기 급급해서 미뤄놓은 고민이었는데, 지난 시즌에 첫 팀전에서 묶인 대로 투표가 들어오는 경우가 제법 됐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설마 이대로 이놈들하고 세트로 묶이는 건가?
“…….”
모르겠다. 어쨌든 팀전은 잘한 것 같으니 웬만하면 1차는 통과하겠지.
“다들 잘 들어가요~”
“또 뵙겠습니다!”
참가자들은 인사를 마치고 촬영장을 나섰다. 나도 걸어 나와서 버스를 탔다.
임시 원룸으로 돌아가면 바로 팀전 후기나 찾아봐야겠다.
* * *
방청객들은 보통 방영 전까지 무대 내용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썼다.
그러나 어디든 스포일러 금지가 제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래서 신상이 드러나지 않는 익명 사이트에서는 후기가 줄줄 올라왔다.
대충 이런 식이었다
========================
[망주사 방청 후기]
: 말랑달콤 개쩔었다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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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들 대체 뭐임 계속 튀어나오네
└어그론가?
└ㄴㄴ진짜 쩔었다는데?
└아니, 말랑달콤을 어떻게 쩔게 하냐고 팝콘으로 팝핀이라도 췄냐
의외였다.
아무리 그래도 1위였던 차유진이 있는 팀의 언급량이 더 많을 줄 알았는데, 어째 이 팀보다 언급량이 더 많아 보였다.
물론 반 정도는 실제 방청객이 아니라 를 조롱하는 시류에 편승해서 어그로 끌려는 놈들인 것 같았다.
하지만, 어쨌든 꽤 많은 사람에게 인상 깊게 남았다는 소리 아닌가.
좀 제대로 된 후기를 골라서 읽어봤다.
========================
[1차 팀전 일단 기억나는 대로 써봄]
…그리고 맬렁스윗 데뷔곡 한 애들 진짜 잘했음 걔넨 그대로 데뷔해도 될 듯 피지컬 합도 좋고 뚝딱거리는 것도 이세1진뿐이었는데 걔도 분위기로 거의 수납해 버림… 아이디어 누가 낸 건지 궁금함
아 맞다 고음도 쩔었음 여기 메보 잡아도 될 듯
+하도 주작거려서 인증샷 첨부한다 옛다 (흐릿한 무대 설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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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세진말고 누가 있었냐고요
└개잘했다면서 멤버가 누구였는지는 기억 못하는 매직ㅋㅋㅋ응 다음주작
└응 주작 아냐 인증샷이나 보고 와ㅋㅋ
지금 프로필 보고 이름 매치해 보니까 일단 선아현 있었다. X나 잘하더라 센터 제도 있었으면 걔가 백퍼 센터였을듯
└근데 대체 어떻게 잘한 거야 진짜 궁금하네ㅠㅠ 말랑달콤 데뷔곡 개오글거리는데
└오컬트물로 만들어놨던데, 소름 돋더라구요.
└??
└아님 로봇컨셉이야
└ㅋㅋㅋ어그로 무시해라 요정 컨셉 그대로 밀고 감
└ㄴㄴ늑대인간 컨셉이었음
└아님 뱀파이어야
└대체 뭐가 맞는 건데 이 미친X끼들아ㅠㅠ
└요정이 맞어ㅎ
“글 망했네.”
다른 글도 확인해 보니 똑같이 중간부터 장난치는 놈들이 끼어들어서 놀이가 됐다.
아마 이대로 방송될 때까지 카더라만 무성할 것 같은데, 차라리 잘된 일이었다. 자세한 건 모르는 편이 더 궁금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제작진들도 분명 인터넷 여론을 살필 테니 이 넘치는 언급량은 팀 분량에 호조로 작용할 확률이 높았다.
‘반응 살펴보는 건 이만하면 됐고…….’
이제 다음으로 처리할 우선순위를 살펴보자.
나는 무대가 끝나자마자 떠올랐던 팝업을 다시 불러왔다.
[성공적 무대!]
과반수에게 감명을 주었습니다!
-관객수 : 582명 (갱신!)
-감명받은 비율 : 81% (갱신!)
: 희귀 특성 뽑기 ☜ Click!
예전보다 설명이 길어졌다. 아마 관객수와 감명받은 비율이 기록을 세울 때마다 더 좋은 특성을 주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써먹은 두 특성이 모두 효과가 있었으니, 무대 한 번에 특성 뽑기는 괜찮은 보상이었다.
하기야 1년 내로 데뷔 못 하면 죽는다는데 이 정도는 해줘야 밸런스가 맞다.
‘…흠,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열 받는데.’
그 외에는 1차 팀전을 준비하면서 달성한 춤 연습 500회 업적으로 한 단계 레벨업을 했었다.
하지만 스탯 분배는 미뤘었다. 다음 촬영 내용에 따라 가장 효율적으로 투자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건 계속 킵해두고, 특성 뽑기나 돌려보자.’
뽑기를 클릭하자 예상대로 슬롯머신이 떴다. 슬슬 이 모양도 익숙해지는 것 같다.
슬롯머신은 언제나처럼 칸이 돌아가다가, 황동색 글자에서 멈췄다.
“아…….”
몇 칸 없던 은색이 높은 등급 같은데 황동색이 걸려서 좀 아쉽긴 했다.
‘언제나 운이 좋을 수는 없긴 하지.’
게다가 등급보다도 내용이 중요했다.
나는 빠르게 마음을 정리하고 당첨된 특성 효과를 확인했다.
[특성 : ‘날 봐!(D)’ 획득!]
사람들이 당신의 행동을 약간 더 주목한다.
“…….”
할 말을 잃었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16화
상대 팀도 못하진 않았다. 일단 류청우가 곡에 잘 어울렸고, 객관적으로 다른 팀의 무대들보다 평균 이상은 됐다.
하지만 관객들의 머릿속에서 저 팀과의 비교 대상은 다른 팀이 아닐 것이다.
VTIC이겠지.
가장 잘 나가는 동성 아이돌의 최신 히트곡을 커버한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현재진행형으로 다수의 뇌에 원곡 무대가 각인되어 있다는 점.
혹시라도 VTIC보다 잘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쉽게 인정받지는 못할 것이다. 인터넷에 널린 게 VTIC의 팬이었다.
어지간해서는 ‘VTIC하고 비교가 안 됨’같은 의견에 묻힌다.
물론 이런 걸 다 차치하고서도…… 우리 쪽이 더 잘하긴 했다.?
팀원들도 그걸 아는지, 투표 전 인사를 위해 무대에 다시 올라갈 때의 얼굴들이 밝았다.
MC가 무대 순서대로 팀을 소개했다.
“아, 우리 ‘악토버31’팀! 할로윈처럼 오싹하고 재밌는 무대였습니다! 팀명이 의도한 게 그거 맞죠?”
“넵! 할로윈의 귀요미들이라는 뜻이 맞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뜻이 하나 있는데요.”
“뭘까요?”
“31가지 맛 아이스크림처럼, 저희 팀원들이 각각 다채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큰세진이 꽃받침을 하며 팀원들을 돌아보았다. 짜놓은 소개문에 다른 팀원들이 얼른 포즈를 취했다.
나는…… 적당히 볼에 손가락을 올렸다.
현실에서 내 또래가 이런 짓을 하는 건 취해서 누군가를 역겹게 놀려먹으려는 때를 빼면 없겠지만, 생존에 체면이 어디 있겠는가.
“아아아악!!”
“귀여워!”
다행스럽게도 숙연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박문대의 외모 스탯을 올려둔 게 천만다행이었다.
B-정도면 아슬아슬하게 ‘훈훈함’을 넘어 ‘미남’ 수준의 외모였으니까.
그리고 상대 팀의 팀 소개가 이어졌다.
“안녕하세요! 저는…….”
민망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함성 소리에 차이가 난 탓에 상대 팀이 긴장한 것이 느껴졌다.
“반갑습니다. 저는 류청우라고 합니다!”
“꺄아아악!!”
그나마 믿을 구석은 류청우를 향한 함성 소리는 컸다는 점인데, 안됐지만 팀이 이기기엔 그걸로는 부족할 것이다.
“주주 여러분, 여러분의 의사를 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더 잘했다고 생각하는 팀에게 투표해주시기 바랍니다! ‘악토버 31’은 1번! ‘산중호걸’ 팀은 2번입니다!”
여기저기서 자기 팀의 번호를 손가락으로 표시했다.?
관객들이 리모컨 버튼을 누르자, 곧 투표가 종료되고 새로운 투표 방식이 고지되었다.
“자, 다음으로는 가장 주주님의 마음에 들었던 참가자 한 명을 팀별로 뽑아주시면 됩니다!”
MC는 한 번 더 강조했다.
“다시 한번 또 말씀드리지만, 두 팀을 통틀어서가 아닙니다! 팀당 한 명, 총 두 명을 뽑아주시면 됩니다!”
이건 대놓고 분란의 씨앗이었다.
제작진은 어지간히 자극적인 전개를 뽑고 싶었는지, 이 팀 내 개인전 투표 보상이 팀전 보상보다 좋았다.
심지어 이걸 미리 고지하지 않고 무대 리허설 직전에 터뜨렸다.?
-여러분! 이번 팀전 내 ‘개인전’의 보상은… 탈락 면제권입니다!
-…예!?
그래서 다른 팀에서 지랄났다는 말이 파다했다.
다행히 이 팀은 그런 갈등 소재는 주지 않았다. 선아현은 호구고, 골드 1, 2는 불만이 있어도 말할 담력이 있는 놈들이 아니었다.
이세진은 당장 자기 파트 소화하는 것도 벅찼을 것이고 최원길도 한 번 기를 꺾어놓으니 쓸데없는 소리는 안 하더라.
큰세진이야 결국 자기가 메인댄서를 잡고 갔으니 불만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나열하니 팀워크 덕분이 아니라 각자 자기 문제 해결하기도 벅차서 갈등을 일으킬 여력이 없던 것 같아 보인다고?
그게 맞다. 하지만 카메라에 들어간 건 팀워크 덕분으로 보일 테니 상관없다.
아무튼, 첫 번째 투표보다는 애매한 분위기 속에서 개인 투표도 끝났다.
“감사합니다!”
짧은 인사를 끝으로 참가자들은 무대에서 내려갔다. 물론 나도 포함해서.
이상하게도, 내려오기 아쉽다는 기분이 들었다.
* * *
촬영은 한밤중에야 끝났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우리 좀 잘한 듯!”
개인전의 결과는 순위 발표식에서 공지된다는 말에 다들 아쉬워하면서도 빠르게 마음을 정리했다.
지난 시즌에도 그랬기 때문에 반쯤 예상한 것도 있을 테고, 어쨌든 팀전은 이겼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한 탓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팀전은 이겼다.
-팀전은… 악토버 31의 승리입니다! 스코어는 무려, 82 대 401!
-허어억!!
그것도 ‘82 대 401’이라는 미친 스코어로.
발표됐을 때 5초간은 경악과 환성의 도가니탕이 됐었다.
큰세진을 제외한 나머지가 거의 울기 직전까지 갔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이 녀석들은 빠르게 진정하고 침착해질 수밖에 없었다.
-흐으윽…….
-…동균아.
-고생했어. 잘했어.
상대 팀에서 진짜 우는 참가자가 나왔거든.
원래 먼저 우는 놈보다 덜 서러운 놈이 우는 건 쉽지 않다. 그게 기쁨의 눈물이면 더하다.
덕분에 카메라와 상대 팀을 의식하며 애매한 기쁨 상태를 지속하던 팀원들은, 촬영이 끝나자마자 극한의 들뜸 상태가 되었다.
“우리 단톡방 팔까요? 아니, 이렇게 열심히 같이 동거동락했는데~ 단톡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나!”
“헐 완전 좋음!”
“저는 찬성이옵니다 리더님.”
큰세진의 주도하에 단톡방까지 생겼다.
놀랍게도 분위기를 탔는지, 이세진까지도 군소리 없이 번호를 알려줬다.
“헉!”
“이야! 형님!”
“와~ 우리 팀원 전부 도란도란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
결국 나도 자연스럽게 번호를 교환하고 단체 메신저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알람 꺼야지.
“문대~ 고생 많았어!”
“어, 너도 리더하느라 고생 많았다.”
큰세진이 짐을 챙기는 내게 말을 걸었다. 잘 끝난 판에 적당히 예의를 차려주니, 날름 받아먹었다.
“하하, 내가 좀 좋은 리더였지!”
“…….”
이놈은 겸양이라는 걸 모르나…….
“농담이었어, 농담!”
큰세진이 빙긋 웃었다. 아닌 것 같았으니 그만했으면 좋겠다.
“우리 자주 보자. 연락도 꾸준히 하고!”
“음, 그래.”
큰세진은 아무래도 나를 자기 라인에 끼울 생각인 것 같았다.
‘같은 소속사 참가자들은 영 시원찮아서 손절할 생각인 것 같고.’
그러나 나는 이놈이 약쟁이 후보군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다.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혹시 모를 위험을 감수할 생각은 없었다.
‘대충 넘기고 나중에 폰이 고장 났었다고 말하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할 때쯤, 옆에서 또 목소리가 치고 들어왔다.
“나, 나도! 여, 여, 연락…….”
“연락하자고?”
선아현이 거세게 고개를 끄덕였다. 큰세진보다는 괜찮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선아현의 얼굴이 훅 밝아졌다. 큰세진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셋이 따로 단톡 팔까? 동갑라인 단톡도 하나 있으면 좋잖아.”
이걸 이렇게 가져다 붙이냐.
하지만 선아현의 빠른 찬성에 힘입어 순식간에 또 다른 단체메신저 방이 개설되었다.
불길한 예감이 스치고 지나간다.
당장 무대를 완성하기 급급해서 미뤄놓은 고민이었는데, 지난 시즌에 첫 팀전에서 묶인 대로 투표가 들어오는 경우가 제법 됐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설마 이대로 이놈들하고 세트로 묶이는 건가?
“…….”
모르겠다. 어쨌든 팀전은 잘한 것 같으니 웬만하면 1차는 통과하겠지.
“다들 잘 들어가요~”
“또 뵙겠습니다!”
참가자들은 인사를 마치고 촬영장을 나섰다. 나도 걸어 나와서 버스를 탔다.
임시 원룸으로 돌아가면 바로 팀전 후기나 찾아봐야겠다.
* * *
방청객들은 보통 방영 전까지 무대 내용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썼다.
그러나 어디든 스포일러 금지가 제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래서 신상이 드러나지 않는 익명 사이트에서는 후기가 줄줄 올라왔다.
대충 이런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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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랑달콤 개쩔었다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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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들 대체 뭐임 계속 튀어나오네
└어그론가?
└ㄴㄴ진짜 쩔었다는데?
└아니, 말랑달콤을 어떻게 쩔게 하냐고 팝콘으로 팝핀이라도 췄냐
의외였다.
아무리 그래도 1위였던 차유진이 있는 팀의 언급량이 더 많을 줄 알았는데, 어째 이 팀보다 언급량이 더 많아 보였다.
물론 반 정도는 실제 방청객이 아니라 를 조롱하는 시류에 편승해서 어그로 끌려는 놈들인 것 같았다.
하지만, 어쨌든 꽤 많은 사람에게 인상 깊게 남았다는 소리 아닌가.
좀 제대로 된 후기를 골라서 읽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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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맬렁스윗 데뷔곡 한 애들 진짜 잘했음 걔넨 그대로 데뷔해도 될 듯 피지컬 합도 좋고 뚝딱거리는 것도 이세1진뿐이었는데 걔도 분위기로 거의 수납해 버림… 아이디어 누가 낸 건지 궁금함
아 맞다 고음도 쩔었음 여기 메보 잡아도 될 듯
+하도 주작거려서 인증샷 첨부한다 옛다 (흐릿한 무대 설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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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세진말고 누가 있었냐고요
└개잘했다면서 멤버가 누구였는지는 기억 못하는 매직ㅋㅋㅋ응 다음주작
└응 주작 아냐 인증샷이나 보고 와ㅋㅋ
지금 프로필 보고 이름 매치해 보니까 일단 선아현 있었다. X나 잘하더라 센터 제도 있었으면 걔가 백퍼 센터였을듯
└근데 대체 어떻게 잘한 거야 진짜 궁금하네ㅠㅠ 말랑달콤 데뷔곡 개오글거리는데
└오컬트물로 만들어놨던데, 소름 돋더라구요.
└??
└아님 로봇컨셉이야
└ㅋㅋㅋ어그로 무시해라 요정 컨셉 그대로 밀고 감
└ㄴㄴ늑대인간 컨셉이었음
└아님 뱀파이어야
└대체 뭐가 맞는 건데 이 미친X끼들아ㅠㅠ
└요정이 맞어ㅎ
“글 망했네.”
다른 글도 확인해 보니 똑같이 중간부터 장난치는 놈들이 끼어들어서 놀이가 됐다.
아마 이대로 방송될 때까지 카더라만 무성할 것 같은데, 차라리 잘된 일이었다. 자세한 건 모르는 편이 더 궁금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제작진들도 분명 인터넷 여론을 살필 테니 이 넘치는 언급량은 팀 분량에 호조로 작용할 확률이 높았다.
‘반응 살펴보는 건 이만하면 됐고…….’
이제 다음으로 처리할 우선순위를 살펴보자.
나는 무대가 끝나자마자 떠올랐던 팝업을 다시 불러왔다.
과반수에게 감명을 주었습니다!
-관객수 : 582명 (갱신!)
-감명받은 비율 : 81%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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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설명이 길어졌다. 아마 관객수와 감명받은 비율이 기록을 세울 때마다 더 좋은 특성을 주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써먹은 두 특성이 모두 효과가 있었으니, 무대 한 번에 특성 뽑기는 괜찮은 보상이었다.
하기야 1년 내로 데뷔 못 하면 죽는다는데 이 정도는 해줘야 밸런스가 맞다.
‘…흠,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열 받는데.’
그 외에는 1차 팀전을 준비하면서 달성한 춤 연습 500회 업적으로 한 단계 레벨업을 했었다.
하지만 스탯 분배는 미뤘었다. 다음 촬영 내용에 따라 가장 효율적으로 투자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건 계속 킵해두고, 특성 뽑기나 돌려보자.’
뽑기를 클릭하자 예상대로 슬롯머신이 떴다. 슬슬 이 모양도 익숙해지는 것 같다.
슬롯머신은 언제나처럼 칸이 돌아가다가, 황동색 글자에서 멈췄다.
“아…….”
몇 칸 없던 은색이 높은 등급 같은데 황동색이 걸려서 좀 아쉽긴 했다.
‘언제나 운이 좋을 수는 없긴 하지.’
게다가 등급보다도 내용이 중요했다.
나는 빠르게 마음을 정리하고 당첨된 특성 효과를 확인했다.
사람들이 당신의 행동을 약간 더 주목한다.
“…….”
할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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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Một sinh viên đã chuẩn bị cho kỳ thi công chức trong 4 năm đột nhiên thấy mình ở trong một cơ thể xa lạ, tại 3 năm trước.
Cùng với đó là một...